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Ⅳ. 인물의 성격유형과 인간상

1. 다윗형

바울은 「신약성경」 “고린도후서” 7:8∼10에서 ‘구원을 이르게 하는 회개의 근심’을 기뻐했다. 이를 나래모어는 건설적인 근심이라고 말한다.81)

간음죄로 인한 고통과 참회의 원형은 「구약성경」의 “사무엘 하”, 11장 다윗 이야기에 나타나 있다.82)

80) 정은수(1985), “죄의식과 자아개념과의 관계”, 석사학위논문, 계명대학교 교육대학 원, p.11.

81) 즉, 일차적인 초점이 되는 대상이 하나님이나 타인이며 남에게 입힌 손상이나 장래 의 올바른 행동이기 때문에 남을 돕거나 자신의 성장을 증진시키는 것 혹은 하나 님의 뜻을 행하는 것에 관심을 가지는 근심이다.

82) 염명수(1989), 「성서인물연구」, 한국문서선교회, p.156. 여기서 ‘다윗’은 아브라함의 14대 손이며 ‘이새’의 여덟 째 아들로, 그 이름은 히브리말로 ‘사랑 받는 자’라는 뜻 이다. 그는 이름 그대로 사랑 받는 자였다. 유대의 베들레헴에서 태어났으며 일개 목자에서 이스라엘의 왕이 되기까지 그의 생애는 하나님의 은혜로 장식되어 있다.

초여름 암몬과의 전쟁은 시작되었고 승리는 이미 다윗에게 있었기에 요압에 게 전군을 지휘하게 한 다윗은 왕궁에 머물러 있었다. 다윗은 평안히 낮잠을 자고 저녁때가 다 되어서야 잠자리에서 일어나 궁전 지붕 위를 거닐다가 목욕 하던 밧세바를 보았다. 그녀가 유부녀인 것을 알았지만 주저하지 않고 불러들 여 자신의 욕망을 채우기 위해 통정을 행한다.

또한 다윗은 밧세바가 잉태를 하자 전장에 나가 있던 자신의 신복인 남편 우리아를 불러와, 아내와 동침할 것을 바라며 자신의 범죄를 가리려고 했으나, 우리아는 “내가 어찌 내 집으로 가서 마시고 내 처와 같이 자리이까”하며 왕 의 부하들과 같이 궁전의 뜰에서 잔다. 이에 다윗이 우리아에게 거듭 집으로 들어갈 것을 권하나 우리아는 왕에게 충정을 보이면서 집으로 들어가지 않는 다. 결국 다윗은 아무것도 모르는 우리아에게 자신의 목숨을 앗아갈 명령서를 들려 다시 전장으로 보낸다. 명령서의 내용은 우리아를 맹렬한 싸움의 선두에 서게 하여 죽게 하라는 것이다. 여기에서 다윗의 비겁함과 치밀한 계획, 잔인 한 면을 볼 수 있다. 또한 우리아의 장례 후 다윗은 밧세바를 당당하게 아내로 삼는다.

그러나 하나님은 선지자 나단을 통해 다윗의 죄를 신랄하게 지적하고, 다윗 은 곧바로 왕의 권위를 버리고 하나님 앞에 엎드려 자신의 죄를 깊이 뉘우치 고 회개한다. 참 회개로 이르는 것은 자신의 죄에 대한 분명한 인식임을 알 수 있다.

이처럼 다윗의 죄의식은 하나님을 바라보고 죄의식의 불편한 감정들을 막기 위해서 방어기제를 사용하기보다는 회개하고 용서를 구하며 올바른 방향으로 자신의 행동을 변화시키고 있다. 또한 첸치니에 따르면, 참되고 건설적인 죄책 감은 종교적 의식으로 발전할 수 있는데 그것이 바로 하나님 앞에서 죄인임을 발견하는 죄의식이라 하였다.

또한 다윗은 간음으로 낳은 아이가 앓자, 금식하며 기도하였지만 이레만에 죽게 된다.83) 결국 경건하던 다윗은 한꺼번에 간음죄와 모살죄를 지었고, 십계 83) “시편”, 51: 7∼9. 우슬초로 나를 정결케 하소서 내가 정하리이다 나를 씻기소서 내

가 눈보다 희리이다 나로 즐겁고 기쁜 소리를 듣게 하사 주께서 꺾으신 뼈로 즐

명에서 “살인하지 말라”, “간음하지 말라”, “도둑질하지 말라”, “네 이웃집을 탐 내지 말라” 등 네 가지의 계명을 어기게 된다.84)

이 소설 중심인물인 최광주의 죄도 이러한 다윗형의 모습을 닮아 있다고 할 수 있다.

최광주는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많은 재산을 육체의 쾌락을 위해 주색잡기로 탕진하였다. 그는 열 다섯 명의 여인과 불륜관계를 맺었고, 심지어 처제까지 범하자 그 충격으로 부인은 딸 경선을 낳고 자살하고 만다.

신애가 죽은 뒤부터 계속해 온 죄의식 속의 괴로움으로 광주는 한강에 나가 몸을 던진 일이 있었다. 그때 그는 죽은 것으로만 알았었다. 그러나 얼마 뒤 병원 침대에 누워 있는 자기를 발견했을 때 그는 하느님이 일부러 목숨을 끊지 못하게 하신 것이 라고 생각했다. 죽으면 끝이다. 그 뒤에는 지옥이 있을 뿐이다. 괴로움 속에서 생명을 연장하며 완전한 속죄를 함으로 천당에 갈 수 있는 사람을 만드시려는 뜻이다. 그래 서 낚시질하던 사람으로 하여금 그의 목숨을 건지게 한 것이다.

그때 죽었다면 그는 자기의 죄 값으로 지옥에 가는 벌을 받는 것이 된다.85)

광주는 처제와의 관계로 인해 아내가 자살하자 간음죄를 지었음을 깨닫게 된다. 후회와 양심의 가책은 자기가 아내를 죽였다는 죄의식에 휩싸이게 하였 고, 그 괴로움으로 광주는 자살을 시도하였지만 실패한다.

그후 광주는 죄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기독교에 입문한다. 즉 죄의 대한 인식은 ‘하나님을 아는 하나의 수단’이 되었으며, 구원을 위한 회개의 근 심을 낳아 종교적인 죄의식으로 변화됨을 볼 수 있다.

거워하게 하소서 주의 얼굴을 내 죄에서 돌이키시고 내 모든 죄악을 도말하소서.

다윗이 회개한 내용의 일부분이다.

84) 이러한 죄로 인해, 다윗의 불의의 아들은 죽고, 큰 아들 암논은 누이를 범하여 동생 압살롬에게 죽임을 당한다(삼하 13장). 그리고 압살롬은 아버지 다윗에게 반역하여 아버지의 처첩들과 간음을 행하여 다윗 왕은 울면서 맨발로 왕국을 도망쳐 나와야 했다. 이처럼 다윗의 집에서 성폭행 사건이 잇달아 일어나고 결국 다윗의 집에서 칼이 떠나지 않으리라는 심판을 받게 되었다.

85) 「종각」, 전게서, p.68.

현재 광주는 심삼애의 남편으로서, 양복점을 다니며 방탕한 생활을 하는 미 혼의 동생 대주와 전처 소생의 딸, 처제와의 사이에서 태어난 두 명의 아들 등 여섯 식구의 가장이다. 그의 처 심삼애는 지금 반신 불수의 몸으로 삼 년째 누 워만 있는 불구자이다. 또한 최소한의 생활 유지를 위해 군고구마 장사로 어려 운 살림을 꾸려가며 궁색하고 비참한 가정 생활에서도 광주는 조금도 불평하 지 않는다. 모든 것을 자신의 속죄로 생각하며, 언제나 자신의 모든 삶을 신앙 의 거울에 비춰보며 하나님 말씀 안에서 경건한 삶과 사랑을 실천하려고 노력 한다.

여기서 광주의 죄의식은 간음죄를 짓고 회개함으로 구원을 얻은 다윗의 죄 의식과 유사성을 지닌다고 볼 수 있다. 왜냐하면 광주의 삶은 죄의식에서 벗어 나기 위해 모든 이들에게 희생적으로 사랑을 베풀고 있다. 대주가 방탕한 생활 을 할 때도 화를 내지 않고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김장로와 김집사가 목사와 전도부인 사이를 부도덕한 관계로 몰아 그들을 교회에서 내쫒으려 할 때도 믿 지 않고 목사를 위해 증언한다. 또한 고아원에서 나온 거지 아이를 아들로 삼 기 위해 집으로 데려오는 것 등을 구체적인 행동으로 사랑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광주가 하느님을 바라보고 죄의식으로 인한 불편한 감정들을 회개하 고 용서를 구하며 올바른 방향으로 자신의 행동을 변화시켜 구체적인 사랑의 행동을 실천하고 있다는 점에서 다윗과 유사한 종교적인 죄의식의 소유자로 분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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