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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도적 요인 중 지불제도는 의사의 진료행태에 많은 영향을 미치며, 의 사의 보수수준(payment level)이 의사의 행태와 서비스 이용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Rosen, 1989). 행위별 수가제와 같이 비용에 근거하여 진료비 가 상환되는 체계에서는 모든 유형의 환자들에게 서비스강도나 서비스량

측면에서 서비스를 과다 공급할 가능성이 있으며, 선불제 하에서는 자원 소모량이 적은 환자들 위주로 서비스를 제공하거나(creaming), 고비용의 환자들에게 서비스를 과소 공급(skimping), 또는 자원소모량이 많거나 재 원기간이 길어질 것으로 생각되는 환자들을 치료하기를 기피하는 행태(환 자진료기피; dumping)를 나타낸다(Ellis, 1998; Steinwald et al., 1989). 또한 FFS로 보상을 받는 의사들이 봉급을 받는 의사들에 비해 의료서비스를 더 많이 제공하는 경향이 있다고 보고된 바 있다(Kinder, 2001).

의료수가의 변화가 진료행태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한 예로 1976-1978년 미국 Colorado 주 메디케어 프로그램의 의사에 대한 상환시스템 변화에 따른 진료행태의 변화를 분석한 연구(Rice, 1983)와 네덜란드의 1978-1981 년 사이의 수가조정에 따른 진료행태 변화(Doorslaer와 Geruts, 1987) 분석 이 있다. 두 연구 모두 지불제도의 변화가 의사의 진료행태에 유의한 영 향을 주었음을 보고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DRGs 지불제도를 도입한 이후, 의료공급자들이 진료제 공량을 줄여 입원기간 중 의료서비스 제공량이 감소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한국보건의료관리연구원, 1998; 한국보건의료관리연구원, 1999; 서울 대학교 의과대학 의료관리학교실, 2000). 고영(2003)은 청구자료와 의료기 관 조사 자료를 이용하여 1998년부터 2002년 기간 동안 DRG 시범사업에 참여한 기관의 DRG 참여기간에 따른 진료행태 차이를 비교하였는데, 이 연구에 의하면 재원일수, 입원기간 중 약품 사용금액, 퇴원 후 외래 약제 비, 입원 중 진료비 모두 DRGs 도입 초기에는 감소효과를 보이나 적용기 간이 길어질수록 효과가 줄어들고, 외래로의 전이효과도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참여기간에 따른 진료행태는 질병군 별로 다르게 나타 나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Robinson과 Luft(1985)는 병원 간 경쟁이 높은 지역에 위치한 병원의 평 균 진료비가 경쟁이 낮은 지역의 평균 진료비보다 더 높다는 결과를 제시 하였고, Noether(1988)는 병원의 경쟁수준을 허쉬만-허핀달 지수 (Hirshman-Herfindahl Index, HHI)로 측정하여 분석한 결과 경쟁정도가 상대 적으로 높은 지역의 의료비가 그렇지 않은 지역보다 유의하게 높다는 결 과를 나타냈다.

국내 연구로 박형근(2006)은 병원 간 경쟁수준을 HHI로 측정하여 전국 854개 병원 중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의 입원환자를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병원 간 경쟁수준이 커질수록 재원일당 평균진료비가 증가한 것을 보였 다. 박하영 등(2008)의 연구에서는 815개 병원의 입원진료 시장을 변동반 경법에 의해 병원 간 경쟁을 정의하여 분석한 결과 병원 간 경쟁이 청구 진료비 고가도와는 유의한 연관성을 가지고 있지 않으나 병상 당 직원 수 에는 유의한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밝혔고, 병원 간 경쟁이 해당 시장의 사회경제적 특성을 나타낼 변수일 가능성을 제기하였다. 따라서 병원 간 경쟁은 내생변수(endogeneous variable)일 가능성이 높아 외생변수로 사용 될 경우 경쟁이 병원의 진료행태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는데 한계가 있 을 수 있음을 지적하였다. 또한, 이 연구들은 병원 방문 환자들의 특성을 보정하지 못한 한계점을 가지고 있다.

의원을 대상으로 분석한 연구로는 김창보(2002)와 조창익 등(2008)의 연 구를 들 수 있다. 김창보(2002)는 일반의, 가정의학과, 내과를 대상으로 2000년 1월 건강보험급여자료(외래)를 분석하여 유인수요를 증명하고자 하였다. 지역단위와 의원단위로 각각 분석하여 의원단위 분석에서 의사유 인수요는 의원밀도보다는 의원의 초진 환자수에 의해 유발되고 있으며, 지역단위 분석에서는 의원밀도가 의사유인수요 가설을 지지하는 것으로

보고하였다.2)

의원 외래를 대상으로 의사 유인수요에 대한 가설 검증을 시도한 최초 의 국내 연구로서 의의가 크지만, 분석대상이 3개 진료과목에 국한되었고 한개 연도의 1개월 자료만 분석하였으며 85개 지역에 국한되었기 때문에 연구결과를 일반화하는데 한계가 있다. 또한, 건강보험 통합과 의약분업이 실시되기 이전 자료를 분석하였기 때문에 건강보험제도 변화와 의료공급 자 증가 등 여러 가지 환경변화를 반영하지 못한다.

조창익 등의 연구(2008)에서는 내과, 소아과, 이비인후과 의원의 급성상 기도감염에 대한 항생제 처방률에 있어서 의원 수의 변화(경쟁정도의 변 화)가 유의한 영향을 미치는 지 분석하였다. 이 연구에서는 2005년 4/4분 기 건강보험 급여자료를 분석하였고, 경쟁지수를 9개 진료대권역 전체 해 당 의원밀도와 행정구역(시ㆍ군ㆍ구) 의원밀도와의 차이와 각 진료대권역 의 의원밀도와 행정구역 밀도와의 차이로 정의하였다. 분석한 결과, 경쟁 지수를 어떤 형태로 정의하든 의원이 속한 지역의 경쟁정도가 높아질수록 의사들의 항생제 처방률이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 다. 이 연구도 분석대상이 3개 진료과목에 한정된 점과 한개 연도만 포함 되었기 때문에 연구결과를 일반화하는 데 한계가 있다.

요약하면, 진료비 지불제도가(즉 DRG vs. FFS) 진료행태에 미치는 영향 에 대한 최근의 국내 연구가 없고 이를 SID 관점에서 고찰한 연구가 없 다. 의료기관 경쟁이 진료행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가 몇 편 있으 나, 분석대상이 제한되고 의료기관 방문 환자들의 특성을 통제하지 못한

2) 이 연구에서는 의원밀도를 인구 100,000명당 의원수에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의 환자점 유율을 보정하여 정의하였다.

[(N + a)/(pop)] × (100,000명) N: 해당 지역내 의원수 pop: 해당 지역내 인구수

a: 해당지역 병원급 이상의 환자점유율 보정계수

= (병원급 이상의 외래 초진환자수)/(의원당 외래 초진환자수)

연구하는 데 있어서 중요한 고려사항은 의료기관 경쟁이 내생변수 (endogeneous variable)일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또한, 경쟁과 의료공급 자의 진료행태에 대한 분석에 있어서 의료기관 방문 환자의 특성을 통제 하는 것도 실증 연구에서 해결해야 할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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