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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빈곤대책 만큼 기초과학
투자도 중요하죠”
조선일보2013년 04월 26(금)
롤프-디이터 호이어 유럽입자물리연구소 사무총장 訪韓
"기초과학은 새로운 세계로 이끄는 문이며, 기초과학 투자는 미래를 위해 씨를 뿌리는 일입니다."
롤프-디이터 호이어(Heuer·65) 유럽입자물리연구소(CERN) 사무총장은 24일 "당장 가난하고 병든 자를 정부가 돌봐야 하지만, 그렇다고 기초과학에 투자하지 않으면 현재의 난제가 개선될 수 없다"고 말했다.
호이어 사무총장은 대전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한국물리학회 봄 학술대회에 기조 강연을 위해 방한했다.
CERN은 유럽 20개국이 공동 운영하는 국제과학기구로 14년간 10조원을 투자해 지난해 '신의 입자'로 알려진 힉스(Higgs) 입자를 발견했다. 당시 힉스 발견을 발표한 사람도 호이어 사무총장이다. 독일 출신인 호이어 사무총장은 하이델베르크대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1984년 CERN에 합류해 2009년부터 사무총장을 맡아왔다.
"180여년 전 발전기의 원리가 된 전자기유도 현상을 발견한 영국의 패러데이가 연구비를 요청하자, 당시 재무부 장관이 '이게 어디에 쓰이느냐'고 물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전기 없는 세상을 상상도 못할 정도죠. 우리의 힉스 입자 발견, 암흑물질 연구 같은 우주 생성에 대한 연구 역시 비단 과학계의 궁금증을 풀어 줄 뿐 아니라 문명을 바꿔 줄 새로운 단서를 찾아낼 것입니다."
사실 인터넷도 CERN 연구진들이 방대한 데이터의 자료를 공유하려고 컴퓨터를 연결하면서 시작됐다. 호이어 사무총장은 "CERN은 인류가 경험하지 못한 실험 시설을 운영하고 데이터를 처리하다 보니 늘 세계 최고의 첨단 기술을 다룬다"며 "한국 과학계뿐만 아니라 기업도 적극적으로 CERN에 뛰어들기를 권한다"고 말했다. 이기명 고등과학원 교수는 "CERN은 초당 CD 80만장 분량의 데이터를 처리하기 위해 인텔의 CPU 같은 상용 제품을 사용하지 않고 별도로 주문 제작한다"고 덧붙였다.
호이어 총장은 세계 최고의 과학기구를 이끄느라 1분1초가 아쉽지만 대중 강연이나 언론 인터뷰를 마다하는 법이 없다. "과학자는 적극적으로 시민, 정부 관계자 등을 만나서 과학을 알리고, 이해를 구해야 합니다. 연구비가 다 세금에서 나오지 않습니까. 젊은이들을 과학계로 많이 끌어들이는 일도 나 같은 과학자의 책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