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 결과가 없습니다.

“ 우리 이기심을 뛰어넘는 삶을 살아요 ”

[책, 아픔이 길이 되려면]_4.우리는 연결될수록 건강한 존재들

함께 아파할 수 있는 감수성

미국 유학 시절, 놀러 온 사촌동생이 술에 취해 제게 진지한 표정으로 질문을 던지더라고요.

“형, 사람이 착하게 살아야 하는 이유가 뭐야?”라고요. 그 녀석이 보기에는 제가 착하게 살려고 애쓰는 사람처럼 보였거나 혹은 그런 고민을 많이 할 사람처럼 보였던 모양이에요. 곰곰이 생각하다가 ‘어린 시절 특별히 정의롭지도 또 용감하지도 않던 내가 어쩌다가 지금처럼 사람에 대한 꿈을 꾸고 이렇게 살아가려고 애쓰고 있을까? 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묻게 되었습니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아마도 제가 했던 활동들이 제게는 마치 ’날카로운 첫 키스의 추억‘ 같은 것들이기 때문 아닌가 싶어요. 예를 들면, 의과대학 본과 1학년 겨울방학 때, 산업재해를 당한 분들이 모인 사무실에서 한 달 동안 자원상근을 한 적이 있는데요. 어느 날 저녁에, 제가 기타를 치면서 함께 여러 노래를 부르다가 기타를 다른 사람에게 넘기려고 주변 사람을 둘러봤을 때, 손가락 열 개가 온전히 있는 사람이 저 하나뿐이었어요.

그 때 느꼈던 묘한 낯섦 같은 거요.

또, 고무장갑을 돌돌 말아 만든 큐대로 양손 합쳐 단 두 개뿐인 손가락으로 당구 150을 치며 아무리 쳐도 50을 넘기지 못하는 저를 놀리던 순간 느끼던 그 경쾌함이나, 밤새 민주노총 신문발송 작업을 하고서 모두가 피곤에 곯아떨어져 있을 때 산업재해를 당한 후 유일한 직업이 되어버린 우유배달을 하러 가야 한다고 아무 말 없이 오토바이를 끌고 새벽에 나가던 그 뒷모습에서 느꼈던 삶의 끈질긴 생명력 같은 거요.

의과대학 학생 시절 점심시간에 재활병원에 있는 사지마비에 걸린 아이들의 점심 식사를 먹여주는 활동을 했었는데, 나이는 초등학교 6학년이지만 손가락 하나 자신이 원하는 대로 움직일 수 없는 아이들이 장난삼아 싸움을 할 때가 있어요. 그럴 때면, 아이들이 외치곤 하거든요.

“내 주먹을 받아라!”라고요. 그러면 제가 대신 그 아이의 주먹이 되어서 상대편에게 날아가야 했어요. 물론 상대방이 “반사”라고 한 번 외치면 끝이었지만요. 그 아이들의 살아가는 모습을 보면서, 그리고 그 아이들보다 하루만 더 살아가게 해달라고 기도하며 그 모든 것을 온몸으로 감당해내는 부모들을 보면서 느꼈던 무언가를 기억하고 있습니다.

저는 그런 경험들이 저를 살아 있게 하는 것 같아요.

저는 세상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바뀌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하지만, 제가 삶의 마지막 순간까지 그런 경험들을 계속하고 그것들에 대해 함께 아파하고 기뻐할 수 있는 감수성을 간직할 수 있기를 또 길러나갈 수 있기를, 그것이 가능한 삶을 살았으면 하는 욕심이 훨씬 커요. 어찌 보면 지극히 이기적인 것이지요.

얼마 전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의 다섯 살 된 아이가 유치원 버스에 타지 못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아빠가 경찰진압으로 인해 버스에서 워낙 심하게 구타당하는 것을 봤던 게 트라우마가 되어버린 거지요.

다른 아이들이 다 같이 동물원에 소풍을 가도, 버스 계단에 발을 올리는 게 그리 어려워서

잠시 걸음을 멈추고 생각할 수 있는 그런 사람이, 85호 크레인에 올라가 있는 김진숙 씨가 전기가 끊겼던 밤에 얼마나 외롭고 무서웠을까를 생각할 수 있는 그런 사람이, 나이 60이 되어서도 꼭 되고 싶고 그게 가능한 삶으로 저를 끌고 가고 싶어요.

그리고 아름다운 사회는 나와 직접적으로 관계가 없는 타인의 고통에 대해 예민한 사람들이 살아가는 사회, 그래서 열심히 정직하게 살아온 사람들이 자신의 자존을 지킬 수 없을 때 그 좌절에 함께 분노하고 행동할 수 있는 사회라고 생각해요. 점점 그런 인간을 시대에 뒤떨어진 천연기념물처럼 만들고, 타인의 고통 위에 자신의 꿈을 펼치기를 권장하고 경쟁이 모든 사회구성의 기본 논리라고 주장하는 사회가 되어가는 게 저는 싫어요.

다시 20대로 돌아간다면

20대를 돌아보면서 여러 가지 후회되는 것들이 있어요.

그 중 하나는 좀 더 스스로에게 정직하지 못했다는 거예요.

내 주변 사람들이 하는 생각과 내 생각이 다를 때 좀 더 정직하게 질문하고 이야기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어요. 예를 들어, 산업재해로 자살한 노동자를 추모하는 집회에서 전경들과 몸싸움을 할 때에, 이제 막 20대 초반인 전경들이 자신의 의지와 무관하게 군대에 끌려와 우리와 부딪쳐야 하는 상황에 대해서 그들의 입장에서 생각을 해보지 못했어요. 이제야, 해고와 사회적 낙인 그리고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로 어려운 시간을 보내던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만큼이나 강제로 군대에 끌려가 명령에 따라 그들을 진압해야 했던 젊은이들이 겪었을 정신적이고 육체적인 상처에 대해서 직업병 역학을 공부하는 사람으로서 꼭 연구해보고 싶어요. 세상에 상대방을 때리고 상처를 주면서 아무런 죄책감 없이 희열을 느낄 수 있는 인간이 얼마나 되겠어요.

정작 그 싸움으로 이득을 본 사람은 노동자도 전경도 아니잖아요.

마지막으로 한 가지만 당부할게요.

상처받는 거를 두려워하지 마세요.

여러 활동을 하다 보면, 내가 ’상대편‘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뿐 아니라

’우리 편‘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로부터도 분명히 상처를 받는 일이 생길 거예요.

그리고 ’우리 편‘에게서 받는 상처가 훨씬 더 아플 수도 있어요.

많이 힘들겠지만, 그 상처로 인해서 도망가지 말고, 그것에 대해 꼭 주변 사람들과 용기를 내서 함께 터놓고 이야기하고 자신의 경험으로 간직하세요.

상처를 준 사람은 자신이 한 행동에 대해서 성찰하지 않아요.

하지만 상처를 받은 사람은 자신의 경험을 자꾸 되새김질을 하고 자신이 왜 상처받았는지, 그 이유는 무엇인지에 대해 질문해야하잖아요. 아프니까.

그래서 희망은 항상 상처를 받은 사람들에게 있어요. 진짜예요.

얼굴을 한 번도 본 적 없지만, ’다리‘ 후배님들(금산고 학생들) 항상 마음 속으로 응원하고 있어요.

어떤 사람들은 프로이트를 인용하면서 인간이 하는 모든 행동을 결국 자신의 욕망을 만족시키기 위해 이기심을 채우는 일에 불과한 것이라고 말하기도 해요.

하지만 그것이 어떻게 가능할지 모르겠지만, 우리 결국에는 이기심을 뛰어넘는 삶을 살아보도록 해요.

저도 (선생님도) 열심히 노력할게요.

스스로를 지킬 수 있다면, 우리는 안전해질까. 위험사회에서 함께 생존하려면?

개개인이 무장을 해서 스스로를 지키는 방식은 결코 해결책이 될 수 없습니다.

사회적 원인을 가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사회적 해결책이 필요하니까요.

-[책, 아픔이 길이 되려면]

로나-19에 대응하는 우리 사회의 모습에서 분열과 화합을 찾아보세요.

로나-19에 화합으로 대응하기 위해 어떤 마음가짐이 필요할까요?

 인성의 종류

 내가 택한 인성:

 내가 내린 인성의 정의:

 인성 실천 방법:

분열의 모습 화합의 모습

기사 링크 주소 영상 링크 주소

기사 내용 요약

기사를 읽고 든 생각

감사, 겸손, 공평, 관용, 마음 나누기, 믿음, 배려, 보람, 사랑, 성실, 신중, 약속, 양심, 예의, 용기, 유머, 이해심, 인내, 자신감, 정직, 존중, 책임, 친절, 행복 등

차시 18-2/23. Google ‘Mentimeter’를 활용한 사회 안정감 및 학급 안정감 설문

관련 문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