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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말림현상의 발생요인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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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물에 시유된 유약이 들뜨거나 응집하게 되는 것은 어떤 요인에 의해서 유약 내부의 표면장력이 형성되기 때문이다.

유약은 과냉각액체(super-cooled liquids)로 간주될 수 있으므로 일반적인 액체 를 표면장력의 설명으로 고려하는 것이 가능할 것이다.

액체 내의 각 입자들이 그 이웃하고 있는 입자들을 끌어당길 때 그 주변의 입 자들에 의해서도 동일하게 당겨진다. 단일한 액체에 있어서는 이러한 힘들이 평 형상태에 있다. 그러나 액체 표면상의 분자들, 즉 입자들은 액체의 안쪽방향으로 밀려고 한다. 이것이 표면의 응집력을 증가시키고, 이것을 “표면장력(Surface tension)”이라고 부른다.14)

기물에서 유약이 갈라지게 되는 현상은 시유한 후 건조되는 과정 또는 소성과 13) Johann Kwederawitsch, 「Development and possible uses of snakeskin glaze」, Ceramics,

vol. 8, p.304~307

14) , 「Crawling釉에 관한 연구」, 이화여자대학교 산업미술대학원, 1993, p.16

정 중 기물과 유약의 수축률이 다를 때 주로 발생하게 되는데, 유약의 점도가 클 경우 들뜨거나 갈라진 표면으로 흐르지 않고, 표면장력에 의해 균열 덩어리끼리 뭉치게 된다.

결국 어떠한 요인에서건 표면장력이 작용하여 유약들을 끌어당김으로써 유말 림현상이 형성되게 되는데 유약이 표면장력을 일으키는 요인은 크게 기물, 유약, 시유의 관계에서 찾을 수 있다.

(1) 기물

15세기 고려의 다완을 비롯하여 일반적으로 우연히 일어나게 되는 의도하지 않은 유말림현상은 대부분 기물과 유약과의 관계에서 발생하게 된다.

이는 기물과 유약 또는 기물을 장식한 화장토의 수축률이 현격히 다르거나 기 물의 표면에 기름기와 같은 발수되어지는 물질이 묻거나 먼지와 같은 것으로 유 약이 기물에 제대로 안착되지 못하는 것이다.

<도-03> 기자에몬 오오이도(大井戶)의 유말림현상

이미경(1993)은 “Crawling釉에 관한 연구”에서 고려다완의 경우 생소지에 유약 을 시유하는 이른 바 “날것치기”라는 방법으로 인해 소성 중 유약이 오그라들어 이슬모양의 말림현상이 되거나 흘러서 고이기도 한 현상으로 추측된다고 하였다.

당시의 지방 민요는 제작환경이 열악하여 정제되지 않은 점토를 사용하여 성 형을 하였고, 이로 인해 굽을 깍은 부분은 알갱이들로 인해 전체 표면보다 거친

면이 형성되었다. 따라서 거친 면과 기물에 앉은 먼지들이 유약이 제대로 시유되 는 것을 방해하였을 것이며 이로 인해 굽부분에만 도드라지게 유약들이 말리게 되는 현상을 야기하였을 것으로 사료된다.

현대도예에서도 초벌한 기물의 불순물을 제거하지 않고 시유하였을 경우 부분 적으로 말림현상이 일어나는 것을 빈번히 볼 수 있다.

또한 유약이 기물의 두께의 차이가 많을 경우 또는 시유과정에서 균일하게 시 유되지 않고 특정부위에 과하게 두껍게 시유되었을 때에도 건조 또는 소성과정 에서 말림현상이 발생하게 된다.

이렇듯 기물과 유약과의 관계에서 발생되는 유말림현상은 기물의 표면에 이물 질이 많이 끼어있을 경우 또는 특정부분만 다른 질감을 지닌 기물의 경우, 기물 의 두께가 크게 차이가 나게 되는 경우 등 유약을 안정적으로 흡수하지 못했을 때와 기물 내에서 흡수하는 두께가 달라졌을 때 끌어당기는 표면장력에 의해 유 약이 갈라지게 되는 현상을 유발하게 된다.

이는 대부분 도자기의 결점으로 작용되기에 개선하여야 할 요인으로 인식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다완의 경우는 독특한 말림현상의 재현을 위해 현대에 서도 기물에 유약이 매끄럽게 안착되는 것을 방해하여 의도적으로 기물의 상태 를 조절하거나 발수제를 이용하여 부분적으로 유말림현상을 유도하기도 한다.

(2) 유약

유약의 조성비 상의 문제로 인해 유약 자체가 갈라지게 되는 현상으로서 열팽 창이나 표면장력을 증가시키는 다양한 요소들의 결합으로 인해 유말림현상이 일 어나기도 한다.

과거의 유말림현상이 대부분 첫 번째 요소로 인한 것이었다면 현대도예에 이 르러는 유약의 표면장력을 조절하여 유말림현상을 계획적으로 유도할 수 있게 되었다15).

유약은 화학적 조성과 물리적 조건에 의해서 영향을 받는데 원료의 미세도와 프리트의 사용, 수축률과 같은 소지의 물리적 상태와 소성시간과 온도, 소성분위

15) , 「유말림현상을 이용한 도자표현 연구」, 한국과학예술포럼 vol.16, p.5

기에 의해서 발생할 수 있다.

그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은 유약의 조성비를 조정하는 방법으로 가장 일반적인 유약 은 독일의 J. Kwederawitsch에 의해 연구된 마그네슘과 알루미나 등과 같은 첨가제 를 통해 표면 장력을 높여 유말림현상을 의도적으로 발생시키는 말림유약이다.

이렇게 마그네슘(MgO)등의 성분을 첨가하여 유말림현상을 유발시키는 유약을 유약이 말린다고 하여 말림유(crawiling glaze)라고도 하고, 뱀의 표피와 비슷하다 고 하여 국내에서는 사피유(蛇皮釉, snakeskin glaze)라고도 부른다.

말림유는 유백유로서 마그네슘성분이 유약의 표면장력을 높여주기 때문에 효 과적이고 안정적으로 시유된 전체 면에 말림현상이 나타나며, 환원소성일 경우가 산화소성에 비해 색상이 깊고 더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3) 시유

유말림현상은 유약이 어떻게 입혀지는가에 따라서 발생하기도 한다. 앞서 언급 한 바와 같이 한기물 안에 유약의 두께 급격히 달라지는 경우 두꺼운 부분에 표 면장력이 생겨 유약이 갈라져 말림현상이 생기기도 하고, 유약의 농도를 짙게 하 여 아주 두껍게 시유하였을 때에도 수축률의 차이에 의해 말림현상이 발생하기 도 한다.

시유기법을 통해 유말림현상을 효과적으로 유도할 수 있는 것은 이중시유와 발수처리가 가장 대표적이다.

이중시유는 점성이 높은 유약을 1차유로 시유하고, 그 위에 유동성이 있는 유 약을 시유함으로써 색상의 대비와 함께 말림현상을 유도하는 효과적인 방법이다. 이는 고려다완의 영향을 받은 일본에서 발전하였는데 17세기 무렵 겐리쓰보(玄 立坊)라는 승려에 의해 鹿兒島市의 북쪽지역 玄立院窯에서 제작했던 다완에서 이중시유를 통한 유말림현상을 찾을 수 있다. 이는 1차로 점성이 높은 흑유를 시 유하고 그 위에 백유를 시유하여 성격이 다른 유약이 서로 조화를 이루지 못하 도록 의도한 것으로 색상의 대비에 의한 유말림현상이 흥미롭게 나타난다.

이중시유와 더불어 기물에 라텍스나 왁스와 같은 발수제를 발라도 부분적으로 유약이 제대로 기물에 안착되지 못하도록 하여 말림현상을 유도할 수 있다. 이는 주로 서양에서 사용되어졌는데 발수처리된 부분은 유약의 수분이 흡수되지 않아

마치 기름기에 물이 섞이지 않는 것처럼 유약이 물방울처럼 맺히게 되어 소성하 면 방울모양의 유말림현상이 생기게 된다.

3) Crawling표현의 조형적 특성과 제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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