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8
…NICE, 제28권 제2호, 2010신진연구자 컬럼
서론
연성응집물질의 모델링과 이의 전산모사는 컴퓨터 성 능의 눈부신 발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그 연구가 쉽지 않다는 점이 잘 알려져 있다. 이는 주로 연성응집물질이 보여주는 정적/동적 상거동이 대단히 많은 분자의 상호 작용에 기인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특징을 가장 잘 보여 주는 폴리머 멜트는 다음의 3가지 특징적 어려움을 가지 고 있다.
엉킴효과(entanglement effect)
매우 길거나 넓은 대표적 시간 및 공간 스케일 마이크로 혹은 나노구조를 띈 유체의 복잡한 자유에너 지 구조
이러한 특징적 어려움이 연구자들로 하여금 원자 수준 분자동력학의 이용 대신 좀 더 대단위화(coarse-grained) 된 방법론에 의존하도록 하고 있다. 현재 가장 촉망받는 방법은 엉킴효과와 큰 시간/공간 스케일 문제를 부분적 으로 해결할 수 있는 멀티스케일(multi-scale) 방법론과 마이크로 혹은 나노구조를 띄는 복잡유체(complex fluid)의 자유에너지를 직접 계산할 수 있는 장이론적 (field theoretic) 방법론이다.
본 칼럼에서는 폴리머 멜트를 예로 사용해 연성응집물 질의 모델링과 전산모사 기법, 즉 대단위화된 모델 및 원 자 수준에서 메소스케일로의 멀티 스케일 방법 그리고 장이론적 방법론에 대해 소개하고자 한다.
연성응집물질을
위한 이론 및 수치모사 기술
2003 SK에너지 연구원
2007 Univ. of California, Santa Barbara 화학공학 박사
2010 Max Planck Institute for Polymer Research 박사후 연구원
현 재 서강대학교 화공생명공학과 조교수
이 원 보
서강대학교 화공생명공학과 wblee92@sogang.ac.kr
그림 1. PPA(primitive path analysis)에 의해 만들어진 고리모양
폴리머의 엉킴현상 스냅사진.
NEWS & INFORMATION FOR CHEMICAL ENGINEERS, Vol. 28, No. 2, 2010…
209 이원보
대단위화 모델과 멀티스케일 방법
대단위화 모델은 주로 균일상(homogeneous)을 갖는 폴리머의 모사에 사용되어 왔다. 이는 폴리머 가 충분히 길어지면 원자 혹은 분자 수준의 화학적 구조와는 상관없이 보편적인 특성을 보이기 때문에 가능했다. 1990년 크레머와 그레스트(Kremer- Grest)는 폴리머 멜트의 엉킴효과를 대단위화된 모 델을 사용하여 모사가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 주었다.
이를 출발점으로 하여 많은 연구가 진행되었고 이를 통해 멜트의 정적 및 동적거동에 대해 이해의 깊이 를 더했다. 최근 컴퓨터 기술의 발달과 더불어 폴리 머의 보편적 특성 뿐만 아니라 원자나 분자수준의 화학적 구조에 기반한 물성에도 관심이 점점 더해지 고 있다. 이는 원자 스케일과 대단위화된 스케일을 연결해주는 스케일 브릿징(scale-bridging) 방법 즉 멀티스케일 기법으로 접근하여 해결할 수 있고 현재 활발히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이러한 스케일 브릿 징 방법은 전산적 되틀맞춤이론(renormalization theory)이라 칭할 수 있는데 일반적인 방법으로서 다른 길이 혹은 시간 스케일을 연결할 수 있는 장점 이 있다. 이상적으로는 이를 통해 전자-원자-대단 위-연속체(continuum) 스케일을 모두 연결할 수 있 다. 현재까지 가장 성공을 거두고 있는 분야는 원 자-대단위간 멀티스케일 전산모사이다.
폴리머를 예로 들어 설명하면 [그림 2(B)]와 같이
먼저 어떻게 대단위화 모델의 비드(bead)를 구성할 지 결정하고[이를 맵핑(mapping)이라 함], 분자동력 학 전산모사를 기반으로 대단위화를 진행한다. 이를 통해 얻은 대단위화 모델을 이용해 원자 수준의 분자 동력학으로는 연구가 불가능한 시간스케일의 전산모 사를 통해 특정 폴리머의 물성을 계산할 수 있게 된 다. 또한 원자 수준의 화학적 구조에 의존하는 물성은 백맵핑(back-mapping)을 통해 대단위화 모델을 원 자수준의 분자동력학 모델로 바꾸어 얻어낼 수 있다.
장이론적 방법
대단위화된 분자동력학이 주로 균일한 상을 갖는 시스템에 적용이 된다면, 장이론적 방법은 불균일 (inhomogeneous)한 상(특히 나노크기의 자기조립 구조)을 연구하는데 그 장점이 있다. 이는 복잡한 연 성응집물질 시스템을 장변환(field transformation) 을 통해 자유에너지를 쉽게 얻어 낼 수 있는 구조로 바꿀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장변환은 [그림 2]에 서 볼 수 있듯 복잡하게 상호작용하는 여러 분자 문 제를 단일 분자 문제로 바꾸어 준다. 이 단일 분자는 외부장(external field)과 상호작용하게 된다.
이러한 장이론 모델은 단순화된 분자 간 상호작용 을 적용하나 분자의 구조를 정확하게 구현할 수 있 기 때문에 폴리머처럼 긴 분자(보편적 특성을 가지 는 시스템)에 적용할 때 그 효과가 극대화 된다.
그림 2. (A)특성(characteristic) 길이 및 시간 스케일에 따른 전사모사 방법, (B)폴리스타이렌의 대단위화 예.
[Macromolecules (2009) 42, 7579]
210
…NICE, 제28권 제2호, 2010신진연구자 컬럼
1) Self-Consistent Field Theory(SCFT)
장변환을 통한 장이론 모델은 여전히 풀기가 어렵 고 많은 모사시간을 요구한다. 때문에 대부분의 경우 장이론 모델을 단순화하는 것이 필요한데, 그 중 가 장 성공적인 단순화가 평균장이론이라 불리는 SCFT이다. 수학적으로는 시스템 부피당 분자의 수 가 무한대로 갈 때의 점근(asymptotic)치가 된다. 이 러한 이유로 안부점근사(saddle point approximation) 라고도 불린다. 물리적으로 해석하면 요동 (fluctuation)효과를 배제한 결과만을 보여주게 된다.
따라서 요동효과가 크게 억제되는 블록공중합체 멜 트에서는 실험결과를 거의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다.
이를 이용해서 초분자폴리머, 폴리머 브러쉬, 폴리 머-파티클 혼합물 등 다양한 시스템에 대한 이론 및 전산모사 기법이 개발되어 지고 있다. 하지만 전해질 이온 공중합체(polyelectrolyte)와 같이 요동효과가 큰 시스템에 대해서는 사용이 제한적이다.
불과 10년 전만 하더라도 연구자들은 SCFT의 질 서맺음 변수(order parameter) 급수전개(exapnsion) 에 의존해야만 했다. 하지만 컴퓨터의 발전과 더불 어 능률적인 수치계산기법이 개발되었고, 이제는 거 의 근사법 없이도 모사를 할 수 있게 되었다. SCFT 전산모사를 할 경우 가장 시간이 많이 걸리는 부분 은 단일 분자의 분배함수(partition function) 계산 이다. 가우시안(Gaussian) 체인 모델의 경우, 분배 함수를 구하기 위한 경로적분(path integral)을 체 인을 따라가는 변형된 퍼짐방정식(diffusion equation)으로 바꿀 수 있고, 연산자분할법(operator splitting scheme)을 이용해 능률적으로 풀 수가 있 다. 하지만 계면이 날카롭게 분리된 시스템이나 세 미유연한(semi-flexible) 폴리머는 여전히 수치적으 로 계산이 어려워 좀더 발전된(능률적인) 알고리즘 이 요구된다.
앞에서 이야기 했듯이 SCFT는 평균장 근사 (approximation)를 통해 얻는 장이론 모델을 단순 화한 모델이다. 이 평균장 근사는 장변수들의 한가 지 특정한 입체배열(configuration)이 분배함수를 지배한다는 가정에 기초한 것으로 장변수의 다른 입 체배열(열적요동을 나타냄)은 무시한다. 이러한 열 적요동효과를 연구하기 위해 캘리포니아 주립대(산 타바바라)의 Fredrickson 교수팀은 최근 정확한 장 이론적 모사 기법(FTS)을 개발하였지만, 아직은 많
그림 3. 장변환을 통한 변화의 개념도.
[Macromolecules (2002) 35, 16]
그림 4. 블록공중합체 모델을 이용해 SCFT에 의해 계산된 3차원 입체구조(좌측부터 순서대로 자이로이드(gyroid), 더블
다이아몬드큐빅(double diamond cubic), 체심입방격자(body centered cubic)). [Trends in Food Sci. & Tech. (2006) 17, 220]
NEWS & INFORMATION FOR CHEMICAL ENGINEERS, Vol. 28, No. 2, 2010…
211 이원보
은 계산 시간이 필요하다.
FTS 기술은 전통적 도전 과제로 현재까지도 만 족스럽게 해결되지 않고 있다. 이는 근본적으로 장 변환을 통해 얻은 해밀토니안(Hamiltonian)이 허수 부를 갖는 독특한 수학적 구조에 기인한다. 이 위상 (phase)항은 잘 알려진 부호문제(sign problem)를 일으키기 때문에 대부분의 표준적인 모사기법이 적 용되지 못한다. 따라서 부호문제에 대한 적극적인 연구가 필요한 상황이다.
2) 장이론을 이용한 동력학
장이론적 방법의 서두에서도 이야기했듯이 장이론 모델은 불균일 상을 갖는 시스템에 대해 특별한 강 점을 갖는다. 이러한 장점을 이용해서 폴리머 장이론 을 동력학 모델로 확장하려는 시도가 시작되고 있다.
주로 불균일 폴리머 유체의 동력학과 유변학을 장이 론적 틀에 융합시키려는 시도로, 현재 이론적으로나 수치 계산적으로 많은 기초연구가 요구되고 있다.
결론
본 칼럼에서는 특히 불균일 상을 갖는 연성물질의 이론적 계산에 강점을 갖는 장이론 모델에 대해 강 조하여 설명하였고, 장이론 모델이 다양한 시스템, 요동효과, 동력학으로의 확장 연구가 진행되고 있음 도 살펴보았다.
연성응집물질의 복잡성에서 기인하는 시간과 공 간 스케일 문제는 전통적인 양자역학이나 분자동력 학과 같이 전자 혹은 원자수준의 모사로는 해결할 수가 없다. 대단위 시간/공간 스케일을 다룰 수 있는 연속체역학(continuum mechanics) 또한 균일 혹은 불균일 복잡유체(complex fluids)의 물리현상을 제 대로 설명하기 힘들다. 이런 문제는 주로 관심있는 시스템과 이용하려하는 기법의 스케일 불일치 혹은 시스템 자체가 멀티스케일 특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발생한다. 전자의 경우는 시스템이 갖는 시간/공간 스케일을 다룰 수 있는 모사기법 및 모델을 사용해 서 해결이 가능하고, 후자의 경우는 멀티스케일 기 법을 이용해 문제 해결을 시도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