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청 525∼534
525.
孫約正은點心히고李風憲은酒肴를쟝만소 / 거믄고伽倻ㅅ고奚琴琵琶笛 觱篥杖鼓舞工人으란禹堂長이려오시 / 글짓고노래부르기와女妓女花看으 란내다擔當리라.
․約正(약정) : 조선시대의 향촌 자치규약인 향약 조직의 임원.
․點心(점심) : 점심밥.
․히고 : 차리고. 준비(準備)하고.
․風憲(풍헌) : 고려말∼조선시대 지방 군(郡)․현(縣)의 수령(守令)을 보좌한 자문기관(諮 問機關)의 임원.
․酒肴(주효) : 술과 안주
․琵琶(비파) : 몸은 둥글고 자루는 곧고, 사현(四絃), 사주(四柱)로 된 악기(樂器) ․笛(적) : 피리. 저.
․觱篥(필률) : 나발. 피리와 같은 것인데, 갈잎을 말아 머리로 하고 대(竹)를 끊어 관(管) 으로 하며 그 소리가 매우 슬프다.
․杖鼓(장고) : 장구.
․舞工人(무공인) : 춤꾼.
․堂長(당장) : 서당이나 향교의 우두머리.
․려오시 : 데려오시오.
․女妓女花看(여기여화간) : 기생(妓生)과 여공(女工)을 보살피는 것. 함께 놀 기생을 데려 오는 것.
⇒ 손약정은 점심을 준비하고 이풍헌은 술과 안주를 장만하소. / 거문고, 가야금, 해금, 비파, 적, 피리, 장고, 춤꾼일랑 우당장이 데려오시오. / 글짓고 노래부르기와 기생을 데려오는 것은 내가 모두 담당하리라.
526.
平壤女妓년들의多紅大緞치마義州ㅅ女妓의月花紗紬치마에藍端 / 寧海盈德 쥬탕각시믜명감찰즁즁즁에즈치마멜도제色이로다 / 우리도이러셩구 우다가빗될가노라.
․平壤女妓(평양여기) : 평양기생.
․多紅(다홍) : 산뜻한 붉은 빛.
․大緞(대단) : 중국(中國)에서 나는 비단의 한가지.
․義州ㅅ女妓(의주ㅅ여기) : 의주의 기생.
․月花紗紬(월화사주) : 밝은 달 아래에서 핀 꽃과 같은 예쁜 빳빳한 비단과 보드라운 명 주 비단치마.
․藍端(남단) : 남단(藍緞). 남색 비단.
․寧海(영해) : 지금 경상북도 영덕군에 있는 면소재지.
․盈德(영덕) : 지금 경상북도 영덕군 소재지.
․쥬탕각시 : 주탕은 술집. 각시는 여자의 존대어. 술집여자 ․믜명 : 생무명
․감찰즁즁즁에 : 감찰은 다갈색. 즁즁즁에는 즁에를 諧化(해화)하기 위하여 같은 말을 羅 列(나열)한데 지나지 않음. 감찰 중의(中衣)의 뜻, 다갈색의 중의, 속옷
․즈치마 : 행주치마
․제 色이로다 : 제 각각 울긋불긋하다.
․도 : 끈도.
․이러셩 : 이와같이.
․빗 : 같은 빛. 여기서는 동서지간을 의미한다.
⇒ 평양 기생의 자주빛깔 중국산 비단치마 의주 기생의 남색 비단 월화사주치마 / 영해 영덕 술집 계집의 생무명 다갈색 속옷에 행주치마 끈도 모두 울긋불긋하구나.
/ 우리도 이렇게 지내다가 같은 모양 될까 하노라.
527.
白鷗片片大同江上飛오長松은落〃靑流壁上翠라 / 大野東頭點〃山에夕陽 은빗견듸長城北面溶〃水에一葉漁艇흘리저어 / 大醉코載妓隨波여錦繡 綾羅로任去來를리라.
․白鷗(백구) : 기러기
․片片大同江上飛(편편대동강상비) : 펄펄 대동강 위를 나르다.
․長松(장송) : 큰 소나무
․落落靑流壁上翠(낙낙청류벽상취) : 늘어져 청류벽 위에 푸르다
․靑流壁(청류벽) : 大同江언덕에 있으며, 平壤(평양) 牧丹峰(목단봉) 및 乙密臺下(을밀대 하)에서 練光亭(연광정)으로 내려오는 中間(중간)의 긴 石壁(석벽)
․大野東頭點點山(대야동두점점산) : 큰 들 동쪽 머리에 點點(점점)으로 보이는 山(산).
․長城北面溶溶水(장성북면낙낙수): 긴 성의 한 면을 따라 흐르는 물.
․고려 때 시인 김황원은 부벽루에 올라 대동강의 수승을 보고 장성일면용용수(長成一面 溶溶水), 대야동두점점산(大野東頭點點山)이란 시구를 얻었지만, 절경에 압도되어 뒷구를 얻 지 못하여 하루내 부벽루에 난간만 잡고 올라가 집에 돌아와 붓을 꺾었다 한다.
․一葉漁艇(일엽어정) : 조그마한 고기잡이 배.
․흘리저어 : 물결에 따라 배를 저어감.
․大醉(대취) : 크게 취하여
․載妓隨波(제기수파) : 배에 妓生(기생)을 싣고 물결을 따라 거님.
․錦繡(금수) : 평양의 鎭山(진산)인 錦繡山(금수산).
․綾羅(능라) : 綾羅島(능라도). 대동강 가운데 있는 섬으로 周圍(주위)가 十二里(십이리) 나 되며 지금으로부터 百十餘年前(백십여년전) 洪水時(홍수시) 成川(성천)으로부터 떠 내려 온 섬이라고 傳(전)한다.
․任去來(임거래) : 뜻에 맡겨 멋대로 오고 가는 것.
⇒ 백구는 펄펄 대동강 위를 날아가고 장송은 늘어져 청류벽 위에 푸르구나. / 큰 들 동쪽 끝 점점이 보이는 산에 석양은 비꼈는데 긴 성 한 쪽 흐르는 물에 한 잎 고깃배 띄어놓아 / 크게 취하여 기생 싣고 물결 따라 금수산 능라도로 물 흐르는 데로 왔다 갔다 하리라.
528.
閑壁堂죠흔景을비갠後에올라보니 / 百尺元龍과一川花月이라佳人은滿座
고象樂이喧空듸浩蕩風煙이오狼薄杯盤이로다 / 아야盞득부어라 遠客愁懷를시서볼가노라.
․閑壁堂(한벽당) : 누각의 이름.
․죠혼 : 좋은
․百尺元龍(백척원룡) : 元龍(원룡)은 東漢(동한) 下邳人(하비인) 陳登(진등)의 字(자)이며, 爲人(위인)이 豪放(호방)하고 大略(대약)이 있었는데 百尺元龍(백척원룡)이란 것은 許范(허 범)이란 者(자)가 元龍(원룡)을 찾았을 때 元龍(원룡)은 스스로 높은 大床(대상)에 올라 잤다 는 故事(고사).
․一川花月(일천화월) : 시냇물의 꽃과 달.
․佳人(가인) : 기생.
․滿座(만좌)고 : 가득 앉아 있고.
․象樂(상악) : 옛날 周時代(주시대)의 樂舞(악무)로 小學(소학)에서 十三歲(십삼세)되면 배운다고 한다.
․喧空(훤공) : 하늘 드높이 울려 요란스러운 것.
․浩蕩(호탕) : 한 없이 넓은 것.
․風煙(풍연) : 풍경.
․狼薄(낭박) : 「狼薄(낭박)」은 「狼藉(낭자)」의 誤書(오서)일 것으로 이리 저리 어지 럽게 허트러진.
․杯盤(배반) : 술잔과 상.
․遠客愁懷(원객수회) : 멀리 떠나 온 의로운 나그네의 시름겨운 마음.
⇒ 한벽당 좋은 경치 비 갠 뒤에 올라보니 / 드높은 다락 한 시내의 꽃과 달이라 고운 여
인들(기생)은 자리에 그득하고 상악이 공중에 시끄러운데 호탕한 분위기요 낭자한 술상이로 다 / 아이야, 잔 가득 부어라 멀리 떠나온 나그네의 수심 씻어나 보자.
529.
完山裏도라드러萬頃臺에올라보니三韓古都에一春光景이라 / 錦袍羅裙과酒 肴爛熳듸白雪歌曲調를管絃에섯거내니 / 丈夫의逆旅豪遊名區壯觀이오
인가노라.
․完山(완산) : 百濟時代(백제시대)의 古都(고도)의 名(명). 지금의 全州市(전주시).
․裏(이) : 별 뜻이 없지만 ‘∼속에로’ 해석.
․萬頃臺(만경대) : 김제평야의 넓은 들판이 내려다 보이는 만겹의 층으로 높이 쌓인 곳 에 위치한 대.
․三韓古都(삼한고도) : 전주. 백제시대의 옛도읍지.
․一春光景(일춘광경) : 봄날의 아름다운 경치.
․錦袍羅裙(금포나군) : 비단 두루마기와 치마.
․酒肴爛熳(주효란만) : 술과 安酒(안주)가 豊盛(풍성)함을 말함.
․白雪歌(백설가) : 琴曲(금곡)인 白雪曲(백설곡)을 노래함. 당 高宗의 작.
․管絃(관현) : 관현악기.
․섯거내니 : 合奏(합주)하니. 여기서는 관악기의 소리와 현악기의 소리가 서로 섞어 나게 한다는 뜻.
․逆旅(역려) : 逆(역)은 迎(영)의 뜻. 旅(려)의 客(객)을 맞이 하는 旅舘(여관)을 말함.
․豪遊(호유) : 호탕하게 노는 것.
․逆旅豪遊(역려호유) : 天下(천하) 江山(강산)을 골고루 도라다니며 거리낌 없이 크게 노 는 것.
․名區壯觀(명구장관) : 명승지의 볼만한 장관.
⇒ 전주고을 돌아들어 만경대에 올라보니 삼한 옛 도읍에 한 봄날 빛이 가득하더 라. / 비단 도포와 비단 치마의 (풍류객과 미색들의) 술자리가 질펀한데 백설가 한 곡조를 관현악으로 반주하니 / 대장부, 명승지를 두루 돌며 호탕하게 노는 장관이 바로 오늘, 이 자리로구나.
530.
綠楊芳草岸에쇼머기아들아 / 압냇고기와뒷냇고기를다몰쇽자바내다치 에너허주어든네궁치에언저다가주렴 / 우리도밧비가길히니못가져갈가
노라.
․綠楊芳草岸(녹양방초안) : 푸른 버들과 샛파란 풀이 우거진 언덕.
․몰쇽 : 몽땅. 남김없이.
․다치 : 다라치. 「다라치」는 「채롱」의 사투리.
․궁치 : 소의 궁둥이.
․주렴 : 다오.
⇒ 푸른 버들과 방초 우거진 언덕에 소 먹이는 아이들아 / 앞 냇가의 고기와 뒷 냇가의 고기를 몽땅 잡아 내 채롱에 넣어주거든 너의 소의 궁둥이에 얹어 갖다 다 오. / 우리도 바삐 가는 길이니 못 가져갈까 하노라.
531.
이바편메곡들아듬보기가거본다 / 듬보기셩내여土卵눈부릅드고자반나 롯거스리고甘苔신사마신고다스마긴거리로가거늘보고오롸 / 가기가더라 마蔈古얼굴에셩이업시가라.
․편메곡 : 平(평)메역. 납작한 미역.
․듬보기 : 뜸부기.
․가거 : 가는 것을.
․土卵(토란) : 토란.
․부릅드고 : 눈을 크게 뜨고.
․자반 : 몹시 가는 미역.
․나롯 : 수염.
․거스리고 : 나부끼고.
․甘苔(감태) : 음습한 땅에 나는 줄기.
․다스마 : 다시마.
․오롸 : 오도다.
․蔈古(표고) : 이울고 낡은 것.
․셩 : 노여워 하는 것.
⇒ 이봐, 납작한 미역들아! 뜸부기 가는 것을 보았느냐? / 뜸부기 성내어 토란 같 은 눈을 부릅뜨고 자반수염을 나부끼며 감태신 삼아 신고 다시마 긴 거리로 가는 것을 보고 오도다 / 가기는 가더라마는 형편없는 얼굴에 노염 없이 가더라.
532.
들에동난지이사오져쟝스야네황후긔무서시라웨다사쟈 / 外骨內肉兩目
이上天前行後行小아리八足大아리二足靑醬스슥동난지이사오 / 쟝스
야하거북이웨지말고게젓이라렴은.
․들에 : 宅(댁)들에. 장사치가 길에 다니면서 외치는 소리.
․동난지이 : 게로 담근 젓갈. 「지」는 「김치, 젓」等(등)의 汎稱(범칭). 「이」는 소리 를 길게 뺀 것을 表記(표기)한 接尾辭(접미사).
․쟝스 : 장사치. 商人(상인).
․황후 : 荒貨(황화). 在來(재래)의 雜貨(잡화). 여기서는 商品(상품)의 뜻.
․긔 : 그것이.
․무서시라 : 무엇이라고.
․웨다 : 외치느냐
․外骨內肉(외골내육) : 게의 겉모습을 말함인데 게는 겉은 뼈로 속은 고기 로 육으로 되 어 있다.
․兩目(양목)이 上天(상천) : 두눈이 위에 붙은 것.
․前行後行(전행후행) :앞 뒤로 가는 것.
․아리 : 다리.
․靑醬(청장) : 아주 진하지 아니한 간장.
․스슥 : 이로 깨어 무는 소리.
․하거북이 : 몹시 거북하게.
․하렴은 : 하면은 어떼.
⇒ 댁들아 동난지이 사오. 저 장사야, 네가 파는 물건이 무엇이기에 외치느냐 사 자. / 바깥은 뼈요 안은 살이요 두 눈은 위에 붙어 하늘을 향한 것이요 앞으로 가고 뒤로 가는 작은 다리 여덟 큰 다리 둘, 싱거운 간장 속에서 아스슥 하는 동난지이 사오. / 장사야, 매우 거북하게 외치지 말고 게젓이라 하면은 어떼.
533.
각시내妾이되나내각시의後ㅅ난편이되나 / 곳본나뷔물본기러기줄에조츤 거믜고기본가마오지가지에젓이오슈박에족술이로다 / 각시나水鐵匠의
이오나나짐匠이로솟지고나믄쇠로가마질가노라.
․後(후)ㅅ난편 : 난편은 男便(남편). 뒷 서방.
․곳 : 꽃.
․조츤 : 쫓는.
․거뮈 : 거미.
․가마오지 : 가마우지.
․가지 : 젓 담그는 가재.
․족술 : 쪽박 모양으로 된 숟가락.
․水鐵匠(수철장) : 무쇠장이.
․ : 딸.
․짐匠(장)이 : 땜장이.
․솟지고 : 솥을 때우고.
․가마질가 : 가마 솥을 때울가
⇒ 각시네 내 첩이 되나 내가 각시의 뒷 남편이 되나 / 꽃 본 나비, 물 본 기러기 줄을 따르는 거미, 고기 본 가마우지 가재에 젓이오, 수박에 쪽숟갈이로다. / 각시네 는 무쇠장이의 딸이오, 나는 땜장이니 솥 때우고 남은 쇠로 가마솥이나 때워볼까 하노라.
534.
아흔아홉곱머근老丈濁酒걸러醉케먹고 / 납죡됴라길로이리로뷧독져리로 뷧쳣뷕독뷕쳑뷔거를적의웃지마라져靑春少年아놈들아 / 우리도少年적
음이어제론듯여라.
․아흔아홉곱머근 : 아흔 아홉 살 먹은 ․老丈(노장) : 늙은이의 존칭.
․납죡됴라길 : 넓펑하고 좋은 길.
․뷔거를적의 : 비뚝 비뚝 걸을 때에.
․어제론듯 : 어제인 듯.
⇒ 아흔 아홉 살 먹은 늙은이 막걸리 걸러 취하게 먹고 / 넓펑하고 좋은 길에 이 리로 비뚝 저리로 비척 비뚝비척 비틀대며 걸을 때에 웃지 마라, 저 젊은 아이놈들 아! / 우리도 젊었을 적 마음이 어제인 듯 하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