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이사회에서 심각하게 대립했던 것은 농업분야였다. EU는 미국과 개도국으로부터 수출보조금에 대해 강하게 비판을 받았다. EU는 이것을 수용하는 대신에 미국에게 수출품을 유리하게 하는 수출정책에 대해 타협 을 요구하였다.
또, 미국은 브라질과 서아프리카 개도국 등으로부터 국내보조 감축에 대 해 비난을 받았다. 미국은 국내보조의 양보와 교환으로 EU나 한국, 일본
등 농산물 수입국이 예외적으로 고관세를 요구하는 민감품목에 일정 이상 의 관세를 인정하지 않는 관세상한의 설정을 고집하였다.
3.1. 관세상한
수치목표를 둘러싼 모델리티 협상은 2005년 봄부터 본격화될 것이다. 예 상되는 쟁점을 정리한다<표 1>. 우선, 관세상한에 관한 문제이다. 관세상 한에 대해서는 미국이 강력하게 주장해 왔다. 합의문에는 ‘관세상한의 역 할을 평가한다’고 기술되어 있어 향후 협상에서 수입국 입장에서는 도입 을 저지할 수 있는 하나의 가능성을 만들어 둔 의미도 있다.
관세상한은 관세율에 상한을 설정, 모든 관세를 그 이하로 억제한다는 점에서 구간방식과 유사성이 있다. 때문에 수입국 그룹(G10)은 이를 옥상 옥이라고 비판함에 따라 다소의 변화를 가져올 가능성도 있다. 한편, 관세 상한의 도입을 회피한다고 해도 수출국 그룹은 도입을 양보하는 대가로 관세인하율을 최대한으로 요구할 가능성은 있다.
3.2. 민감품목
대폭적인 관세 인하대상에서 제외되는 민감품목에 대해서는 품목수, 관 세인하율, 관세인하방식 등이 협상의 쟁점이 될 것이다.
일본은 품목수를 전체 품목의 30%에 상당하는 400품목을 상정하고 있 으나 미국은 극히 소수의 품목을 주장하고 있다. 가맹국간에 상당한 격차 가 벌어져 있다.
또, 합의문에는 품목의 선택은 자국의 재량으로 하되, 품목의 결정은 구 간방식의 목적을 저해하지 않는다는 조건이 있는 점에 유의해야 할 필요 가 있다. 즉, 수출국은 민감품목수가 많으면 ‘고관세일수록 대폭 인하한다’
는 구간방식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다고 주장할 가능성이 있다.
향후 협상에서 품목수를 결정할 때는 관세 인하율이나 인하 방식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수입국 입장에서는 비민감품목의 관세인하 율이 높으면 높을수록 민감품목을 늘릴 필요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3.3. 저관세 수입량(TRQ) 증량문제
가장 주목해야 할 점은 TRQ 증량이 의무적인가, 아닌가 라는데 있다.
그런데 이 점에 대해서는 불분명하다. 때문에 향후 협상에서 TRQ 증량 룰 을 확립할 때 최종안에 대한 해석문제가 대두될 것이다.
합의문에는 민감품목에도 저관세 TRQ 설정과 관세 인하를 조합하는 실 질적인 접근개선을 요구하였다. 또, 모든 품목에 대해 어떠한 확대가 요구 된다고 하였다. 이를 근거로 수출국이 전품목에 대해 수입량 확대를 요구 할 것이다.
한편, 수입국이 반론할 수 있는 근거도 합의문에 포함되어 있다. 시장접 근 개선과 관려하여 ‘품목의 민감성이 반영된다’고 하는 문구가 들어있다.
반영방법은 향후 협상에서 넘겨져 있는 상태이며, ‘의무화하지 않는 것이 중요성의 반영에 해당된다’고 주장할 수 있다.
최종 합의문 이전의 수정안에서 TRQ 수입량 확대대상이 ‘모든 관세라 인(tariff line)’에서 ‘모든 실품목(product)’으로 변경된 것이 향후 협상의 좋 은 재료가 된다. 예를 들면, 쌀이라는 실품목은 벼, 현미, 백미, 쇄미 등 세 분화된 종류로 분류된다. 만약 종류별로 관세를 설정하면, 이것을 ‘관세라 인’이라고 한다. 모든 관세라인으로 수입범위의 확대를 의무화하면 벼나 현미 등 모든 종류로 수입범위를 늘려야 한다. 그렇지만 실품목 단위로 수 입범위를 확대하게 되면 쌀의 경우 TRQ 확대시 필요에 따라 ‘쇄미만을 늘 리면 된다’고 해석할 수 있다. 이 점은 관세감축과 연계하는데는 문제가 있으며, 단지 향후 의무적인 MMA 수입쌀의 운용에 적절하게 활용할 수 있다.
표 1 향후 협상에서 예상되는 쟁점
분야 최종 합의문 향후협상에서의 쟁점
관세상한
◦도입여부 유보
- 관세상한의 역할을 평가하여 도입결정
◦도입할 것인가, 아닌가를 협상
◦도입하지 않는 경우, 수출국은 관 세의 대폭적인 인하를 요구할 가 능성이 높음
민감품목
품목수
◦품목수는 향후 협상
◦품목의 결정은 각국의 재량
◦일본은 전품목의 30%, 미국은 극 히 소수품목을 주장
◦관세인하율과 인하방식과 관련하 여 협상
TRQ 증량
◦품목별로 수입량과 관세인하 를 조합
- 품목의 민감성을 고려
◦전체품목에 확대 요구 - 일관성과 공평성 유지필요 - 확대방식은 향후 협상
◦증량 의무화 회피근거 확보
◦의무화하지 않는 경우 - 확대여부는 품목별로 협상 - 확대하지 않아도 될 품목수를
제한
◦의무화하는 경우
- 품목중의 일부 종류에 한정하여 확대 가능
◦고관세 품목일수록 대폭 증량가 능성 있음.
한편, TRQ 수입량 확대 룰의 확립에서 고관세일수록 확대폭을 크게 해 야 하는 것과 관련되는 문구도 추가되었다. 고관세 품목을 다수 가지고 있 는 국가는 향후 협상에서 민감품목을 어떻게 관세상한이나 TRQ 증량 대 상에서 제외할 것인가가 과제가 될 것이다.
이것은 TRQ 수입이 의무적인가, 아닌가와는 다른 문제이다. 여기서 말 하는 TRQ라는 것은 쌀의 MMA와 같이 할당된 물량을 전량 의무적으로 수입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단지 시장접근기회만 제공한다는 의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