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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의식과 종교적 구원

Ⅴ. 죄의식을 통해 바라본 구원의 의미

3. 죄의식과 종교적 구원

3. 죄의식과 종교적 구원

죄의식을 통한 종교적 구원의 의미는 암시적이고 상징적으로 형상화되어 있 다. 이 텍스트는 기독교 입교 이전의 타락한 삶과 행동과 기독교 입교 후의 기 독교적 윤리관 및 기독교 교리에 위배 된 삶과 행동은 모두 죄의식을 생성함 을 보여준다.

기독교적 죄의식 판단기준은 광의로는 기독교가 지닌 윤리성133)의 근본인 성경 66권134)에 나타나 있다. 즉 모든 성경은 신앙생활의 본분을 말하며, 본분 이란 하나님을 섬기는 도리와 사람을 섬기는 도리로 구분된다. 또한 협의로는 십계명에 명시되어 있다. 이것에 대하여 많은 비기독교인 상담가들이 기독교가 불건전한 죄의식을 일으킨다고 비판하지만, 성경은 죄의 존재를 분명히 밝히고 있다.

기독교 사상에서 죄란 인간의 근원적인 문제라 할 수 있다. 조직 신학자 벌코 프는 “죄는 인간의 삶이 지니는 가장 슬프고 보편적인 현상 가운데 하나”라고 하였으며,135) 구약 「레위기」에서도 죄의 성격을 보여주고 있다.

“만일 이스라엘 온 회중이 여호와의 금령 중 하나라도 그릇 범하여 허물(guilt)이 있으나 스스로 깨닫지 못하다가 그 범한 죄를 깨달으면 회중은 수송아지를 속죄제로 드릴찌니 그것을 회막 앞으로 끌어다가”136)

133) 김수만(1998), 전게서, p.15. 기독교 윤리를 정의하면 “윤리란 인간 행동의 관습을 이성적으로 검토 비판하여 그리스도인으로 하여금 사랑의 공동체 안에서 올바른 행동을 실천케 하는 학문이다.”

134) “이사야”, 34 : 16. 모든 성경은 쓰여진 시대, 장소, 직업, 환경, 지식 수준이 다르 지만 성경 전체의 내용은 동일하며 공통적인 주제로 되어있다. 이렇게 쓰도록 조 종하신 분이 하나님이시기 때문이다.

135) 벌코프(Berkhof)(1991), 「조직신학(상)」, 권수경 외 역, 크리스챤다이제스트, p.443.

136) 「구약성경」, “레위기”, 4장 13∼14.

즉, 기독교의 윤리대로 살지 못하거나 율법을 어길 때에는 즉시 기독교적 죄 가 성립한다. 그리고 비록 범죄를 행한 당사자가 후에까지 그 범죄에 대해 깨 닫지 못한다 하여도 신학적인 죄가 성립하는 것이다. 또한 ‘죄에 대한 적절한 인식’ 즉, 적당한 죄의식이 없이는 하나님께 회개하지 않게 되고, 결국 구원에 이를 수 없게 된다.137) 자신의 죄를 철저히 인식하고 자기가 행한 잘못을 고침 으로써 의롭게 살면서, 그리스도인으로 죄를 짓지 말아야 구원에 이를 수 있다 고 말한다.

일반적으로 기독교 문학은 독자들의 삶에 깊은 영향을 주어 죄와 파멸로부 터 영원히 해방시키고자 하는 원대한 소망을 극대화하려는 경향의 문학이다.

그러므로 기독교 문학은 기독교의 세계관138)과 인간의 본능적 욕망과 죄의식 사이의 갈등을 보여주게 된다.

작가의 신념이 획일적인 윤리주의나 단순하고 안락한 개념화로 드러나면 작 품의 생명력은 소멸되게 마련이다. 따라서 기독교문학 작가는 일반 작가보다 더 문학적으로 성숙된 면모를 보여주면서 구원이라는 기독교적 신념을 성공적 으로 형상화시켜야 한다.

따라서 이 작품의 의미구조 속에 형상화되어 있는 기독교적 구원의 의미는 늘 깨어있으면서 자기의 죄의식에 대하여 반복적이고 누적적인 속죄행위를 통 해서만 획득될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속죄행위는 종교적 심판의 날이 도래할 때까지 구원을 향한 종교적 갈망의 형태로 형상화된다.

이 텍스트 속에서 종교적 속죄행위는 1, 2차 변증법적 속죄 과정을 통하여 보여주고 있다. 1차는 자기의 범죄행위를 죄의식을 통해 자각하고 기독교에 입 문하여 종교적 속죄행위를 실천하는 과정에서 발견된다. 그러나 주인물은 사찰 로서 직무을 수행(외적)하면서, 성실한 신앙생활(내적)을 하다가도 거지애를 학

137) 박일선(1998), “다윗과 사울의 죄의식 비교 연구”, 석사학위논문, 장로회신학대 신 학대학원, p.8.

138) 기독교 세계관이란 작가가 기독교적 관점에서 인간과 역사와 세계를 이해하고 이 를 작품에 구현해 놓은 것을 말한다. 즉 기독교적 사유의 문학으로서 말하자면 기 독교 문학이란 특수한 분야의 성립을 인정하는 것이다.

대하고, 목사․전도부인의 관계를 잠시나마 오해하는 등 모순된 행동을 하여 죄를 짓게 된다. 이처럼 인간은 원죄 외에도 삶의 매 순간마다 새로운 죄를 범 하게 됨으로써 변증법적인 회개와 반성을 끊임없이 실천해야 구원에 이를 수 있는 것이다. 소설 속에서도 광주는 가족(불구인 아내)과 이웃(거지애 입양)에 대한 헌신적 사랑을 실천하는 방식으로 2차의 변증법적 속죄행위를 지속한다.

그러므로 죄의식을 통한 구원의 의미는 구원의 목표에 도달할 때까지 끊임 없이 이어지는 회개를 통한 죄의식의 자각과, 봉사와 사랑의 실천 등과 같은 종교행위와 무관하지 않다. 자기의 신앙행위와 종교적 행위에 대한 반성과 회 개를 끊임없이 실천하면서 바람직한 신앙인이 되기 위한 신실한 노력을 통해 서만 가능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소설 속 주인물의 속죄 행위는 변증법적 의식의 발전과정을 통해 점진적, 누적적으로 종교적 구원을 향한 노력과 행동 속에서 전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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