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지역냉·난방 기술의 발전
이 훈
한국지역난방공사(leehoon@kdhc.co.kr)
서 론
지역냉·난방(district cooling and heating)은 그림 1과 같이 열병합발전소나 열전용 보일러, 쓰 레기 소각로 등의 집단에너지시설에서 경제적으로 생산된 열을 열수송관을 통해 아파트나 상업용 건 물과 같은 열사용시설의 난방 및 급탕과 냉방에 사 용할 수 있도록 일괄적으로 공급하는인 냉·난방 시스템이다.
우리나라의 지역난방(district heating)은 1983 년 목동신도시가 개발되면서 최초로 도입되었으 며 한국지역난방공사의 지역난방 열공급은 1986 년 당인리 화력발전소를 복합 화력발전소로 개조 하면서 열교환기계통에서 발생하는 열을 인근 여 의도 동부이촌동 및 반포지구에 공급하면서 시작 되었다. 이후 1990년대 초, 정부의 주택 200만호 공 급 사업이 분당·평촌 등 5개 지역에서 실시되면 서 동 지구에 대한 난방공급과 전력생산을 위하여 열병합 복합발전소를 건설하면서 지역난방 공급 이 급격한 발전을 이루게 되었다. 2010년 말 현재 국내의 지역냉·난방 공급은 201만호에 이르러 총 주택의 13.7%를 담당하고 있으며 이중 한국지역난 방공사는 16개 사업장에서 전체 지역냉·난방 공 급세대의 57.1%에 달하는 115만호의 공급을 맡고 있다.
지역냉·난방기술은 북유럽 국가를 중심으로
발전해온 관계로 국내에서는 지역난방기술도입 초 기 핀란드를 위시한 북유럽 국가와의 교류를 통하 여 설계 및 시공기술을 발전시켜왔다. 이미 20세기 초부터 지역난방이 공급되어온 북유럽과 비교할 때 20여년의 역사는 매우 짧은 기간이지만 국내의 지역냉·난방 기술은 세계 최대 규모의 공급시설 확보 및 집중적인 연구를 바탕으로 조기정착과 급 격한 발전을 이루어 왔다. 본 기고에서는 대형화하 는 열수송관의 안전성을 확보하고 국내환경에 적 합한 기술개발 및 국산화를 통해 에너지이용효율 을 향상시키기 위한 한국지역난방공사의 열수송분 야와 지역냉방 및 사용자시설 분야 기술개발 사례 를 중심으로 소개하고자 한다.
지중매설 이중보온관 열배관공법
열수송관은 지역냉·난방용 열공급을 목적으
[그림 1] 지역냉·난방 시스템
[그림 2] 이중보온관의 구조
a) 방전 미처리
b) 방전 처리
[그림 3] PE외관의 코로나 방전 처리 유뮤에 따른 표면 형상
로 설치하는 시설물을 말하며 열생산시설에서 생 산된 지역냉난방열을 사용자 기계실까지 보내는데 이용된다. 열수송관은 공급-회수 2열관으로 폐회 로로 구성된 순환시스템이다.
열수송관은 통상 도로나 하천 등 공용용지의 지하에 매설되어야 하므로 방수 및 보온기술의 향 상과 난방수(120℃~40℃)에 의하여 열수송관에 발생하는 열응력을 효과적으로 제어하는 기술이 핵심과제라고 할 수 있다. 한국지역난방공사에서 는 다음의 몇 가지 사례와 같은 열수송관의 설계 및 시공과 유지보수기술 연구를 통해 열수송관의 성 능 및 안전성을 유지하고 수명을 연장하기 위한 노 력을 지속해왔다.
이중보온관 설계부문
지역난방용 열수송관으로 사용되는 이중보온 관(pre-insulated bonded pipes)은 그림 2와 같이 내관인 강관(steel pipe)과 외관인 고밀도폴리에틸 렌(high density polyethylene, HDPE)관 사이에 보 온재인 폴리우레탄(polyurethane)이 채워진 형태 로 구성되어 있다. 지역난방용 열수송관은 지중에 매설되어 토압 및 고온·고압의 열수송에 따른 강 관의 열팽창과 마찰력을 받게 되기 때문에 관의 열 적·기계적 성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이중보온관
을 구성하는 각 재료가 완전히 접착된 일체형 구조 를 가져야 한다. 따라서 내관과 보온재, 외관과 보 온재 사이의 접착은 열수송관은 성능을 결정짓는 매우 중요한 요인이다. 특히 외관과 보온재 사이의 강한 접착은 시공 및 운영 시 관내로 수분이 침투·
확산되는 것을 억제한다.
한국지역난방공사에서는 고밀도폴리에틸렌 외관의 내표면에 전기적 방전처리를 하여 외관 내 표면과 보온재 사이의 접착력을 높이기 위한 코로 나 방전처리를 해왔다. 그림 3은 코로나 방전처리 유무에 따른 외관 표면을 도시한 것으로써 코로나 처리를 통해 외관의 표면분자가 산화되어 표면장 력이 증가하게 되는데 이 때 폴리우레탄 보온재를 발포하여 외관과 보온재의 접착력을 향상시켰다.
이중보온관 시공부문
열수송관은 공장에서 제작하여 사용하나 통 상 12 m 단위로 생산·공급되는 열수송관 사이 의 이음부는 현장에서 폴리우레탄 발포를 통해 보 온하게 된다. 폴리우레탄 발포를 위해서는 이음부 를 감싸는 형틀이 필요하여 메탈 강판 또는 HDPE sleeve를 사용해왔다. 그러나 강판은 외부충격에 대하여 쉽게 변형이 발생하고 HDPE sleeve는 열 수송관 외관과의 간극이 발생하는 단점이 있다.
이러한 단점을 보완하기 위하여 한국지역난방공 사에서는 기존의 열수축 블랭킷(blanket)을 적 층하는 방식으로 개발된 Rayjoint 열수축 케이싱 (casing)과 HDPE에 외력을 가하여 늘린 후 열을 가하면 당초의 형상을 기억하여 수축하는 방법으 로 개발된 MSjoint 열수축 케이싱을 도입하고 국산 화하여 열수송관 연결부의 보온품질 향상에 크게 기여하였다.
당초 열수송관의 이음부 보온은 폴리올(ployol) 과 MDI를 혼합하여 폴리우레탄 폼(foam)을 현장발 포하여 사용해왔다. 그러나 폴리올과 MDI는 발포시 의 외기온도와 혼합정도에 따라 보온층의 형성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므로 수작업으로 발포시 균 일한 보온층의 품질확보에 어려움이 있었다. 한국 지역난방공사에서는 그림 4와 같이 일정한 원료 투입과 기계적 혼합이 가능한 이동식 기계발포기 를 개발·적용함으로써 현장발포 시 보온층의 불 량을 현저히 감소시킬 수 있었다.
열송관은 대부분 공장제작 이중보온관과 엘보 (elbow) 및 티(tee) 등의 이형관(fitting)으로 구성 된다. 그러나 차단밸브 및 열수송관의 누수나 보온 부 손상을 감시하는 열배관감지선의 인출부 등은 당초 현장에서 제작 설치한 관계로 시공불량이 많 이 발생하였다.
한국지역난방공사에서는 당시 차단밸브를 공 급하던 업체와 공동연구를 수행하여 차단밸브를 공장제작으로 바꾸었으며 이중보온관 업체와 함께
인출단관을 공장제작 한 결과, 하자발생이 급감하 였으며 이에 따른 유지보수개소 감소에 의하여 비 용절감 및 열공급 안정성 향상의 효과를 얻었다.
열수송관 내부를 흐르는 중온수는 공급관의 경 우 최대 120℃, 회수관에서는 40~65℃정도의 온 도를 유지하게 된다. 따라서 열수송관의 매설 시 온도에 따라 강관에 작용하는 온도차가 결정되게 되며 이는 열수송관에 작용하는 열팽창에 의한 응 력(stress)을 야기한다. 강관 예열(pre heating)을 통해 중간 수준의 온도에서 매설된 열수송관은 예 열을 하지 않은 관에 비하여 온도차가 작아지기 때 문에 강관에 작용하는 응력을 충분히 낮출 수 있기 때문에 이중보온관 매설 시 예열은 필수적인 단계 이다.
a) 현장 수발포
b) 기계발포
[그림 4] 폴리우레탄 보온재 의 수발포 및 기계발포 모습
종전에는 이동식 보일러를 사용하여 열수송관 내부에 주입한 물을 데우는 방식으로 예열을 하였 으나 과다한 예열시간 뿐 아니라 예열 후 배관 계통 의 연결을 위해서는 다시 물을 배출하여야 하는 불 편과 이 때 발생하는 수증기로 배출구의폐쇄용접 의 품질이 불량해지는 단점이 있었다.
이러한 단점을 보완하기 위하여 한국지역난방 공사에서는 그림 5와 같이 전기저항으로 발생하는 열을 이용하여 강관을 예열시키는 공법을 도입하 여 적용한 결과 공정시간의 단축과 함께 용접불량 개소 감소 등의 효과를 견인하였다.
이중보온관 유지관리부문
지역난방은 크게 열생산시설 과 열수송시설 및
사용자시설로 대비된다. 열생산시설은 기존의 발 전소 및 보일러설비와 기술적 호환성이 많으며 사 용자시설 또한 기존의 중앙난방시설을 많이 응용 할 수 있었다 그러나 열수송시설은 국내에서는 생 소한 분야로서 고압관(가스관 및 송유관)과도 기술 적인 유사점이 부족하여 많은 연구가 이루어졌다.
초기 열수송관 유지관리의 핵심은 열수송관 감 시시스템의 정상적인 유지 및 적정 기준치에서의 보수여부를 결정하는 것이라 할 수 있었다. 열수송 관 감시시스템은 그림 6에 도시한 바와 같이 보온 재 사이에 설치된 전선으로 전류를 흘려 회수되는 전류값으로 누전정도를 판별하여 배관의 상태를 알아내는 측정시스템이다.
그러나 현장에서 실질적으로 운영한 결과, 당 초 설정기준으로 열수송관의 유지보수 할 경우는 보수작업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곤란하다는 결론에 도달하였다. 그리하여 국내 대학 및 연구소와의 많
a) 온수예열
b) 전기예열 [그림 5] 강관의 예열방식
[그림 6]열배관 감시시스템 개념도
은 공동연구를 통하여 효과적으로 배관을 관리할 수 있는 기준을 축적하였다.
「환경요인으로 인한 열배관 및 감지선의 부식 방지에 관한 연구(1999)」 「열배관 부식피로 균열 에 관한 연구(2002)」,「열배관의 음극방식 전위기 준에 관한연구(2004)」, 「보온재 탄화도에 따른 열 배관 잔여수명 평가 연구(2005)」,「열배관 보온재 소실에 다른 절연저항변화와 열배관 감지선 상관 관계 연구(2007)」,「외부환경요인에 영향을 받는 열배관 보온재 물성변화 상태에서의 절연저항 변 화특성에 관한 연구(2010)」등은 유럽 지역난방 선 진국과 별도로 단기간에 압축성장한 국내 지역난 방 공급환경과 관련하여 자체 확보한 열수송관 및 감시시스템 관리기준의 밑바탕이 되었다.
2단 흡수식냉동기를 이용한 지역냉방
열병합발전소 및 소각장에서 생산된 온수를 이 용한 지역냉방은 1993년 최초로 상업운전을 시작 하였지만, 그 동안 크게 확대보급 되지 못하였다.
그 이유는 공급기술 측면에서 기존 1단 흡수식 냉 동기 구동에 필요한 95℃의 온수를 공급하면 열 을 사용하고 돌아오는 온도는 80℃로 지나치게 높 아 이용온도차가 낮아 지역냉방 보급을 위한 배관 경이 커지고 투자비가 상대적으로 증가할 뿐 아니 라 회수온도가 높아 열병합발전 효율 증대에 어려 움이 있었다. 열 이용률 측면에서 기존 1단 흡수식 냉동기 사이클은 재생기로 들어가는 지역난방수 는 간접 열교환 방식에 의해 흡수용액을 재생하고 80℃로 회수된다. 회수온도 80℃는 증기터빈의 배 기부와 연결된 지역난방열교환기로 유입되어 터빈 배압을 불필요하게 높여 운전조건을 어렵게 만들 고 출력을 떨어뜨려 지역냉방 확대 보급의 제한성 을 갖게 한다.
이와 같은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하여 지역난방 기술연구소는 2006년 2단 흡수식냉동기 개발을 완
료하고 2007년부터 상용보급하기 시작하였다. 2단 흡수식냉동기 사이클은 기존의 1단에 비해 열 이 용률을 높이고 냉동기의 주운전점인 부분부하에서 높은 효율을 갖도록 보조 재생기와 보조흡수기를 추가한 것이다. 그림 7에 도시한 바와 같이 2단 흡 수식냉동기는 회수온도를 55℃까지 떨어뜨려 운 전의 안전성을 높이고 이용온도가 15℃에서 40℃
로 증가되어 약2.6배의 공급능력이 확대된다.
일반적으로 지역난방 공급 및 회수온도를 1℃
낮출 경우 발전출력은 배압조건 개선효과로 인하 여 0.2~0.3% 증대되는 것을 고려하면 열병합발 전 효율이 그만큼 증가된다. 지역난방 회수온도를
응축기
증발기
재생기
흡수기
지역난방수 95℃
80℃
응축기
증발기
제1재생기
68℃
55℃
흡수기 제2재생기
지역난방수 95℃
고효율용액 열교환기 a) 1단 흡수식 냉동기
b) 2단 흡수식 냉동기
[그림 7]1단 및 2단 흡수식 냉동기의 개념도
10℃낮출 경우 2~3%의 출력향상을 기대할 수 있 어 사업자의 경제성을 높이고 효율상승분 만큼 에 너지 절감이 가능하여 국가적으로 효용성이 크고, 특히 하절기 전기피크부하 완화에도 기여를 할 수 있다.
또한 사용자 측면에서도 효용성과 편익을 크 게 향상시켰다. 일반적으로 하절기 냉동기부하 가 100% 운전되는 시간은 매우 짧다. ARI560 흡수 냉동기와 관련된 5.3 Part-Load Ratings에 의하면 IPLV(Integrated Part-load Value)의 개념을 도입하 여 냉동기 가동부하조건의 COP를 평가하고 있다.
2단 흡수식냉동기는 소비자가 주로 이용하는 부분 부하에서 보다 높은 효율에서 운전되어 최대 편익 을 갖도록 개발된 제품이다. 냉동기 최대부하 조건 의 COP는 2단 0.64, 1단 0.72로 2단이 불리하지만 100%부하에서 가동시간이 1~2%로 불과하기 때 문에 부분부하에서 COP가 우수한 2단이 전 운전 시간을 고려할 때 19.7%의 운영비가 절감되는 것 으로 평가되었다. 이와 같이 2단 흡수식냉동기는 사업자뿐만 아니라 사용자의 편익도 향상시키는 동시에 하절기 전기대체 냉방기로 효과성을 높여 국가 에너지의 효율적 사용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 된다.
2단 열교환방식을 통한 회수온도 저감
지역난방 공급 및 회수온도는 설비투자와 경제 성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인으로써 한국지역 난방공사는 회수온도 저감을 위해 지속적인 노력 을 기울여왔다.
회수온도를 낮출 경우 열수송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열손실 및 동력비 절감도 기대 할 수 있고 열병합발전 효율을 증대시키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이를 위하여 한국지역난방공사는 국 내 사용자의 열사용 실태 분석 및 해외사례를 종합 적으로 분석한 결과 열사용시설의 급탕 열교환방
식을 그림 8과 같이 1단 열교환방식에서 2단 열교 환방식으로 변경하여 지역난방 회수온도 설계기준 를 55℃에서 40℃로 크게 낮출 수 있었다. 이러한 기준을 적용하여 플랜트를 신규 건설할 경우 공급 유량을 약 20% 줄일 수 있어 지역난방수 순환펌프 및 열수송설비에 소요되는 투자비를 절감할 수 있 게 된다.
또한 공급온도 및 회수온도의 차이가 커진 만 큼 단위유량 당 유효 열량을 많이 송출할 수 있게 되어 펌프 및 배관의 크기를 줄일 수 있고 축열조의 열저장능력을 증가시켜 축열기능을 약 45% 증대 시키는 효과가 있다. 공급온도의 저감은 지역난방 운영상의 경제성 뿐 아니라 열수송관 보온재의 탄 화를 늦추어 열수송관의 수명 연장에도 기여할 수 있다.
a) 기존 1단 열교환방식
b) 현행 2단 열교환방식 [그림 8]열교환방식에 따른 회수온도 변화
향후 중점개발 기술과제
열병합발전에 의한 지역냉·난방 시스템은 에 너지 효율을 향상시키고 환경물질을 절감하기 위 해 도입된 시스템으로서, 한국지역난방공사는 국 가에너지의 효율적 사용과 사용자 편익 증진을 위 하여 열병합발전 및 지역냉·난방 시스템의 최적 화와 고효율화를 위하여 지속적으로 연구개발을 추진할 계획이다.
특히 친환경에너지 이용기술 개발을 통하여 석 유 및 LNG 연료를 대체할 다양한 연구과제를 발굴
및 적용할 것이며 고효율 열병합발전 시스템 구축 과 더불어 생산된 열을 효과적으로 이용할 수 있도 록 열이 지니고 있는 특성을 살려 사용자의 효용성 과 편익을 높이면서 국가에너지를 절감하는 것에 연구의 주안점을 둘 것이다.
또한 지역난방시스템의 국내도입이 20년 이상 경과된 것을 고려하여 설비 노후화에 대비하고 수 명을 연장하는 기술개발을 통하여 지역난방 산업 의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유지·발전시킬 수 있도 록 기술개발에 주력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