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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시장하에서의 자원배분

인다.

오스트리아학파의 경기변동이론에는 어떤 요소들이 영향을 미쳤는가? 그 점 을 Garrison(1989)은 다음과 같이 적고 있다. “멩거(1950)는 재화들의 서로 다른 순서와 생산과정에서의 그 재화들의 시제간(intertemporal) 연속성을 일치시켰다.

그리고 그는 재화들의 가치에 영향을 미치는 시제간 보완성에 주의를 기울였 다. 뵘-바베르크(1959)는 ‘우회’(roundaboutness)라는 관점에서 시간이라는 요소를 다루었다. 그리고 그는 이자율과 경제의 생산과정을 특징짓는 우회의 정도는 상호 역관계가 있음을 입증했다. 미제스(1953)는 뵘-바베르크의 자본이론 배 경 안에서 빅셀이 제시한 은행이자율과 소위 자연이자율의 구분을 발전시킴으 로써 화폐이론과 자본이론을 통합했다.”29)

에서 이자율이 결정되는 과정과 자원배분은 정부의 통화간섭정책이 가져올 결 과를 평가하기 위한 기준이 되기 때문이다. 그러면 각국 경제는 자유시장을 얼 마나 포함하고 있는가?31) 미국을 예로 들면 미국 중앙은행이라 할 수 있는 연 방준비제도이사회가 1913년 설립된 이후에는 순수한 자유시장경제를 관찰할 수 없다. 물론 그 이전 기간이라도 미국이 반드시 순수한 자유시장경제라 할 수 없지만 말이다. 특히 각종 제도가 순수 자유시장과 일치하는가 하는 점은 시대별로 다르다고 할 수 있다. 현실의 경제가 순수 자유시장이 아닌 시장 또 는 부분을 내포하고 있다는 사실은 경제 내의 각종 제도를 자유시장이라는 기 준으로 정확히 평가할 필요가 있음을 의미한다. 설명을 위하여 자유시장경제 라는 가정하에서 초기에 경제 내의 통화량이 일정하다고 가정한다. 통화량을 어떻게 정의하는가 하는 것, 신용확장이 이루어지는 과정 등은 별도의 설명이 필요하기 때문에 다른 곳에서 다룬다.

먼저 그 통화량의 일정 부분은 소비에 쓰인다.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고, 인 간은 생존을 위하여 소비하지 않을 수 없다. 그 점은 경기변동의 침체국면에서 도 큰 차이가 없다. 다만 불황에서는 호황에 비해 소비가 상대적으로 위축된 다. 소비를 위하여 사용되는 통화량을 제외한 나머지 통화량의 거의 대부분은 저축되어 투자된다. 전체 통화량의 작은 부분은 미래의 불확실성에 대비하여 현금의 형태로 보유된다. 그러나 순수 자유시장에서 현금보유는 전체 통화량 에서 비중이 크지 않을 뿐 아니라 큰 역할을 하지 않기 때문에 여기에서는 편 의상 잠시 논의에서 제외한다. 그러나 경기변동과정에서는 현금보유가 큰 역 할을 하기 때문에 그때 다시 논의에 포함하고자 한다. 투자자금은 여러 단계의 생산구조(production structure)에 배분된다.32) 소비와 저축 또는 소비와 투자의 비

30) 자유시장에서의 이자율 결정과 자원배분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Rothbard(1993), 제6장 을 참조.

31) 어떤 나라를 자본주의 국가라고 부를 때는 통상적으로 모든 시장이 자유시장이라고 여 기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실제로는 미국과 같은 자본주의 국가도 ‘정부에 의해 통제된 시장’(hampered market)이 많다. 특히 화폐의 발행시장과 유통시장은 국가의 통제를 받 고 있는 나라가 대부분이다. 그 점에서 완전한 자유시장경제는 현실에서는 볼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나라마다 자본주의라는 제도의 도입 정도가 모두 다르다.

32) 원료를 구입하여 가공하고 최종적으로는 소비재 형태로 만들어 유통시킨다. 이러한 과 정에서 기업가는 이윤이 발생하는 점까지 생산을 통합하여 관리한다. 이때 발생하는

율은 사람들의 시간선호(time preference)에 의해 결정된다.33) 한마디로 시간선호 는 시제간(intertemporal) 자원배분을 결정한다. 여기에서 시간선호란 미래에 대비 하여 현재를 선호하는 정도를 말한다. 사람들이 현재를 선호할수록 시간선호 가 높아진다고 하고 사람들이 미래를 선호할수록 시간선호가 낮아진다고 한 다. 사람들의 시간선호가 ‘순이자율’(pure interest rate)을 결정한다. 여기에서 순이 자율이란 불확실성이 존재하지 않는 세계에서의 현재화폐에 대한 미래 화폐의 시간할인율이다. 예를 들어 현재 100만 원의 화폐가 1년 후에 105만 원의 화폐 를 획득할 것으로 예상되어 그 결과 교환된다면 순이자율은 연 5%이다. 물론 불확실성이 완전히 제거된 상태라고 가정했을 때 말이다.

여기에서 시간선호에 대해 간단한 설명을 추가하고자 한다. 불행하게도 개 인의 시간선호는 외부에서 관찰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비록 소비와 저축의 형태로 외부로 표출되지만 말이다. 문제는 시간선호가 각 개인에 의해 심리적 으로 결정되기 때문에 인간행위학(praxelogy)은 시간선호에 대해 궁극적인 설명 을 제공할 수는 없다. 그러나 인간행위학은 시간선호에 영향을 주는 것들에 대 해 몇 가지 진실을 말할 수 있다. 첫째, 다른 조건이 일정하다면 개인의 실질소 득이 증가하면 그의 시간선호스케줄상에서 시간선호율이 낮아진다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경제적으로 여유로워지면 미래를 선호하게 된다는 것으로, 사람 들의 행위에서 흔히 관찰 수 있는 변화이다. 둘째, 가까운 미래에 종말이 올 것 이 확실시된다면 인간은 미래에 대한 요구를 멈출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 시간 선호는 급상승할 것이다. 셋째, 앞의 경우와 반대로 인간이 영생할 수 있는 신 약이나 방법을 발견한다면 시간선호는 매우 낮아질 것이다. 마지막으로 시간 선호스케줄 자체가 이동할 수도 있다는 점이다.34)

생산단계를 생산구조라고 일컫는다. 설명이나 연구의 목적에 따라 생산구조는 작게 또 는 크게 나눌 수 있다. 현실에는 각종 생산조직, 예를 들어 카르텔, 수직통합 등이 존재 하는데 그것을 통칭할 때도 생산구조라고 한다. 생산구조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Rothbard(1993), 제5~7장 참조.

33) 경기변동이론뿐 아니라 모든 인간행위의 중심에는 시간선호가 존재한다. 시간선호에 대한 자세한 설명으로는 Mises(1996), 제18장과 제19장, Jevons(1965), Fetter(1977), Rothbard(1993), Reisman(1996), 55-58쪽 참조.

34) Rothbard(2006), 번역본, 512-513쪽 참조.

자신의 총화폐소득에서 어느 정도의 ‘소비/저축’ 비율을 유지할 것인지는 구 체적인 시간선호율에 의해 결정된다. 개인들의 시간선호의 총합에 의해 총시 간시장스케줄들(aggregate time-market schedules)이 결정되고, 그것들이 사회 전체의 저축과 소비 간의 비율, 즉 총사회비율들(aggregate social proportions)을 결정한다.

그 결과 “시간선호스케줄들이 높으면 높을수록 저축 대비 소비의 비율은 커질 것이고, 반면에 시간선호스케줄들이 낮으면 낮을수록 저축 대비 소비의 비율 은 점점 낮아질 것이 명백하다. 그와 동시에 경제에서 높은 시간선호스케줄들 은 높은 이자율로 이끌고 낮은 스케줄들은 낮은 이자율로 이끈다는 것을 보았 다.”35) 사람들의 시간선호가 낮아질수록 ‘투자/소비’ 비율이 높아지고, 그 결과 생산구조가 길어지며 자본이 축적된다. 사람들의 시간선호가 높아질수록 ‘투 자/소비’ 비율이 낮아지고, 그 결과 생산구조가 단축되며 자본이 소비된다. 여 기에서 생산구조가 길어진다는 것은 생산단계가 예전보다 많아지는 것을 의미 하고 생산구조가 짧아진다는 것은 생산단계가 예전보다 줄어든다는 것을 의미 한다. 시간선호가 낮아지는 것이 경제성장으로 가는 길이라면 시간선호가 높 아지는 경우는 자본소비(capital consumption)가 일어나기 때문에 음(negative)의 경 제성장으로 가는 길이다.

자유시장에서 결정되는 이자율을 ‘자연이자율’(natural rate of interest)이라 하고, 자연이자율은 앞에서 설명한 순이자율에 특정 프로젝트의 위험프리미엄, 화폐 의 구매력의 변화, 화폐가 실물에 미치는 영향을 반영하는 교역조건의 변화 등 을 합산한 것이다.36) 어떤 프로젝트의 위험프리미엄은 채권자 또는 대출자의 위험에 대한 평가에 따라 달라진다. 채권자는 그 대출에 관한 한 기업가의 위 치에 있기 때문에 위험프리미엄을 ‘기업가적 위험’(entrepreneurial risk)이라고 부 르기도 한다. 위험프리미엄은 프로젝트 평가자마다 다르기 때문에 이자율이 하나로 동일해지지 않고 여러 가지 이자율로 이루어지는 이자율구조(structure of interest rates)를 만들어낸다. 즉 현실에서 이자율이 동일해지지 않고 하나의 구조 형태를 가지게 되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기업가적 위험의 존재 때문이라는 것

35) Rothbard(2006), 번역본, 466쪽 인용.

36) 교역조건의 변화에 대한 설명은 생략한다. 자세한 설명은 Rothbard(1993)를 참조.

이다. 화폐의 구매력의 변화는 양(positive)일 수도 있고 음(negative)이 될 수도 있 다. 자연이자율에서 결정적인 요소는 순이자율이다. 순이자율이 대부시장(loan market) 또는 금융시장의 이자율에 반영된다.

요컨대 순이자율과 자연이자율은 시간시장에서 사람들의 시간선호에 의해 결정되고 이와 동시에 사람들의 시간선호에 의해 소비와 저축 또는 투자가 결 정된다. 다시 말하면 자연이자율과 소비와 저축 또는 투자가 동시에 (simultaneously) 결정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저축과 투자는 언제나 동일한 것이 다.37) 자유시장에서 생산자의 자원배분과 소비자의 자원배분이 일치하는 상황 을 “소비자들의 시제간 소비계획들이 기업가들의 시제간 투자계획들과 맞아떨 어지고 있는 것이다.”라고 Carilli and Dempster(2001)는 적고 있다.38) 문제는 순 이자율과 자연이자율은 정부의 간섭이 없는 자유시장에서 결정되는 것이기 때 문에 정부의 시장간섭이 존재하는 현실에서 우리는 그 두 종류의 이자율을 직 접 관찰할 수는 없다는 점이다. 물론 정부의 간섭이 매우 작아지면 그 두 이자 율의 근사치는 현실에서 볼 수도 있다. 그러나 정부의 간섭이 작아지는 경우는 위기가 발생하는 예외적인 경우가 대부분이고 그 경우에 위험프리미엄은 비정 상적으로 높아지기 때문에 그 점을 감안하여야 할 것이다.

이제 만약 시간선호가 자발적으로 하락하여, 즉 자연이자율이 하락하여 저 축과 투자가 증가한다고 가정하자. 그 경우에 도달할 균형상태를 Rothbard (2006)는 다음과 같이 적고 있다.

“자유시장에서는 투자는 언제나 소비자의 가장 시급한 욕구들을 충족시 키는 사업에 가장 먼저 이루어질 것이다. 그런 후, 그 다음 가장 시급한 욕 구가 충족되고, 그 다음 순서로 계속된다. 이자율은 그 시급성에 따라 사 업의 시간상 순서를 규율한다. 시장에서의 낮은 이자율은 더 많은 사업들 이 이윤을 내면서 시도될 수 있다는 신호이다. 자유시장에서 증가된 저축 은 더 낮은 이자율에서의 안정된 생산균형으로 경제를 이끌고 간다.”39)

37) 그러나 케인스경제학은 저축과 투자가 동일한 것이라는 관점을 부정한다. 여기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아래에서 하고자 한다.

38) Carilli and Dempster(2001), 326쪽 인용.

요컨대 이러한 상황은 경제주체의 자발적인 시간선호 하락에 의해 유도된 것이기 때문에 모든 것이 잘 돌아가고, 예전보다 길어진 생산구조(lengthened structure of production)는 무한정 유지된다. 우리는 이것을 ‘지속가능한’ 붐 (sustainable boom)이라고 명명하고, 뒤에서 설명할 정부에 의한 화폐공급의 증가, 그중에서도 대부분을 차지하는 신용확장에 의한 붐, 즉 ‘지속불가능한’ 붐 (unsustainable boom)과 구분한다. 지속가능한 붐의 크기나 붐의 지속기간은 시간 선호가 얼마나 빨리 하락하고 얼마나 지속적으로 하락하느냐에 달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