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SEP Original Articles J Korean Psychoanalytic Study Group Vol. 9, No. 1, page 36~51, 1 9 9 8
傳來童話「해와 달이 된 오누이」 考察
*河 智 賢**·趙 斗 英**
A Study on ‘The Brother and the Sister Who Became the Sun and the Moon’, the Most Popular Korean Folk Fairy Tale*
Jee-hyun Ha, M.D.,** Doo-Young Cho, M.D.**
序 言
傳來童話(folk fairy tales)는 인간이 언어를 사용하고부터 존재해왔고, 이것은 문자 가 생기기 전에 人間文化의 傳承이라는 의미에서 큰 역할을 하였었다. 동화의 기원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학설이 있다. 인류학에서는 시적 사고, 신앙, 관습, 공상등이 모든 민족에게서 유사하게 나타나고 있다는 점을 들어 동화 역시 각 지역에서 독립적으로 발전해나갔다는 다원발생론(polygenesis)를 제시하고 있고, 역사지리학에서는 동화의 유형, 변이형태등을 비교분석하여 연대지리학적으로 배치해 본 결과 동화가 어느 지역 에서 생겨난후 口傳에 의해 전세계로 전파되어나간 것이라는 단일발생론을 제시하고 있다. 이러한 방법론들은 동화의 전승론에 대한 실증적 방법론을 제시하였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위와 같은 假說들은 그렇다치고, 그러나 여하튼 세계 각지역 전래동화간 에는 다음과 같은 유사점들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즉 우선, 전반적 내용전개가 時空 을 초월하는 幻想속에서 일어난다는 점이다. 둘째, 주요등장인물이 善과 惡으로 대비 된 뚜렷한 성격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셋째, 나쁜 등장인물 때문에 착한 등장인물 이 고난에 처하였다가 위기의 절정에서 극적 전환을 통해 나쁜 등장인물이 응징을 당 하게 된다는 점이다. 넷째, 제시・중간・위기・종결부 형식이 간결하며 또 줄거리가 이런 공통구조로 되어 있다는 점이다(김경중 1990).
*본 논문은 1998년도 서울의대 정신과학교실 지정연구기금의 보조로 이루어진 것임.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정신과학교실
Department of Psychiatry, Seoul National University College of Medicine, Seoul, Korea
전래동화에 대한 연구는 그 외 構造와 解釋에 대한 것, 특히 동화가 갖는 심리학적・
발달학적 의미에 대한 연구가 많다. 전래동화가 옛날 어느 개인의 창작물이라기보다 이 야기가 오랜 세월 구전되어오면서 발전되었기에 分析心理學的(analytical psychology) 입장에서는 꿈이 무의식의 내용과 경향을 살펴볼 자료이듯이 전래동화나 民譚 역시 그 렇다고 보며, 인간의 보편적인 原型(archetype)과 集團無意識(collective unconscious) 이 존재하는 實例로써 전래동화의 가치를 강조한다. 또한 분석심리학에서는 꿈의 해석 을 주관단계 해석과 객관단계 해석으로 나누듯이 동화의 해석도 객관적 현실과의 관 련성을 보는 단계와 동화의 내용이 인간 心性의 무엇을 표현하고 있는가 하는 그 자체 의 상징적 의미를 파악하는 단계로 나누어서 한다(李符永 1995).
다음은 동화가 갖는 發達心理學的(developmental psychology) 의미다. 소아분석 가인 Bettelheim(1977)은 동화란 아이가 자라면서 겪게 되는 갈등, 불안, 좌절등을 현실세계가 아닌 幻想세계속에서 유사경험을 함으로써 장차 이들을 현실세계에서도 쉽게 극복해 다음 단계로 발달할 수 있게 돕는 역할을 한다는 점을 강조하였다. 역시 소아분석의인 Shapiro와 Katz(1978)은 아이들이 동화를 통해 社會化(socialization) 가 촉진되며, 동화라는 안전한 假想空間(imaginary place)에서 발달상의 과제들을 熟 達(mastery)함으로서 자아발달을 이룰 수 있다 하였다. 위와는 약간 달리 Cath와 Cath(1978)는 後成說的(epigenetic) 관점으로 동화를 본다. 즉 아이의 발달하는 자 아이상(ego-ideal)과 아이 일상생활에서의 좌절(frustration)간 틈사위를 부모와 아 이가 함께 극복하는 과정으로서 동화가 그 의미를 갖는다는 것이다. 동화를 읽고 듣는 과정을 부모와 아이가 함께 함으로써 부모는 자신의 어린시절 경험을 재경험하여 이 를 다시 아이와 공유하게되고, 아이에게는 자신의 현재경험을 동화라는 안정된 틀안에 서 어머니와 공유할 수 있는 交感의 場으로 기능한다는 것이다.
세번째로 精神分析的(psychoanalysis) 입장이다. 이는 구강기, 항문기, 남근기, 잠 복기등의 精神性的發達(psychosexual development) 단계별로 아이가 겪게 되는 여 러 갈등과 좌절이 동화의 세계를 통해 완화되고, 해소되고, 치유될 수 있다고 보는 입 장을 취한다. 여기서는 반복되는 꿈이 분석상황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듯이 어떤 한 동 화를 반복적으로 듣고 즐기는 아이에게는 그 동화가 차폐기억(screen memory)과 같 은 역할을 한다고 보는 견해가 있는가 하면(Schreiber 1974), 동화를 듣고 즐기는 행 위를 통해 받아들이기 힘든 현실상황의 불안이 치유된다는 일종의 治癒的 幻想 (curative fantasy)으로 동화를 보기도 한다. 그리고 부모가 아이에게 이야기를 들려 주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두 사람간의 관계를 중요시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 주장은 마치 놀이치료나 정신치료상황에서 일어나는 것처럼 동화에서도 轉移(transference) 와 逆轉移的(counter-transference) 요소를 발견할 수 있어 동화의 분석은 마치 꿈 의 분석과 비슷하다는 것이다(Freud 1913;Cath와 Cath 1978).
동화에서는 아이들이 자라면서 부딪치는 여러 발달학적 문제들이 등장인물과 줄거 리등을 통해 象徵的 表象(symbolic representation)으로 나타난다. 즉 이런 표상들은 아이의 정서발달과 인지발달 각단계를 반영하고 있고 또 발달단계에 따라 이들이 階 層的으로 配列되어(hierarchically arranged) 있기 때문에 아이들에게는 각자 발달단 계에 따라 잘 받아들일 수 있는 동화가 따로 있다. 그리고 같은 동화라 하더라도 듣는 아이의 발달단계에 따라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영역과 깊이가 다르다(Arlow 1961;
Margolis와 Parker 1972;Freeman 1977). 이렇게 아이들은 각 발달단계를 맞아 전래동화와 함께 과제해결과 내면세계를 발달시켜나가고, 자신의 自我理想(ego-ideal) 을 외부세계 현실과 접촉시켜 그 간격을 좁히면서 社會化를 이룩해 나간다.
동화의 해석은 그 자체의 의미뿐만 아니라 臨床狀況(clinical situation)과 연관해서 도 생각할 점이 있다. Freud(1913)는 동화의 의미 이해가 꿈 해석에 실제로 도움을 줄 수 있다 하였다. 즉 신화, 문학, 예술의 보편상징의 이해가 꿈 해석에 기여하듯이 동화의 이해가 환자의 무의식이 의식화되는 과정이나 무의식을 이해하는데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하였다. 이후 自我心理學(ego psychology)이 발달하며 동화와 꿈의 유 사점과 상이점이 여러 학자들에 의해 지적되기도 하였다. 또 한쪽에서는 동화나 신화 는 意思疏通(communication)의 한 특이형태인 共有된 幻想(shared fantasy)으로서, 집단의 공통요구에 입각하여 개인이 집단과 관계를 맺을 수 있게 하는 사회화의 도 구로 기능한다고 보는 견해가 있다(Roheim 1953). 또 동화와 신화는 방어적 기능 (defensive function)이 있다는 것으로, 인간은 환상을 만들어냄으로써 현실에서 받아 들이기 힘든 것을 제어한다는 것이다(Arlow 1961). 한편 동화는 거센 내적 갈등을 사회적으로 容認된 방법으로 外化(externalization)하는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Kris 1952). 동화의 이해가 중요한 점은 전래동화에 대한 이해가 임상상황에서 환자이해와 직결되는 경우가 종종 있어서 그런 사례가 몇몇 정신분석논문으로 발표된 것이 있다.
그 하나로 Bettelheim은 동화「헨젤과 그레텔」을 받아들이고 이해하는 것이 나이에 따라 다르다는 것을 강조하면서 한 여인이 성인이 된 후 그녀의 오빠에 대한 의존심을 이해하는데 이 동화가 어떻게 도움주었는지를 예시한 바 있다.
이렇듯 정신분석계에서는 전래동화를 많이 연구해 왔다. 이 가운데 Bettelheim이 전래동화에 대해 체계적인 정신분석적 고찰을 한 저서‘The Uses of Enchantment’
(1977)는 이 분야에서 빠지지 않고 인용되고 있다. 그는 이 책에서 전래동화의 정신 분석적 의미를 다음 세 가지로 요약하여 제시하였다. 즉, 1) 전래동화는 인간발달의 보편적 문제를 다루고 있으며 바람직한 해결책을 제시한다, 2) 전래동화는 항상 행복 한 결말을 지음으로써 아이들로 하여금 내적 갈등을 극복하고 일상생활에서 봉착하는 발달과제들을 숙달성취하도록 희망과 용기를 준다, 3) 전래동화는 아이들이 완전히 이 해할 수 있는 유일한 예술형식으로 아이들이 그들의 고통스러운 갈등을 다루는것을
돕는데 큰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그는 예컨대 동화 「헨젤과 그레 텔」은 어머니에 대한 의존욕구의 포기와 구강고착으로부터 자유로와지는 과정의 불 안과 어려움을,「빨간모자 소녀」는 학동기 소녀가 범할지 모르는 무의식적 유혹과 그 에 따른 위험과 그 해결을 통한 외디프스적 愛着(oedipal attachment)의 解消를 다 루고 있다고 하였다. 또 그는「작크와 콩나무」는 남자아이가 외디프스기의 거세불안 (castration anxiety)을 환상속에서 극복하는 과정으로 보았다.
서양전래동화가 이렇듯 활발히 연구대상이 되었던 것에 비해 한국전래동화에 대한 연구는 많지 않다. 다만 古代說話와 古典小說에 대한 연구가 몇몇 있을 뿐이다.
구전되던 한국전래동화의 연구재료로 주로 사용되는 것은 1946년에 출판된 孫晉泰 의「韓國民族說話의 硏究」이다. 이 책에서는 전래동화「해와 달이 된 오누이」가「호랑 이와 세 아이」라는 다른 제목으로 나오는 바, 본 연구에서는 이를 원문으로 택해 이에 대한 정신분석적 고찰을 한 후 서양동화에 대한 기존의 해석과 비교하여 이들간의 공 통점과 차이점을 알아보고 그 원인을 推論해보기로 한다.
「해와달이 된 오누이」 全文
옛날 어느 어머니가 등너머 어떤 장자 집에 방아품을 팔러갔다가 묵을 얻어가지고 밤에 집으로 돌아오는 도중에 산모퉁이에서 범을 만났다.“묵 좀 주면 안잡아먹지” 하 기에 한 개를 주었다. 조금 있다가 그 범이 또 나와서 같은 요구를 하였다. 이것이 자 꾸 거듭되다 보니 가졌던 묵이 다 없어졌다. 호랑이는 이번에는“옷을 벗어주면 안잡 아먹지”하므로 치마를 주었다. 이어서 저고리, 바지, 속적삼, 속옷까지 다 주고 벌거숭 이가 되었으므로 가랑이를 따서 음부를 가리고 갔다. 호랑이는 계속해서 나왔다. 팔과 다리를 요구하였고 마지막에는 몸뚱이를 요구하였으므로 필경 어머니는 호랑이에게 먹히고 말았다. 호랑이는 그 어머니의 옷을 입고 그 어머니의 집으로 갔다. 집에는 세 아이가 굶주린 배를 쥐고 어머니가 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왔다, 문 좀 열어라”하 므로 아이들이 문을 열고자 하였으나 말소리가 다르므로 손을 보자고 하였다. 문틈으 로 내민 손을 만져보고 아이들은“어머니 손이 왜 이리 터실터실하오”하니 범은“흙 일을 하였으니 그렇다”고 하였다. 그래서 아이들은 문을 열어주었다.
“묵을 데워가지고 올께, 조금만 조금만 있거라”하고 호랑이는 젖먹이를 데리고 부엌 으로 갔다. 부엌에서 뽀드득 뽀드득하는 음식 깨무는 소리가 나므로 남은 두 아이가 무엇을 먹냐고 물었다. 호랑이는 콩을 먹는다고 하였다. 문틈으로 내다보니 호랑이는 아기를 먹고 마지막으로 그 손가락을 먹는 중이었다. 방에 있던 두 아이는 크게 놀라 서 뒷문으로 달아나 뜰앞에 있는 늙은 나무위로 올라갔다. 호랑이는 아이를 찾다 늙은 나무 아래에 있는 우물속을 내려다보았다. 물속에 있는 아이들의 그림자를 보고 그것
이 정말 아이들인가 하여“요놈들을 낚시로 낚아낼까, 조리로 건져낼까”하므로 나무위 에 있던 둘째 아이(계집애)가 하하 웃었다. 호랑이는 아이들을 쳐다보고“너희들은 어 떻게 올라갔니?”하고 물었다. 사내애가“뒷집에 가서 참기름을 얻어다 바르고 올라왔 지”하였다. 호랑이는 참기름을 얻어다 발랐으나 미끄러워서 오르지 못했다. 또 어떻게 올라갔느냐고 묻기에 뒷집에가서 들기름을 얻어다 바르고 올라왔다고 하였다. 호랑이 는 그래도 오르지 못하였다. 세 번째 호랑이가 물었을 때 계집아이가“도끼로 찍고 올 라왔지, 왜!”하였다. 호랑이는 도끼로 나무를 찍어 발붙임을 만들면서 올라왔다. 아이 들은 급해서“하느님, 하느님, 우리를 살리시려거든 새 동아줄을 내려주시고 죽이시려 거든 썩은 동아줄을 내려 주십시오”하였다. 새 줄이 내려와서 오누이는 그것을 타고 하늘을 올라갔다. 호랑이는 자기가 악한 것을 알고 하느님을 속이기위해“하느님, 하 느님, 저를 살리시려거든 썩은 줄을 내려주시고 죽이려거든 새 동아줄을 내려주십시 오”하였다. 호랑이의 소원대로 썩은 줄이 내려왔다. 호랑이는 그것을 붙들고 올라가다 가 줄이 끊어져 떨어지면서 수숫대에 항문이 찔려죽었다. 그 피가 수숫대에 뿌려져 물 들었으므로 지금도 수숫대에는 붉은 점들이 보인다.
하느님은 오누이를 불러다 놓고“여기는 놀고 먹지 못하는 곳이니 오빠는 해가 되 고, 누이는 달이 되거라”하였다. 며칠동안 일하다 누이는 오빠에게“밤에 혼자 다니려 니 무서워서 안되겠으니 나하고 바꿉시다”라고 하였다. 오빠는 승낙하였다. 그러나 누 이는 낮에 다니려 하니 여러사람들이 쳐다보아 부끄러우므로 강렬한 빛을 내어 사람 의 눈을 부시게 하였다. 그러므로 우리는 지금도 태양을 바로 쳐다볼 수 없다고 한다 (孫晉泰 [韓國民族說話의 硏究], pp.155-157).
考 察
1. 문제해결의 주인공이 오누이인 점
이 동화의 주인공은 오누이로서, 남자아이가 오빠이고, 여자아이가 동생이다. 방아품 을 팔러간 어머니를 기다리던 아이들은 어머니를 잡아먹은 호랑이가 어머니로 변장하 고 집으로 와 그들마저 잡아먹으려하자 기지를 발휘해 호랑이를 따돌린다. 이때 문제 를 해결하는 주인공이 두 남녀아이라는 것은 다음과 같은 점을 나타냄을 알 수 있다.
그 첫째는 이 동화가 아직 性別正體性(gender identity)이 확립되지않은 시기의 발 달단계를 반영하고 있다는 것이다. 자신의 성별정체성이 명확하지 않을때 어린이는 동 화속 異性의 등장인물을 자신과 同一視(identification)함에 어려움을 가질 수 있다.
성별정체성은 보통 생후 2년 6개에서 3년사이에 생긴다고 하지만 이때 확연한 內在化 (internalization)가 함께 일어난다고 할 수는 없다(Tyson과 Tyson 1990, pp.249- 257;Gemelli 1996, p.451). 그러므로 동화안에는 동일시할 대상으로 兩性의 주인공
이 모두 존재해야 아이들이 좀 더 쉽게 이야기에 同化할 수 있다. 따라서 남아는 오빠 의 눈으로, 여아는 누이 동생의 눈으로 이야기안에서 벌어지는 갈등을 바라보고 해결 하게 된다. 대개 오누이나 형제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동화는 처음 도입부에서 역할 상의 차이가 존재하지 않아 그저 같이 먹고 자고 행동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 줄거 리의 진행과 함께 점차 둘사이의 입장・성격・반응의 차이가 드러나게 된다(Bettel- heim, pp.78-82). 이 동화에서도 처음 오누이 사이 차이는 없는 듯이 보인다. 하지만, 변장한 호랑이를 가려내는 과정에서, 그리고 호랑이로부터 도망가며 위기를 모면하는 과정에서 점차 두 사람 반응이 다르게 나타남을 알 수 있다. 이는 처음 자신과 같은 성의 등장인물과 동일시함으로써 이야기에 흥미를 갖게 된 아이가 이야기의 진행과 함 께 오누이가 각각 다르게 행동하는것을 보면서 이를 통해 자신의 性役割(sex role)・
性別正體性(gender identity)・性格分化(differentiation of personality)를 未分化된 상태에서 分化되는 방향으로 경험하고 만들어 나아가는데 一助함을 알 수 있다.
그 두번째는 이러하다. 아이는 최고의 안전과 안정을 느끼는 엄마와의 공생관계로부 터 점점 分離個別化過程 (separation-individuation process)를 거쳐 한 개체로 독 립을 하게된다. 즉 이런 독립된 개체로 발전하는 과정에 있는 아이가 동화를 들으면서 동화속 주인공을 자기와 동일시해 그 주인공이 겪는 위험과 내적 불안, 그리고 갈등을 해결하여야 할 때 아직 혼자서 하기에는 엄두가 나지않고 그렇다고 모든 것을 어머니 나 보호자에게 의존해서 해결한다는것은 동화가 줄 수 있는 환상속의 만족과는 거리 가 멀기 때문에 이때 아이가 받아들일 妥協策(compromise formation)은 동기(同氣, sibling)들이 함께 주인공으로 나온다는 설정이다. 또 이러한 설정은 아이의 실제 발달 단계와 정서상태, 그리고 동화를 접해서 일시적으로 일어난 退行(regression)의 심리 상태를 각기 적절히 반영할 수 있을 것이다. 한가지 동화를 반복해 듣는 사이에 어린 이는 내적불안과 실생활에서 겪는 여러 두려움과 좌절을 달래게 되는데 이때 형제나 오누이가 등장인물로 나오면 이 여러가지 어려움이 제각각 합당한 발달단계를 택해 좀 더 쉽게 동화(assimilation)될 수 있을 것이다.
2. 호랑이의 의미
동화에서는 惡役이나 相對役(antagonist)으로 동물・괴물・마녀가 등장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이 상대역은 여러가지 것을 象徵(symbol)하고 表象(representation)하 는 경우가 많다. 왜냐? 첫번째로 생각할 수 있는것은 이것들이 자기내부의 파괴욕구, 욕구충족소망, 나쁜 부모상, 또는 실제 부모나 형제의 상징이기 때문이다. 파괴욕구는 원천적으로 無形의 이미지이기 때문에 구체적 묘사를 하면 도리어 그 파괴력이나 보 편성이 떨어질 것이며, 아이 실제생활상의 주변인물과 관련된 정서와 父母像(parental image)을 나타내는 경우도 상대역을 실제인물로 등장시키면 동화의 普遍性(univer-
sality)이 제한받을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두번째, 직접적 실존인물을 상대역으로 등장 시켜 아이가 이 상대와 갈등을 겪고 마침내 패배함을 지켜본다는 것은 아이의 자아능 력으로는 받아들이기 힘들 것이다. 따라서 사람이 아닌 다른 모호한(ambiguous) 대 상인 동물이나 괴물로 假裝(disguise) 상대역을 설정하고 그것과 싸우는 쪽이 아이의 미숙한 자아가 이해하고 받아들이기 쉬울 것이다. 셋째, 아이의 인지발달단계에서 前 操作期(preoperational period)란 物活論(animism)이 세계관에 주요한 역할을 하는 시기이므로, 동물이 동화에서 여러가지 역할을 하고 어린이와 대화하는 등의 행동을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Gemelli, p.125). 네번째로 생각할 수 있는것은 이 이야기를 읽어주는 부모의 입장이다. 동화를 읽어주고 듣는 과정에 어린이와 마찬가지로 부모 역시 자신의 어린시절 경험이 반복되고(repetition compulsion), 그 경험은 어린시절 자신의 부모에 대한 감정이 어떤 식으로 투사되었는지를 일깨워준다. 그리하여 읽어주 는 부모는 의식적으로 혹은 무의식적으로 동화안에서 상대역이 대부분 부모와 관련된 이미지와 연관되어 있다는 것을 알게된다. 하지만, 이때 부모는 그것을 최대한 중립적 이며 우회적인 등장인물로 代置(replacement)하려 할 것이다. 이러한 왜곡(distortion) 은 魔女나 繼母같은 인간모습을 한 경우에서부터 동물과 괴수같이 인간이 아닌 존재 가 될 정도까지 다양하다. 이렇게 상대적으로 중립적인 대상으로 설정하면 부모는 자 식과 함께 이야기속에 빠져 정서를 투사하여 해결할 대상으로 그 상대역을 받아들이 고 좀 더 쉽게 아이와 동일시할 수 있게 된다(Cath와 Cath 1978).
이렇듯 동화에서 상대역은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해와 달이 된 오누이에서는 호랑이 가 상대역으로 등장하는데, 호랑이는 한국전래동화에서 가장 많이 등장하는 동물이다.
孫東仁(1984)의 조사에 의하면 한국전래동화 1655편중 200편의 동화에서 호랑이가 나온다는 것으로, 특히 1924년에 출간된 朝鮮總督府編「朝鮮童話集」과 1926년에 간 행된 沈義麟編「朝鮮童話大集」에서는 무려 20%의 비율로 호랑이가 등장하고 있어 실 제 口傳전래동화에서는 호랑이가 現代동화에서 보다 더 큰 비중을 가졌었음을 알 수 있다. 孫東仁은 동화에 나오는 호랑이의 성격을 獰猛形, 正義形, 愚直形, 中性形, 報恩 形, 遁甲形, 反報恩形등으로 나눴는데, 해와 달이 된 오누이에 등장하는 호랑이는 영맹 형으로 분류할 수 있다고 하였다. 영맹형은 인간이나 동물을 잡아먹는 육식동물 本性 發露의 결과로 본다. 이 영맹형은‘호랑이도 제 말하면 온다’,‘범에게 물려가도 정신 만 차리면 된다’ 등의 속담, 꿈에 나타나는 모습, 민화에 등장하는 경우, 그리고‘호랑 이 할아버지’,‘호랑이 만났다’는 것 같은 비유에 사용된다. 영맹형은 위에 열거한 여 러 유형중 가장 잦은 빈도로 나온다.
이 동화에서 호랑이는 여러가지 의미로 해석할 수 있는데 그런 의미를 동화의 전개 에 따라 살펴보도록 한다.
1) 호랑이가 어머니를 단계적으로 옷을 벗기다 결국 잡아먹는 장면
도중에 산모퉁이에서 범을 만났다.“묵 좀 주면 안잡아먹지”하기에 한 개를 주었다. 조금 있다가 또 나와서 같은 요구를 하였다. 이것이 자꾸 거듭되다 보 니 가졌던 묵이 다 없어졌다. 호랑이는 이번에는“옷을 벗어주면 안잡아먹지”
하므로 치마를 주었다. 이어서 저고리, 바지, 속적삼, 속옷까지 다주고 벌거숭 이가 되었으므로 가랑이를 따서 음부를 가리고 갔다. 호랑이는 계속해서 나왔 다. 팔과 다리를 요구하였고 마지막에는 몸뚱이를 요구하였으므로 필경 어머 니는 호랑이에게 먹히고 말았다.
첫째, 호랑이는 아버지의 象徵일 수 있다. 호랑이가 산모퉁이에서 만난 어머니에게 같은 요구를 반복하며 괴롭히다가 어머니의 옷을 벗기고 결국 벌거숭이로 만든후 음 부만을 가리게한다. 그리고 몸의 일부를 먹어치우다 종국에는 통채로 잡아먹어버린다.
잡아먹는다는 폭력적인 행동에 앞서서 호랑이는 옷을 벗기고 결국 나체가 되게 하고 몸의 일부분을 먹어치우는 전동작을 즐기면서 행한다. 이런 과정은 성적인 이미지와 성관계를 묘사하고 있음을 쉽게 연상할 수 있다. 어린이들의 심상(mental image)안에 는 부모의 성관계는 폭력적으로 보여질것이고, 폭력과 성행위, 그리고 그로 인한 불안 감은 등가물로 받아들여진다. 즉, 원초경(primal scene)의 이미지가 동화에서 드러나 고 있는것으로 볼 수 있고, 호랑이는 어머니를 괴롭히는 아버지라는 존재의 상징이 될 수 있다(Freud 1918;Nersessian과 Kopff 1996).
둘째, 호랑이는 나쁜 어머니像일 수 있다. 즉 호랑이가 어머니를 잡아먹는다는 묘사 는 있지만, 어디에도 어머니가 죽었다는 이야기는 없다. 즉, 나쁜 어머니상(bad mother image)이 좋은 어머니상(good mother image)를 먹어버렸거나(engulf) 同化(assi- milation)하여 하나가 된 것을 나타내고 있을 수 도 있다(Bettelheim, pp.166-182).
2) 호랑이의 變裝
어머니를 잡아먹고 난 호랑이는 어머니의 옷을 입고 아이들이 있는 집으로 갔다. 집 에 도착하고 난 다음에 호랑이는 아이들이 자기를 어머니로 여기도록 목소리와 손의 모습을 바꿔가며 아이들에게 접근하지만 결국 호랑이임이 발각된다. 호랑이의 이런 접 근방식은 다음과 같은 점들을 상징하고 있다.
否定的 외디프스期(negative oedipal period)를 전후하여 아버지라는 존재가 아이 의 심상안에 나타나기 시작한다. 처음 아버지는 동일화의 대상으로 어머니와 비슷한 역가로 존재하다가 점차 긍정적 외디프스기로 넘어간다. 즉 아이는 아버지와 어머니를 구별하여 인식할 수 있게 되고, 모자관계와 질적으로 다른 부모간의 관계를 이해하며, 三者關係(triadic relationship)에 대한 개념을 형성하고, 마침내 肯定的 외디프스期
(positive oedipal period)로 넘어간다(Tyson과 Tyson 1990). 호랑이는 어머니의 겉모습을 하고 처음 아이에게 다가가고, 아이는 두려움과 호기심이 섞인 감정으로 어 머니와 비슷하지만 뭔가 다른 존재로 이를 바라보다 점차 어머니와 다른 점을 인식하 고 단호히 대처하게 된다. 이는 처음 아이가 아버지란 존재를 받아들이는 과정과 흡사 한 형식을 띄고 있다. 이런 양상은 여타의 전래동화에서도 발견할 수 있다. 예컨대 서 양동화「빨간모자 소녀(Little Red Riding Hood)」에서 늑대가 할머니를 잡아삼킨 후 할머니 옷을 입고 있지만 할머니집에 온 소녀가 상대가 늑대임을 알아차리는 과정에 서, 그리고 Grimm의 동화집중「늑대와 일곱마리 새끼 염소」에서 늑대가 어미염소를 잡아먹은후 새끼들에게 접근하는 과정에서 볼 수 있다.
“왔다, 문 좀 열어라”하므로 아이들이 문을 열고자 하였으나 말소리가 다르 므로 손을 보자고 하였다. 문틈으로 내민 손을 만져보고 아이들은“어머니 손 이 왜 이리 터실터실하오”하니 범은“흙일을 하였으니 그렇다”고 하였다. 그 래서 아이들은 문을 열어주었다.
아이들이 호랑이가 변장을 하고 온것을 알아차리는 과정이다. 여기서 아이들이 어머 니와 다른 점을 물어보고 이에 대해 늑대가 대답하는 모습을 보면 아이들이 듣고, 보 고, 만지고, 맛보는 과정을 통해 어떻게 세상을 이해하는지의 인지발달과정을 경험할 수 있다(Gemelli, pp.125-133).
3) 호랑이와 여자아이의 관계
아이들이 나무로 도망가 있는 상황에서 여자아이는 호랑이가 그들이 나무위에 있다 는 것을 알아차리게 하고, 이후에 호랑이가 어떻게 나무를 타고 올라갈 수 있는지 묻자 이에 대해 남자아이는 다른 답을 해서 호랑이를 골탕먹이는데 반해 여자아이가“도끼 로 찍고 올라왔지 왜”라며 방법을 가르쳐 줘서 위험을 자초하게 된다. 또 다른 板本에 서는 호랑이가 처음 아이들을 찾아왔을때 목소리가 다른점과 손모양이 다른 점을 남 자아이가 지적하고 그 뒤 여자아이가 해결방법을 호랑이에게 가르쳐 주는 장면이 있 다. 이렇게 남자아이는 호랑이를 물리치기 위해 여러가지 꾀를 내서 거짓말을 하고 호 랑이의 변장을 알아내려 노력을 하는데 반해 여자아이는 위험자초 행동을 연달아 범 한다.
왜 이렇게 다른 행동을 하는 것일까. 이는 호랑이가‘아버지 표상(father repre- sentation)”임을 생각할 때 여자아이 경우에는 어머니를 잡아먹은 아버지가 자신도 잡아먹어주기를 바라는 무의식적 욕구를 나타내는 것으로서, 여기서 우리는 외디프스 기 女兒의 아버지를 향한 誘惑(seduction)과 近親相姦 所望(incestual wish)을 발견 할 수 있다. 여자아이에서는 외디프스以前期(preoedipal phase)에 어머니와 성공적인
애착관계를 형성하며, 다음에 어머니상이 내재화되면서 여성성을 가지며, 그 후 외디 프스기로 들어간다. 외디프스기에 여자아이는 아버지와 어머니의 관계가 자신이 어머 니와 이루던 기존의 모녀관계와는 질적으로 다른 이성관계로 맺어져 있다는 것을 인 식하면서 이제 자기도 기존의 모녀관계와는 다른 관계를 아버지와 맺고자 하는 소망 을 갖게 된다. 따라서 이 시기 여자아이 무의식에서는 어머니에 대한 질투심과 경쟁심 이 일어나고, 나아가 어머니를 죽이거나 물리치고 아버지를 유혹코자 하는 욕구가 일 어난다(Tyson과 Tyson, pp.258-276).
비슷한 장면이 서양전래동화「빨간 모자 소녀」에도 있다. 즉 소녀가 할머니집으로 가던 길에 만난 늑대가 소녀에게 할머니댁이 어디인지 묻자 소녀는 친절히 가르켜 주 었고, 이후 늑대가 좋은 꽃밭이 있으니 그곳에서 꽃을 따가면 할머니가 좋아할 것이라 고 하자 그 말을 따라 꽃밭에서 꽃을 따며 시간을 보내는 사이 늑대가 할머니를 잡아 먹어버린다.
4) 기 타
호랑이는 보통 인간에 내재해 있는 악(badness)의 투사물이다. 그러니 이 동화속 호랑이는 아이들 마음속에 있는 원초적 악의 상징물로 볼 수 있다. 아이들로서는 아직 자기 마음 속 악을 다루는데에 숙달(mastery)치 못하다. 악을 다루다 가혹한 초자아 (harsh superego)가 자칫 자기(self)의 파괴를 할 위험을 내포하고 있기 때문에 자 신 내부의 악은 아이에게 강한 불안을 일으킬 수 있다(Kernberg 1989;Tyson과 Tyson, pp.207-227). 그래서 아이들은 동화라는 안전한 환상공간에서 악을 다루는 과정을 반복함으로써 좀 더 성숙하고 분화된 방법으로 내재된 갈등과 욕구를 해결하 는 것을 익힌다.
3. 어머니의 의미
이 동화에서 어머니는 아이들을 먹이기 위해(feed) 품팔아 묵을 얻어 오는 길에 호 랑이에게 잡아먹힌다. 동화내용에서 어머니쪽은 이렇듯 養育(nurture)하는 주체로 등 장하며, 보통수준의‘좋은 어머니 像’을 나타내고 있으나, 아이들쪽에서는 먹을 것에 대한 집착, 어머니 귀가에 대한 강한 환영, 어머니 사망에 대한 애도반응 등이 없다.
이 동화가 아닌 다른 일반동화에서도 어머니는 강하고 모든 것을 해결하는 존재인 경우 보다는 매우 약해서 도리어 아이가 보살피거나 괴물의 위협으로부터 구해야하는 대상이거나, 도리어 계모와 마녀와 같이 자신을 괴롭히는 대상으로 등장한다. 이는 일 반적으로 동화라는 것이 이미 구축되어 있는 자식과 어머니 관계를 재확인하는 것이 아니라 둘 간의 실재적 관계나 이를 통해 형성된 대상관계(object relation)를 위협하 는 여러 장애물들을 해결하고 극복하는 과정을 다루고 있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어머 니에 대한 묘사가 그리 강조되지 않는 것이 자연스럽다.
4. 하나님의 의미
동화들 가운데는 하나님이 무력한 주인공을 모든 위기로 부터 구해주는 것이 있는 가 하면 주인공이 혼자만의 힘과 판단으로 위기를 극복하는 것도 있다. 만약 前者를 먼저 그리고 後者를 뒤에 읽는다 할 때 그 동화를 읽는 아이는 주인공을 자기와 동일 시(identification)하여 처음 일방적이며 수동적으로 문제해결을 임할 수밖에 없는 입 장에서 점차 자신이 능동적으로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주체가 되어감을 알 수 있다. 이 는 동화들에 나오는 문제해결 주체의 변화가 이들 동화를 듣고 즐기는 아이들의 자아 발달을 반영하고 있음을 밝혀주고 있는 증거라고 할 수 있다.
이「해와 달이 된 오누이」 동화에서는 어린 오누이가 자신들의 꾀로 위기를 모면하 다가 한계에 다다르자 하느님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또 하늘에 올라간 후에 하느님은 아이들에게 무슨 일을 할것인지 묻고 그들이 자신들이 할 일을 결정하도록 한다. 즉 문제해결에서 주체적 역할을 하는 인물이 지금까지는 인간인 오빠와 여동생이었는데 이것이 마지막에는 하느님으로 바뀌는 것으로, 이는 아이들이 최대한 자신이 할 수 있 는 일은 할 수 있도록 하여 自發性(autonomy)을 향상시키도록 북돋아주는 역할을 한 다. 그리스神話나 戱曲이 처음에는 神들 사이에 일어나는 이야기에서 시작하여 인간과 신사이에서 태어난 英雄들 이야기로 바뀌고, 다시 이것이 인간들 사이의 이야기로 발 전해나간 것을 참고로 하여 이 동화를 볼때 여기에서는 인간을‘理想的이고 完璧한 像 (ideal perfect image)’으로 삼기에는 아직 청중이고 독자인 아이들의 자아발달이 미 흡한 면이 있다고 볼 수 있다(Hartnoll 1968). 이 동화에서 하느님은‘全能한 父母像 (omnipotent parental image)’일 것으로 판단된다(Gabbard 1995). 아이가 전능하 고 착한 부모상(하느님)과 前述한 나쁜 부모상(호랑이)을 분리(splitting)하여 받아들 이고 있는 점은 아직 한 인물에서 좋고 나쁨이 함께 있다는 양면가치를 이해하지 못 하는 아이의 발달상태를 나타내고 있다고 볼 수 있다(Bettelheim, pp.667-73;
Shapiro와 Katz 1978).
이 동화에서 하느님이 아이들은 구하지만, 악한 호랑이를 직접 벌하지 않고 다만 크 게 다친 후 도망가게 내버려 둔다. 즉 호랑이가 비록 어머니를 잡아먹었지만 죽여야할 정도로 강한 증오심을 아이들에게 불러일으키는 대상은 아니라는 것으로 수위가 조절 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왜냐? 이는 바로 호랑이가 아이들에게는‘나쁜 부모상’이기 도 하고 또 자기 내부의‘악’의 상징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아이는 이 동화 이야기에 자극받아 반대로 대상관계(부모와의 관계)를 촉진하고, 현실인식을 강 화하며, 자신의 원시적 초자아(primitive superego)에서 오는 명령을 누그러뜨리게 된 다(Shapiro와 Katz 1978). 또 다른 이유를 우리는 동화가 아이들에게 전달되는 방식 과 관련하여 찾을 수 있다. 동화는 아이들이 아직 글을 읽을 능력이 없기 때문에 대개 부모가 이야기 해주는 형식으로 전달된다. 이는 마치 정신치료과정에서 치료자와 환자
와의 관계와도 흡사하며, 전이와 역전이 관계에서 볼 수 있는 여러 무의식적 요소가 이야기하는 過程에 끼여든다. 아이에게 동화를 읽어주는 과정에서 부모는 악한 아미지 를 지닌 등장인물이 실은 현재 아이들이 받아들이는 자신과 연관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기 때문에 결국 이런 읽어주는 부모의 당황과 거부감을 누그러뜨리기 위해서는 순 화된 내용으로 결말이 나게 할 수 밖에 없었다 볼 수 있다.
하느님은 오누이를 불러다 놓고“여기는 놀고 먹지 못하는 곳이니 오빠는 해 가 되고, 누이는 달이 되거라”하였다. 며칠동안 일하다 누이는 오빠에게 말하 였다.“밤에 혼자 다니려니 무서워서 안되겠으니 나하고 바꿉시다.” 오빠는 승 낙하였다. 그러나 누이는 낮에 다니려 하니 여러사람들이 쳐다보아 부끄러우 므로 강렬한 빛을 내어 사람의 눈을 부시게 하였다. 그러므로 우리는 지금도 해를 바로 쳐다볼 수 없다고 한다.
하늘나라로 올라간 후 하느님은 오누이에게“놀고 먹지 못하는 곳이니 일을 하라”
고 지시한다. 이는 전래동화나 여타 동화들이 갖고 있는 교육적인 측면이라 할 수 있 다. 하지만, 오누이가 위기가 지나간 후 땅으로 돌아오지 않고 하나는 해가 되고 하나 는 달이 되었다는 결말부분은 이 주인공 오누이가 땅에 살고 있는 모든 사람들이 올려 보아야 하는 존재로, 그리고 하느님과 같은 곳에 사는 존재로 되었다는 점에서 全能한 父母像(omnipotent parental imago)과의 동일시(identification)에 의한 自我理想 (ego-ideal)의 充足(gratification)과 內在化(internalization)의 의미를 띄고 있으며, 이 과정을 통해 아이는 건강한 自己愛(narcissism)를 발달시켜 나간다(Gabbard 1995).
5. 동아줄의 의미
이 동화의 절정부분에 가장 중요한 소도구로 등장하는 것이 동아줄이다. 동아줄은 아이들에게는 하느님의 힘을 빌어 호랑이로부터 도망을 칠 수 있게되는 도구이며, 호 랑이에겐 결정적으로 자신의 욕망을 실패시키는 계기로 작용한다. 호랑이가 타고 오르 던 썩은 동아줄에 비해 아이들의 것은 곧고 강한 것이었다. 그런즉 이 동아줄은 아이 들이 가지고 있는 마술적 남성성기의 힘(magical phallic power)에 대한 동경과 동화 안에서 일어나는 외디푸스 컴플렉스의 熟達(mastery)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동아줄 같은 것을 타고 하늘로 올라가는 모티브는 많은 전래동화에서 발 견할 수 있다. 특히「작크와 콩나무(Jack and the bean stalk)」의 경우에 작크가 우연 히 심은 콩나무를 타고 하늘로 올라가 외눈박이 괴물로부터 황금알을 낳는 거위를 훔 쳐내려온 뒤 쫓아오는 괴물을 콩나무 줄기를 잘라버림으로써 물리치는데, 이 역시 어 린이에게 파괴적인 아버지의 위협으로부터 자유로와지는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Bet- telheim, pp.183-193).
結 語
본 저자들은 한국전래동화「해와 달이 된 오누이」를 정신분석적 입장에서 고찰하여 다음과 같은 결론을 얻을 수 있었다. 첫째, 호랑이, 어머니, 오누이, 하느님 같은 주요 등장인물이 아이의 내면심리를 다양하게 상징하고 있어 아이의 발달단계에 따라 다르 게 해석할 수 있다는 것이다. 둘째, 이 동화는 아이로 하여금 부모와의 상관관계, 일상 생활에서 경험하는 발달상의 과업, 그리고 실생활에서의 좌절을 동화라는 안전한 가상 공간을 통하여 숙달케하고, 나아가 용인되기 힘든 욕구마져 부분충족시키는 결과를 가 져옴으로써 아이의 사회화와 자아발달이 촉진된다는 것이다. 셋째, 어린이의 내면과 정서상태를 이해하는데 동화가 좋은 재료로 쓰일 수 있다는 것이다. 즉 아이가 동화를 수용하고 이해하는 양상에 따라 그 아이의 현존갈등과 발달상태, 불안의 정도, 역동 등을 추론할 수 있으며, 그 추론은 꿈분석을 할때와 같은 형식을 취함이 바람직하다.
이렇게「해와 달이 된 오누이」에서도 기존의 서양동화에서 처럼 갖가지 심리발달양 상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러나 한편 이 동화에서는 문제해결의 주체로 오누이가 함께 등장하되 각기 맡은 역할과 행동방식이 다른 점, 그리고 동화중에 아버지에 대한 언 급이 전혀 없는데다 어머니를 잡아먹고 자신들마저 잡아먹으려는 호랑이가‘나쁜 어 머니상’이나‘아버지상’일 수 있다는 점에 미루어 이 동화에서는 對象關係(object- relationship)면에서 양자관계(dyadic relationship)가 삼자관계(triadic relationship) 로 넘어가는 중간단계, 아니면 두 관계가 混在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즉 모자관계가 강조가 되어있는「헨젤과 그레텔」, 남자아이의 외디프스 컴플렉스 극복이 강조된「작 크와 콩나무」, 청소년기 여자의 발달과업이 강조된「신데렐라」같이 외국동화들은 그 하나 하나가 듣는 아이들의 발달단계에 맞추어 상당히 分化(differentiate)되어 있는데 반해「해와 달이 된 오누이」에서는 그 내용에서 두가지 발달단계가 혼재되어 있어 서 양동화들과 달리 미분화된 양상을 보인다. 이렇게 한국동화와 서양동화가 차이나는 근 본이유는 서양동화의 표준화에 있다 하겠다. 서양쪽은 수백가지로 구전되어오던 전래 동화들을 17세기 후반부터 Perrault가 채집해서 다듬어 활자화 시킨데다 19세기초에 Grimm 형제가 한번 더 수집하고 체계화하고 윤색시켜 1812년「어린이 동화와 가정 동화(Kinder and Hausmarchem)」라는 제목으로 출판하였듯이 서양동화들은 수백년 동안 대를 이어 표준화된 수정작업을 받은 것이다. 이에 반해 한국에서 전래동화가 체 계적으로 수집되어 활자화된 것은 1926년 沈義麟이 편찬한「朝鮮童話大集」이 시초였 다. 그러므로, 한국전래동화는 원형(原型)상태를 상당히 간직한 채 현대로 전해졌다 할 수 있다. 거기에다 남아있는 전래동화 편수(篇數)도 외국에 비해 많지 않은 편이어 서 그 적은 편수를 가지고 다양한 발달단계의 아동을 대상으로 삼자니 그럴려면 차라
리 미분화된 동화가 더 낫지 않았겠는가 라는 역설적인 추론이 나올 수도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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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TRACT
A Study on ‘The Brother and the Sister Who Became the Sun and the Moon’, the Most Popular Korean Folk Fairy Tale
Jee-Hyun Ha, M.D., Doo-Young Cho, M.D.
The fairy tales deal the universal problems in early human development and give the solutions to help the children deal with the painful intrapsychic and real conflicts which are still hard to master in their minds. Each fairy tale reflects the hierarchical developmental tasks and fosters socialization and ego development through the grati- fication of the impulses in fantasy, thus preventing unacceptable behaviors from being acted out in real situations. As the fairy tales reflect intrapsychic conflicts, emotional state, and the developmental stages of the children, it would be useful to interpret them analytically to understand their minds. The interpretation should be done in the same way as dreams are interpreted.
The story of ‘the Brother and the Sister Who Became the Sun and the Moon’, the most classical Korean fairy tale, could be summarized as follows-A long time ago, a mother came across a tiger on the way back from her work in a nearby village. At first, the tiger wanted some left-over cakes she brought for her children, and she gave them.
However the tiger wanted more and more, and she had to obliged to those requests. In this way, the tiger took all of the cakes and her clothes, started to eat her limbs one by one and eventually ate up her whole body. Disguised as the mother by her clothes, the tiger went to her cabin to attack her children. However, the old brother recognized the tiger, and escaped from the cabin with his sister. Chased by the tiger, they hid themselves up in a nearby tree. The tiger found them but did not know how to climb up. Unfortunately, however, the younger sister made a slip of the tongue of telling the tiger to use an ax to climb up. The children were chased up to the top by the tiger and had no way to run. Finally, they preyed to God to save their lives, and God responded to them by lowering a rope to get them to the heaven. The tiger also asked God for a rope. God, this time, lowered a rotten rope and the tiger fell to the ground. God ordered the brother to become the sun and the sister the moon.
The two main characters, ‘the brother and the sister’, reflect their less confirmed
gender identities and dependency in their dyadic relationship with the mother. The antagonist tiger represents the bad parental image, the father image in oedipal period, and their own badness in children’s psyche. Oedipal theme forced the difference between the boy and the girl open when they confronted the tiger, as the younger sister somehow seducesd the tiger to continue to chase her up. And the animal character as the antagonist makes children and parents easily accept the story, as children have animistic tendency in preoperation period and as parent can perceive without much resistance their projected antagonistic images by the neutral value of an animal. ‘God’
who saved the brother and the sister is the omnipotent parental image, and being rescued represents their dependency and immaturit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