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서론
1. 연구의 필요성 및 목적
‘인지(cognition)’는 정보를 획득하고 파지하고 활용하는 것으로
‘학습(learning)’ 역시 인지 과정을 동반한다는 점에서 교육 분야에서 매우 중요한 연구주제 중의 하나이다. 학습은 개인의 정신 기능과 사회문화적 세계의 상호작용의 결과로 획득되는 것으로, 이에 대해 Vygotsky(1978)는 사회적 상호작용과 문화적으로 결정된 도구와 상 징의 사용을 통하여 학습이 일어난다고 설명한다. 최근 인지에 대한 새로운 패러다임의 등장으로 신체를 통한 학습에 대한 논의가 주목받 고 있는데, 제스처1)는 신체 활동인 동시에 문화적으로 결정된 도구와 상징으로 작용하는 신체 언어라는 점에서 학습과 관련하여 흥미로운
* 교신저자 : 정대홍 ([email protected])
** 본 논문은 김지현의 2017년도 석사 학위논문에서 발췌 정리하였음 http://dx.doi.org/10.14697/jkase.2018.38.2.273
1) ‘제스처’를 번역하면 ‘몸짓’으로 표기할 수 있으나, 몸짓의 사전적 의미는 몸으로 하는 행동이나 행위이므로 본 연구에서 다루는 주된 몸짓의 범위인 손동작에 비해 의미의 범위가 포괄적이다. 또한 본 연구의 주제인 제스처는 행위 그 자체로 목적이 있다기보다는 특정 의미를 표상하는 경우가 일반적이 므로 본 연구에서는 원어 그대로 ‘제스처’로 표기하였다.
연구 대상이다.
최근 신경과학의 발달과 기존의 기능주의 패러다임이 가진 문제점 에 대한 대안으로 대두된, ‘체화된 인지(embodied cognition)’라고 불리는 인지심리학적 관점에서는 인지와 지각을 분리된 것으로 보았 던 고전적인 인지적 관점에서 벗어나 인간의 인지(cognition)가 지각 (perception)적 경험과 신체와의 상호작용에 바탕을 두고 있다고 본다 (Barsalou, 2008; Gibbs, 2005; Lakoff & Johnson, 1999; Smith &
Gasser, 2005; Wilson, 2002). 실제로 이력서 평가에서 무거운 클립보 드에 끼워진 이력서의 평가가 더 좋게 나오거나, 푹신한 소파에서 이루어진 가격협상이 보다 우호적으로 이루어지는 등의 체화된 인지 의 사례가 보고되기도 했다(Ackerman, Nocera & Bargh, 2010). 이 같은 관점에 따르면, 학습 상황에서도 신체나 환경의 일부를 활용할 때 인지 과제를 보다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의 연구를 살펴보면 체화된 인지의 관점을 도입하여 학습 환경을 어떻게 설계할 것인지, 이러한 설계가 학습에 대한 학습자의 흥미와 자신감을 어떻게 증가시켜줄 것인지, 또한 학습과 이해와 수행을 어 떻게 향상시킬 것인지와 관련한 결과들을 찾아볼 수 있다. Han과 Black(2011)은 기어(gear)에 관한 물리적 지식을 획득하는 데 있어서 햅틱(haptic) 장비를 이용하여 기어의 움직임과 힘의 크기를 느낄 수
과학담화에서 과학자와 중학생의 제스처 비교 -분자운동과 물질의 상태변화를 중심으로-
김지현
1, 조해리
2, 조영환
2, 정대홍
1,3*1서울대학교 과학교육과, 2서울대학교 교육학과, 3서울대학교 교육종합연구원
The Difference of Gestures between Scientists and Middle School Students in Scientific Discourse: Focus on Molecular Movement and the Change in State of Material
Ji Hyeon Kim
1, Hae Ree Cho
2, Young Hoan Cho
2, Dae Hong Jeong
1,3*1Seoul National University Department of Science Education, 2Seoul National University Department of Education,
3Seoul National University Center for Educational Research A R T I C L E I N F O A B S T R A C T
Article history:
Received 27 November 2017 Received in revised form 02 January 2018
18 April 2018 Accepted 27 April 2018
Gestures accompanied by scientific discourses play an important role in constructing mental models and making model-based inferences. According to embodied cognition literature, gestures can be a source of recognition of the mental models of students and help them in changing naive beliefs about science.
This study intends to compare the gestures of scientists with that of middle school students in explaining scientific phenomena and to explore the relationship between gestures and scientific discourse. In the study, 10 scientists and 10 middle school students participated in clinical interviews and the tests of knowledge and self-efficacy. Participants engaged in one-on-one clinical interviews with semi-structured questions about three tasks regarding the molecular movement and the state change of matter. Four researchers carried out open coding and applied a constant comparison method in order to analyze video-recorded gestures.
This study found four themes (feature of gesture, use of gesture, content of gesture, function of gesture) about the differences of gestures between scientists and middle school students. Scientists used more diverse and elaborate gestures systematically and frequently in the interview. Although students used gestures in their scientific talk and reasoning, the gestures of students were not well grounded on scientific knowledge and had different functions from those of scientists. The findings revealed that gestures can represent underlying cognition and strengthen scientific thinking. We should encourage students to use gestures as a tool to understand scientific concepts and make inferences.
Keywords:
gesture, scientist, middle school student, scientific dicourse, embodied cognition
Journal of the Korean Association for Science Education
Journal homepage: www.koreascience.org
있도록 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제안했으며, Smith 외(2014)는 키넥 트(kinect)를 활용하여 각도(angle)에 대한 개념을 신체로 표현하는 것이 학습에 효과적이라는 것을 검증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러한 연구들은 현재 주로 해외에서 시도되고 있으며, 국 내에서는 주로 수학교육 및 일부 물리교육 연구자들에 의해 제한적으 로 시도되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국내에서 진행된 체화된 인지와 관련한 기존의 연구는 주로 신체와 외부 환경을 학습을 매개하는 한 요인으로 보고 새로운 테크놀로지를 적용하여 그 효과를 연구하는 분야에 치중되어 있어, 신체운동 자체에 대한 연구는 상대적으로 부 족한 편이다. 교수-학습 상황에서 학생의 소통과 사고에서 중요한 역 할을 하는 상호작용적 신체 움직임인 제스처에 대한 연구 사례 또한 많지 않다.
제스처로 발현되는 신체언어는 소통과정에서 다양한 메시지를 보 다 구체적으로 전달할 뿐 아니라, 다양한 의사소통의 기능 외에도 인지적 기능(cognitive function)을 수행하는 중요한 수단이라는 측면 에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제스처가 타인과의 의사소통을 위해 사 용될 뿐 아니라 말하는 이의 내적 사고과정을 촉진시킨다는 견해도 있으며(Kang, Tversky & Black, 2012), Ryu와 Yu(2014)는 제스처가 학습자의 정보처리를 돕는 인지적 역할뿐만 아니라 교사와 학생의 상호작용을 촉진시키고, 학습자의 정의적인 측면에도 많은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주장하기도 하였다. 또한, Nathan(2015)은 제스처를 사 회적 상호작용 및 대인관계와 관련된 의사소통의 다양한 양상 중 일 부로 규정하고, 제스처가 아이디어를 연결하거나 표현하여 의사소통 에 도움을 주고 생각을 변화시키고 발전시키는 역할을 하여 결과적으 로 추론 또는 배움의 과정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는 피드백의 원천이 될 수 있음을 밝혔다. 최근 제스처의 활용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로 스마트 디바이스(smart device)의 제어에 손 제스처가 도입되 어 사용자의 인식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관심이 높아지면서 제스처 인터페이스와 학습 환경과 관련한 사례들이 보고되고 있다(black et al, 2012). 과학관 전시물에 관한 연구에서 제스처 기반 학습 경험은 그렇지 않은 학습에 비해 장기기억을 돕는다는 점에서 효과적일 수 있으며 체험을 통해 직관적인 이해가 어려운 개념의 학습을 돕는다는 의견이 제시되기도 했다(So, Lee & Oh, 2016).
일반적으로 교수와 학습의 결과는 말이나 글로 표현되어 왔고, 최근 ICT에 기반한 새로운 시각적 표상들 또한 제안되고 있으나, 제스처는 다중감각적(multimodal)인 경험을 제공할 수 있고 손쉽게 사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교수자와 학습자에게 유용한 학습도구로 활용될 수 있다. 특히, 과학 교과는 비가시적 주제를 다루는 경우가 많고, 온도와 에너지 같은 추상적인 개념이 많아, 시각적 표상인 동시에 다중감각적 (multimodal) 학습 경험을 제공하는 제스처가 더욱 학습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기존의 연구에서도 추상적인 과학 개념이 은유적 제스처를 통해 발현된다는 사례를 찾아볼 수 있으며(Roth & Welzel, 2001), 학생의 과학적 개념의 추론(reason about scientific concepts)과 소통(communication)에서 중요한 요소로 제스처를 해석하거나 (Dreyfus, Gupta & Redish, 2015), 수업에서 교사나 학생의 제스처가 과학 개념의 이해를 보조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었다(Roth, 2001).
따라서 본 연구는 과학적 담화 속에서 과학자와 중학생이 사용하는 제스처를 비교하여 이들 두 집단의 제스처의 특징을 알아보고자 한다. 제스처가 유의미한 학습도구라면 이를 활용하는 방식과 능력에 있어
서 두 집단 간에는 유의미한 차이가 있을 것으로 생각되며, 이를 통해 학생들의 개인적인 생각을 공인된 과학 지식으로 변화시키는 과정에 제스처가 어떻게 활용될 수 있는지에 대한 함의도 유추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전문가는 초보자와는 다른 방식으로 지식을 구조화하 므로(De Jong, Ferguson-Hessler & Calfee, 1986), 분자 운동과 물질의 상태 변화에 대한 과학 개념이 체계적으로 정립되어 있는 과학자와 아직 관련 개념을 학습하는 단계에 있는 중학생 간에 제스처에 있어 서 서로 상이한 특징이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과학자와 중학생의 제스처의 특징을 분석하여 내면에 근저한 과학적 사고와 지식의 차이 를 알아보고, 나아가 과학적 사고와 소통과 관련한 제스처의 기능에 대해 탐색하여 학습 상황에서 제스처가 어떤 도움이 될 수 있는지에 대한 시사점을 얻고자 한다.
Ⅱ. 이론적 배경
1. 체화된 인지(embodied cognition) 이론
체화된 인지는 철학, 인지과학, 심리학, 신경과학, 교육학 등 다양 한 학문 분야에서 연구가 진행되면서 학문 간 융합이 일어나고 있는 분야이다. 체화된 인지 이론은 ‘연장된 마음 가설(hypothesis of extended mind), 또는 연장된 인지 가설(hypothesis of extended cognition)’이라는 철학적 논의(Clark & Chalmers, 1998)를 바탕으로 전개되었으며, 근원적으로 데카르트의 심신이원론에 바탕을 둔 존재 론과 그에서 출발한 인식론에 대한 반론에서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 다. 데카르트는 기침과 같은 비자발적인 행동은 신체의 영역으로, 자 발적인 행위는 마음의 영역으로 분류하고 신체의 영역을 하등한 것으 로 분류하면서 마음, 정신의 영역에 있는 행동에만 의미를 부여하는 경향이 있었다. 반면, 메를로 퐁티로 대표되는 신체 전회(turn to the bodies)의 철학자들은 죽은 육체의 개념을 비판하면서, 육체의 힘을 등한시하면서 고안된 허구적인 정신의 범주도 함께 폐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Jang, 2006). 메를로 퐁티에 따르면 ‘지각’은 세계 내 존재 로서의 인간이 세계와 직접적이고 소박한 접촉을 갖는 관계를 지칭하 고, 그러한 지각은 육체와 정신, 인간과 세계 사이의 근원적 관계를 이미 그 속에 내재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Song, 2001).
체화된 인지 이론은 최근 신경과학 등의 분야에서 자기공명영상 등의 기술이 발달함에 따라 피험자가 스스로 기술하는 본인의 기분과 감정의 변화가 어느 정도 객관성을 확보하면서 더욱 설득력 있게 받 아들여지고 있다. 신경촬영의 결과들은 과제수행 과정에서도 관련 뇌의 지각 영역이 활성화되는 것을 보여주는데(Matin, 2007), 신경과 학 연구자들은 특정 신체 부위와 관련된 단어(예: 씹다)를 읽을 때 실제 그 행동을 할 때 활성화되는 뇌의 운동영역이 동일하게 활성화 되는 것을 발견하기도 하였다(Hauk, Johnsrude & Pulvermüller, 2004). 이러한 연구결과는 언어와 관련된 정신활동과 신체 움직임 간에 밀접한 관련성이 있다는 것을 의미하며, 이 같은 연구를 기반으 로 교육활동에서도 신체움직임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2. 제스처(gesture)
제스처는 비언어적 의사소통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제스처
로 발현되는 신체언어는 비언어적인 커뮤니케이션(communication) 에서 보다 다양한 메시지를 구체적으로 전달하는 수단으로 학문 분야 에 따라 그 정의와 범위에 다소 차이가 있다. 문화인류학에서는 구체 적 동작으로 발현되는 표현 뿐만 아니라 눈짓 및 공간을 다루는 것 등도 넓은 범주에서 제스처로 보고 대화하는 상황에서 눈과 시선, 개인의 영역과 사람 사이의 거리 또한 연구의 주요 요소로 다루는 반면(Korean Society for Cultural Anthropology, 1999), Gullburg(2006)는 제스처를 “현재 진행 중인 대화 또는 표현하려고 하는 노력이나 의도와 관련이 있는 상징적인 움직임”(p.106)이라고 정의하여 말이나 화자의 표현의도와 관련된 손이나 팔, 다리, 머리의 움직임 등을 제스처의 범주로 기술했다. 교육 분야에서는 주로 McNeill(1992)의 정의와 범주가 다수의 학자들에게 수용되어 연구에 활용되고 있는데, 그는 제스처를 “자아 조절자를 제외한 발화와 관련 된 손과 발의 움직임(speech-associated movements of the hand(s) and/or arm(s), except self-regulators)”(p. 44)으로 정의하여 제스처의 범위를 제한했고, 자아 조절자에 해당하는 습관적 동작은 제스처의 범주에 포함시키지 않았다. 본 연구에서는 McNeill(1992)의 정의에 따라 손과 팔 동작을 중심으로 과학적 언어로서의 제스처 사용을 분 석하고자 한다.
제스처의 기능에 대해서도 학자에 따라 분류하는 명칭이나 접근법 이 다른데, 큰 범주에서는 제스처의 목적에 따라 의사소통 기능 (communicative function)과 인지적 기능(cognitive function)으로 분 류하거나(Stam & McCafferty, 2008), 인식의 방향에 따라 내적 기능 (internal function)과 외적기능(external function)으로 나누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Church, Ayman-Nolley, & Mahootian, 2004). Golden–
Meadow(2010)는 제스처가 간접적으로 학습자의 의사소통에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직접적으로 인지적 상태에 영향을 주어 지식을 변화 시키는 기능을 수행한다고 주장했다. Dreyfus(2015)와 그의 동료학자 들은 제스처가 과학적 사고를 반영하는 증거로 에너지 개념에서 개념 혼성이 일어나는 원리를 제스처 분석을 통해 밝혔고, Nadan(2015)은 제스처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제한했을 때 학습이 원활하게 일어나지 않을 수 있음을 발견하였다.
3. 개념 은유 이론과 개념 혼성 이론(conceptual metaphor theory and conceptual blending theory)
가 . 개념 은유 이론(conceptual metaphor theory)
체화된 인지 이론은 인간 언어의 기초가 신체 활동에 있다는 점에 서 언어의 은유적 의미와 개념 융합관련 이론을 제시하는 인지 언어 학 분야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특히, 제스처는 언어 은유와 함께 동반 되어 나타나는 경우가 많으며 은유가 신체적인 특성을 가진다는 점이 개념 은유 이론의 증거가 되기도 한다. 인지적 은유 이론에서는 인간 의 개념 체계가 본질적으로 은유적이라고 설명한다. 개념 은유 이론 은 Lakoff와 Johnson(1980)에 의해 처음 제안되었으며 그 후 Lakoff 와 그의 동료 학자들에 의해 더욱 발전했다(Kim, 2014). 그들의 보고 에 따르면 은유의 본질은 한 개념을 다른 개념의 관점에서 이해하고 경험하는 것이므로 은유가 사실상 개념적이라고 본다. 즉, 은유가 단 지 언어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개념 체계에도 존재하며, 우리의
개념 체계 대부분이 사실상 은유적이며, 그러한 개념이 일상적인 활 동을 구조화한다는 것이다.
개념적 은유는 하나의 구체적인 표현 그 자체가 아니라 그 표현이 기초한 근원 영역(source domain, 인간이 일상적으로 자주 접하게 되는 경험적 개념)과 그 표현으로 표상하고자 하는 목표 영역(target domain, 물리적 경험이 어려운 추상적 개념) 각각을 구성하는 개념적 요소들, 그리고 그 요소들 사이에 형성되어 있는 추론 관계망 사이에 성립하는 대응 관계로 정의된다(Lakoff, 1987: as cited in Ju & Kwon, 2003). Lakoff와 Johnson(1980)은 은유의 유형을 구조적 은유, 방향적 은유, 존재론적 은유로 구분했다. 구조적 은유는 한 개념이 다른 개념 에 의해 선명하게 윤곽이 드러나 구조화되는 것으로 논쟁을 전쟁에 비유하여 공격과 방어하는 것으로 표현하는 것이 이에 해당된다. 방 향적 은유는 개념들이 공간적으로 서로 관련된 은유들이다. 존재론적 은유는 근원 영역에 물리적 실체가 있고 목표 영역에 추상적인 것을 가지는 것으로 추상적인 것을 구체적인 실체로 보는 것을 의미한다 (Kim, 2014). 또한, Johnson(1987)은 은유가 단순히 언어적이고 개념 적일 뿐만 아니라 본질적으로 신체적이라고 주장했으며, Lakoff(1987)도 같은 입장에서 은유적 사고가 경험에 기초한다는 신 체화 가설(embodiment hypothesis)을 제안했다. 이런 주장의 예로는
“수입이 매년 오른다"에서 드러나는 양과 수직성 간의 연관성, "더 가깝게 친해졌다"의 표현에서 볼 수 있는 친함과 가까움 간의 연관성 이 있다.
과학에서는 추상적인 과학 개념에서 다수의 존재론적 은유를 도입 하여 그 개념이 구성되고 설명된다고 보고 있다(Dreyfus, Gupta &
Redish, 2015). 예컨대, 물질 고유의 화학에너지는 물질로서의 은유와 수직적인 위치의 은유를 도입하여 설명된다. 이 설명에 따르면 에너 지의 보존이나 이동을 설명할 때 에너지는 물질의 은유로 이해할 수 있으며, 두 원자가 결합할 때 음의 에너지를 가지는 것은 에너지에 수직적인 위치에 해당하는 은유를 적용한 것으로 설명된다.
나. 개념 혼성 이론(conceptual blending theory)
Fauconnier와 Turner(1996)가 제안한 개념혼성이론은 개념 구조의 상이한 요소들이 개념 혼성으로 알려진 잠재의식의 과정을 통해 어떻 게 서로 융합되는지를 연구하며, 상이한 개념이 함께 활성화되어 특 정 조건 하에서 새로운 영역 간의 연관성이 생겨날 수 있다고 말한다.
따라서 이전에 별개의 은유적 개념 영역들의 새로운 혼성이 나타나고 이것이 복합 은유의 생성이다. 이를 바탕으로 Kim(2014)은 일상적인 사고와 언어에 편재한 혼성이 창의적 사고의 근원에 있다고 주장했다.
Dreyfus와 동료들(2015)은 제스처가 개념 혼성을 분석하는 데 유 용하다는 생각을 받아들여 물질로서의 에너지와 수직적 위치로서의 에너지의 개념 혼성 사례를 제스처 분석을 통해 확인했는데, 이 과정 의 인지 공간을 모형으로 도식화 하여 제안하기도 했다. 예를 들어 물질 내부에 저장된 에너지는 음의 에너지를 가지며 에너지의 출입에 따라 그 에너지의 양이 변화하는데, 이 과정에서 눈에 보이지 않는 에너지 개념을 이해하기 위해 이동가능한 물질의 개념과 수직적인 위치 개념을 도입하여 ‘물질이면서 수직적 위치로서의 에너지 (energy as substance and location)’ 개념을 새롭게 만들어낸다고 주장 하였다.
Ⅲ. 연구 방법 1. 연구 절차
본 연구는 과학적 언어, 특히 과학 개념 설명을 포함한 과학적 담화 에서 과학자와 중학생의 제스처를 비교하는 것에 목적을 둔 질적 연 구이다. 먼저, 체화된 인지 및 제스처 관련 이론을 탐색하고 문헌 및 선행연구를 고찰하였고, 연구참여자를 모집한 다음 실험실과 중학교 교실에서 일대일 면담을 실시하였다. 연구참여자에게 분자운동과 물 질의 상태 변화에 대한 면담과제(interview task)를 제공하고 이에 대 한 일대일 면담과정에서 나타나는 과학자와 중학생의 제스처를 탐구 하였다. 연구 참여자는 연구에 대한 안내 및 동의를 받은 후, 개념적 지식 검사 및 자기효능감 검사를 실시하고, 사전에 계획된 분자운동 과 상태변화와 관련된 3가지 인터뷰 과제를 수행하고, 각 과제를 수행 한 직후에 반구조화된 clinical interview2) 질문지에 기반한 면담에 참여하였다. 과학자와 중학생의 일대일 면담의 전 과정은 녹음, 녹화, 전사되었으며, 비디오 레코더의 경우 한 대는 연구 참여자의 손동작 을 자세히 분석하기 위하여 손 동작에 초점을 맞추어 녹화했으며,
2) ‘clinical interview’를 한국어로 번역하면 ‘임상면담’으로 제시할 수 있으나, 원어가 광범위한 의미를 담고 있는 반면 임상면담이라는 국어 단어는 주로 의학 관련 면담으로 그 의미가 제한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점을 감안하여 본 연구에서는 원어 그대로 clinical interview로 표기했다.
다른 한 대는 표정 등을 종합적으로 볼 수 있도록 연구 참여자의 전체 적인 활동 공간을 담을 수 있는 위치에 설치하여 녹화했다. 각각의 일대일 면담에서 과학담화의 길이는 연구참여자에 따라 차이가 있으 나 대략 25분 정도였고, 과학적 담화를 시작하기 전에 간단한 자기소 개 및 과학과 관련된 학습 경험과 흥미와 관련된 면담이 2분 동안 실시되었고, 과학적 담화가 끝난 뒤에는 개인의 제스처 사용 습관과 제스처에 대한 견해를 묻는 면담이 약 3분 동안 진행되었다. 또한 녹화 및 녹음 과정에는 두 명의 연구자가 참여하여 교대로 면담과 자료 수집에 참여하였다.
2. 연구 참여자
본 연구의 참여자는 10명의 과학자와 10명의 중학생이다. 제스처 는 사회 문화적인 영향을 반영하므로, 연구 참여자의 성별이 제스처 의 사용에 영향을 주는 요소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여 본 연구의 참여 자는 모두 여성으로 설정하였다. 또한, 각 조건 별로 질적으로 공통되 는 행동패턴을 찾아내기 위해서 각각 10명의 연구 참여자를 선정하여 연구의 타당성을 확보하고자 했다.
본 연구에 참여한 과학자는 모두 서울에 위치한 대학교의 화학 관련 전공 대학원의 연구실 또는 연구소의 연구원이다. 연구에 필요 한 과학자로서 전문성을 갖춘 연구 참여자를 선택하기 위해 연구
과학자 중학생
이름
(가명) 경력 및 연령
개념
지식 자아
효능감평균 평소 제스처 사용 빈도
이름
(가명) 학력
개념
지식 자아
효능감 평균
평소 제스처 사용 빈도 객관
식 주관
식 객관식 주관식
과학자A 물리화학연구실
석사과정, 20대 12 9
6.57
- 중학생A
중학교
1학년
11
76.14
많음과학자B
화학교육연구실 석사과정, 교직경력
있음, 30대
12 9
6.57
적음 중학생B
중학교
1학년
12
76.71
적음과학자C
화학생명공학 연구소 박사 후 과정 연구원,
40대
12 9
6
보통 중학생C
중학교
1학년
11
85.71
-과학자D 화학생명공학 연구소
박사급 연구원, 30대 12 9
6.14
적음 중학생D
중학교
1학년
11
75.71
보통과학자E 분석화학연구실
박사과정, 30대 12 9
5.86
적음 중학생E
중학교
1학년
11
56.86
적음과학자F 화학교육연구실
석사과정, 20대 12 9
5.71
많음 중학생F
중학교
1학년
10
45.86
보통과학자G 무기화학연구실
석사과정, 20대 12 9
6
많음 중학생G
중학교
1학년
9
66.86
적음과학자H
물리화학연구실 박사과정, 교직경력
있음, 30대
12 9
5.57
경우에 따라 증가(개념설
명상황)
중학생 H
중학교
1학년
9
76
보통과학자 I
분석화학연구실 석사과정, 교직경력
있음, 30대
12 9 6.14 많음 중학생
I
중학교
1학년
11
76.43
보통과학자 J
유기화학연구실 석사과정, 교직경력
있음, 30대
12 9 5.85 적음 중학생
J
중학교
1학년
11
76.43
보통*개념 지식: 객관식 12문항 문항당 1점, 주관식 3문항 문항당 3점 *자기효능감: 7문항, 7단계 리커트 척도 Table 1. Research participants
참여자를 추천받아 연구 참여자의 범위를 늘려가면서 10명을 선정 하였다. 10명의 과학자 중 1명은 박사 후 과정 연구원이었으며, 3명 은 박사과정, 6명은 석사과정 연구원이었다. 이중 4명은 중등학교에 서 교직 경험이 있었고, 연령은 20대에서 40대까지 다양했으며, 화 학 관련 전공 경력 또한 6년에서 25년으로 본 연구의 주제인 분자 운동과 상태 변화와 관련한 충분한 이해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판 단했다.
중학생은 서울 소재 중학교 1학년 학생으로 담당 과학교사의 안내 에 자발적으로 참여 의사를 밝힌 학생 중, 연구자로부터 연구에 대한 설명을 듣고 학부모와 함께 연구 참여에 동의한 학생을 선정했다.
그리고 희망자들 중에서 담당 과학교사의 추천을 받아서 자신의 생각 을 말로 표현하는 데 어려움이 없고 지적 수준이 보통 수준인 학생 10명을 최종적으로 연구 참여자로 선정하였다. 중학생 집단의 면담은 학교교육과정을 고려하여 ‘분자운동과 상태변화’ 단원의 수업을 마 친 뒤에 일정을 정하여 면담을 진행하였다.
연구 참여자에 대한 정보와 평소 제스처 사용 정도는 Table 1과 같다. 개념 검사는 중학교 1학년의 진단 평가 문제에 기초해서 작성했 으므로 과학자 집단의 결과는 객관식 12문항과 주관식 3문항 모두에 서 오답이 없었으며, 중학교 1학년 학생 10명의 객관식 점수도 비교적 높게 나타났다. 연구에 참여한 중학생의 자기효능감 또한 높았는데 이것을 볼 때 연구에 참여한 중학교 1학년 학생들의 과학에 대한 자신 감이 비교적 큰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제스처 사용에 대한 자기 평가는 일대일 면담 종료 이후 추가질문의 형식으로 진행되었으며, 평소 제스처의 사용 빈도와 주로 사용하는 상황 및 제스처의 유용성 에 대한 연구 참여자들의 개인적인 생각을 개방형 질문을 통해 알아 보았다. 그 결과는 초기 개방 코딩 단계에서 참고 자료로 활용했으며 Table 1에는 자기 평가 자료 중 제스처 사용 빈도에 대한 결과를 나타 내었다. 연구 참여자가 스스로 생각하는 평소 제스처 사용 빈도는 과학자 집단과 중학생 집단 모두 ‘적음’과 ‘보통’, ‘많음’에 해당하는 참여자가 고르게 포함되어 있었다.
3. 자료수집
가 . 개념적 지식과 자기효능감 검사지
본 연구는 과학자와 중학생의 제스처를 질적으로 비교 분석하는 연구이지만, 연구 참여자의 개념적 지식 수준과 자아 효능감을 진단 하여 제스처의 분석과정에서 참고 자료로 활용하고자 하였다.개념적 지식 검사지의 경우 물질의 상태변화와 분자운동에 관한 개념을 크게 입자(분자)의 운동성, 상태 간 차이, 그리고 상태 변화의 세 소주제 영역으로 구분하여 각 영역 당 주관식 1문항과 객관식 4문항을 포함 하여 5문항씩 총 15문항으로 구성했다. 검사 문항은 전국연합학력평 가와 교과학습 진단평가 문항 중 상태변화와 분자운동에 관련한 문항 을 수정하여 사용했다. 이 문항들을 분자운동과 상태 변화 개념의 학습 진행단계에 따라 나누어본 결과 1단계의 문항이 2개, 2단계의 문항이 9개, 3단계의 문항이 4문항이었다. 본 연구에 사용한 ‘분자운 동과 상태변화’ 단원의 학습 진행단계는 Lee(2014)가 제시한 단계를 참고하였다. 또한 중학교 교사 2명과 과학교육 전공 교수 1명에게 검사지의 안면타당도를 검토 받은 후에 본 연구에 사용했다. 그리고
과학에 관한 자기 효능감을 진단하기 위해 Pintrich 등(1993)이 개발 하고 Kim(2006a)이 번안하여 Kang(2015)이 검증한 MSLQ 문항 중에 서 자기효능감에 해당하는 8문항 중 과학자에게 적용하기 어려운
‘좋은 성적’에 관한 문항을 제외하고 7문항을 사용하였다. 이 연구에 사용된 자기효능감 검사 문항의 신뢰도는 매우 높게 나타났다 (Cronbach’s ɑ = .91).
나. 일대일 면담 과제 및 질문지
(1) 일대일 면담 과제
분자운동과 상태 변화에 대한 과학 담화에서 발현되는 제스처를 알아보기 위하여 물질의 상태 변화와 분자 운동에 대한 개념을 크게 입자(분자)의 운동성, 상태 간 차이, 그리고 상태 변화의 세 소주제 영역으로 구분하여 각각의 소주제 영역에서 일대일 면담을 위한 면담 과제를 도출하였다. 총 세 가지 과제 중에서 두 가지 과제는 동영상 자료 형태로 제작되어 연구 참여자에게 제시되었으며, 한 가지 과제 는 간단하게 수행해 볼 수 있는 활동으로 제시되었다. 면담과제는 연구 참여자가 모두 동일한 과학 현상을 경험한 후 이에 대해 기술할 수 있도록 계획한 것으로 열의 출입의 경우 영상 자료로 관찰하는 것 보다는 온도 변화를 실제로 체험하는 것이 상태 변화에 동반되는 열의 출입을 이해하기에 보다 용이하다고 생각되어 수행과제의 형태 로 제시하였다.
첫 번째 면담과제는 분자 운동에 관한 주제로 브라운 운동을 선정 하였다. 물이 반쯤 채워진 페트리 접시에 꽃가루를 떨어뜨리고 꽃가 루의 브라운 운동을 관찰한 뒤, 현미경으로 확대하여 관찰한 브라운 운동 영상을 제공하여 연구 참여자가 분자 운동을 확인할 수 있도록 구성되었다. 두 번째 면담과제에서는 상태변화를 통한 차이점을 알 아보기 위해 드라이아이스의 승화과정을 보여주었다. 면담과제는 저울 위에 빈 병을 올려 놓고 고체 드라이아이스를 넣어, 승화가 일 어나도록 한 후 시간에 따른 저울의 눈금과 드라이아이스가 든 병의 변화를 관찰할 수 있도록 구성되었다. 연구 참여자는 영상자료를 통 해 고체에서 기체로 상태변화가 일어나고 있음을 알 수 있고, 승화 현상이 일어나는 과정에서 질량이 보존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 다. 세 번째 면담과제는 상태 변화과정에서 동반되는 열의 출입에 대한 것으로, 연구 참여자의 손등에 물과 에탄올을 각각 한 방울씩 떨어뜨려 일정 시간 동안 관찰하도록 한 후 이와 관련된 질문을 하 였다.
(2) 반구조화된 clinical interview 질문지
일대일 면담을 위한 질문지는 반구조화된 형태로 기본적으로 POE 모형의 단계에 기초하여 우선 면담과제를 제시하기 전에 면담 과제의 상황이 어떻게 진행될지 예측하는 질문을 주고, 면담과제를 보거나 직접 수행해본 뒤, 관찰한 내용을 질문하고 이에 대해 설명 하는 방식으로 구성되었다. 예측(prediction), 관찰(observation), 설 명(explanation)의 세 단계로 진행된 면담에서 연구 참여자는 정지 화면 또는 실험도구를 보고 앞으로 일어날 상황을 예측하고, 면담과 제를 충분히 관찰한 다음 관찰 내용에 대해 대답하고, 관찰 내용을 토대로 다시 한 번 제시된 상황을 설명했다.
또한, 면담 시나리오에 따라 면담을 실시하되 연구 참여자가 제스
처를 사용하지 않을 경우에는 그 반응에 따라 특정 시점에서 제스처 로 관련 내용을 표현해보도록 요청하는 질문과 사고를 촉진하는 질문 도 면담과정에서 제시되었다. 이는 제스처를 분석하기 위함인 동시에 clinical interview의 원리를 적용한 것으로, Hungting(1997)은 clinical interview는 연구 방법(research tool)인 동시에 가르침의 수단 (teaching tool)이라고 주장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아직 과학 개념을 어렵게 느낄 수 있는 중학생들이 정답을 제시해야 된다는 부담을 가 질 수 있음을 고려하여 원활한 소통을 유도하고자 clinical interview의 원리를 도입하여 질문지를 구성하였다.
활동 예시
[예측] 정지화면(물이 반쯤 채워진 샬레)
샬레에 꽃가루를 떨어뜨리면 어떤 현상이 관찰될지 질문
샬레 안에 무엇이 있나요?
물을 구성하는 가장 작은 입자는 무엇인가요?
접시 안의 물 입자를 관찰한다면 지금 어떻게 하고 있을까요?
[제스처 사용이 없는 경우]
물 입자가 어떻게 하고 있는지 손으로 표현해 보겠어요?
[관찰] 동영상
1) 샬레에 꽃가루를 떨어뜨린다.
2) 꽃가루를 떨어뜨린 후 표면에서의 움직임을 보여준다.
➀ 확대(zoom-in) 영상
➁ 현미경 영상
3) 현미경으로 관찰한 꽃가루의 움직임을 보여준다.
영상에서 무엇을 보았나요?
처음에 예상했던 것과 차이점이 있나요?
영상에서 꽃가루가 어떻게 움직이나요?
꽃가루의 움직임을 좀 더 자세히 설명해보세요.
[설명] 영상 종료
꽃가루의 움직임을 입자의 운동과 관련지어 설명
꽃가루가 왜 그렇게 움직이는지(혹은 움직이지 않는지) 설명해 볼까요?
[면담이 원활하지 않은 경우]
물 입자가 움직이는 것일까요? 아니면 꽃가루가 움직이는 것일까요?
Table 2. Examples of semi-structured clinical interview questions
4. 자료 분석
제스처와 관련한 다수의 교육 연구에서는 McNeill(1992)의 분류 체계를 도입하여 구분 준거로 사용하고 있는데, 과학교육 분야의 연 구에서도 해외 사례를 살펴보면 이 분류 체계 중 4가지 범주를 구분 준거로 채택하여 연구한 사례가 많다. 이 4가지 범주는 형상적(iconic) 제스처, 은유적(metaphoric) 제스처, 반복(beat) 제스처, 지시적 (deictic) 제스처로 구분된다. 형상적 제스처는 발언의 의미론적 내용 과 밀접한 형식적 관계를 지니는 제스처로 시각적으로 닮은 모양을 구체적으로 나타낸다. 은유적 제스처는 구체적 대상이나 사건보다는 추상적인 생각을 그림으로 나타내듯이 보여주는 제스처이며, 반복 제스처는 말의 의미와 상관없이 박자를 치듯이 손을 앞뒤나 위아래로 짧고 빠르게 쳐서 말의 내용을 강조하는 동작이다. 그리고 지시적 제스처는 제스처 공간의 부분을 선택하여 지시하는 움직임으로 ‘구 체적인 사물’, ‘여기’, ‘나’, ‘이것’과 같은 개념을 가리키는 동작이다 (Roth, 2001).
본 연구에서도 McNeill(1992)의 4가지 범주를 사용하여 과학자와 중학생의 제스처를 구분하였으며, 분류 체계는 Table 3과 같다. 본 연구에서는 beat 제스처가 단순한 동작이 반복되는 것이라고 생각하
여, ‘내침’으로 번역하지 않고 ‘반복’ 제스처로 번역하였다.
제스처 종류 예시
형상적(iconic) 제스처
- 구체적인 존재(entities)나 사건(events)과 지각적인 관련을 갖는 움직임
- 구체적인(concrete) 시각적 이미지의 참조 생성 은유적(metaphoric)
제스처 - 추상적인(abstract) 시각적 이미지의 참조 생성
반복(beat) 제스처
- 담화 내용과 관련성이 아직 형성되지 않아 일시적인 구조(temporal structure)를 가지는 제스처
- 대화 전에 습관적으로 무의미하게 반복되는 제스처
- 화제 전환과 응답을 찾는데 도움이 되는 제스처(interactive gesture)
지시적(deictic) 제스처
- 구체적 지시(concrete pointing): 물체(object) - 추상적 지시(abstract pointing): 여기(here), 나(I),
이것(this) Table 3. Type of gesture
과학 교육 분야에서 과학자와 중학생의 제스처를 비교하는 연구는 참고할 수 있는 선행연구결과가 부족하므로 근거이론에 기초하여 자 료를 비교 분석하였으며, 자료 중 과학 담화가 아닌 면담 진행과정 중 발생하는 일상적인 대화와 소통을 위한 제스처는 분석 대상에서 제외하였다. 관찰, 비디오/오디오 촬영, 그리고 면담을 통해서 수집된 과학 담화에서 학습자가 사용하는 언어적 표현, 제스처의 사용을 근 거이론(grounded theory)에 기초하여 범주화하고, 지속적으로 반복 비교분석(constant comparative method)을 실시했다.
근거 이론에 따른 자료 분석 과정에서 연구자는 자료로부터 분석개 념을 만들고, 형성된 개념을 상호 관련시켜 하나의 핵심 범주를 만들 며, 하위 범주를 정리해 나가게 된다(Auerbach & Silverstein, 2003).
자료 분석은 개방코딩(open coding), 축코딩(axial coding), 선택코딩 (selective coding)의 세 단계로 진행했으며, 개방코딩을 통해 범주를 일반화하고, 축 코딩을 통해 개방코딩으로부터 도출된 범주들을 연결 했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선택코딩을 통해 핵심 범주와 다른 범주 들 간의 체계적인 통합과 정교화를 시도했다. 본 연구에서는 수집된 인터뷰 영상에 대해 연구자가 개방코딩을 한 후 지속적으로 다른 연 구자들과 반복 분석하여 타당성을 확보하고자 했으며, 연구 기간 동 안 4명의 연구자가 반복적 비교분석을 통해 연구 결과를 범주화하고 정교화하여 최종 연구결과를 산출하였다.
총 3회의 개방코딩 단계에서는 넓은 관점에서 자료를 보는 것에서 시작했으며, 각각의 상황에서 일정한 유형을 찾기 위해 일정한 틀 없이 두 명의 연구자가 독립적으로 영상을 분석한 후 그 결과를 논의 했다. 제스처의 단위는 McNeill(1992)의 제스처 구(gesture phrase) 요소에 따라 준비동작(preparation), 사전동작(pre-stroke hold), 핵심 동작(stroke), 사후동작(post-stroke hold), 철회(retraction)의 요소가 결합된 움직임을 하나의 제스처로 판단하여 분석했다. 두 명의 연구 자는 각각 자료를 반복해서 보면서 과학자와 중학생 집단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단어와 문장으로 각각 기술한 후 서로 기술한 자료를 바꾸 어 영상을 다시 보면서 다른 연구자가 기술한 단어와 문장의 타당성 을 검토했다. 다음 단계로 두 명의 연구자가 동시에 연구 참여자의 동영상 자료를 보면서 일대일 면담에서 사용된 제스처를 반복(beat)
제스처, 지시적(deictic) 제스처, 형상적(iconic) 제스처, 그리고 은유적 (metaphoric) 제스처로 구분해서 표시하고, 사용한 모든 제스처를 정 지화면의 형태로 전사 자료에 복사하여 붙여 넣는 방식으로 전사 자 료에 이미지 자료를 추가하였다. 이 전사 과정은 유의미한 범주를 도출하기 위한 기초 과정이므로 1차 코딩 단계에서 정확한 의미를 찾을 수 없었던 반복 제스처 등의 동작까지 전사 자료에 추가했다.
이후 일반화할 수 있는 범주를 도출하기 위하여 이미지 자료가 추가 된 전사 자료를 바탕으로 1차 코딩에서 분석된 특징을 검토하여 과학 담화가 아닌 일상적 대화에서 발생하는 제스처는 연구에서 제외 하였 으며, 대화가 없는 상태에서 발생하는 반복제스처 또한 분석에서 제 외하였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범주를 발견하고 발견한 범주의 속성과 차원을 이해하기 위해 1차 코딩 결과와 이미지자료가 추가된 전사 2차 코딩의 자료를 바탕으로 다시 한 번 전체 자료를 보면서 범주에 해당하는 근거를 재검토 하여 분류하였다.
다음으로 축코딩(axial coding) 단계에서 개방 코딩의 마지막 단 계에서 생성된 범주 간의 관련성과 관계를 파악하고, 범주와 하위 범주의 차원을 식별하기 위하여, 기존의 두 명의 연구자 외에 과학 교육 전문가 1명과 교육공학전문가 1명이 참여하여 4명의 연구자 가 공동으로 자료를 분석했다. 우선 축코딩의 첫 번째 단계에서는 개방 코딩에서 도출된 특징들을 포괄할 수 있는 큰 주제들을 찾는 것에서부터 시작했으며, 이 결과를 주제와 범주, 근거로 구분하여 정리하였다. 다음으로 결과와 중심현상, 인과적 조건을 개방코딩에 참여한 두 연구자가 주제별로 정리해보고 도표와 표로 이 결과들을 재배치해보았으며, 이 과정에서 제스처의 유의미한 차이점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는 범주가 있어 다시 개방코딩 단계로 돌아가 집단 간 차이점 보다 공통점에 주목해서 자료를 분석했다. 이 과정에서 과학자와 중학생 집단 간의 비교 외에 과학자와 중학생 집단 내에 서의 비교가 필요하다고 생각되어 이 관점에 초점을 두고 다시 자 료를 개방 코딩한 후 하위범주를 추가하여 주제와 범주의 관계를 파악하고자 하였다.
선택코딩(selective coding)단계에서는 핵심 범주를 도출하여 다른 범주에 체계적으로 연관시키기 위하여 축코딩 단계에서 제시된 주제 들을 서술적 문장으로 기술해 본 후 다른 주제의 하위 범주와 관련지 어 서술해 보았다. 선택코딩 초기 단계에서 도출된 핵심범주는 6개로 이에 따라 6개의 주제와 14개의 범주로 연구 결과를 정리하였으나 하위 범주들 간의 의미가 중복되는 부분이 있어 하위 범주의 관계와 차원을 재논의하고 그 근거를 기존의 연구들과 비교하는 과정을 거쳤 다. 이후 수정된 범주화를 바탕으로 면담자료를 다시 점검하였으며, 이후 교육공학전문가 1명이 추가로 참여하여 5명의 연구자가 3회에 걸쳐 도출된 범주의 타당성을 점검하여, 이를 바탕으로 연구결과를 최종적으로 4개의 주제와 10개의 범주로 정리하였다.
또한 연구의 타당성을 높이기 위하여 삼각검증법(triangulation)으 로 면담자료 외에 문헌자료와 개념검사 결과 및 개인적인 특성에 관 한 자료를 다시 종합적으로 반복분석하면서 논의하여 주제와 범주의 의미를 5차례 보완하였다. 이 과정에서 다양한 관점이나 개념을 적용 하여 해석하기 위하여 논의 과정에서 불일치가 있는 경우, 근거가 될 수 있는 다양한 분야의 선행연구를 찾아보면서 하나의 의견으로 수렴될 때까지 협의하여 용어와 표현을 수정했다.
Ⅳ. 연구 결과
지속적인 반복 비교 분석을 통해 최종적으로 도출한 주제는 총 4가지로 제스처의 특징, 내용, 사용, 기능이다. 각각의 주제를 그에 해당하는 범주와 함께 제시하면 Table 4와 같다.
주제(themes) 범주(categories) 제스처의 특징
(feature of gesture) : 정교하고 일관된 제스처
정교성(elaboration) 일관성(consistency) 제스처의 내용
(content of gesture) : 과학적 원리에 기반한
제스처
비유(metaphor)의 근거
시각화의 대상(object of visualization) 과학적 타당성(scientific validity) 및 발화와 제스처의 불일치(mismatch)
제스처의 사용 (use of gesture) : 자발적이고 빈번한
제스처 사용
빈도(frequency)
자발성(spontaneity)
제스처의 기능 (function of gesture) : 과학적 사고와 소통의 도구
추론(inference: simulation & prediction)과 회상(recall & retrospection)
소통을 위한 유사성(similarity)과 탐색을 위한 독창성(originality)
발화의 반복(repetition)과 보충(supplement) Table 4. Differences of gesture between scientists and middle school students
1. 제스처의 특징: 정교하고 일관된 제스처
과학자는 동일한 현상을 설명할 때 사용한 비슷한 유형의 제스처 도 중학생에 비해 정교하게 나타났으며 한 가지 개념에 대해서도 서로 다른 방식의 제스처를 사용하여 보다 정교하게 표현했다. 또한 몇 가지 제스처의 경우 일종의 기호 체계를 갖춘 것처럼 일관되게 제스처를 사용하였다. 제스처의 특징에 대한 구체적인 범주는 다음 과 같다.
가. 범주 1-1: 제스처의 정교성
과학자와 중학생은 시각적으로 드러나는 제스처 자체의 특징 면에 서 차이가 있었다. 예컨대, 물질의 상태에 따른 입자 간의 거리의 차이 와 그 변화 과정을 설명하는 과학담화에서 나타난 제스처가 중학생 집단에서는 간단하고 단순하게 나타난 반면, 과학자 집단에서는 보다 다양한 방식으로 정교하게 표현되었다. 과학자가 보다 더 정교하고 자세한 제스처를 사용한 결과를 통해 볼 때 물질의 상태에 따른 입자 간 거리의 차이에 대해 과학자 집단은 그 차이의 정도를 정확하게 알고 있는 반면, 중학생은 물질의 상태에 따른 입자 간의 거리에 차이 가 있음은 인식하고 있으나 정확한 차이의 정도와 변화 과정은 알지 못하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과학자 H의 사례에서 보면 중학생과 비슷한 내용의 과학 담화를 진행하면서 상태(고체, 기체)별 입자 간의 거리를 구체적이고 자세한 움직임으로 표현했는데 이 때 사용한 제스처는 Figure 1과 같다. 과학 자 H는 은유적 제스처를 사용하여 두 주먹을 드라이아이스 분자로
설정한 후 입자간 거리가 멀어지는 현상을 그 과정까지 천천히 자세 하게 손 움직임으로 묘사했다. 이 과정에서 하나의 제스처로 분석되 는 제스처 구(gesture phrase)의 길이가 상대적으로 길었으며, 준비동 작(preparation), 사전동작(pre-stroke hold), 핵심동작(stroke), 사후동 작(post-stroke hold), 철회(retraction)의 단계에 따라 한 제스처 구에 서도 동작의 변화가 있었다.
반면 위의 사례에서 중학생 E는 면담 과제 2에서 상태(고체, 기체) 별 입자 간의 거리를 상대적으로 간단하고 단순한 제스처로 표현했는 데, 이 때 중학생 E는 과학자와 같은 방식으로 은유적 제스처를 사용 하여 두 주먹을 분자로 설정하여 설명했지만 제스처의 움직임이 단순 하여, 한 제스처 구(gesture phrase)에서 표현되는 움직임이 거의 변화 가 없고 거의 같은 동작을 일정시간 동안 지속하는 형태로 정지 동작 (Figure 2)에 가깝게 표현했다.
또한, 과학자는 과학 담화에서 한 가지 개념을 설명할 때도 서로 다른 방식의 제스처를 사용하여 정교하게 설명하는 경향이 있었다.
아래 Figure 3은 분자 운동에 대한 면담 과제 1에서 제스처의 다양성 을 볼 수 있는 대표 사례인 과학자 J와 중학생 E가 표현한 발화와 그에 따른 제스처를 나타낸 것으로, 비가시적인 분자 수준의 운동을 설명할 때 과학자 J는 10가지의 서로 다른 종류의 은유적 제스처와 형상적 제스처를 사용한 반면, 중학생 E는 3가지 종류의 제스처를 사용했다. 특히, 과학자 J는 회전운동을 설명할 때 서로 다른 3가지 종류의 제스처를, 진동 운동을 설명할 때 2가지의 제스처를 사용했다.
과학자 J가 같은 운동도 다양한 방식으로 표현한 반면, 중학생 E의 경우 분자 운동을 설명하는 제스처의 종류가 한정되어 있었고, 한
가지 과학 개념을 한 가지 이상의 제스처를 사용해서 표현하는 다른 중학생의 사례도 찾을 수 없었다. 중학생 E는 발화에서도 회전 또는 병진 운동이라는 구체적인 단어를 사용하지 못하고 ‘움직인다’ 또는
‘이리저리 돌아다닌다’는 방식으로 분자 수준의 운동을 설명하면서 제스처로 회전 또는 진동하는 움직임을 보완해서 표현했다.
Figure 3. Diversity of gestures to describe molecular level movement (invisible movement) ① ② ③
질문자: 고체랑 액체랑 기체일 때 분자간의 거리를 상상하고 있는 걸 손으로 한 번 표현해볼까요?
중학생 E: ①고체는 이렇게 가까이 붙어있고(두 주먹을 입자로 설정하여 양손을 붙이는 제스처) ②액체는 살짝 이렇게 이정도 거리?(두 주먹을 주먹 2개 정도의 공간으로 떨어뜨리는 제스처) 기체일 때 보다는 비교적 멀리 있고, ③기체는 액체일 때보다 훨씬 더 멀리..이렇게(두 주먹을 가슴너비 이상으로 떨어뜨리는 제스처)
Figure 2. Gestures to explain the distance of particles in solid and gas states by a student ① ② ③
질문자 : 드라이아이스 입자 간의 거리가 고체일 때와 기체일 때 어떻게 달라지는지 표현해주시겠어요?
과학자 H: 이제 ①이렇게 조밀하게 이렇게 고체 상태에서 같이 이렇게 되어 있고, 배열되어 있다가(두 주먹을 입자로 설명한 후 양손을 반복해서 촘촘히 붙이는 제스처) ②기체 상태가 되면 표면에서부터 하나씩 분자들이 떨어져 나가면서(왼손을 고체의 중심으로 설정한 후 오른손을 왼손에 붙였다가 다양한 방향으로 반복해서 떨어뜨리는 제스처) ③서로 거리가 멀어지는..(두 주먹 간의 거리를 대각선으로 가슴너비 이상으로 떨어뜨리는 제스처)
Figure 1. Gestures to explain the distance of particles in solid and gas states by a scientist
제스처의 다양성을 보여주는 결과에서 분자 내 신축 또는 굽힘 운동은 중학생 수준에서 알 수 없는 내용이므로 이 경우 추가적으로 사용된 과학자의 제스처는 과학 지식의 양적 수준을 드러낸다고 볼 수 있으나, 물질의 세 가지 상태에 따른 분자의 움직임을 드러내는 제스처의 경우 중학생과 과학자 모두 유사한 제스처를 사용하여 진동, 회전, 병진의 움직임으로 표현했고, 보다 다양한 제스처가 과학자의 경우에서 관찰된 것으로 볼 때 이 결과는 과학지식의 질적 차이를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제스처가 학생의 암묵적 지식을 드러낸다는 것을 고려하면(Broaders et al., 2007), 이 결과는 내면에 기저한 학생 의 분자 운동에 대한 지식 수준을 제스처가 드러내는 것으로 해석가 능하며, 비가시적인 수준의 운동에 관한 과학자와 중학생의 정신 모 형이 상당한 차이가 있음을 암시한다.
나 . 범주 1-2: 제스처의 일관성
과학자는 발화에 상응하는 제스처를 일관성 있게 체계적으로 사용 하는 반면, 중학생의 제스처는 상대적으로 체계성이 부족한 것으로 분석되었다. 이를 통해 볼 때 과학자의 제스처는 일종의 시스템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구조화된 지식을 보유하고 있고, 이러한 구조화된 지식은 문제 해결 과정에서 해법을 구할 때까 지 체계적이고, 순방향적으로 기능하므로(Kim, 2006b), 면담에서 과 학자는 답변을 보다 논리적으로 구성할 수 있었을 것이며 제스처 사 용에 있어서도 보다 체계적인 제스처 표현이 가능했을 것이다. 정교 한 제스처의 사용 뿐 아니라 체계적인 제스처의 사용을 통해서도 과 학자와 중학생의 정신 모형이 상당한 차이가 있음을 유추할 수 있다. 면담과제 1에 대한 질문에서 꽃가루의 운동과 분자운동을 설명할 때 과학자는 분자를 주먹으로, 꽃가루를 손가락의 끝 지점으로 설명 하는 사례가 다수 있었는데(10명 중 8명), 대조적으로 중학생들의 경 우 꽃가루의 운동을 설명하면서 때로는 주먹을 꽃가루로 설정하거나, 오른손 검지 끝을 꽃가루로 설정하는 등 그 때 그 때 과학적 설명에서 일시적으로 의미를 부여하여 설명하고 있었다. 이것은 앞서 언급한 제스처의 정교성과는 구분되는 특징으로 과학자는 일관성 있게 특정 제스처를 체계적으로 설명에 사용하는 반면, 중학생들은 꽃가루의 다른 운동 양상을 설명하면서 신체의 다른 부위에 꽃가루의 의미를 부여해서 설명했다.
구체적 사례를 살펴보면, 과학자 I는 3가지 면담과제에서 일관되게 분자를 두 주먹으로 설정하는 은유적 제스처(Table 5)를 사용하여 물분자, 드라이아이스 분자, 알코올 분자의 운동 또는 배열과 그 상호 작용을 설명했다. 또한, 브라운 운동을 설명하는 면담과제 1에서 예 측, 관찰, 설명단계에서 지속적으로 엄지와 검지를 쥔 끝은 꽃가루로 설정하는 형상적 제스처를 사용해서 과학적 설명을 이끌어 나갔는데 이는 일시적으로 공간 또는 특정 지점에 의미를 부여하여 과학 담화 를 시도하는 중학생과 대비되는 결과라고 볼 수 있다. 중학생들의 경우 같은 사례에서 면담과제 1의 현상을 과학적으로 기술하기 위해 담화 과정에서 형상적 제스처를 보조적으로 사용했지만 꽃가루의 움 직임을 표현하기 위해 그 때 그 때 손의 특정 공간에 일시적으로 꽃가 루의 의미를 부여하였다. 경우에 따라 손 전체에 꽃가루의 의미를 부여하거나 전체 손가락 또는 검지손가락 끝을 꽃가루에 비유해서 설명했는데, 이같이 동일한 대상을 가리키는 손모양이 서로 다른 것 을 볼 때 중학생의 제스처는 상대적으로 체계성이 부족한 것으로 여 겨진다.
2. 제스처의 내용: 과학적 원리에 기반한 제스처
과학자와 중학생의 제스처가 다루는 내용은 그 비유의 근거와 시각 화의 대상, 과학적 타당성 등에서 차이점이 있었다. 과학자의 경우 비유의 근거가 과학계에서 합의된 지식에 기반한 제스처로 드러났으 나 중학생은 일상적인 경험에 기초한 제스처를 사용했고, 과학자는 제스처로 표현되는 시각화의 대상이 추상적인 과학 개념까지 포함하 고 있지만, 중학생은 구체적인 물체를 주로 제스처로 표현하는 경향 이 있었다. 또한, 과학자는 타당한 과학적 설명에 부합하는 제스처를 사용했으나 중학생의 경우 오개념이 제스처로 드러나기도 했는데, 과학자는 제스처와 발화가 불일치하는 경우에도 오개념을 드러내기 보다는 부가적인 과학적인 원리를 암시하는 제스처를 사용했다. 이는 두 집단 간에 목표영역(target domain) 그 자체 뿐 아니라, 목표 영역을 잘 드러내기 위한 기초가 되는 근원 영역 (source domain)에도 차이가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이며, 제스처가 발화이전에 내면에 기저한 생각 을 드러낼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이다.
분자를 지칭하는 과학자 I의 제스처 꽃가루를 지칭하는 과학자 I의 제스처
① ② ③
① 면담과제 1에서 분자 운동을 설명하는 제스처(두 주먹을 앞뒤로 움직임)
② 면담과제 2에서 분자 배열을 설명하는 제스처(주 주먹을 붙임)
③ 면담과제 3에서 알코올 분자 간 상호 작용을 설명하는 제스처(두 주먹을 느슨하게 쥐고 반복해서 빠르게 3-5회 정도 간격을 조금 좁혔다 넓히는 제스처)
① ②
① 면담과제1 예측단계에서 엄지와 검지로 표현한 꽃가루의 움직임(엄지와 검지 끝을 뾰족하게 만들어 꽃가루를 표현)
② 면담과제1 관찰단계에서 표현한 수면 위 꽃가루의 움직임(엄지와 검지 끝을 뾰족하게 만들어 원형으로 회전)
Table 5. Gesture to explain molecule and pollen by a scientist
가 . 범주 2-1: 비유의 근거
과학자와 중학생의 제스처가 다루는 내용을 비교한 사례 중 제스처 로 표현하는 비유의 근거가 상이했던 결과를 개념적 은유이론의 관점 에서 설명하면, 표현으로 표상하고자 하는 목표 영역이 동일하더라도 표현이 기초한 근원 영역이 과학자와 중학생이 상이한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또한, 표현의 근원 영역을 일상생활의 신체 활동에서 들고 있는 중학생의 사례는 새로운 과학개념의 형성과정에서 기존의 신체 적인 경험이 중요한 요소로 작용할 수 있음을 암시한다. 이를 확장시 킨다면 신체적인 경험이 추상적인 과학개념의 구성에 상당 부분 기여 하는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과학 담화 내용 표현된 제스처
면담자: 왜 알코올이 더 크게 시원하게 느껴 질까요?
과학자 I: 알코올이 액체 상태에서 기체 상태 로 상태변화가 일어나면 상태 변화 시 열 출입이 있는데 액체에서 기체 로 가게 되는 경우에 열출입을 살펴 보면 ①액체에서 기체로 갈 때에서 는 ②열을 흡수를 합니다.
① 양 손을 오른쪽에서 왼쪽 으로 이동하는 제스처
② 손을 몸 쪽으로 오므리는 제스처(물질 비유의 사용)
과학자 F: 증발이 일어날 때는 열을 ①흡수 하잖아요?
① 오른손을 느슨하게 폈다 안쪽으로 주먹을 쥐는 제 스처(물질 비유의 사용) Table 6. Gestures to express transferring of heat(use of
material metaphor) by scientists
과학자는 공유된 과학지식에 기반하여 과학담화를 이끌어가는 것 으로 생각되는데, 과학자의 제스처는 그 비유의 근거에서도 이미 개 념은유의 과정을 거쳐 형성되어 과학에서 통용되고 있는 은유와 상징 을 사용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다수의 과학자는 열의 이동(열 흡수)을 은유적 제스처로 표현하면서 열을 하나의 물질에 빗대어 물 질처럼 이동시키는 비유를 사용했다. 물질 비유는 존재론적 비유의 일종으로 에너지 개념에 관한 존재론적 비유로는 물질(substance), 수 직적 위치(vertical location), 자극(stimulus)이 있다(Dreyfus, Gupta
& Redish, 2015). 특히, 인상적인 것은 면담에 참여한 대부분의 과학 자(10명 중 9명)가 열의 이동을 말하면서 제스처를 사용한 반면 중학 생이 열의 이동과 관련한 제스처를 사용하는 사례는 관찰할 수 없었 는데 이 부분은 사례 2-2 시각화의 대상에서 확장시켜 분석하고자 한다. Table 6의 면담 상황에서 과학자는 열의 흡수를 언급할 때 펼쳤 던 손을 오므리는 제스처를 통해 열이 실재하는 물질은 아니지만 물 질이 안으로 이동하는 듯한 비유를 사용하였다.
반면 중학생들은 과학담화에서 비유를 사용한 사례가 많지 않았고(10 명중 3명), 비유를 도입해서 설명한 학생들의 경우에도 과학적 비유에 근거하기보다는 일상적인 경험에 기초한 제스처를 사용했다. Table 7의 사례에서 중학생C는 상태 변화과정에서 에너지가 필요한 이유를 본인이 앉아 있을 경우와 서서 돌아다니는 일상적인 경험에 빗대어 설명하면서 이 행위를 형상적 제스처로 표현했으며, 중학생 E는 꽃가 루의 움직임을 보고 ‘춤추듯이’ 라고 표현하면서 검지손가락으로 춤 을 추는 듯 활발하게 움직이는 꽃가루의 움직임을 표현했다. 그러나 일상적인 예를 들면서도 일상적인 상황과 설명하고자 하는 과학개념
의 공통성을 구체적으로 연결지어 설명하지는 못해 발화로 드러나는 과학적 설명에서도 한계가 있었다. 제시된 사례의 학생들은 운동할 때 에너지가 더 필요하다는 구체적인 설명이나 과정의 기술 없이 단 순히 경험한 상황만 언급하여 근거없이 결과론적으로 에너지가 필요 하다는 막연한 진술을 제시하면서 이를 제스처로 표현했다.
학생들이 배운 교과서를 확인해본 결과 ‘상태변화와 분자 배열’
단원의 도입부에 분자 간 거리를 수업 중의 교실과 방과 후 하굣길의 운동장으로 묘사한 삽화가 배경으로 등장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으 나 이는 분자 간의 거리를 학생들의 거리로 표현하는 것에 보다 초점 이 맞추어져 있어 역동적인 운동성의 차이가 삽화에 잘 드러나지는 않았다. 해당 교과서의 ‘상태변화와 열에너지’ 및 ‘상태변화와 분자 운동’ 단원에서는 분자를 의인화한 자료를 찾을 수 없었다. 면담 사례 중 중학생 C는 왜 상태 변화에 에너지가 필요한가에 대한 면담과제 3의 질문에 ‘나’를 지칭하는 대명사를 사용하여 스스로 가만히 있다 움직이면 에너지가 필요하다고 설명하였는데, 이는 본인의 일상적 경험에 기초하여 상태변화와 열에너지를 설명한 것으로 해석된다.
물론 교과서에 나타난 과학적 비유인 교실과 하굣길은 삽화에서 드러 난 것처럼 학생 간의 거리에 차이가 있을 뿐 아니라 운동성도 다르다 는 점을 경험적으로 유추할 수도 있다. 그러나 해당 사례의 중학생이 배움의 과정에서 과학적 비유가 암시하는 바를 확장하여 운동성의 차이로 인식했다고 해석하더라도 교과서에 도입된 의인화된 과학적 비유 또한 기존의 신체적 경험에 근거하여 이해할 수 있다는 점에서 과학개념의 형성과 확장에 신체적인 경험은 중요한 요소라고 볼 수 있다.
나. 범주 2-2: 시각화의 대상
과학자와 중학생의 제스처는 그 시각화의 대상에서도 차이가 있었 는데, 이는 표현하고자 하는 목표 영역 그 자체에 있어서도 과학자와 중학생이 서로 상이한 특징이 있었다고 해석가능하다. 이 해석은 표 현으로 표상하고자하는 목표 영역이 동일하더라도 표현이 기초한 근 원 영역이 다르게 나타났던 것과는 구별되는 것으로, 온도와 열, 에너 지 같은 개념은 길이와 무게처럼 눈에 보이거나 느낄 수 있는 구체적 인 개념들에 비해 이해하기 어렵기 때문에 추상적인 개념에 대한 이
과학 담화 내용 표현된 제스처
면담자: (액체에서 기체로) 바뀔 때 왜 에 너지가 필요하죠?
중학생 C: 가만히 이렇게 있으면 성질. 이 렇게 안변... ①제가 이렇게 가만 히 있으면 그냥 가만히 있는 거고,
②제가 움직이면 일어나거나 앉 거나 그런 거니까 그거랑 똑같이 물이랑 알코올이 기체로 날아갈 때도 에너지가 필요하고...
① 두 손을 하나로 쥐고 온 몸을 이용해서 가만히 있는 동작 을 재현하는 제스처
② 양 손을 위아래로 교차해서 움직이는 제스처
면담자: 음 골고루 잘 뿌려져서 그러면 영 상에서 꽃가루의 움직임을 눈으 로 관찰을 했잖아요. 어떻게 움직 이는지 다시 좀 얘기를 해볼까요? 중학생 E: 요렇게 살짝 ①춤추듯이 진동
하듯이 돌아다녔어요.
① 양 손을 들고 검지손가락을 아래 방향으로 향하게 한 뒤 두 검지손가락을 동그랗게 회전시키는 동작
Table 7. Gestures to explain the movement of pollen and temperature by stud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