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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환자가 느끼는) 사업의 성과 1) 질환에 대한 잘못된 인식 개선

질환에 대한 잘못된 지식과 인식은 건강관리에 많은 문제점을 야기할 수 있다(장경오, 2016, p. 57). 이는 본 연구의 참여자들에게서도 발견되 었는데, 질환교육에 참여했던 환자들은 자신들이 교육에 참여하기 이전 에 고혈압이나 당뇨병에 대해 갖고 있던 잘못된 인식과 관리가 교육 이후 바뀌었다고 말하였다. 가령, 당뇨병을 완치가 가능한 질환으로 오해하여 완치를 위해 무리하게 운동을 하거나, 과도한 운동량에 비해 식이는 지나 치게 제한한 경험이 있다고 밝혔다. 또한 고혈압의 경우 한 번 혈압약을 복용하기 시작하면 평생 복용해야 한다는 생각에 고혈압이 처음 발견되 었을 당시 약을 복용하지 않았다는 사례도 있었다.

“저는 사실 당뇨는 완치되는 줄 알았어요. 그래서 제 나름대로 진짜 완치를 하고자 초기는 제 나름대로 판단해 노력했는데, 실패작이

제4장 보건의료정책 시범 평가(II): 고혈압・당뇨병 등록・관리사업 111

었어요. 너무 몸을 혹사시켰어요. 교육을 받고 나서 알았죠. 너무 혹사시키면 오히려 독이 된다는 사실을.” (당뇨병 환자 A)

2) 질환 관리에서의 실질적 도움: 관리조력자로서의 역할

참여자들은 고혈압・당뇨병 등록교육센터의 교육사업 및 관리 사업이 질환을 관리하는 데 크게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특히 집중관 리에 대한 만족도가 높았는데, 혼자 관리할 경우 본인의 질환을 꾸준히 의식하면서 배운 지식을 일상 속에서 실천하기가 쉽지 않았지만, 집중관 리를 통해 정기적으로 일대일 모니터링과 상담을 받으면서 체계적 관리 가 가능했다고 하였다.

“혼자 관리하려니까 힘이 들었어요. 누가 조금씩 체크해 주면 도움 이 많이 되더라고요. 그래서 보건소를 다녔는데, 많이 좋아졌어요.

계속 이렇게 기록을 하고 있어요. 아침, 공복 식후 2시간.” (고혈압 과 당뇨병이 있는 환자 B)

또한 교육의 내용 역시 학술적인 내용보다도 실질적으로 관리에 필요 한 내용으로 구성되어 도움이 되었다고 하였다. 예를 들어, 영양사가 직 접 식단을 분석해 주고 문제점을 짚어 주는 것이나 미각 체험 등은 실제 로 식생활을 개선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이미 알고 있는 지식을 교육을 통해 다시 반복 학습하는 것만으로도 질환관리에 대한 의지와 마음가짐을 다지는 데 도움이 되었 다는 의견도 있었다.

교육 및 상담이 만성질환자들에게 미친 이 같은 효과를 기존 연구들에

서는 ‘동기화’ 효과라고 명명하기도 하였다. 즉, 막연하게 건강관리를 해 야 한다고만 생각하던 ‘비동기화’ 상태에서 위험을 인식하고 생활습관 변 화를 결심하는 ‘동기화’ 상태로 전환되는 데 전문가 교육이 중요한 역할 을 수행한 것으로 보인다(주정민, 조정진, 권용진, 이유림, 신동욱, 2017, pp. 177-178).

3) 질환관리에 대한 자신감 회복

질환교육을 통해 얻은 지식은 환자들의 질환관리에 대한 자신감 회복 으로 연결되었다. 교육내용에 따른 실천을 통해 건강상태가 좋아지는 것 을 직접 체험하면서 참여자들은 운동과 식이요법으로 질환을 다스릴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되었다고 밝혔다. 또한 과거에는 혈당이나 혈압 수 치의 조그만 변화에도 민감하게 반응하였다면, 질환관리에 대한 자신감 을 통해 현재는 마음가짐이 더욱 편안해졌다고 고백한 참여자도 있었다.

“혈압도 좋아지고 협착증도 해결이 되었어요. 생활이 참 많이 변화 되었죠. ‘병도 내가 운동이나 식이요법 등으로 얼마든지 다스릴 수 가 있구나!’라는 생각을 갖게 되었어요.” (고혈압 환자 C)

이러한 연구 결과는 지역사회 1차 의료 시범사업 참여 환자들을 대상 으로 실시한 질적 연구 결과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난 바 있다. 연구 결과 에 따르면, 개인의 생활습관 변화를 통해 건강이 호전된 경험은 약물에 의존하지 않고 질환을 스스로 관리하고, 나아지게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연결되고, 이는 다시 변화된 생활습관을 지속시키는 데 영향을 미치고 있 었다(주정민 등, 2017, p. 178). 또한, 만성질환자들의 자아 효능감 증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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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질환에 대한 자가 관리의 성공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은 이미 여 러 연구들을 통해 밝혀진 바 있다(김지현, 장상아, 2009, p. 522).

본 질적 연구 결과는 환자가 지식을 행동으로 실천할 수 있도록 자아 효능감을 효과적으로 증대시킬 수 있는 교육과 상담 프로그램들이 필요 함을 다시 한번 뒷받침한다.

다. (환자가 느끼는) 고혈압・당뇨병 등록・관리사업의 미흡한 점

1) 교육프로그램 접근성의 제약

일부 고혈압・당뇨병 등록교육센터의 경우 센터 내에서의 교육과 더불 어 지역의 여러 곳을 돌며 이동교육을 실시하기도 하였는데, 아직까지 이 러한 이동교육이 활성화되지 않은 센터 내 참여자들은 센터(보건소)까지 의 접근성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하였다.

“거기 보건소. … (중략) …한 시간이나 차를 타고 가야 되고, 또 차를 기다려야 하고 두 번이나 갈아타야 해요. 저기서 한 번 타고 터미널 가서 또 갈아타야 하죠. 거기 가려면. 내려서 또 많이 걸어야 돼요.

얼마나 힘든 줄 몰라요, 이 다리 아픈 사람이.” (고혈압 환자 D)

다음으로 정보에 대한 접근성이 개선되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사 업에 대한 홍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주변에 이러한 서비스에 대해 모 르는 사람이 많다는 지적을 하였으며, 직접 관심 있게 정보를 찾지 않으 면 신청할 수 없는 문제를 얘기하기도 하였다. 이에 대한 개선방안으로, 보건소식지를 집집마다 주기적으로 제공하여 보건소 사업이나 교육 등을

알려주면 좋겠다는 의견을 제시한 참여자도 있었다.

“모르는 사람이 많아요. 이런 교육이 있다는 것도 모르고. 병원에서 이렇게 할인해 주고 약값도 할인해 준다는 것도 모르는 사람들이 정말 많아요 많아. 그리고 노인네들 중 아주 노인네들은 교육도 안 가죠. 게다가 옛날부터 약을 먹는 사람들은 모르니까 또 못 가고 그치? 어느 누구도 알려주지 않으니까.” (고혈압 환자 D)

또한 만성질환의 발병연령이 점차 낮아지고 있음을 고려할 때, 직장에 다니는 젊은 사람들도 사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교육시간대를 다양화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있었다.

“평일 낮 시간대에 주로 업무를 보고 모든 걸 다 하니까. 그 부분이 늘 아쉽더라고요. …(중략)…이렇게 좋은 프로그램이 있다고 하더 라도, 정말 혜택을 받아야 될 사람들이 갈 여건이 못 되고, 시간이 안 된다면, 아무리 좋은 프로그램이라도 소용이 없는 게 되거든요.

정말 올 수 있는 사람은 딱 정해져 있어요. 일 안 하고, 나이 드신 분들. 그 분들만 갖고 할 수 밖에 없는 겁니다.” (고혈압 환자 E)

지역사회 내 건강관리 자원의 부족과 프로그램에 대한 물리적 접근성 의 제한은 고혈압・당뇨병 등록・관리사업뿐 아니라 지역사회를 기반으로 한 타 질환관리 사업에서도 공통적으로 지적되어온 한계점이라는 점에서 (주정민 등, 2017, p. 179) 접근성 개선을 위한 지역사회 인프라 강화의 필요성을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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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교육 및 집중관리 기회의 제한

현재 고혈압・당뇨병 교육 프로그램에서 제공되는 교육은 주로 신규 참 여자를 대상으로 실시하는 것이다 보니 기존 참여자들은 교육기회가 제 한적이고 일회성으로 제공되는 것에 대해 아쉬움을 드러냈다. 1년에 한 번 이상 교육을 지속적으로 받을 수 있기를 희망했고, 그에 맞춰 교육 매 뉴얼이 좀 더 다양화 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있었다. 특히, 집단을 대상 으로 하는 일반교육보다는 일대일 집중 관리가 더 필요하다는 참여자도 있었는데, 집중 관리의 대상자 및 참여시간이 보다 확대되길 바란다고 밝 혔다.

제5절 고찰

고혈압・당뇨병 등록・관리사업에 대한 사업 관계자 및 이용자의 인식을 파악하고 사업 수행의 장애요인을 분석하고자 3개 지역을 선정하여 수행 평가를 실시하였다. 고혈압・당뇨병 등록・관리사업은 우리나라 보건의료 분야에서 하고 있는 지역사회 사업 중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참여, 협력해 사업을 하는 대표적인 민관 협력 사업 중 하나이다.

질병관리본부가 사업모형을 개발하고 사업을 지원하며 공공기관이라 고 할 수 있는 보건소와 고혈압・당뇨병 등록교육센터, 개인이 운영하는 민간 의원・약국이 서비스를 제공하며 환자가 사업에 등록하여 서비스를 받게 된다. 사업비 또한 국비, 지방비 일대일 매칭으로 중앙정부와 함께 지방자치단체가 사업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한다.

현재 고혈압・당뇨병 등록・관리사업은 19개 지역에서 실시되고 있는데

연구기간의 제한으로 3개 지역을 선정하였고 경기도, 충청남도, 경상북 도에서 각 1개씩 선정 후 선정된 지역의 이해관계자를 인터뷰하였다.

미국 질병관리본부(CDC)와 캐나다 온타리오주에서 제시하는 보건의 료사업 평가 틀에서는 이해관계자를 평가에 참여시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연구에 참여한 3개 지역에서 서비스를 제공하는 고혈압・당뇨병 등 록교육센터의 근무자 중 역할이 구분되는 센터장, 팀장, 팀원과 보건소 담당자를 모두 포함했다. 여기에 의사회, 약사회 관계자를 각각 1명씩 포

미국 질병관리본부(CDC)와 캐나다 온타리오주에서 제시하는 보건의 료사업 평가 틀에서는 이해관계자를 평가에 참여시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연구에 참여한 3개 지역에서 서비스를 제공하는 고혈압・당뇨병 등 록교육센터의 근무자 중 역할이 구분되는 센터장, 팀장, 팀원과 보건소 담당자를 모두 포함했다. 여기에 의사회, 약사회 관계자를 각각 1명씩 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