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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건부시장가치평가법의 이론적 문제

조건부시장가치평가법(CVM)은 소비자가 가상 상황에서 지불의사를 밝힌 자료를 가지고 편익을 추정하기 때문에 분석과정에서 오류를 범하기 쉽다. 따라서CVM이 비시장재화의 가치를 평가 하는데 있어 적합한지에 대한 논의는 계속 되고 있다(권오상,1999; 정연정,2007).

Kahneman& Knetch(1992)는 CVM을 통해 응답자가 평가하는 것이 비시장재화의 경제적 가치라기보다는 공익적인 일에 참여 하는데서 오는 도덕적인 만족감이라고 보고 있다.

그러나 Harrison(1992)은 도덕적 만족감 역시 효용과 같으며, 응답자가 공익적인 일을 지원함으로써 효용과 같은 도덕적 만족감을 극대화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조건부시장가치평가법은 시장에서 거래되지 않아 가상시장 하에서 비시장재화의 가치를 측정 하는 것으로 매우 유용한 방법임에도, 그동안 현실성이 부족하다는 지적과 편의에 대한 이의가 제기되어 왔다. 가상시장의 설계 및 지불의사금액의 유도방법, 지불도구 등의 결정과 조사과정 에서 많은 편의(bias)를 발생시킬 가능성이 있다. 결과 값에 대한 신뢰성을 높이고 잠재적 편의를 최소화하기 위해 이를 이해하고 적절히 통제해야 할 것이다(문경일, 2002).

조건부시장가치평가법은 설문을 통해 환경재에 대한 지불의사금액이나 보상요구액을 직접 물어보는 방법이기 때문에 진실한 가치에서 벗어난 대답을 얻을 가능성이 있다. 이와 같은 대답과 진실한 가치와의 차이를 편의(bias)라고 한다. 편의의 발생 가능성은 CVM 조사에

있어서 가장 심각하게 고려되고 점검되어야 할 문제이다. 환경재의 가치를 측정하기 위하여 설문지를 작성하고 조사하는데 있어서 발생할 수 있는 편의의 유형으로는 출발점 편의 (starting point bias), 지불수단 편의(vehicle bias), 정보편의(information bias), 전략 편의(strategic bias) 등이 있다(김학용, 전게서).

가. 포함효과

Kahneman & Knetch(1992)은 벤쿠버 지역 주민의 환경재에 대한 가치평가에서 CVM의 타당성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이 연구에서 제시된 포함효과는 평가되는 어떤 재화가 독립적 으로 평가되지 않고, 그 재화가 포함된 범주 내에서 평가 받게 된다는 것이다. 포함효과는 학자들마다 다르게 해석되고 있으나 Kahneman & Knetch(1992)와 Hanemann(1994)은 다음과 같이 정의 하고 있다.

1) 범위효과(Scope Effect)

평가하고자 하는 재화의 단위를 응답자가 정확하게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 발생하는 문제이다.

동강의 수질 개선을 위한 가치평가 금액이 4대강 수질 개선 가치평가 금액과 같거나 적게 나오는 경우이다. 이는 응답자가 동강과 4대강의 규모와 범위를 잘못 이해함으로써 그 가치평가에 오류를 범하게 되는 것이다(임은정, 2012).

2) 순서효과(Sequencing Effcct)

한 설문지를 통해 다양한 공공재를 평가하게 될 경우 설문지의 위치에 따라 응답결과가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 일반적으로 먼저 제시된 재화에 대한 평가의 가치가 높게 나타나는데 이러한 특성은 CVM의 신뢰성을 저해한다. 따라서 설문지를 구성할 때 순서도 함께 고려되어야 한다.

3) 합산문제(Adding up problem)

합산문제 추정하고자 하는 재화의 단위를 어떻게 시작하는지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편의이다.

이희찬(2002)은 해오라기 가치평가에서 광주 무등산에 서식하는 1,000여 쌍의 해오라기에 대한 가치를 가구당 지불의사가 23,500원이 있는 것으로 추정했다. 이 때 해오라기 1마리에 대한 보존가치를 평가한 후 1,000여 쌍의 해오라기 가치로 추정하는 것과 처음부터 해오라기 1,000여 쌍의 가치를 평가하는 것에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일반적으로는 1마리에 대한 보존 가치를 평가할 경우 지불의사금액이 더 크게 나온다(권오성, 1999; 정연정, 2007).

나. 출발점 편의

출발점 편의는 설문 응답자들이 질문서에 처음 제시된 금액에 영향을 받아 지불의사금액이나 보상요구액을 결정하는 문제를 말한다. 실증분석의 결과는 일률적이지 않다. Rowe, d’ Arge

& Brookshire(1980)는 설문대상자로 하여금 최초의 입찰가격을 1달러, 5달러, 10달러 중에서 선택하게 하였는데 최초 입찰가격이 1달러 오르면 최종 입찰가격이 0.6달러 오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Rowe et al.(1980)은 사슴 사냥권에 대한 가치 추정에서 출발점을 25달러, 75달러, 200달러로 제시하였는데 출발점과 최종 가격 간에 아무런 관계를 발견할 수 없었다. 결국 출발점 편의의 문제는 일률적으로 심각성의 여부를 판가름할 수 없지만 설문 디자인을 할 때 출발점 편의에 대한 검정이 있어야 함을 보여주고 있다.

다. 지불수단 편의

지불수단 편의는 지불수단에 따라 응답자들이 해당 재화의 가치를 다르게 평가하는 것을 말한다. 지불수단으로는 세금, 입장료, 사용료, 가격에 대한 부과세 등이 있다. 예를 들어 설문 대상자가 세금에 대해 거부감이 있는 경우 해당 환경재에 대해 지불하는 것이 세금을 높이게 된다면 WTP를 낮추어 대답하는 것을 말한다. Rowe et al.(1980)은 사냥권과 사용료를 지불수단으로 하여 지불수단에 의하여 최종가치가 영향을 받는지 연구하였는데, 사용료를 지불수단으로 한 경우 50명의 응답자 중 6명이 경매를 거부하였는데 비해 사냥권을 지불수단 으로 한 경우에는 거부자가 없었다. 이렇게 지불수단에 따라 거부확률에는 차이가 있었지만 최종가치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라. 정보 편의

정보 편의는 조사자가 응답자에게 제공하는 정보가 부정확하거나 부족하여 환경재에 대한 가치평가가 달라지는 것을 말한다. Rowe et al.(1980)은 정보 편의를 실험해 보기 위해 응답자 들을 두 집단으로 나누어 한 집단에게는 평균값을 미리 들려주고, 다른 한 집단에게는 평균값에 대한 정보를 주지 않은 채 설문을 하였다. 그 결과 정보를 미리 제공받은 집단은 자신이 원래 부과한 가치보다 낮은 값을 부과하는 식의 무임승차하는 모습을 보였다.

Brookshire et al.(1980)은 대기질로 인한 심미적 영향, 급성질병, 만성 질병에 미친 영향을 조사하였다. 응답자를 두 집단으로 나누어 한 집단에게는 대기질의 변화에 따른 심미적 효과, 급성 질병에 미치는 영향, 만성 질병에 미치는 영향을 순서대로 묻고, 다른 집단에게는 급성질병에 미치는 영향, 만성 질병에 미치는 영향, 심미적 효과를 순서대로 물었다. 그 결과 두 집단이 심미적 효과를 다르게 대답하였으며, WTP도 다르게 대답하였다. Cronin, et al.(1982)은 포토맥 강의 수질을 대상으로 정보량이 다른 경우 WTP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 하였다. 자신들의 WTP가 지방세금에 영향을 미친다는 정보를 들은 집단이 연방정부가 비용을 부담하리라는 정보를 들은 집단보다 훨씬 낮은 WTP를 대답하였다.

마. 전략 편의

전략 편의는 응답자가 자신이 진짜로 지불하려는 WTP보다 적게 또는 과장해서 의사를 표시 하는 것으로써 CVM에 있어 가장 심각한 문제이다. Bohn(1972)은 전략적 행위 여부를 알아보기 위하여 TV 프로그램의 예고편을 보는데 대하여 대가를 치르도록 하는 실험을 하였다.

총 605명의 실험 참가자들에게 스웨덴 화폐로 50크로네씩 준 후 강한 무임승차의 동기를 갖는 지불방법에 의해 지불하는 그룹, 과대평가할 동기를 갖는 지불방법에 의해 지불하는 그룹, 비교적 전략적 행위가 적게 나타날 지불방법에 의해 지불하는 그룹 등으로 나누어 WTP를 물었다. 실험 결과, 과장 또는 무임승차의 가능성이 있는 그룹의 WTP는 실제 WTP의 71-85%로 나타났다. 즉 전략적 행위가 발생할 상황에서도 WTP를 과장해서 나타내려고 하는 증거와 무임승차에 대한 강한 증거를 찾아보기 힘들었다. 그리고 몇몇 학자들은 (Schneider

& Pommerehne, 1981: Christaisen, 1982) 자의적인 세 가지 상황을 설정하여 전략적 행위의 크기에 대한 실험을 하였다.

무임승차에 대한 유인이 전혀 없는 상황(E1), 무임승차에 대한 중간정도의 유인을 부과하는 상황(E2), 무임승차에 대한 강한 유인을 부과하는 상황(E3) 등을 의도적으로 만들었다. E1 에서 나타낸 금액이 실제 WTP라는 가정 아래에서 실험을 행하였더니, E2에서 나타낸 WTP가 E1의 96% 내지 79% 정도로 나타났다. 이 정도의 차이는 CVM의 일반적 특성을 고려할 때 무시할 정도의 차이이다. E3는 E1의 61% 내지 75% 이었다. 이렇게 무임승차에 대한 강한 유인이 있는 상황에서도 많은 사람들은 여전히 진실한 금액을 표현하였다. 지금까지의 실험 결과를 살펴보면 전략적인 행위를 고의적으로 나타낼수있는상황에서도대부분의사람들은전략적 행위를 하지 않는 것을 알 수 있다(김학용, 전게서).

<표 2-2> CVM에 대한 NOAA 지침

자료 : 미국해양대기관리국(NOAA: National Oceanic and Atmospheric Administration), (199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