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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oretical Understanding of Marital Conflict and Housewife Depression in Korean Family Using Object Relati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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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임저자: 박경순, 서울시 노원구 화랑로 623

󰂕 139-774, 서울여자대학교 특수치료 전문대학원 Tel: 02-970-5890, E-mail: [email protected] 접수: 2009년 4월 15일, 심사: 2009년 5월 30일 게재승인: 2009년 6월 10일

대상관계 이론적 시각에서 본 한국 가정의 결혼갈등과 주부 우울증

서울여자대학교 특수치료 전문대학원

박 경 순

Theoretical Understanding of Marital Conflict and Housewife Depression in Korean Family Using Object Relations

Kyeong Soon Park

Graduate School of Professional Therapeutic Technology, Seoul Women's University, Seoul, Korea

Recent researches show increasing correlation between marital conflicts and depression. This study aims to determine the role of marital conflict as a major factor causing depression in Korean married women using object relations theory. Object relations theory focuses on the importance of the initial mother-child relationship, which maintains a long-lasting effect on formation of the individual's personality and future relationships. According to Freud, depression is the withdrawal of libido from the lost object back into the ego. Winnicott explains the necessary psychosomatic relationship in childhood as a crucial part in early development of the ego. Dicks further developed the object-relations theory and applied it to couple and family therapy, claiming that the early object relationships unconsciously affect selection of the spouse and the relationship between married partners later on. This article attempts to explain that psychological conflicts between married partners and the depressive symptoms resulting from such conflicts are strongly related to inner psychic conflicts that can be attributed to early object relationships. Characteristic differences resulting from the cultural dimension will be taken into account. In Korea, the symptom has recently been named "Housewife Depression," but its presence is deeply marked in the traditional culture as "Hwabyung." The current study looks at this seemingly culture-specific phenomena using more analytic tools such as the object relation theory and the Scharff & Scharff marital conflict model built upon Fairbairn's ego concept, and provides detailed analysis regarding the meaning of such conflicts and symptoms in Korean family structure. (Korean J Str Res 2009;17:185∼198)

Key Words: Marital conflict, Depression, Object relation theory, Separation-Individuation

논문개요

결혼 갈등과 우울감 간에 상관관계가 높다는 연구들이 많이 보고되고 있다. 본 연구에서는 한국 기혼 여성들이 나타내는 우울감의 한 원인으로서 결혼 갈등과의 관련성 을 보고자 하였으며, 이러한 갈등을 일으키게 되는 근본적 인 이유를 대상관계 이론적 맥락에서 설명하고자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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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관계 이론이란 어린 시절 어머니-유아의 관계에서 형 성된 정신구조가 성인이 된 후에도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 친다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다. 따라서 본 논문에 서는 부부간의 갈등과 좌절, 그로 인한 우울감들이 자신의 정신 내적인 갈등과정의 하나인 대상관계와 관련이 있다 는 점을 밝히고자 하였다. 특히 이러한 부부 대상관계의 질적 수준들이 우리문화권에서는 어떠한 양상으로 나타나 는지를 이해해 보고자 하였다.

서 론

대상관계 이론은 영국을 중심으로 Klein, Fairbairn, Winnicott 등에 의해 체계화되었지만, 대상관계라는 용어가 처음 사용된 것은 Freud(1917)의 ‘Mourning and Melancholia’

에서였다(John, 1955). 이 논문에서 Freud는 유아가 생후 처 음으로 애착을 형성했던 대상인 어머니와의 관계에서 상 실감을 경험하고 다른 대상을 찾지 못한 채, 그 상실된 대 상을 내재화하여 우울감이 형성된다고 하였다. 이때의 대 상 상실(object loss)이란 유아의 정신 구조 안에서 이루어지 는 환상(Klein, 1946) 혹은 사고 과정(Bion, 1970)이라고 하였 다. 따라서 대상관계와 우울증은 정신분석적으로 같은 이 론적 뿌리를 갖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한편 대상관계 이론을 처음으로 부부 관계에 접목시켰 던 Dicks(1961)는 배우자의 선택이 의식적인 수준에서 이루 어지는 것 같지만, 궁극적으로는 무의식적인 수준에서 이 루어진다고 하였다. 자신의 내부에 억압되어 있던 갈망하 는 자아(exciting ego)가 배우자에게 투사된다는 것이다 (Fairbairn, 1944). 이처럼 대상관계 이론에서는 배우자의 선 택 과정이나 결혼 생활의 정서적 만족 등이 어린 시절의 대상관계에서 비롯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 Scharff et al.(1991) 는 Fainbairn의 내부 정신 구조 이론(endopsychic structure theory)과 Klein의 투사적-내사적 동일시(projective- introjective identification) 이론을 부부치료에 적용시키면서, 어린 시절 에 부모 특히 어머니와의 대상관계에서 욕구 좌절된 부분 들이 억압되어 있다가, 훗날 부부관계에서 이러한 동일시 과정을 통해 서로에게 영향을 미친다고 하였다. 이처럼 억 압된 부분을 배우자를 통해서 대리 만족하는 한편, 이들이 배우자에 의해서 잘 수용되면 억압되었던 갈망들이 의식 위로 천천히 떠오르면서 좀 더 통합되고 성숙한 인격으로 발전할 수 있지만, 반대로 서로에게 매력으로 보였던 갈망

하는 욕구들이 결혼 후 비난의 표적이 될 때 방어할 길이 없는 자아들은 더욱 더 상처를 입게되고 나아가 결혼 갈등 으로 이어지게 된다고 하였다.

이러한 결혼 갈등의 결과로 나타날 수 있는 현상중의 하 나가 우울이다. Beach et al.(1991)은 결혼 갈등을 겪고 있는 사람들 가운데 약 절반 정도가 우울감을 겪고 있고, 우울 증 환자들의 절반 정도가 결혼 갈등을 호소하고 있다고 하 였다. 결혼 갈등과 우울은 서로 불가분의 관계를 가지고 있으며, 대체로 결혼갈등이 우울보다 먼저 나타난다는데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 본 연구에서는 한국 가정에서 나타 나는 결혼 스트레스와 관련한 정서적인 문제들을 좀 더 포 괄적이고 역동적인 시각에서 조명해보고자 하였다. 즉, 현 상학적으로 나타나는 우울의 근원을 프로이트나 아브라함 이 말한 대로 어린 시절 자아성장과정에서 애착대상의 상 실과 관련 있다고 보고, 어렸을 때부터 형성된 이러한 상 실감이 배우자의 선택과정에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결혼 생활을 하는 동안 부모에게서 상실감을 느꼈던 것과 꼭 같 은 방식으로, 또 다시 배우자에게서 이를 느끼게 됨으로써 마침내는 우울로 이어지게 되는, 일련의 긴 역동적인 과정 으로 보고자 하였다.

이처럼 한국 가정에서 겪는 결혼생활 스트레스와 이로 인한 우울감을 대상관계 이론적인 시각에서 보고자 하는 데 에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대상관계라는 용어가 학문적으로 가장 처음 언급 된 곳이 Freud(1917)의 우울증과 관련된 논문이었다. 이는 대상관계와 우울감이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는 점을 시사 한다고 할 수 있으며, 따라서 우울감을 역동적으로 이해하 기 위해서는 적어도 한번정도는 대상관계의 시각을 면밀 하게 검토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였다.

둘째, 부부관계에 대한 국내 문헌연구들을 보면, 문화적 인 특성상 결혼을 한 후에도 부모가 정서적으로 많은 영향 을 미치므로, 이들을 연구할 때에는 부모와의 관계들을 같 이 고려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한다. 대상관계 이론은 어 머니와 아동의 관계(mother-child relationship)에서 오는 경험 을 토대로 하고 있다. 따라서 부부관계에 계속적으로 영향 을 미치는 우리의 가족적인 문화 특성상, 이러한 점들을 하나의 역동체계로 모두 포괄할 수 있는 대상관계 이론으 로 접근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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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론적 고찰

1. 우리나라의 결혼 갈등 양상

부모가 ‘숙명적으로 선택되는’ 대상이라고 한다면, 배우 자는 ‘스스로 선택하는’ 대상이라고 할 수 있다. 부모슬하 를 떠나 하나의 독립된 인격체로서 새로이 가정을 꾸미게 될 배우자를 선택하는 일은 일생에 가장 중요한 선택 가운 데 하나라고 할 수 있다. 배우자를 선택하고 결혼에 이르 기까지는 누구도 앞날의 행복을 의심치 않지만, 그 신의를 끝까지 지키지 못하는 부부 또한 드물지 않다.

Bowen(1978)의 자아분화 이론에 의하면, 배우자를 선택 하는 표면적인 이유들은 모두 다르지만 공교롭게도 자아 분화 수준이 비슷한 사람을 배우자로 선택하는 경향이 있 다고 하였다. Bowen(1978)과 Mee-Gaek(1991)은 결혼 안정성 이나 결혼 만족도에 영향을 주는 가장 중요한 요인 중의 하나로 부부간의 정서 혹은 애정관계를 들고 있으며, 또한 이것은 부부의 자아분화 수준과도 직접 관련이 있다고 하 였다. 즉 부부의 자아 분화 수준이 높을수록 배우자와의 관계에서 적절한 친밀감을 누리며, 안정된 결혼생활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자아 분화수준이 낮을수록 부부는 정서적으로 더욱 밀착되고 융합(fusion) 경향성을 띄게 되는 데, 처음에는 이것이 부부에게 안정감을 가져다주지만 시 간이 지날수록 융합의 결과로 오는 불안 때문에 지나치게 서로에게 의존하고 많은 요구를 하게 되면서 앙금이 깊어 져 결국 갈등상황으로 치닫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하였다.

대상관계 이론을 부부치료에 접목시켰던 Dicks(1967)와 이를 정교화 한 Scharff et al.(1991)는 부부관계는 결국 어린 시절 부모와의 관계(경험)에서 파생되는 것이라고 보았으 며, 따라서 부부관계 양상은 배우자 각각의 대상관계의 질 (質)적 수준과 관련있다고 하였다. 부부간의 정서적인 관계 란 결국 투사적-내사적 동일시 과정이라고 말할 수 있고, 이는 어린시절 부모와의 관계 특히 어머니와의 관계에서 거부되고 억압되었던 부분들이, 결혼 후 배우자에게 상호 투사 및 내사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하나의 공통된 성향을 형성해 나간다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자신에게 억압되었 던 것들이 배우자에 의해 수용되어 성격의 통합을 이룰수 있기도 하지만, 원만한 타협점을 찾지 못할 때 갈등의 근 원이 되기도 한다.

한국 가정 법률 상담소(1996)는 상담을 받은 총 1,140명 의 여성 가운데 약 80%정도, 391명의 남성 가운데 약 55%

정도가 부부갈등과 이혼문제를 상담하였고, 젊은층에서 결혼갈등이나 이혼문제를 상담하는 경우가 더 많았다. 또 한 상담을 받기 위해서 오는 사람들 가운데 직장여성들 보 다 오히려 주부들이 결혼갈등을 더 많이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부부들의 결혼생활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무엇이며, 특히 결혼 갈등의 주요 근원은 무엇인가?

Jeon CY(1994)는 우리나라 부부들의 결혼 안정성과 자아 분화 수준간의 관계를 연구하였는데, 부부 모두 자아분화 수준이 높을 때 결혼 안정성도 높았다고 말했다. 따라서 어린시절 자라오는 과정에서 경험한 상호작용의 질(質)이, 훗날 결혼생활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시사 하면서, Bowen의 가족체계 이론이 우리나라 일반 부부집단 에도 적용될 수 있음을 시사하였다. 또한 You EW(1991)는 우리나라 부부와 이들 부모간의 애착관계를 연구하면서, 우리나라의 대가족 제도의 특성과 효사상은 결국 자녀가 결혼 후에 부모로 부터 독립해나가는 과정을 지연시키고 억제시키는 역할을 하게 된다고 하였다. 실제로 우리나라 에서는 자녀의 독립 연령이 서구에 비해 늦을 뿐 아니라, 결혼을 한 후에도 부모에게 계속 의존하는 경향이 많았다 고 말하고, 그 이유 중의 하나로 고부갈등의 주요 원인인 시어머니가 아들에 대해 정서적으로 지나치게 밀착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하였다. 또한 이러한 가족의 구조적 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결혼이 곧 독립이라는 등식은 이루어지지 않으며, 우리나라의 가족 특성상 부부의 결혼 생활 연구에는 부부뿐 아니라 이들이 자란 이전의 가족까 지도 포함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Song SJ(1991) 역시 우리나라에서의 결혼 갈등 연구는 부 부 문제에만 국한시키기 보다는 각 배우자들의 성장과정 과 이들의 역동을 연구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지적하 였다. 이 외에 Lee JW(1973), Choi GL(1987) 역시 결혼 만족 이나 갈등에 관한 연구에서, 가족 관계가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사실을 일관되게 제시하고 있고, 이의 대표 적인 문제가 ‘고부간의 갈등’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하였 다. 즉, 우리나라와 같이 가부장적인 제도가 발달한 부계사 회체제의 가족구조에서는 부부관계보다 부모-자녀관계가 우위였으며, 아들은 어머니에게 수단적, 정서적으로 중요 한 자원이 되어 모자관계가 강한 결속력을 갖게 된다고 하 였다. 아들이 결혼을 한 후에도 이러한 강한 유대관계가 지속되기를 고집할 때, 고부간의 갈등은 심화될 수밖에 없 으며 부부관계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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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부부관계에서 부모의 존재가 중요하다고 하는 것은 바로 대상관계의 중요성을 의미하며, 따라서 결혼 갈 등을 연구할 때는 좀 더 역동적인 시각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는 사실을 시사해 준다. 대상관계 이론은 정신역동이 론 가운데에서도 특히 어머니-유아의 관계(mother-infantile relationship)에 중점을 두는 이론이다. 때문에 우리나라처럼 부계 사회와 대가족 제도의 뿌리가 아직도 남아 있으면서, 특히 어머니와 아들의 관계, 고부간의 갈등 등이 두드러진 상황에서는 에는 결혼 갈등을 연구할 때 이 이론이 더욱 더 유용하다고 생각한다. 예로부터 우리나라는 ‘효사상’을 중요시 했고, 또 ‘고부간의 갈등’, 그리고 ‘화병’이 하나의 문화적인 독특성을 가지고 이어져 내려왔다. 대상관계의 역동적인 시각에서 볼 때 이들이 서로 무관하지 않고, 오 늘날의 결혼갈등이나 주부 우울증과도 그 맥을 같이하고 있는 것이라 여겨진다.

특히 이 세 가지 문화적인 특성들은 Fairbairn의 내부 대 상이론과 Klein의 투사적-내사적 동일시과정을 통한 삼각 관계의 모형으로 이해해 볼 수 있다. 그리고 여기에서 시 어머니의 아들에 대한 지나친 집착은 Klein의 Oedipus Complex 차원에서의 해결되지 못한 갈등으로 이해될 수 있 으며, 고부간의 갈등은 Fairbairn의 거부된 자아(rejecting object)의 투사과정으로, 그리고 화병은 이의 내사과정의 결 과로 나타나는 문화적인 대상관계구조 모형으로 이해해 볼 수 있다고 본다.

2. 주부 우울증과 결혼 갈등

우울증은 오늘날 임상에서 흔히 대하게 되는 증상군으 로서 여러 학자들(Klernian-Klerman, 1984)에 의하면 일반 인 구의 15∼30%가 생애 기간 중 우울을 경험한다고 하였으 며, 이들 가운데 10∼20%가 전문적인 치료를 받는다고 한 다(Lee BJ et al., 1982; Seok JH et al., 1983; Won GS et al., 1989). 우울증은 정신과 의사 뿐 아니라 내과 의사에 의해 서도 쉽게 진단되고 항우울제의 70%가 가정 의학의나 내 과 의사에 의해 처방되고 있고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을 (Hollister, 1978)정도로 친숙한 증상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울증에는 여러 가지 요인이 작용하기 때문에 우울증이란 용어에도 많은 의미가 내포되어 있으며(Seok JH, 1983), 각 이론가들마다 접근하는 양상이 다르다.

우울한 환자들에 대한 임상연구들을 보면, 우울한 사람 들이 자신의 어린 시절과 관련하여, 자신의 부모를 강하고 다가가기 어려운 사람으로 인식하고 있거나, 지나치게 간

섭적(intrusive)이어서, 자녀가 자율성이나 독립성을 획득할 때까지 참아주지를 못하는 경향이 있다고 보고하였다 (Blatt, 1979). 또한 이들은 어린 시절 자라오는 과정에서 예 의바르고 준수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압박감을 갖고 있 었으며, 부모가 만든 엄격한 기준에 맞추도록 강요받았다 는 느낌을 공통적으로 갖고 있었다고 한다. 이들 환자들은 자신의 어머니를 차갑고, 공격적이고, 상대방을 비난하는 성격이어서, 다가가기가 두려운 존재로 인식하고 있었으 며, 또한 야망수준이 높고, 때때로 아버지가 가족을 부양하 는 것에 실패한 것을 드러내놓고 비난하는 사람으로 묘사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아버지는 인자하고, 말이 없고, 나약한 모습을 보이며, 가족의 불행을 탓하는 어머니의 불 만(blaming)을 묵묵히 인정하는 모습으로 지각하고 있다고 하였다.

Raskin et al.(1971)은 우울한 환자들이 상대적으로 자신들 의 부모를 정상인보다 부정적으로 묘사하는 경향이 있다 고 하였다. 우울한 사람들은 어린시절 부모가 자신들에게 사랑이나 애정표현은 거의 하지 않으면서 매사에 간섭적 (involve)이고 독립을 성취하려는 자신들의 소망을 수용해 주지 못했다고 보고하고 있다. 또한 통제를 더 많이하는 경향이 있고, 통제시 부정적인 방법을 사용하는 경향이 있 었다고 보고하였다.

이처럼 성인들의 우울과 이들의 초기 어린시절 경험간 에는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Blatt은 우울증 을 대상관계 이론적인 시각에서 좀 더 체계적으로 접근하 려고 노력해왔다. 부모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에 더해서 대상상실과 관련하여 우울증에 취약하게 만드는 원인 중 의 하나가 대상 표상(object representation)의 손상(impairment) 에 있다고 하였으며, 또한 어느 수준에서 손상되었는가에 따라 우울감의 성격이 달라진다고 하였다. 그는 대상관계 의 손상 수준에 따라서 우울을 크게 두가지 즉, 의존적 우 울(anaclitic depression)과 내사적 우울(introjective depression)로 나누기도 하였다.

우울증의 범주는 실로 다양하다. DSM-IV에 나와 있는 우울증상을 보더라도 정신병적 우울증과 신경증적 우울 증, 단순성 대 양극성, 등 매우 다양함을 알 수 있다. 특히 주부 우울증의 진단기준은 더욱 모호해진다. 결혼한 사람 들 가운데 우울증상을 보이는 여성이라고 일단 범주화 시 켜놓기는 하지만, 우울증상이라는 의미를 규정하는 것 또 한 쉽지 않다. 주부 우울증은 일상적으로 메스컴에서 많이 보도되고 있지만, DSM-IV의 분류기준에 속해 있지 않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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뿐더러, 주부 우울증에 대한 정의를 규정해 놓은 연구 문 헌을 찾기가 쉽지 않다.

주부 우울증으로 내원한 환자를 인터뷰한 내용을 보면, 만사에 의욕이 없고, 우울감과 무력감에 시달리거나, 불면, 두통, 소화불량 및 위장장애, 등을 호소하고 있다. 처음부 터 정신과에 내원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는 하지만, 내과 나 가정의학과 등에서 의뢰된 환자들도 적지 않았다. 내과 나 가정의학과에서 의뢰된 환자들은 우울감과 아울러 신 체적인 문제들을 많이 호소하는 경향이 있었다.

그러므로 주부 우울증은 대체로 신경증적인 우울증에 해당되는 집단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특히 40, 50대 이 상인 경우에는 ‘화병’의 기제와 비슷한 증상들을 보이는 경향이 있다. 홧병은 순수히 우리나라의 민간에서만 통용 되는 하나의 질병 개념으로서(Min SG, 1986), 현재 미국 정 신의학회에 문화와 관련된 정신의학적 증후군(Culture-bound Psychiatric Syndrom)으로 정식 등록되어 있다(Lee SH, 1996).

그동안 정신과적인 환자들 가운데 자신의 병을 스스로 홧병이라고 호소하는 경우들이 많았고(Min SG, 1986), 따라 서 홧병과 관련한 연구를 체계적으로 연구하려는 노력들 이 있어왔다. Kim YS et al.(1978)은 농촌주민들의 정신질환 에 대한 태도, 지식 및 견해에 대한 조사 연구를 통해 홧병 은 전통적으로 정신병과는 구분되는 병이라는 점을 보고 하였고, 또 Lee DS(1985)은 홧병이란 마음에서 유래되고 발 달하며 또 마음으로 치유된다는 견해를 밝히기도 하였다.

Lee SH(1977)은 한국이 억압 문화권에 속하며, 따라서 화날 일을 화풀이 하지 못하여 온갖 속병을 일으켜서 홧병이 생 긴다고 보고 이 홧병이 우리 문화와 연관된 정신질환이라 고 보았다. 그는 대인관계에서 화가 날 충격적인 일이 있 은 후에 주로 홧병이 나타나며, 그 증상은 불안과 우울, 그 리고 여러 가지 신체증상으로 나타난다고 하였다. Lin(1983) 은 재미교포 환자의 3가지 사례를 통해 화병은 위장장애, 신체화 증상, 공황 발작, 우울이 특징적이라고 언급하였다.

그리고 이 두 연구들에서는 홧병의 역동적 원인이 ‘억압된 분노’라고 하였다.

Min SG(1986)은 홧병의 첫 번째, 원인적인 요인으로 가족 갈등 특히 부부갈등, 즉 남편의 과음, 도박, 외도 부부싸움, 그리고 무관심 등을 꼽고 있으며, 둘째로 가난, 생활고, 가 족과의 사별, 재산상의 손실 등으로 대별되는 상실감이라 고 하였다. Lee SH(1996)도 홧병의 첫 번째 요인으로서 남 편의 외도를 꼽고 있으며 그밖에 고부간의 갈등을 주요 요 인으로 들고 있다.

홧병의 정신과적 증후에 관한 고찰에서 Min SG(1986)은 신체화 장애, 우울증, 범불안 장애가 복합적으로 나타나며, 따라서 화병은 DSM-III의 어느 하나의 단일 진단명이라고 하기보다는 복합적으로 진단되는 하나의 증후군의 성격을 띄고 있다고 하였다. Lee SH(1977)은 홧병의 진단적 고찰에 서 우울증과 불안증 또는 이들의 혼합병이라고 보고하였 다. Lin(1983)은 우울증이 홧병의 발병과 증상형성에 주된 역할을 한다고 논의하였는데, 주요 우울증으로 고통받고 있는 사람들이 신체적 증상을 통하여 문화적으로 도식화 된 표현 양식이 홧병이라고 하였다. 이들 모두 홧병은 우 울증과 불안 그리고 신체화 증상이 복합되어 나타난 것이 라고 보고 있다. 그러므로 결혼 갈등이라는 스트레스는 여 러 가지 증상을 야기시킬 수 있지만 우리나라와 같은 문화 권에서는 우울로 나타날 가능성이 더 크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3. 대상관계 이론적 접근

대상관계 이론을 토대로 한 부부치료자들은 Fairbairn의 내부정신 구조 이론과 Klein의 투사적 내재화된 동일시 이 론을 토대로, 어린시절의 대상관계가 훗날 배우자를 선택 하는 과정에서 무의식적으로 영향을 미치며, 결혼생활에 서 어린시절의 부모와의 정서적인 관계를 반복하는 경향 이 있다고 한다(Dicks, 1967; Scharff et al., 1988 & 1991 & 1995).

Freud가 정신분석을 창시한 이래, 오늘날 그 이론적인 흐 름도 매우 정교해지고, 세분화 되었다. 이 가운데 영국의 Klein, Fairbairn, Winnicott 등을 중심으로 시작된 대상 관계 이론(object relation theory)은 어머니-유아(mother-infant rela- tionship)의 관계를 중요시 한다. 대상관계 이론이란 인간 유기체가 자신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서 외부 대상과 적극적인 관계를 추구한다는 데서부터 시작된다. 이는 또 한 유아가 출생 때부터 자발적이고 적극적으로 관계를 맺 을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태어났다는 사실을 전제로 하고 있다(Scharff, 1995). 이처럼, 대상관계 이론에서는 관계를 중 요시한다. 즉 유아의 욕구가 외부 대상과의 만남을 통해서 관계를 이루어 나간다는 것이다. 따라서 일반적으로 말할 때 대상관계에서 중요한 것은 외부대상 즉 어머니의 양육 태도와 유아 자신의 타고난 성향이 결합하여 관계의 특징 을 규정하게 되는 것이며 이것은 후에 성격의 틀을 이루게 된다.

그렇다면 이러한 인간 유아는 자라면서 어떻게 대상관 계를 이루어나가고, 성장한 후 이것이 배우자 선택이나 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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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관계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가에 대해서 고찰해 보기 로 한다.

1) 대상관계의 이론적 시각에서 본 결혼 관계 및 갈등 기제: Fairbairn(1952, 1963)은 Balint나 Winnicott와는 달리 Freud이론에 반기를 들고, 철학도 출신다운 정교함으로 성 격구조에 대한 새로운 이론구조을 정립한 사람이다(Scharff, 1987). 그는 인간의 일차적인 욕구는 Freud가 주장한 본능 적인 만족이 아니라 사랑받고 인정받고자하는 욕구라고 하였으며, 또한 분열적(schizoid)인 상태란 유아가 사랑 받지 못했다는 결핍감에 의해서 야기되는 것이라고 하였다. 즉 유아를 “대상을 추구하는 존재”로 보았으며 따라서 애착이 나 양육 받고자하는 기본적인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하여 어머니와의 관계를 적극적으로 추진한다고 하였다.

그에 따르면, 출생시 유아의 정신(psyche)은 자아(ego)와 대상(object, 즉, 어머니에 대한 경험)이 미분화된 상태에 있 다고 한다. 이 대상은 '축복의 땅'인 자궁에서만큼 만족스 럽지 못하게 되는데, 이로 인한 고통을 방어하기 위하여 자아가 그 대상을 내사(introjection)하게 된다고 하였다. “내 사란 외부대상을 표상 하는 정신구조(mental structure)가 자신 의 정신 안에 자리잡게 되는 것을 말한다”(Fairbairn, 1954).

이 과정에서 유아는 내부 대상(internal object)을 분리하여, 대상 가운데 만족스러운 부분은 의식속에 남겨두고, 불만 족 스러운 부분을 무의식 영역으로 추방하여 버린다. 이때 전자를 이상적인 대상(ideal object)라 하고, 후자를 거부된 대상(rejected object)라고 하였다. 여기에서 거부된 대상 (rejected object)는 다시 두 부분으로 나누어지는데, 즉 거부 하는 대상(rejecting object)과 갈망하는 대상(exciting object)이 그것이다. 전자는 욕구를 부정하고 억압하는 대상이고 후 자는 이러한 억압에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뚫고 나오려고 애를 쓰는 대상이다. 그리고 전자 즉, 거부하는 대상 (rejecting object)은 자신의 욕구를 억압하고 부정한다는 점 에서 반-리비도적인 자아(antilibidinal ego)라 부르고, 갈망하 는 대상(exciting object)은 억압되어있음에도 끊임없이 추구 한다는 점에서 리비도적인 자아(libidinal ego)라고 부른다.

한편 억압되지 않고 의식에 남아서 현실과 접촉하는 이상 적인 대상(ideal object)은 중심 자아(central ego)라고 부르며 가장 합리적인 자아의 영역이라고 할 수 있다(Fairbairn, 1952).

이러한 Fairbairn의 논리을 요약해보면, 첫째, 이상적인 대상은 중심 자아와 관련 있으며 의식적으로 현실과 접촉 하는 합리적인 자아 부분이다. 둘째, 거부하는 대상

(rejecting object)은 일단 거부되어진 대상을 억압하는 역할 을 하며 따라서 화, 분노의 감정을 가지고 있게되며, 무의 식적인 반리비도적인 자아와 관련이 있다. 셋째, 갈망하는 대상은 거부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갈망하는 성향 을 지닌 것으로 불안, 긴장, 초조 등의 감정과 관련있게 되 며, 무의식적인 리비도적인 대상과 관련이 있다.

중심 자아는 의식적인 것으로서, 현실과 접촉하고 대상 과의 새로운 경험을 통해서 차츰 통합을 해나간다. 이것은 다른 두 자아기제 즉 리비도적인 자아와, 반리비도적인 자 아를 억압하면서 자유를 누리게 된다. 한편 이들은 억압된 채로 잠자코 있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억압의 사슬을 끊 고 튀어나오려 하면서, 중심자아를 위협하게 된다. 자아의 무의식 층에서 반리비도적인 자아가 리비도적인 자아를 억압하고 있기 때문에 중심 자아는 사실 2차적인 억압자라 고 할 수 있다. 이것은 거부하는 대상에서 경험되는 분노 의 감정보다 대상을 갈망하는 욕구에서 경험되는 불안정 한 흥분상태가 훨씬 더 견디기 힘들기 때문에 일어나는 현 상이다. 거부하는 대상과 갈망하는 대상이 억압되어 있기 때문에 이들은 미래의 경험에 의해 수정되지 못하고 따라 서 리비도적인 자아와 반리비도적인 자아가 성숙하지 못 한 상태로 남아있게 된다(Scharff et al., 1987).

Fairbairn은 양육의 질(質)이 내부 대상의 특성과 분리 (split)의 정도를 결정하게 된다고 하였다. 유아가 원하는 것 을 어머니가 충분히 그리고 적절하게 반응을 해 줄 때 상 대적으로 억압되는 자아영역이 줄어든다는 것이다. 유아 의 성격은 실제 경험을 유아가 ‘어떻게 지각하는가’에 따 라서 형성된다. 즉, 객관적 사실로서의 실제 사건 그 자체 가 아니라 이에 대해 유아가 느끼는 주관적인 느낌-욕구 (need)나 좌절감(frustration)-이 유아의 인식세계를 채색하게 된다고 하였다. 그리고 더 중요한 것은 바로 이러한 외부 와의 관계를 통해서 느끼는 주관적인 경험들이 유아의 정 신구조(psychic structure)를 형성한다는 것이다(Fairbairn, 1952

& 1963). 즉, Bollas(1987)가 말한, “자아 구조(ego structure)는 관계의 흔적이다”와 같은 맥락이라고 수 있다(p. 50).

Fairbairn의 주요한 업적 중의 하나는 이들 모든 체계들과 의식적, 무의식적인 부분들이 내부에서 서로 끊임없이 상 호 작용한다는 사실을 밝힌 점이다. 이들 내부 대상관계 구조들이 적극적으로 억압하는 한편, 이와 똑같은 힘으로 의식 밖으로 뚫고 나오려는 용수철 같은 역동을 이루게 되 는 것이다.

Sutherland(1963)은 자신의 내부정신 구조 가운데, 의식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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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 1. Projective-introjective identifi-

cation in the couple's object relations.

인 부분은 열린 체제(open system)로서 융통성 있고, 변화가 능하고, 따라서 다른 사람들과 자유롭게 상호작용 할 수 있는 영역이지만, 무의식적인 부분은 닫혀진 체제(closed system) 속으로 분리되어 들어가서 억압되기 때문에 원만하 게 상호작용하기가 어렵고, 따라서 정신적인 성장을 할 수 가 없다고 하였다.

그러나 Dicks(1967)는 바람직하고 건강한 결혼관계에서 는 이처럼 자신에게 억압되어있던 부분을 배우자를 통해 서 대리 만족하는 한편, 억압되어 있던 부분이 차츰 의식 위로 떠오르면서 이전에 분리(split), 억압되어 있던 자기 (self)의 부분들이 전체로 통합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게 된다고 하였다. 즉, 배우자와의 이러한 과정을 통해서, 잃 어버렸던 자기의 반쪽을 되찾게 되어 결국, 인격의 통합을 이루게 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성격을 그는 “결합된 성격 (joint personality)”라고 하였다.

한편 결혼생활이 원만하지 못하면, 갈망하는 자아가 억 압하는 자아에 의해 더욱 억압되고, 억압이 심해질수록 배 우자에게서 찾고자 했던 갈망하는 자아의 모습은 자신의 내부에서 진행되는 방식과 마찬가지로 배우자에게도 그 방식이 적용되어(투사) 억압하려는 양상으로 나타나고, 이 것이 결혼 갈등을 일으키게 된다고 하였다. 더욱이 투사가 배우자 자신의 내부 대상관계와 맞물려 엉키게 될 때 그 갈등은 증폭된다고 할 수 있다.

Scharff et al.(1991)는 Fairbairn의 내부대상 구조와 Klein의 투사적-내사적 동일시과정 토대로 하여 부부간의 관계를 대상관계 차원에서 설명하고 있다. 즉 어린 시절 어머니와 의 관계에서 형성된 내부대상 구조가 배우자와의 관계에 서 어떻게 어린 시절의 대상관계를 반복하게 되는지를 설 명하고자 하였다. 이와 관련된 도식을 다음 Fig. 1에 제시 하였다.

Scharff(1991)는 부부의 투사과정을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첫째, 한쪽 배우자의 투사과정이 시작된다. 한쪽 배

우자(예컨데, 남편)가 고통스럽고 불만족스러워서 억압하 고 무의식으로 추방시켜 버렸던 자아(self)의 일부분을 배우 자에게서 보게 된다. 즉 자신의 억압된 부분을 배우자에게 투사시킨다고 할 수 있다. 이렇게, 배우자를 통해서 보는 억압된 자신의 일부분은 실제 배우자가 갖고 있을 수도 있 고, 그렇지 않은 자신만의 환상일 수도 있다. 그러므로 자 기가 보는 배우자는, 배우자 실제의 모습이라기 보다는 자 신의 억압된 부분이 투사된 투사체라고 할 수 있다. 둘째 는 투사적 동일시(projective identification)가 이루어진다. 한 쪽 배우자(예컨대, 아내)는 상대편 배우자(예컨데, 남편)가 투사한 부분과 동일시하는 경향이 있다. 상대방이 투사하 는 감정을 마치 자기것인 것처럼 느끼게 되는 것이다. 세 번째 단계에서는 상호 투사적, 내사적 동일시 과정이 일어 난다. 한쪽 배우자(예컨데 남편)은 자신의 억압된 갈망을 상대방 배우자(예컨데, 아내)에게 투사하는 동시에, 배우자 (아내)로부터 투사를 받게 된다. 즉 부부는 서로 자신의 억 압된 갈망을 투사하는 한편, 마찬가지로 상대방의 억압된 투사를 받게 된다. 다시 말하면 부부는 서로 자신의 억압 된 갈망의 투사체이자, 상대방의 거울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이처럼 서로 투사하고 내사하는 과정을 통해서, 서 로의 무의식적인 대상관계를 수용하고 보완해 준다면 정 신적 성숙을 이룰 수 있지만, 반대로 자신이 어린 시절 억 압받았던 대로 상대방을 비난하거나 통제하려고 하게 되 면 더욱 더 갈등상황으로 치달을 수도 있게 된다.

한편, 부부는 서로가 원하던 여러 가지 심리적, 신체적 요건을 갖추고 있어서 선택하고 선택되었다 할지라도, 이 들은 역시 자신만이 가지고 있는 독특한 성격이 있기 마련 이다. 어린 시절과 관련된 원래의 대상과 새로운 대상인 배우자간에 존재하는 틈이 변화, 발전시킬 수 있는 여지가 될 수 있다. 바람직한 부부관계의 경우, 배우자의 투사를 일시적으로 동일시 해주는 한편 점차 이것을 수정하고, 그 리고 배우자에게 수정된 형태로 되돌려줌으로써 새로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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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그러나 Fairbairn과는 달리 발달과정에서 Freud가 강조했던 본능 적인(instinctual) 입장을 고수하였다. 또한 그녀는 Fairbairn과 자 신의 이론적인 차이를 설명하는 논문에서 Fairbairn이 바로 이러 한 부분을 간과함으로서 풍부한 이론적 가설들을 놓치고 있다 고 하였다.

2) Klein이 말한 이상화된 대상(ideal object)라는 용어는 Fairbairn의 이상적인 대상(ideal object)과는 다른 것이며, 오히려 리비도적 인 대상(libidinal object), 즉 갈망하는 자아(exciting ego)에 더 가 깝다고 할 수 있다. 그녀가 말하는 “이상적이다(ideal)”라는 용 어는 이상적으로 좋다(ideally obejct)는 것을 의미하며, “나쁘다 (bad)”라는 의미는 이상적으로 나쁘다는 것을 의미한다(Scharff, 1987). Klein은 이 단계에서 나타날 수 있는 방어기제의 하나로 서, 좋은 대상을 지나치게 과장함으로서, 나쁜 대상이 자아 속 에 들어올 여지를 막아버리는 역할을 한다고 하였다.

3) 그녀의 이론은 두려움(fear)과 불안(anxiety)의 이론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듯 싶다. 즉 불안(anxiety)과 그의 변천(vicissitude)이 그녀이론의 핵심이라 할 수 있다. 특히 유아는 죽음의 본능에 의해서 유발되는 공격적인 환타지를 외부에 투사하고, 이제는 오히려 그 외부대상이 자신을 공격한다고 여김으로서 박해적 인 불안(persecutory anxiety)을 갖게 된다고 하였다.

변화가 가능한 것이다(Bion, 1962). 그러고 나면 “내사적 동 일시(introjective identification)"를 통해서 배우자는 자신의 모 습을 수정하게 되고 수정된 모습에 점차 동일시해 간다.

반면, 한쪽 배우자(예컨데, 아내)가 상대방(예컨데, 남편)의 투사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요구들을 수용해주지 못할 때, 상대방 배우자(남편)의 어린시절 거부, 억압되었던 대상관 계는 성장할 수가 없다. 또한 이러한 상호 투사와 내사과 정은 결혼관계에서 정서적인 친밀도를 결정하며, 성관계 의 양상을 결정하는 척도가 되기도 한다(Schaff at al., 1991).

결혼 관계에서 어느 정도의 갈등은 있기 마련이다. 그러 나 결혼 갈등은 이러한 균형이 깨질 만큼 고통이 심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배우자의 투사를 수용할 수 없을 때, 그래 서 대상관계가 서로 수정되고 변화, 발전되지 못하고 서로 를 할퀴게 될 때 결혼 갈등이 생기게 된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앞의 Fairbairn의 이론에서도 언급하였지만 일단 억압 되고 좌절된 부분들은 동전의 양면과 같은 특성, 즉 거부 적인 동시에 갈망하는 성향을 가지고 있다. 결혼 전의 매 력이 결혼 후 갈등의 핵심으로 나타나게 되는 것은 바로 이러한 Fairbairn의 내부대상구조의 특성과 관련된다고 할 수 있다.

2) 우리나라의 전통적인 결혼 관계양상과 대상관계 이 론적 이해: 예로부터 우리나라는 가부장적인 부계사회로 서 효사상이 강조되어 왔고, 결혼을 한 후에도 부모를 모 시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였다. 이처럼 부부와 남편의 가 족 특히 부모가 한집에 기거하게 되면서 여러 가지 보이지 않는 갈등이 나타나게 되었는데, 특히 시어머니와 며느리 간의 보이지 않는 힘겨루기, 내지는 고부간의 갈등들을 일 반적인 현상으로 받아들여 왔다. 또한 여자들만이 갖게 되 는 화병이라는 기제 역시, 우리 문화권에서만 존재하는 독 특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현상들은 부부관계를 둘러싼 가족역동과 관련 있다고 생각되며, 이들을 대상관계의 시각에서 조명해보 고자 한다. 특히 효사상이나, 고부간의 갈등, 그리고 화병 기제와 관련된 주부 우울증 등은 하나의 대상관계의 역동 적인 고리로서 삼각관계의 틀을 이루고 있다고 생각되는 데, 앞에서 언급한 Scharff의 부부 대상관계를 확장시켜서, 각각의 정신내적 구조가 투사적 내사적 동일시과정을 통

해서 이들 부모들과 어떠한 역동을 갖게 되는지를 설명해 보고자 한다. 이를 위해서는 Klein의 이론을 먼저 설명할 필요가 있다.

Klein은 Freud의 성격구조 이론에 도전장을 낸 최초의 사 람으로서 그녀의 이론이 Fairbairn의 이론을 정립하는데 결 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그녀는 유아가, Freud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이전부터 대상관계를 맺을 수 있다고 생각하 였다.1) 즉 그녀의 이론적인 근간이 되고 있는 박해 불안 (persecutory anxiety)이 죽음의 본능으로부터 오는 것이라고 하였다. 그녀는 유아 초기 발달과정을 편집-분열 시기와 우울 시기로 나누었다.

생후 첫 반년(6개월)동안 유아는 분리, 투사, 내사라고 불 리는 일차적인 정신과정에 의한 경험들을 조직화 하는데, 이러한 정신과정은 우선 일차적인 본능(primary instinct)에 서 비롯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삶의 본능이 지배하는 상 황에서는, 유아는 편안함과 사랑을 경험하게 되고, 이때 유 아는 좋은 감정을 그 대상에 투사하게 되며, 이처럼 좋은 감정(good feeling)과 좋은 경험(good experience)이 “이상적인 대상(ideal object)”으로 다시 내사하게(reintroject)된다.2) 한편 유아는 죽음의 본능에 의해 유발되는 공격성과 불안감을 갖게 되고, 이를 감당하기가 어렵게 되면, 외부로 투사하게 되는데 이때 주요 대상은 어머니-특히 어머니의 가슴-이 된다. 그러고 나면 이제 유아는 자신이 투사한 외부 대상 (즉, 어머니의 가슴)이 나를 공격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 을 갖게 되는데, Klein은 이것을 박해 불안(persecutory anxiety)이라고 하였다.3)

이 시기에 나타나는 불안을 없애기 위해 자아(ego)가 사 용하는 최초의 방어기제는 분리기제(splitting)이다. 즉 자신 이 감당하기 힘든 부분을 좋은 부분과 일단 분리시키는 것 이다. 그 다음의 방어기제는 투사이다. 이렇게 감당하기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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든 부분을 외부로 내몰아 내버리는 것이다. Segal(1973)은 이처럼 공격적인 감정을 외부로 투사하는 것이 자기 안에 있는 파괴적이고 혼란스러운 공격성으로부터 좋은 감정을 보호하기 위해서라고 하였다. 여기에서 형성되는 또 다른 방어기제는 이상화(idealization)이다. 즉 좋은 대상을 과장시 킴으로서 나쁜 대상이 자아 속에 들어오는 것을 원천 봉쇄 하는 것이다(Klein, 1946). 이처럼 좋은 대상을 지나치게 과 장시킨다는 점에서 우리나라의 ‘효사상’의 정신 역동의 한 단면을 엿볼 수 있다고 본다. 또한 이러한 결과에 의해서 억압된 공격성은 잠재되어 있다가, Dicks나 Scharff가 말한 대로, 결혼생활에서 배우자와의 관계에서 투사될 수 있다 고 가정해보게 되는 것이다. 후기 논문에서 그녀는 이것을 다시, 어머니와의 좌절스러운 경험을 통해서도 과장된 이 상화가 생기게 된다고 하였고, Segal(1983)도 이시기에 나타 나는 일차적인 나르시즘이 삶의 본능이 아니라 죽음의 본 능과 관련되어 있다고 하였다(Ruszczynski, 1997). Klein은 이 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불안(anxiety)에 대해서 자아(ego)가 가장 최초로 방어하는 기제는 분리(splitting)입니다… 그리고 견딜 수 없는 부분을 밖으로 투사해 버리는데, 저의 견해로는 이처럼 위험스럽 고 나쁜 것을 제거하는 것만이 불안을 극복하는 방법이 아 니라, 좋은 대상을 내재화하는 것 역시 자아로 하여금 불 안을 방어하도록 하는데 사용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상화는 이러한 대상의 분리와 관계있습니 다. 왜냐하면 좋은 가슴(good breast)을 더욱 과장함으로서, 나쁜 가슴(persecuting breast)에 대한 두려움으로부터 보호를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이상화는 박해적인 두려 움의 결과(coronary of persecutory)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 리고 이들은 후기 자아발달 단계에서 억압과 같은 역할을 하게 됩니다(Klein의 논문, “Notes on some Schizoid Mechanisms”

중에서 발췌. 1946).

우리 문화에서의 효사상은 매우 중요하고 바람직한 미 풍양속이나 이것이 왜곡되었을 때, 부모에 대한, 특히 어머 니에 대한 내재된 공격성을 원천봉쇄한다는 점에서, 억압 이나 분리라는 방어기제의 역할을 할 수가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렇게 억압된 공격성이 결혼생활에서 부부간의 투사적-내사적 동일시 과정을 통해서 결혼 갈등 및 고부간 의 갈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가정해보는 것이다.

한편, 유아의 인지기능이 발달하게 되면서 Klein(1946)은 어머니를 전체(whole body)로서 지각하게 된다. Klein(1946) 은 이시기야말로 유아의 초기 발달에 중추적인 역할을 한

다고 하였다. 내가 나쁘다고 여기고 공격한 것이 결국은 사랑하는 대상을 공격한 셈이 되어버리는, 이 상황에서 나 타나는 것이 죄책감이다. 그리고 이제는 내가 이상화하고 좋아했던 그 대상이 더 이상 전지전능하고 온전한 대상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는데서 오는 상실감, 이것이 Klein이 말하는 우울감이다. 그리고 그녀는 여기에서 나타 나는 불안을 우울 불안(depressive anxiety)이라고 하였다.

그녀는 말하기를, 유아가 이러한 현실을 자각하게 되면 서 덧없는 상실감에 빠지게 되지만, 다른 한편으로 유아는 긍정적으로 삶을 추구하려는 성향이 있기 때문에 차츰 그 대상을 수용할 줄 알게 되고 수정(reparation)하는 법을 배우 게 된다고 하였다. 그리고 이러한 대상을 점차 외부로 확 대해 가게 되는데, 그 첫 번째 대상이 아버지가 된다. 여기 에서 오이디푸스 컴플렉스가 나타나게 되는데, 이에 대한 설명을 하기 위해서는 이 두 시기들(positions)의 감정의 역 동에 대해 좀 더 살펴볼 필요가 있다.

Klein(1952)은 후기 논문에서 질시(envy), 탐욕(greedy), 질 투(jealousy) 그리고 감사(gratitude)라는 개념을 내놓았다. 그 리고 유아의 초기단계 즉, 편집-분열 시기(paranoid-schizoid position)에 나타나는 감정에 질시(envy)라는 이름을 붙였다.

질시(envy)란 유아가 첫 번째 대상, 즉 어머니의 가슴으로 향하는 감정으로서 만족과 사랑을 주는 대상을 소유하고 싶고, 이것이 좌절되었을 때 불만과 증오심이 생기고, 그래 서 그 대상을 물어뜯고 싶고, 파괴하고 싶은, 그런 감정이 라고 하였다. 따라서 질시의 궁극적인 특성은 일차적인 좋 은 대상을 망치고 싶은, 구강-가학적인 공격성(oral-sadistic aggression)이라고 하였다. 질시가 두 사람 사이에서 일어나 는 관계라면, 질투(jealousy)는 세 사람 사이에서 일어나는 관계이다(Klein, 1952). 그리고 이것은 우울기(depressive posi- tion)에 나타날 수 있는 감정이다. 그녀에 따르면, 이 시기 에 오이디푸스 컴플렉스가 시작되고, 그러면서, 유아의 리 비도 역동에 근본적인 변화가 생기게 된다고 하였다. 어머 니의 이미지가 하나로 통합되고, 그 과정에서 겪게되는 우 울감을 극복하기 위해 다른 대상을 찾게 되는데, 그 대상 이 바로 아버지가 된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그녀는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어머니와의 관계에서 욕구 좌절되었던 경험, 즉 좌절로 인해 더욱 강렬해진 구강적 욕구(oral need)들이 아버지로 향하게 됩니다. 즉, 어머니의 가슴(breast)에서 아버지의 페 니스(penis)로 전이되는 것입니다. 이러한 아버지의 페니스 에 대한 욕구가 어머니에 대한 질투(jealousy)를 일으키게 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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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 2. Projective-introjective identifi-

cation among the mother and her son's couple.

는데, 왜냐하면 유아가 소망하는 아버지의 페니스조차도 어머니가 소유하고 있다고 느끼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감 정들이 Oedipus Complex속에 내재되어 있습니다… 즉, 저의 임상경험으로 미루어 볼 때, 유아가 부모에 대해서 갖는 감정은 이렇습니다. 자신이 빼앗긴 소망하는 대상들, 즉 어 머니의 가슴, 아버지의 페니스를 부모들은 끊임없이 즐기 고 있다는 것입니다. 유아의 강렬한 정서나 탐욕은 바로 이러한 것들과 관련이 있습니다(Klein의 1952년 논문, “Some Theoretical Conclusions Regarding the Emotional Life of the Infantile”에서).

유아 내부에 따로따로 분리되어 있던 어머니의 모습이 하나로 통합되면서 우울감, 죄책감이 나타나는데, 질투란 이를 극복해 가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감정으로서 아버지 와의 삼각관계를 이루게 된다. 즉 어머니의 가슴으로 향해 있던 리비도를 극복하기 위해서 어버지의 페니스로 향하 게 되었는데, 이 조차도 어머니에게 속해있고, 더욱이 이들 이 성적으로 결합 되어있다는 사실이 유아로 하여금 질투 의 감정을 일으키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Klein(1952)은 이 러한 유아의 오이디푸스 과정이 비극적인 면만 있는 것은 아니라고 하였다. 유아가 이처럼 어머니에게만 향했던 리 비도를 아버지에게 향하게 되는 과정들, 이러한 정서의 분

배과정이 우울감을 감소시켜주고, 우울 불안(depressive anxiety) 을 극복할 수 있게 할 뿐 아니라, 대상관계를 자극하게 된 다고 하였다. 또한 그녀는 유아가 이러한 어려움을 극복해 가는 긍정적인 힘으로서 감사(gratitude)라는 개념을 도입하 여 삶의 긍정적인 면들을 강조하고자 하였다.

여기에서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 유아의 우울감과 우울 불안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아버지의 역할을 강조하였다는 점이다. 그녀 자신은 더 많은 언급은 없었지만, 후에 대상 관계 이론에서 아버지의 역할의 중요성이 강조되어 왔다.

Scharff(1987)는 가족 역동에서 아버지의 역할(father’s con- textual role)에 대해서 언급하였는데, 유아가 6, 7개월이 되 면 아버지가 자녀의 양육에 적극적으로 개입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였다. 왜냐하면 유아의 입장에서는 대상관 계를 확장시키면서 분리-개별화(Mahler, 1976)를 촉진시켜 주는 한편, 어머니의 입장에서는 그 동안 몰입했던 유야 양육 역할을 경감하게 되고, 또 아버지의 입장에서는 그동 안 소원했던 성관계를 다시 회복하면서, 아이의 어머니에 서 다시 자신의 아내로서 재결합 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기 때문이다.

대체로 우리의 문화권에서는 이러한 아버지의 역할이 거의 없어왔다. 오히려 아버지는 자녀의 양육에 관여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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않는 것이 미덕으로 여겨져 왔다. 따라서 상대적으로 어머 니-유아의 공생(symbiosis)기간이 길어지고, 이것이 자녀의 정신적인 독립을 지연시키는 면도 있었을 것 같다. 뿐만 아니라 부부간에 감정 표현하는 것을 수치스러운 일로 여 기고, 같은 집안에서도 사랑채, 안채라 불리우는 다른 영역 에서 기거하였던 전통풍습을 생각해 볼 때, 아내의 리비도 는 자연히 자녀, 특히 아들에게 향했을 가능성이 매우 높 다. 이것이 자녀의 결혼 후 고부갈등 이라는 모호한 역동 을 일으키는 요소 중의 하나가 되지 않는가 생각된다.

이러한 고부간의 갈등은 윤리적인 규정상, 일방적으로 며느리가 참고 감내해야하는 관계가 되며, 뿐만 아니라, 아 내로서 남편의 어린 시절 대상관계와 관련하여 거부되고 억압되었던 요소들을 투사 받게 되고, 여기에 또한 자신의 어린 시절에 억압된 대상관계 요소들과 관련하여, 문화적 우울기제, 즉 화병이 형성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해 보았다.

이에 대한 삼각관계 구도를 다음 Fig. 2에 제시하였다.

투사적-내사적 과정을 통해서 부부가 감정을 공유한다 고 가정한다면 이들 문화적인 개념들이 서로 동전의 양면 처럼 생각될 수 있다. 남편의 대상관계와 관련하여 좌절된 공격성이 아내에게 향함으로서 부부 갈등을 일으킬 수 있 고, 여기에 아내 자신의 대상관계와 맞물리게 되면서 우울 의 경과를 밟게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또 고부간의 갈등이 란 남편의 억압된 대상관계를 아내가 대신함으로서 나타 나는 결과일 수도 있고, 부모의 입장에서는 억압된 대상을 분리(split)시켜서 공격성을 자녀의 배우자에게 투사한 결과 일 수도 있다고 본다.

부부관계에서 투사된 갈망하는 혹은, 거부하는 대상 영 역들을 서로 원만하게 이해하고 수용하지 못할 때 갈등이 생기게 되고, 더욱이 이러한 갈등의 원인 제공자 일 수 있 는 부모가 끊임없이 영향을 미친다면, 결혼한 자녀 부부가 독립적이고 성숙한 관계를 수립하는데 더욱 어려움을 겪 게 될 것이다. 최근에 급격히 늘어나고 있는 이혼율은 이 처럼 문화적으로 오래된 갈등의 역동들이 더 이상 참기를 거부하는 부부들에 의해서 표면화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Winnicott(1945, 1947)는 어머니는 유아로 하여금 ‘보복에 대한 두려움이 없이 공격할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즉 유아 내부에 있는 공격성을 어머니에게 자 연스럽게 표출할 수 있어야 하고, 어머니는 이를 충분히 수용해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죽음의 본능에 의한 것이든, 욕구 좌절에 의한 것이든, 인간 모두에게 자연스럽게 나타

나기 마련인 공격성을 우리는 문화적으로 원천봉쇄 되었 는지도 모른다.

한편, 이러한 갈등은 정신적인 성숙, 즉 Mahler(1967)가 말하는 대상관계의 발달의 수준이나 발달의 질(質)과 관련 되어 있다고 본다. 즉, 발달과정에서 어머니가 유아의 욕구 를 민감하게 알아차리고, 이를 충분히 수용해 줄 때, 정신 적으로 부화(hatching)하게 되고, 공생관계에서 벗어나 적절 한 분리-개별화(separation -individuation)가 이루어지게 된다 고 보는 것이다. 이처럼 정신적으로 충분히 성숙된 상태에 서는 부모나 배우자가 적절히 분리되고, 진정한 의미의 효 의 개념이 성립되며 원만한 부부관계가 이루어질 것이다.

반면 부모와 자녀가 지나치게 밀착되어 있으면, 정신적으 로 성숙할 수가 없고 결혼을 한 후에도 부부간에 진정한 독립이 어려우며 서로에게 지나치게 요구적이 되거나 소 원해지면서 갈등을 일으키게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논 의

지금까지 결혼 갈등과 우울감이 대상관계 이론적 시각 에서 어떻게 이해될 수 있는지에 대해서 살펴보았다. 우울 증이란 Freud에 따르면, 대상의 상실의 결과 리비도가 자아 안으로 철수해 들어간 결과라고 하였고, Winnnicott는 이러 한 초기 어린 시절이 부모와의 관계, 즉 정신-신체적인 (Psychosomatic) 관계가 자아 발달의 중요한 요소라고 하였 다. 훗날 대상관계 이론을 부부, 가족 치료에 적용한 Dicks 는 초기 어린시절의 대상관계가 배우자의 선택과 부부관 계 양상에 무의식적으로 영향을 미친다고 하였다. 본 연구 는 결혼 갈등에서 나타나는 양상들을 이러한 대상관계 이 론적 맥락에서 고찰해보고자 하였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기혼 여성에게 있어서 주부 우울 증이라는 형태로 나타나고 있으며, 이것은 화병이라는 형 태로 오랫동안 우리 전통 문화 속에서 자리 잡아 왔다. 본 연구에서는 이러한 측면을 대상관계 정신분석 이론이라는 좀 더 역동적이고 심도 있는 시각에서 들여다보고자 하였 다. 특히, Fairbairn의 자아 이론을 토대로 한 Scharff et al.(1991)의 부부 갈등 모델을 토대로 이것이 우리의 가족 구조 속에서 어떻게 이해될 수 있는지에 대해 설명해 보고 자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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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문초록 =

결혼 갈등과 우울감 간에 상관관계가 높다는 연구들이 많이 보고되고 있다. 본 연구에서는 한국 기혼 여성들이 나타 내는 우울감의 한 원인으로서 결혼 갈등과의 관련성을 보고자 하였으며, 이러한 갈등을 일으키게 되는 근본적인 이유를 대상관계 이론적 맥락에서 설명하고자 하였다. 대상관계 이론이란 어린 시절 어머니-유아의 관계에서 형성 된 정신구조가 성인이 된 후에도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다. 따라서 본 논문에서는 부부간의 갈등과 좌절, 그로 인한 우울감들이 자신의 정신 내적인 갈등과정의 하나인 대상관계와 관련이 있다는 점을 밝히고자 하였다. 특히 이러한 부부 대상관계의 질적 수준들이 우리문화권에서는 어떠한 양상으로 나타나는지 를 이해해 보고자 하였다. 본 연구에서 한국 가정에서 겪는 결혼생활 스트레스와 이로 인한 우울감을 대상관계 이론 적인 시각에서 보고자 하는데 에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대상관계라는 용어가 학문적으로 가장 처음 언급된 곳이 Freud(1917)의 우울증과 관련된 논문이었으며, 따라서 우울감을 역동적으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대상관계의 시 각을 면밀하게 검토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였다. 둘째, 부부관계에 대한 국내 문헌연구들을 보면, 문화적인 특성상 결혼을 한 후에도 부모가 정서적으로 많은 영향을 미치므로, 이들을 연구할 때에는 부모와의 관계들을 같이 고려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한다. 따라서 부부관계에 계속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우리의 가족적인 문화 특성상, 이 러한 점들을 하나의 역동체계로 모두 포괄할 수 있는 대상관계 이론으로 접근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보았다.

중심단어: 결혼 갈등, 우울증, 대상 관계, 분리-개별화

수치

Fig.  1.  Projective-introjective  identifi- identifi-cation  in  the  couple's  object  relations.
Fig.  2.  Projective-introjective  identifi- identifi-cation  among  the  mother  and  her  son's  couple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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