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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분석과 뇌:실험적 연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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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SEP Original Article 精 神 分 析 :第 15 卷 第 1 號 2 0 0 4

J Korean Psychoanalytic Society Vol. 15, No. 1, page 21~32, 2 0 0 4

정신분석과 뇌:실험적 연구들 *

이 무 석

**

Psychoanalysis and Its Experimental Researches

*

Moo-Suk Lee, M.D., Ph.D.

**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은 지난 100년간 오해와 비난을 받 아왔다. 예컨대,“프로이트가 정신과를 망쳤다”느니“프로 이트의 정신분석은 과학적 근거가 없는 소설 같은 것이다”

는 등의 비난이었다. 영국인 교수 Frederick Crews(1993) 는‘정신분석은 죽었다’ 는 사망 기사를 쓰기도 했다. 그는

“정신분석은 신경증을 치료하는데 효과도 없고 아주 비능률 적인 것으로 입증되었다” 고 주장하면서,“프로이트의 견해 는 과학적이지 못하고 어떤 실험적 증거도 제시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정신분석은 오래지 않아 사장 되거나 사이비 과 학의 범주에 머무르게 될 것이다” (p.55)라고 썼다. 그러나 Westen(1999)은 이에 대해 반박하기를“Crews박사는 정 신분석에 대해서 너무나 모르고 이 글을 썼거나 무슨 이유 인지 모르지만, 정신분석에 대한 분노에 사로잡힌 것 같다.

그가 정신분석의 치료효과에 대한 논문들(Ablon과 Jones 1998;Fonagy와 Moran 1990;Jones와 Pulos 1993;

Snyder 등 1991)을 읽었다면 이렇게 까지 막말을 할 수는 없었을 것이다.”고 반박했다. 결국 Crews박사가 정신분석 이 과학적 증거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한 것도 현 대 심리학의 연구들을 공부하지 못한데서 나온 무지의 소 치였다.

저자는 정신분석이론에 대한 실험적 증거들을 찾아 보 았다. 비의식(Unconscious)의 존재, 방어기제, 전이 현 상, 분석의 효과에 대한 실험적 연구들을 고찰하였다. 특 히 정신분석과 뇌의 관계를 보여 주는 실험적 연구들을 고찰하여 정신분석이 과학이라는 증거를 찾아 보았다. We- sten(1999)과 Kandel(1998)의 논문이 주된 참고자료 였다.

마음과 뇌

마음은 뇌의 활동을 통하여 표현된다. 그러나 마음과 뇌를 분리해서 생각할 수는 없다. 분석이나 토론을 위해서 편의상 나누었을 뿐이다. 실제적으로 분리할 수는 없다. 즉 정신현 상은 뇌에서 일어나지만, 반대로 정신적 경험이 뇌에 영향을 주기도 하는 유기적 관계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몇 가지 실 험이 뇌에 대한 환경의 영향과 마음의 영향을 보여 주었다.

1) Yeh(1996) 등은 가재를 가지고 흥미로운 실험을 했다.

꼬리치기를 담당하는 신경에 대한 세로토닌(serotonin)의 작 용을 보는 것이었다. 꼬리치기는 도피/싸움 반사(fight/flight reflex)와 같은 범주의 반사 행동이다. 가재의 사회적 위치 에 따라 세로토닌의 작용이 동일한 신경전달 물질인데도 불 구하고 반대로 나타났다. 즉, 지배자 가재에게는 세로토닌이 신경을 활성화 시켜 꼬리를 세우게 하는데 피지배자 가재에 게는 신경을 억제 시켰다. 활성화 작용 시에 가재는 꼬리를 위협적으로 세운다. 사회적 신호(social cue)에 따라 신경전 달 물질의 작용이 극적으로 달라지는 것을 보여 주었다. 예 컨대, 두 마리의 피지배 위치에 있던 가재가 있었는데 그 중 한 마리가 이제는 입장이 바뀌어 지배자가 되었다. 이때 세 로토닌의 신경에 대한 작용이 활성화 쪽으로 변했다. 친구 앞 에서 지배자가 된 가재는 꼬리를 위협적으로 세웠다. 극적인 변화였다.

이 실험은 우리에게 사회적 위치에 대한 인식(perception) 즉 환경 인식이 신경전달물질의 작용에 영향을 준다는 것을 보여 주었다. 환경이 뇌에 영향을 준다는 것을 보여 준다.

사회적 위치라는 환경이 뇌의 화학적 작용에 영향을 주는 것 을 보여 준다. 정신 현상은 뇌라는 물질로만 설명할 수 있 는 것이 아니며 눈에 보이지 않는 사회적 관계가(social cues) 정신을 구성한다는 증거이다.

2) Suomi(1991)의 원숭이 실험은 타고난 성격 유전자의 표현도 좋은 어머니, 즉 외적 환경에 의해서 고쳐질 수 있다

*본 논문은 2003년 10월 23일 서울에서 열린 대한 신경정신의의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발표되었음.

**전남대학교 의과대학 신경정신과학교실

Department of Psychiatry, Chonnam National University Medical School, Gwang-Ju,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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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분석과 뇌:실험적 연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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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것을 보여 준다. 분리불안이 심한 유전자를 갖고 태어난 아기 원숭이와 슈퍼 어미(supermother)에 대한 연구였다.

타고난 유전적 취약성도 좋은 양육자라는 환경을 만나면 성 공적으로 극복된다는 것을 보여 주었다. 즉, 붉은 털 원숭이 집단의 영아들 중 20%는 불안에 취약한 유전자를 타고난 것들이었다. 제 어미에게 키워졌음에도 불구하고 분리불안이 심했고 코티졸과 ACTH 분비량이 높았다. 우울증도 보였다.

이런 취약성은 유전적인 것이었다. Suomi박사는 붉은 털 원 숭이 집단에서 유난히 모성적 행동이 풍부한 어미들, 소위 슈퍼 어미(supermother)를 선택해서 유전적으로 약한 어 린 원숭이들을 돌보게 하였다. 결과는 놀라운 것이었다. 슈 퍼 어미(supermother)에게 맡겨진 어린 원숭이들은 성장 후 에 사회적 계급의 정상에 올라 있었다. 슈퍼 어미가 불안 원 숭이들의 타고난 예민함을 적응적인 방향으로 이용할 수 있 도록 도왔기 때문이었다. 슈퍼 어미는 아기 원숭이가 사회적 신호를 잘 인식하고 조절할 수 있게 도왔고 자신에게 유리 한 방향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도왔기 때문에 리더 원숭이 들이 될 수 있었다. 후천적 학습경험이 유전인자의 표현을 바꿔 놓은 것이었다.

3) Rosenblum과 Andrews(1994)는 불안한 어미에게 키 워진 원숭이의 정신 병리적 후유증이 성장한 후에 비로소 나타난다는 것을 실험적으로 보여 주었다. 즉, 영아 원숭이 들을 두 군으로 나누었다. 한 군은 정상적인 어미에게 맡겨 키웠다. 다른 군은 불안한 어미에게 맡겼다. 실험적으로 불안 어미를 만들었는데, 급식 시간을 예측할 수 없게 하여서‘불 안 어미’로 만들었다.‘불안 어미’들은 주의가 산만해 졌 고 안절부절 하며 아이를 잘 돌봐 주지 못했다. 불안한 어미 와 함께 산 영아 원숭이들은 정상적 사회적 관계를 맺는 능 력이 떨어졌다. 사회적으로도 뒤떨어졌다. 그런데 여기서 흥 미로운 것은 불안한 어미에게 키워진 원숭이들의 이러한 정 신병리가 발정기가 되기 까지는 드러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발달 초기의 장애가 발달단계의 후기에, 성장 후에 정신병리적 변화를 초래하더라는 것이다. 이는 정신성 적 발달단계를 주장한 프로이트의 정신분석적 견해를 뒷받 침하고 있다. 프로이트(1905)는 100여 년 전에 유아기에 경험한 리비도의 이동과 부모의 양육태도가 병적일 때는 성 장 후에 성도착이 되기도 하고 구강인격, 항문인격 등이 되 기도 한다는 정신성적 발달 이론을 주장했었다.

4) 정신적 외상을 받으면 뇌의 크기가 줄어든다는 흥미로 운 연구들이 있다. 정신적 경험이 물질인 뇌의 크기를 줄어 들게 한다는 실험적 보고이다. Bremner 등(1995, 1997)은 전투 관련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PTSD)환자들 중 유년기 에 신체적 학대를 받았거나 성적 학대를 받은 환자들의 뇌

를 자기 공명 이미지(MRI)로 조사했다. 유아기에 학대를 경험한 환자들의 뇌는 대조군에 비해서 매우 극적인 차이를 보였다. 좌측 해마의 크기가 8% 작아져 있었다. 기억력 장 애도 왔다. 저자들은 이 현상을 다음과 같이 설명하였다. 어 릴 때 뇌가 발달하고 있는 기간은 뇌가 불안정한 시기이고 이 시기에 정신적 학대나 손상을 받으면 뇌가 실하게 발달 하지 못한다. 이런 부실한 뇌를 가진 사람이 성장 후에 심 한 정신적 외상을 받으면 뇌의 기능과 크기가 쉽게 유년기 의 부실한 상태로 퇴행해 버린다는 것이다. 성장 발달이 한 창일 유년기에 받은 환경적, 심리적 자극이 뇌의 발달에 물 질적인 영향을 주는 것을 보여주는 연구이다.

환경에서 오는 스트레스가 해마(hippocampus)의 크기를 위축 시키고 기억 장애를 초래하는 것을 보여 준 실험이 있다.

Bruce McEwen(1995)과 Robert Saplosky(1996) 등 은 어린 쥐를 가지고 흥미로운 실험을 하였다. 어릴 때 어미 와 떼어 놓았던 어린 쥐는 glucocorticoids가 증가 하고 해 마의 신경(neuron)이 위축되는 것을 발견했다. 그러나 어미 와 이별 기간이 짧았을 때는 해마 신경의 손상이 곧 회복 되었지만(reversible) 이별 기간이 수개월에서 수년간으로 길어 졌을 때는 영구적인 손상이 발생했고, 해마 신경이 상 실되었다. 해마는 기억 중추이므로 스트레스에 노출되어 해 마 손상이 초래 되었다면 기억장애가 올 것을 예측할 수 있 다. 정신분석에서는 유아기의 경험을 기억하지 못하는 것 (infantile amnesia)을 억압(repression) 때문이라고 하지만 이런 실험은 그것이 억압 때문이 아니고 해마 손상에 의하 여 실제 기억상실(amnesia)을 일으킨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여기에는 아직 논란의 여지가 많다. 정신분석 시간에 환자는 전이를 통해서 유아기 경험을 드러내기 때문이다. 기 억하지는 못하지만 행동과 감정으로 나타낸다(이무석 2003).

Starkman과 동료들(1992)은 스트레스와 glucocorticoid 그 리고 해마의 위축 관계를 Cushing’ s syndrome 환자들에게 서 발견했다. 쥐 실험에서 발견한 사실을 인간에게서 확인한 것이다. Cushing’ s syndrome 환자들은 부신과 뇌하수체 그 리고 시상하부의 일부에 생긴 종양으로 인해 glucocorticoid 를 과도하게 분비하는 환자들이다. 이들 환자들 중 1년이 넘 게 병을 앓은 사람들에게서 해마의 위축과 기억 장애를 확 인할 수 있었다.

1970년대 Sachar(1976)는 우울증 환자들의 시상하부-뇌

하수체 축(hypothalamus-pituitary axis)에서 이와 유사한

결과가 일어난다는 것을 최초로 보여주었다. 50%이상의 우

울증 환자들에서 glucocorticoids 수준이 증가 되었다. 그리

고 쥐 실험에서 확인된 것처럼 우울증 환자들은 해마의 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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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무 석

23 피가 현저하게 줄어 들었었고 동시에 서술 기억에도 상당한

손상이 있었다. 이런 연구들은 환경적, 심리적 손상이 뇌의 크기에 영향을 주는 것을 보여 주었다(Fig. 1).

이상에서 소개한 연구들은 뇌라는 물질적이고 객관적 실체 (objectivity)가 정신현상의 전부가 아니고 사회적, 환경적 경험 즉, 주관적 경험(subjective experience)이 뇌의 반응 을 변화시켜 정신현상을 일으키는 것을 보여 주는 실험들이 었다. 마음과 뇌의 상호작용을 보여 주는 실험들이다.

뇌 연구의 발달:기능적 자기공명 이미지(fMRI)

프로이트는 생리학이나 화학 같은 과학이 발달하면 정신 분석의 이론이 입증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의 예측대로 현 대 뇌 과학은 놀랍게 발달했고 그의 이론들은 과학의 발달 과 함께 입증되고 있다. 아마 프로이트도 지하에서 부러워할 정도로 뇌 연구 방법이 발달했다. 그 중 기능성 자기 공명

ENT

CG pp H CA3

CA1

CA3 Moderate duration stress

Reversib●e alrophy and loss of dendritic spines

CA3

Severe and prolorged stress

Neuranal death Stress

Glucocorticolds Glutainate

Fig. 1. 스트레스와 해마의 크기, 스트레스에 의한 glucocorticoid가 뇌의 위축을 일으키는 것을 보여 준다. 좌측 위의 그림은 해마의 크기 가 우울증의 기간이 길어 짐에 따라 줄어드는 것을 보여 준다. 좌측 아래 그림은 전쟁 스트레스를 받은 외상성자극장애 환자의 해 마가 전쟁에 노출된 기간이 길어 짐에 따라 줄어 든 것을 보여 준다. 우측 아래 그림은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 돌이킬수 없 이 신경이 파괴되는 것을 보여 준다.

고등학교 친구 대학 친구 모르는사람

Fig. 2. 해리성 기억상실, 대학시절에 대한 기억 상실증 환자의 fMRI이다. 좌측 사진은 고등학교 친구의 사진을 보여 주었을 때 나타난 뇌 의 반응이다. 감정을 담당하는 편도와 변연계(Amygdala, limbic system)에서 붉게 반응을 보이고 있다. 중간과 우측 그림은 대학 친구와 모르는 사람의 사진을 보여 주었을 때의 뇌 반응이다. 기억할 수 없으므로 편도와 변연계에서 감정 반응이 보이지 않는다.

정신 현상을 시각적으로 보여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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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분석과 뇌:실험적 연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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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functional magnetic resonance image, fMRI)는 뇌의 활동을 시각적으로 보여 주는 것으로 실험 의학계에 등 장한지 불과 10여년 만에 뇌 연구에서 가장 각광 받는 연 구방법이 되었다. 예컨대 전남대 병원의 양종철(2004)은 기 억상실증 환자의 fMRI를 찍어서 뇌의 기능을 시각적으로 확 인하였다(Fig. 2).

한 여대생이 납치되었다가 풀려났다. 그 후 대학시절에 대 한 기억을 상실하여 대학 친구들을 몰라 보았다. 이것이 fMRI 에서도 그대로 나타났다. 기억하고 있는 고등학교 친구들의 사진을 보여 주면 감정을 담당하는 변연계에서 붉게 반응이 나타났다. 그러나 대학 친구들의 사진을 보여주었을 때는 기 억을 못하므로 감정반응이 없었다. 감정을 담당하는 편도체 의 반응이 모르는 사람을 볼 때나 같았다. 이처럼 fMRI는 마 음의 주관적 경험을 그림으로 보여주는 유용한 연구 도구다.

비의식은 존재하는가?

프로이트의 정신분석은 비의식을 탐구하는 치료 작업이라 할 수 있다. 프로이트는 인간은 억압을 통해서 의식에서 받 아 들이기 어려운 생각이나 욕구들을 비의식으로 추방한다고 하였다. 그래서 비의식이 생긴다. 비의식 개념은 정신분석의 핵심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프로이트 시대에는 비의식을 입 증할 뇌 연구 방법이나 실험적 도구를 갖지 못했다. 그러나 지난 50 여년 동안 비의식의 존재를 확인하는 많은 실험들 이 있었다.

1. Korsakoff’s syndrome환자와 Cleparede 박사의 악수(Co- wey 1991)

신경 손상이 있는 환자에 대한 연구는 비의식적 동기 과정 을 입증해 준다. 즉, Claparede는 Korsakoff 장애를 가지고 있는 기억상실 환자와 악수할 때 손가락 사이에 핀을 숨겨 놓아 환자의 손이 찔리도록 했다. 그런 불쾌한 일이 있은 다 음에 Claparede 박사를 만났을 때, 환자는 최근 사건에 대 한 기억상실 때문에 Claparede박사를 알아보지는 못하면서 도 악수하기를 피했다. 그러나 왜 악수를 거절하는지 설명은 하지 못했다. 외현적 기억(explicit memory, *의식적 기억으로 다음에 설명함)의 결핍 때문에 자신이 왜 악수를 꺼려하는지 이유를 설명할 수 없었다. 의식적으로는 기억을 못했지만 날카 로운 핀에 찔린 경험을 분명히 기억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는 비의식적 기억으로 비의식의 존재를 보여 준다.

2. 안면 실인증(prosopagnostics) 환자도 부인을 부인으로 알 아 보는 것처럼 행동한다(Bruyer 1991).

얼굴을 알아보지 못하는 안면 실인증 환자들(prosopagno-

sics)들에 대한 조사에서 이들도 친한 얼굴을 보여 주었을 때와 낯선 얼굴을 보여 주었을 때 전기생리학적 반응이 달 랐다(Bruyer 1991). 예컨대 안면 실인증 환자는 의식적으 로는 자신의 앞에 있는 사람이 부인이라는 것은 알지 못했지 만, 정서적으로는 평소에 자기 부인을 대할 때 처럼 행동했 다. 자기 부인을 알아 보는 것처럼 대했다. 의식적으로는 모 르는 여인이지만 비의식적으로는 부인인 것이다. 이와 유사 한 발견들은 양쪽 대뇌 반구가 외과적으로 단절된 분리뇌 환자들의 연구에서도 밝혀졌다(Gazzaniga 1985;Le Douz 등 1977).

3. 내현 기억(implicit memory)과 외현 기억(explicit memory) 을 담당하는 신경해부학적 구조가 다르다. 그리고 내현기억은 비의식의 존재를 보여 준다.

외현 기억 즉, 보통 우리가 말하는 기억이다. 의식적으로 인출되고 조작할 수 있는 기억을 담당하는 뇌의 구조가 있 다. 그리고 내현 기억 즉, 의식적 자각 없이 표현되거나 행 동으로 나타나는 기억을 담당하는 뇌의 구조가 있다. 다시 말하면 비의식적 사고와 기억이 존재하며 이를 담당하는 뇌 의 구조가 있다는 것이다.

외현 기억은 어릴 때 기억이나 친구의 이름을 기억하는 것 과 같이 사실에 대한 기억이다. 정보의 의식적 인출을 말하 고 보통 우리가 기억하는 것들이 외현기억이다. 내현 기억은 행동에서는 관찰할 수 있지만 의식적으로는 떠오르지 않는 기억을 말한다. 내현기억의 한 종류로 절차 기억( procedural memory)이 있다. 기술에 대한 기억이고,“방법(how to)”에 대한 기억이다. 외현기억은 반복 학습을 통해서 절차기억으 로 바뀐다. 예컨대, 야구 선수가 공을 던지는 기술에 대한 기 억은 절차기억이다. 초보일 때는 상당한 의식적 주의가 필요 했지만 어느 날부터는 자신도 모르게 공을 던진다. 외현기억 이 절차기억으로 바뀐 것이다. 또 그래야 공을 제대로 잘 던 질 수 있다. 피아니스트가 피아노 연주를 할 때도 자신의 손 놀림에 거의 신경을 쓰지 않고 비의식 중에 손가락이 건반을 친다. 피아니스트가 연주에 실패하기 위한 가장 확실한 방법 은‘내가 잘 치고 있는가, 손가락이 건반을 정확히 때려야 할 텐데…’ 하는 식으로 자신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의식적으로 생각하며 연주하는 것이다. 이렇게 연주하면 연주를 망친다.

처음에 악보를 익힐 때는 음표마다 주의를 기울여야 하지

만 연습을 반복하는 사이에 외현기억은 절차기억으로 바뀌

고 비의식 중에 음표들을 치게 된다. 연주자가 긴장하면 절

차기억에 따라 연주할 수 없게 되고 피아노를 의식적으로

치게 되는데 이때 실수를 저지른다. 다른 내현기억과 마찬가

지로 절차 기억도 속도가 의식적으로 주의를 기울여서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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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무 석

25 하는 외현기억 보다 훨씬 빠르다. 그래서 피아니스트는 자

신이 의식적으로 악보를 읽고 해석하는 것보다 훨씬 더 빠르 게 손이 달려가서 연주할 수 있는 것이다.‘잘해야 될 텐데’

하고 긴장하는 순간에 절차기억은 방해에 부딪치고 연주는 더듬거리게 된다. 같은 이유로 정신치료 지도감독을 받는 전 공의도 지도교수의 충고에 너무나 압도되지 않도록 조심하 고 자유로워야 한다. 정신치료 중에 지도교수의 말을 의식하 고 그대로 하려고 하다가 환자의 말과 감정을 놓치고 만다.

환자의 말에 반응해야 할 시점에서 그만 시기(timing)를 놓 치고 만다. 그렇게 되면 치료 분위기는 어색해지고 환자는 당황한다. 일단 환자와 만나면 환자만 생각하는게 좋다. 절 차기억에 자신을 맡기는 것이다. 절차기억, 내현기억은 비의 식의 존재를 보여 준다(Fig. 3).

4. 점화 실험(priming experiment):비의식적 연상과정을 보여 주는 실험

정신분석가에게 중요한 내현 기억은 연상 기억(associative memory)이다. 연상기억이란 한 가지 기억이 이와 연관된 다 른 기억을 불러 오는 것을 말한다. 이 기억은 비의식적 정신 과정을 보여주는 기억이다. 연상 기억은 점화 실험( priming experiment)을 통해서 밝혀졌다. 예컨대, 실험에서 연구자는 피험자에게‘개(dog)’ 라는 단어를 미리 보여 준다. 이 단어 가 개와 관련된 비의식의 연상망을 점화(prime)시킨다. 개와 관련된 기억들에 불을 붙인 것이다. 즉,‘테리어(terrier)’

나‘푸들(poodle)’ 같은 개 이름은 개와 관련된 단어들이다.

그리고 실험의 다음 단계로 점화 과정을 거친 피험자에게 비 의식의 연상망에 걸려있는 개 이름들을 제시하면‘개’ 라는 단어를 보지 못한 피험자보다 반응속도가 더 빠르다. 즉,‘테 리어’ 나‘푸들’ 같은 단어에 더 빠른 반응을 보인다.‘테리 어’ 나‘푸들’ 과 같은 단어들은 점화를 통해서 활성화 되어

있기 때문에 작은 자극을 받아도 더 빨리 의식으로 인식된다.

현대 인지과학의 용어를 빌리자면, 점화가 정보를 더욱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것으로 만든 것이다. 이러한 실험이 밝히려 는 목적은 점화가 그 단어와 연관 되어 있는 기억들에 비의 식적으로 영향을 주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었다. 이를 통 해서 비의식적 연상망(associative network)의 존재를 보 여 주고자 하는 것이었다(Collins와 Loftus 1977).

정신분석의 입장에서 점화 연구의 가장 흥미로운 발견은 피험자도 모르게, 비의식적으로 준 점화도 점화효과를 나타 낸다는 것이다. 예컨대, 피험자에게 여러 개의 단어를 보여 준다. 별로 잘 사용하지 않는 단어들이다. 그 중에는“assas- sin” 이라는 단어도 있었다. 일주일 후 A_A_IN과 같이 중간 에 철자가 빠진 단어에 철자를 채워 넣게 했다. 피험자들은 곧“assassin” 이라고 단어를 완성했다. 피험자들은 일주일 전에 본 단어 목록에“assassin” 이라는 단어가 있었다는 것 을 기억하지 못하면서도 곧“assassin” 이라고 반응했다. 즉, 피험자들은 외현적, 의식적 기억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내현 적으로는, 그때까지 점화의 효과가 연상망(associative net- work)에 남아 있었기 때문에 그 단어를 기억한 것이었다(Tul- ving 등 1982).

비의식적 점화(subliminal priming)를 연구하는 방법 중 하나는 양분 청취법(dichotic listening)이다. 피험자에게 양 쪽 귀에 서로 다른 내용을 동시에 들려주는 이어폰을 착용 하게 한다. 그리고“추적(shadowing)” 이라 불리는 방법을 사용하는데 한쪽 귀에서 들리는 소리에만 주의를 집중하도 록 지시하는 것이다. 추적은 피험자가 주의를 기울이도록 한 쪽 귀에서 들리는 소리를 따라 하게 함으로써 다른 쪽 귀로 들어오는 정보에 주의를 기울이지 못하도록 하는 방법이다.

이렇게 추적을 사용하면 피험자는 주의를 집중하도록 지시

장기 기억(Long-term memory)

절차(내현) Procedural(implicit)

외현 Explicit

사실 Facts

사건 Events

절차(기술과 습관) 점화

Priming 조건반사 비연상 학습

감정반응 근 골격 반응

Striatum 절차비의식 (procedural ucs)

Neocortex

Amygdala 역동적 비의식 (dynamic ucs)

Cerebellum Reflex pathways Medial temporal lobe

diencephalon

Fig. 3. 외현기억, 절차기억과 뇌(Declarative and procedural memory syste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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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분석과 뇌:실험적 연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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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쪽 귀의 소리에 만 주의를 기울일 수 있게 되고, 주의를 기울이지 않은 쪽 귀에 들려 준 정보는 의식 수준에서 거의 무시된다. 양분청취 과제를 사용하여 믿을만한 비의식적 점 화 효과를 보았다. 예컨대, 주의를 기울이지 않은 쪽 귀에

<taxi:cab>이라는 단어를 들려 주었더니 피험자들은 자신 들이 <taxi:cab>이라는 단어를 들었는지에 대한 기억이 없 음에도 불구하고 <fare/fair(택시비/공정함)>와 같은 단어를 들었을 때 빠른 반응을 보였다(Tulving 등 1982).

5. 비의식적 기억에 대한 뇌 과학의 증거들-H.M.(Dr. Brenda Milner의 환자)

인지 신경과학자들은 내현기억(implicit memory)과 외현 기억( explicit memory)을 구분하는 신경학적 증거를 찾아냈 다. Milner 등(1968)이 발표한 환자가 이를 잘 보여 주었다.

환자의 이름은 H.M.이었다. H.M.은 20대 후반의 의과대학 생이었다고 한다. 그는 9살 때 자전거를 타다 넘어져서 머 리를 다친 일이 있었는데 그 사고가 원인이 되어 측두엽 간 질을 일으켰다. 간질 발작이 약에 듣지를 않아서 뇌 절제 수 술을 받았다. 측두엽을 제거했다. 측두엽 피질 아래 쪽에 있

는 해마와 인접 피질 조직(medial temporal memory sys- tem)이 제거되었다. 이 부위는 새로운 정보를 학습하고 그 정보를 의식적으로 기억하는데 필수적인 장소이다. 즉, 외현 기억 중추이다. 당시 만해도 이 부분이 기억에 이렇게 중요 한 부위라는 것을 몰랐다. 수술 후에 H.M.은 학습 불능자가 되었다. 따라서 H.M.은 담당의사인 Milner를 기억하지 못 했다. Milner 교수는 H.M.을 만날 때마다 자신을 다시 소개 해야 했다. 사실, H.M.은 기록상 가장 심한 기억상실 환자 였고, 새로운 것은 전혀 기억하지 못했다. 그렇지만 Milner 교수는 H.M.이 특정 종류의 학습은 가능하다는 것을 알게 되 었다. 즉 새로운 절차 기술들(procedural skills)을 학습할 수 있었다. 예컨대, H.M.은 단어를 거꾸로(upside down) 쓰거 나 반대 방향으로(backward) 쓰는 연습을 시켰더니 -자신 이 이런 과제를 이전에 했었는 지에 대한 기억은 없었지 만- 점차적으로 숙달되어 갔다. 숙달은 학습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기술 습득의 수준은 손상이 없는 사람들과 같은 수 준이었다. 또한 별 모양을 주고 그대로 따라 그리게 하는 연 습을 시켰는데 날이 갈수록 실수가 적어졌다. 제 3 일 째는 거의 실수가 없었다. 기술이 숙달되는 것은 학습이고 절차

Brenda Milner, Ph.D.

Entorhinal

cortex Amygdala Collateral sulcus Collateral

sulcus Hippo-

campus Hippo-

campus H.M.

Lesion is bilateral, right side left intact for comparison

Area of lesion

Fig. 4. 좌측은 H.M.의 뇌 절제 부위를 보여 주는 그림이다. 양측 측두엽, 해마를 절제하였다. 그래서 외현 기억을 상실했지만 기술습득이 가능했고 비의식적 감정은 잘 기억했다. 우측 위에는 브렌다 밀러 교수의 사진이 보인다.

40

1 10 1 10 1 10

Attempts each day 30

20 10 00 Number of errors in each attempts

1st day 2nd day 3rd day

Fig. 5. H.M.은 절차기억을 유지하고 있었다. H.M.은 양측 측두엽의 해마 내측을 모두 절단한 환자다. 외현 기억은 불가능했지만 절차기 억은 가능했다. 그림에서 별을 따라 그리는 연습을 계속 시켰더니 점차 실수가 적어지는 것을 우측 그래프가 보여 준다. 외현기 억 중추가 제거되었지만 절차기억이 가능한 것은 비의식적 기억을 담당하는 중추가 존재하는 것을 보여 준다.

(7)

이 무 석

27 기술이다. 비의식적 과정이다. 비의식적 기억을 보여 주는 실

험이었다(Fig. 4, 5).

H.M.은 인간에게 비의식적 감정(unconscious affect)이 존 재한다는 것도 보여 주었다. 예를 들어, H.M.이 입원 중인 어 머니를 면회하고 왔다. 그 면회와 관련 된 것은 전혀 기억 하지 못하였지만,“어머니에게 안좋은 일이 일어난 것 같다”

고 하면서 어머니를 걱정했다. 이것은 비의식적 감정이 존재 하는 것을 보여 주는 관찰이었다(Milner 등 1968, p.216).

Milner교수의 연구를 입증하는 후속 연구들이 있었다. 동물 연구와 기억상실 환자에 대한 후속적인 연구들은 해마(hip- pocampus)가 외현기억에는 필수적인 역할을 하지만 내현기 억에는 그렇지 않음을 보여주었다(Squire와 Zola-Morgan 1991). 내현기억을 담당하는 영역이 따로 있다는 것이다.

6. 방어 기제(defense mechanism)의 존재를 입증하는 실험들 동성애 공포증 환자는 동성애를 두려워하는 것이 아니었다.

오히려 동성애를 좋아하는데 방어하고 있을 뿐이었다(Adams 1996).

성적 욕구가 없다는 환자들에 대해서 성기반응을 조사한 연구가 있다. 이런 연구들은 비의식적 욕구와 이에 대한 비 의식적 방어를 보여 주었다. 생식기 발기의 정도를 측정하는 도구를 이용하였다. plethysmography인데 남성의 경우 성 기 둘레를 측정하여 발기의 정도를 평가하는 방법이다. 이 도구를 이용하여 동성애 공포(homophobia)를 가진 환자들 을 조사하였다. 먼저 설문지를 통해 남성 피험자들에게 동성 애 공포증이 있는지를 알아보았다. 그 후 이들에게 섹스 비 디오를 보여 주었다. 이성간 섹스, 레즈비언 섹스, 그리고 게 이 섹스 비디오 였다. 두 남성 집단, 동성애 공포 군과 비공 포 군 모두 성 행위 하는 여성을 보고 흥분했다. 그러나 동성 애 섹스 비디오에 대한 반응은 달랐다. 동성애 공포증이 없 는 남성과는 달리, 동성애 공포증을 가진 남성들은 동성애 성 교를 하고 있는 남성들을 볼 때도 성기가 발기 되었다. 다 시 말해서 동성애 공포증을 가진 환자들도 사실은 동성애 욕구를 강하게 느끼고 있었다. 다만 이 욕구를 피하기 위하 여 공포증으로 동성애 욕구를 방어했던 것이다. 이 실험의 결과는 성적 욕구와 방어라는 고전적 정신분석 이론에 대한 증거를 제공하였다(Adams 등 1996).

성에대한 죄책감을 느끼고 성욕을 못 느끼는 불감증 여성 도 성욕이 없는 것이 아니었다. 오히려 더 강력한 성욕을 가 지고 있었다. 다만 방어하고 있을 뿐이었다(Morokoff 1985).

방어기제 때문에 의식적인 성 흥분과 비의식적인 성 흥분 이 달라졌을 뿐이었다. 예를 들어 Morokoff(1985)는 여성 들에게 동성 간의 섹스 비디오 테이프를 보여 주었다. 섹스

비디오를 보는 동안 클리토리스의 크기를 측정하여(plethy- smography) 여성의 성적 흥분을 평가하였다. 성적흥분을 얼마나 느끼는가를 물어서 주관적으로 느끼는 성 흥분의 정 도도 측정했다. 설문지를 통하여 성적 죄책감도 측정하였다.

죄책감을 많이 느끼는 여성들은 주관적으로는 성 흥분도 별 로 느끼지 못했다. 그렇지만 이들의 성기는 이와는 다른 이 야기를 하고 있었다. 성적 죄책감이 많은 여성이 육체적 흥 분은 더 강력했다. 다시 말하자면 주관적 성 흥분을 잘 못 느낀다고 해서 성욕 자체도 약한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오 히려 더 강한 성욕을 느끼는데 이를 방어하기 때문에 의식 에서 성 흥분을 못 느낀다는 것을 보여 주었다.

불감증도 그렇고 동성애 공포증도 성적 욕구는 강한데 이 를 방어기제가 막고 있어서 주관적으로는 느끼지 못하는 것 이었다. 이런 과정이 비의식에서 일어난다. 이는 정신분석의 핵심인 비의식에서 일어나는 욕구에 대한 방어기제의 작용을 보여 주는 실험이다.

전이와 점화(Transference and priming)

비의식적 점화와 비의식적 연상망의 개념을 정신분석 상

황에 적용해 볼 수도 있다. 예컨대, 아버지와 사이가 나쁘고

직장에서는 상사들과 갈등이 심한 환자가 있다고 하자. 그는

분석가를 공격하고 은근히 화를 돋구는 행동을 한다. 우선

이 환자의 갈등이 주로 권위상들과 사이에서 일어나는 것을

볼 수 있다. 권위적인 인물과 관련된 비의식적 연상망이 활

성화 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활성화가 특정한 신경망으로

확장 전달되어, 직장 상사와 분석가도 권위상이므로 같은 식

으로 도전적으로 반응하고 있다고 가정할 수 있다. 이런 관

점에서 보면 정신분석 상황에서 전이는 특정 연상망(speci-

fic associative network)을 갖고 있고 이것이 점화된 것이

라고 할 수 있다. 예컨대 앞의 환자의 경우는 권위상과 관

련된 단어들이 점화되었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정신분석

상황에서는 무엇이 특정 반응을 점화시켰거나 혹은 점화를

금지 시켰는지 알아 볼 일이다. 다른 예로서, 형제간 전이는

분석 상황에서 일어나기 어렵다. 정신분석이 본질적으로 부

자간의 관계와 같은 비대칭적 관계이고 전이도 상하관계의

전이 반응을 활성화시킬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Westen

1997). 분석 상황 뿐만 아니라 분석가의 특성 즉, 남자냐

여자냐, 인종, 노인 분석가인가 젊은 분석가인가, 공감적인가

아닌가에 따라서 점화되는 신경망이 다를 것이고 따라서 환

자의 연상 뿐만 아니라 전이도 달라질 수 밖에 없을 것이다

(Westen과 Gabbard 1999).

(8)

정신분석과 뇌:실험적 연구들

28

1. 전이의 증례(이무석 2003b)

30대의 우울한 부인이 정신분석적 정신치료를 받고 있었다. 에디푸스 갈등이 중심갈등인 분이었다. 하루는 부인이“분석을 받는 중에 아이를 가져도 될까요?”하 고 물었다. 분석 중에 아이를 가져서는 안될 이유가 없 다고 대답해 주었다. 다음 치료시간에 환자는 망설이면 서 자신의 환타지를 말했다. 지난 번 치료시간을 마치 고 집으로 운전하며 가는 중 갑자기 마음 속에서“교 수님의 아이를 꼭 갖고 말거야”하는 생각이 떠올랐다 는 것이다. 환자는 치료자를 교수님이라 불렀다. 이 환 타지와 관련된 연상은 아버지 전이를 보여주었다. 어머 니가 결혼 했을 때 아버지는 숨겨둔 여인과 딸이 있었 다. 아버지의 연인은 아버지를 자기 곁에 붙잡아 두기 위해서 임신을 했고 딸을 낳았다. 분석상황의 전이관계 에서 환자는 나를 독점하기 위해서 나의 아이를 갖고 싶었던 것이다. 물론 이것은 아버지를 붙잡아 두고 싶 은 유아기 소망이 비의식에서 작동한 것이었다. 아버지 와 관련된 기억이 점화된 것이라 할 수 있다. 이어서 떠오른 연상은 아버지가 그 여인과 특히 딸 때문에 평 생 동안 고통의 세월을 보냈다는 것이었다. 여기서 나 는 환자의 소원 즉, 나를 원망하고 괴롭혀 주고 싶은 소원을 볼 수 있었다. 아버지에 대한 그녀의 양가감정 이 전이관계를 통해서 내게 옮겨와 있었다. 그러나 치 료의 끝 무렵에 부인은“저는 아버지가 정말 좋아요”

하며 흐느껴 울었다. 비의식에 숨어있던 에디푸스적 소 망이 의식화되는 순간이었다.

이 환자의 아버지 전이는 비의식적 연상망을 통해서 만들 어 졌다. 즉,‘치료자=나이든 남자=아버지’의 연상망이었 다. 에디팔 소원이라는 동기와 유년기 상황 사이에 연상망이 존재하다가 분석상황에서 재가동된 것이다. 점화 된 것이다.

이 연상망은 뇌 신경끼리의 접합(synaptic connection)이 관여된 것일 것이다. 분석은 이런 잘못된 접합(synaptic con- nection)을 풀어주는 작업이라 하겠다. 자유 연상은 이렇게 비의식적 연상망에 도달하는 지름길이다.

2. 전이에 대한 실험적 연구

전이 현상에 대한 연구도 비의식적 동기와 비의식 과정의 존재를 보여주었다. Lewicki(1985)는 실험자와 피험자를 잠깐 동안 만나게 했다. 만남의 성격은 짧고 비우호적인 만 남이었다. 싫은 감정을 남기는 만남이었다. 이렇게 비우호적 인 만남을 가졌던 피험자는 그 후 실험자와 외모가 비슷한 사람을 자기도 모르게 피했다. 실험자와 이런 만남을 갖지 않았던 피험자들은 회피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회피했던 피

험자들에게 왜 피했느냐고 물어보았다. 거의 대부분의 피험 자들은 아무 생각 없이 피한 것이라고 대답했다. 즉, 비우호 적인 만남이, 피험자들은 자각하지 못했지만, 비의식 중에 대상 선택의 동기에 영향을 주었다고 할 수 있다. 선택의 동 기가 된 불쾌한 감정이 뒤에 숨어 있었다. 즉 동기와 정서 의 결합이 일어나 있었던 것이다. 전이도 비의식적 심리과 정이고 과거의 인물에게 느꼈던 감정을 현재의 분석가에게 로 옮기는 것이라고 할 때 Lewicki의 이 실험은 전이의 비 의식적 과정을 보여주는 실험이라 하겠다.

Andersen 등은 어떤 인물의 특징을 이용하여 전이 과정 을 실험적으로 입증하였다. 즉, 피험자들에게 자기 인생에 중요한 사람의 특징을 기술하도록 했다. 그리고 가상적인 어 떤 인물을 묘사할 때 그 특징을 포함시켰다(Andersen과 Cole 1991). 예컨대, 피험자가 자신의 어머니를 설명할 때 온화하고, 지적이며, 여성스럽고, 용기가 있는 분이라고 기술 하였다면, 연구자들은 이들 특징 중‘용기가 있다’ 는 특징 을 가진 가상 인물을 만들어서 피험자에게 그 인물을 설명 해 주었다. 그리고 피험자들에게 이 가상 인물에 대해서 떠 오르는 생각을 말하게 했다. 흥미롭게도 피험자들은 가상 인물을 어머니로 생각해 버렸다. 가상 인물의 특징에 어머 니 특징인‘용기가 있다’ 가 포함되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가상인물의 특징으로 제시하지 않았던 특징들 까지도 마치 가상인물의 특징인 것처럼 기억하고 있었다. 가상인물에 대 한 설명에는 포함되어 있지 않았던 특징들, 예컨대 온화함, 지적임과 같은 특징들을 마치 가상 인물의 특징이라고 설명 들었던 것처럼 말했다. 이런 특징은 사실은 어머니의 특징들 이었다.

Andersen 등(1996)은 가상 인물에 대한 연구를 계속했 다. 후속 연구에서, Andersen과 Baum(1994)은 유사한 식 의 정서 전이(transfer of affect)를 발견하였다. 중요한 사 람으로부터 가상 인물로 옮겨가는 정서 전이를 발견하였다.

가상인물에 대한 감정이 동기에도 영향을 주는가를 알아 보 는 실험을 했다. 위에서 언급한 것과 유사한 절차를 사용하 여, 피험자들에게 가상 인물이 옆방에 앉아 있다고 했다. 그 리고 그 인물을 만나고 싶은지 만나고 싶지 않은지 물어 보 았다. 중요한 사람의 특징으로부터 옆방에 있는 사람의 특징 으로 옮아간 특성들은 그 사람을 만나고 싶은지 혹은 아닌 지 하는 동기에 영향을 주었다. 예컨대, 가상 인물이 어머니 의 특징을 갖게 되었을 때 어머니에 대한 감정이 나쁜 피험 자는 옆방의 가상 인물을 만나고 싶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가상인물이 어머니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어머니에 대한 감

정이 가상인물에게 전이 되어 만나고 싶지 않다는 동기를

만들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최근 연구에서, Andersen

(9)

이 무 석

29 등은 중요한 사람의 특성을 피험자가 인식하지 못하는 중에

제시 했을 때에도 같은 결과를 얻었다. 즉, 중요한 사람의 특 징이 역치하 제시(인식하지 못하게 제시하는 것)를 통해 가 상적 인물과 연합되었을 때에도 비슷한 결과가 나옴을 입증 하였다(Glassman과 Andersen 1999). 따라서 이 연구는 비의식적 정서가 한 사람에게서 다른 사람에게로 전이될 수 있고 그 두 번째 사람에 대한 행동의 동기를 만들 수 있다 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예컨대 어머니에 대한 감정이 분석 가에게 전이 될 수 있고, 분석가에 대한 행동의 동기를 만들 수도 있다는 것을 보여 주는 실험이었다.

1) 정신분석의 효과에 대한 신경과학적 증거들

1) 정신분석이 뇌 세포의 신경망을 개선 시킨다는 연구 가 있다. 예컨대, 캔덜(Kandel 1979)은‘정신치료와 시냅스 (synapse)’ 라는 논문에서 정신치료가 뇌의 시냅스를 수적 으로 증가시키고 강화 시켜서 영구적인 치료효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가설을 내놓았다. 그는 바다 달팽이(Aplysia) 실 험으로 노벨상을 받았는데, 달팽이에게 조건반사 학습을 시 켜서 시냅스(synaptic connection)의 수가 2배에서 3배까 지 증가하는 것을 발견했다. 정신치료도 하나의 학습으로 볼 때 인간의 뇌에서도 같은 변화가 올 것이라는 것이 그의 주 장이다(Fig. 6).

2) 또한 캔덜은“환경의 자극에 따라‘유전자 표현’ 은 달 라질 수 있고‘뇌신경 회로의 변화’ 도 올 수 있다.” 고 주장 했다. 환경적 자극을 가하면 유전자에서 생산하는 단백질이 달라지고 유전자 표현이 달라진다는 것이다. 이것은 멘델의 유전 법칙과는 다른 발전된 발견이다. 아직 더 연구할 부분 이 남아있지만 정신치료에 의해서 유전자 표현이 달라질 수 있다는 가설이다.

3) 포유류에서 시행된 somatosensory cortex system 에 대한 연구는 신체를 자주 사용할수록 그 부위를 담당하

Eric R. Kandel, M.D.

Mantle shelf

Tactile stimulation

Simphon

Gill

Parapodium Shock

Habituation Dishabituation Gill

movement stimulation

1 6 11 13 14

Tail shock 5s

Fig. 6. Kandel의 바다달팽이 실험.

1

2 3 4

5

C1 Before differential stimulation

C2 After differential stimulation

1mm

Fig. 7. Topographic organization of the somatosensory cortex of the adult monkey. Kandel ER(1998):A New Intellectual Framework for Psychiatry, Am J Psychiatry, 155(4):457-469.

(10)

정신분석과 뇌:실험적 연구들

30

는 뇌가 커진다는 사실을 보여 준다. 자주 사용한 영역의 피 질이 더 커진다는 것이다. 예컨대, 원숭이에게 음식을 주면 서 손가락 2, 3, 4번을 사용하도록 훈련을 시켰다. 2, 3, 4 번 손가락을 담당하는 뇌가 더 커져있었다(Kandel 1998) (Fig. 7).

4) Ebert 등(1995)은 현악기 연주자의 왼쪽 새끼 손가락 을 담당하는 뇌 활동을 조사했다. 현악기 연주자들은 그 부 분 뇌 활동이 일반인 보다 강했다. 흥미로운 것은 13살 이하 에 시작한 현악기 연주자의 새끼 손가락 담당 뇌 부위가 13살 이후에 시작한 사람보다 훨씬 더 강하게 활동했다. 즉, 피질의 크기(cortical map)는 역동적(dynamic)이라는 것 이다. 정지되어있는 것(static)이 아니다. 사람마다 살아온 인생경험에 따라 뇌의 크기가 달라진다는 말이다. 뇌의 개 인차가 존재한다는 말이다. 따라서 정신치료의 경험도 뇌 를 변화 시킬 수 있다는 것이 Kandel(1998)의 주장이다 (Fig. 8).

2) 시냅스(Synapsis)의 세로토닌 양의 증가

정신치료 효과에 대한 실험적 연구의 다른 예로서 핀란드 의 빈마르키(Viinmarki) 등(1998)은 역동 정신치료가 세로 토닌(serotonin)의 대사를 개선 시켜서 우울증의 치료효과 를 낸다고 하였다. 정신치료를 받고 있는 우울증 환자(경계 선 인격장애)와 정신치료를 받지 않은 우울증 환자의 세로 토닌(serotonin uptake)을 뇌에서 일년간 추적 조사했다.

SPECT를 이용했고 대조군 10명도 함께 조사했다. 치료초

기에는 두 환자 모두 전전두엽(prefrontal lobe)과 시상하부 에서 세로토닌이 상당히 감소되어 있었다. 세로토닌이 감소 하면 우울증이 온다. 일 년 후에는 두 사람의 뇌 세로토닌이 달랐다. 정신치료를 받은 환자는 정상으로 회복 되었으나 정 신치료를 받지 않은 환자는 여전히 상당한 감소를 보였다. 이 결과는 정신분석 같은 역동적 정신치료가 세로토닌의 대사를 정상화 시켰다고 말하고 있다.

3) 약물은 비의식적 감정과 기억을 차단하지 못한다.

Shevrin(2001)은 전신 마취 하에서 수술 받고 있는 환 자를 대상으로 실험했다. 실험은 수술자가 복부 절개를 시작 할 때부터 시작하였다. 이어폰을 통해서 여러 개의 단어를 들려 주었다. 마취에서 깨어난 후 그 단어들을 들려 주면서 두피에서 전기반응(ERP)을 측정했다. 실험 결과 마취 하에 서 들려 준 단어에 대해서도 마치 각성 시에 경험한 것과 같은 전기반응이 일어났다. 결론은 마취라는 약물 작용은 의 식적 기억이나 감정은 차단하지만 비의식적 기억이나 감정 은 차단하지 못한다는 것이었다. 또한 Shevrin은 불안 단어 에 대한 민감성(sensitivity to anxiety-related words)에 대한 바리움(diazepam) 효과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바리움 은 불안단어에 대한 의식적 민감성은 차단 했지만 비의식적 민감성(unconscious sensitivity)에는 작용하지 못한다고 했다. Shevrin 교수는 이것이 우울증이나 불안증 환자들에 게 약물치료를 하다가 약을 끊을 때 재발하는 이유일거라고 말하고 있다. 범불안 장애의 60~80%가 약을 끊으면 재발 한다.

약물이 비의식적 경험이나 감정을 차단하지 못한다는 이 연 구 결과는 비의식의 존재를 확인시켜 주었고 정신치료의 필 요성을 말해 준다.

요 약

정신분석의 이론은 도전을 받아왔다. 그러나 뇌 연구 도구 가 개발되면서 뇌 신경과학자들은 프로이트가 옳았다고 말 하고 있다. 특히 비의식의 존재를 입증하는 많은 실험적 연 구들이 발표 되었다. 이런 보고들을 정신분석학자들이 아니 고 신경과학자들이 연구하고 발표했다는 것도 시사하는 바 가 많다. 정신분석을 비과학적이라 비난했던 신경과학에서 정신분석의 중요한 개념들을 실험적으로 증명해 주고 있다.

비의식의 존재, 전이, 분석 치료의 효과 등에 대한 실험 연 구들이 그것이다.

뇌 과학이나 약물학을 연구하는 생물정신의학자들과 정신 분석가들이 협동하는 정신의학의 새 시대가 열렸다.

Age at inception of musical practice 0

30 25 20 15 10 05

00 5 10 15 20

Dipole strength

Control

subjects String

players

Fig. 8. 현악기 연주자의 뇌:그림의 우측에서 현악기 연주자들의 뇌 의 활동을 볼 수 있다. 현악기 연주자들은 왼쪽 새끼 손가락 을 담당하는 뇌의 활동이 대조군에 비해서 월등히 강하다. 특 히 13살 이전에 현악을 시작한 연주자들이 그 후에 시작한 연주자들 보다 강하다.

(11)

이 무 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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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TRACT

Psychoanalysis and Its Experimental Researches Moo-Suk Lee, M.D., Ph.D.

At regular intervals for over half a century, critiques of Freud and psychoanalysis have emerged in intellectual circles. Although the critiques take many forms, a central claim has long been that unconscious processes, like other psychoanalytic constructs, lack any basis in scientific research.

Author reviewed experimental researches which studied the most fundamental tenet of psychoanalysis that much of mental life is unconscious. The neurological evidence of unconscious affect, process of transference and effecti- veness of psychoanalysis are reviewed. These researches point to the conclusion that, based on controlled scientific investigations, the repeated broadside attacks on psychoanalysis are no longer tenable.

KEY WORDS

:Psychoanalysis·Brain·Unconscious·Experimental research.

수치

Fig. 3.  외현기억,  절차기억과  뇌(Declarative and procedural memory systems).
Fig. 5. H.M.은  절차기억을  유지하고  있었다. H.M.은  양측  측두엽의  해마  내측을  모두  절단한  환자다.  외현  기억은  불가능했지만  절차기 억은  가능했다
Fig. 7. Topographic organization of the somatosensory cortex of the adult monkey. Kandel ER(1998):A New Intellectual Framework for Psychiatry, Am J Psychiatry, 155(4):457-469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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