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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의 과소화와 고령화, 경제력 저하로 우리 농촌은 해체 위기에 처해 있다. 농업의 외형은 성장하였지만 자립기반이 약화되고 소득수준도 정체 되어 있다. 경제위기가 불러 온 고용 구조조정 속에서 농촌지역에서 새로 운 일자리가 만들어지기를 기대하는 것은 더욱 어렵다. 다양한 지역활성화 정책이 시행되어 왔지만 성공한 사례는 손꼽을 정도로 적다.

이러한 가운데 농촌의 위기를 시장과 정부의 실패로 보고 제3의 길을 찾 으려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지역 주민이 주체가 되어 지역 자원을 활 용하여 지역의 문제를 해결한다는 내생적 발전론에 바탕을 둔 마을만들기, 도농교류 사업과 마을영농을 향한 노력이 진행되어 왔다(김태곤 외, 2007).

최근에는 정부의 일자리 창출사업과 맞물려 사회적기업의 설립이 눈에 띄 는 흐름을 이루고 있다.

한국에서 사회적기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은 취약계층의 빈곤 해소 를 위한 사회적일자리 창출사업이 계기가 되었다. 농촌지역에서 사회적기 업은 2000년대 이후 지역자활센터 등 비영리기관이 수행해 오던 가사·간 병 등 돌봄서비스, 청소, 재활용, 집수리 영역을 중심으로 시작되었다. 최 근에는 친환경농업, 농산물 가공, 그린투어리즘, 로컬푸드 등 농업발전이나 농촌지역 활성화와 관련된 분야로 영역이 확대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도 낙후된 지역경제의 회생을 위해 이러한 분야에서 사회적기업을 육성하려

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1.

많은 연구자와 활동가들이 사회적기업을 농촌의 내생적 발전을 촉진할 수 있는 수단으로서 적극적으로 평가하고 있다(박진도 외, 2009; 김정원 외, 2008; 임경수, 2010). 나아가 지역경제 활성화, 지역자원 및 환경보전, 지역문화 복원, 귀농인 정착 등의 분야에서 사회적기업의 성공사례를 제시 하고 그 확산을 위한 교육과 컨설팅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지역사회 개발에 대한 사회적기업의 역할에 관심이 높아지면서 중앙정 부의 관련 정책도 변화되고 있다. 사회적기업 육성정책을 총괄하는 고용노 동부는 2010년 4월에 사회적 목적 활동에 ‘지역사회공헌형’을 포함하여 그 영역을 확대한 바 있다.2 행정안전부는 2010년 하반기부터 주민 주도의

‘자립형 지역공동체 육성사업’을 실시하여 2011년까지 232개 공동체를 사 회적기업으로 인증받도록 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였다. 농림수산식품부는 지역의 자원과 인력을 활용하여 소득창출과 지역사회 발전을 이룬다는 목 적으로 2015년까지 ‘농어촌공동체회사’ 3천개를 육성한다는 계획을 발표 하였다(2010.4.15).

정부의 사회적기업에 대한 관심은 농촌개발을 위한 각종 정책을 효과적으 로 추진할 지역주체를 형성하는 과제와도 관련이 있다. 2000년대에 들어와 농촌지역개발 정책은 지역의 자발성을 기초로 한 공모제나 포괄지원으로 전환되고 있으나, 사업 주체가 취약하다는 핵심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지역과 주민의 역량 강화, 귀농·귀촌의 활성화 등을 지향하는 사회적 기업은 지역과제의 발굴과 새로운 접근방법을 통한 문제 해결의 주체로서 가능성을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사회적기업에 대한 높은 관심과 시도가 반드시 성공을 보장하지 는 않는다. 우리나라의 사회적기업은 일반적으로 비즈니스 경험과 기술의 부족, 저조한 민간 기부, 정책지원의 불안정 등의 문제를 가지고 있다. 더

1 대표적인 사례 중 하나인 진안군에 대해서는 6장에서 자세히 서술한다.

2 2010년 8월 기준으로 총 353개 인증사회적기업 중 50개(14.1%)가 지역사회공헌 형으로 분류된다.

구나 농촌지역의 사회적기업은 이러한 문제 외에도 지역의 전후방 연관산 업, 자본력, 기술, 인력 등 기업경영 기반이 취약하고 농촌개발과 관련한 사업모델과 지원 네트워크가 부족한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열악한 지역 여건과 사업영역에서 부딪히는 문제에 대응할 준비를 갖추 지 못한 상태에서 정부의 지원에 의존한 무분별한 창업과 사업 확대는 사 회적기업의 견실한 발전을 저해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3

이 연구의 목적은 농촌지역에 소재하거나 농업·농촌과 관련된 사회적기 업의 운영 실태와 문제점을 파악하여 농촌 경제사회의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는 사회적기업의 발전 방향과 과제를 제시하는 것이다. 1차년도 연구의 구체적인 목적은 다음과 같다.

첫째, 농촌지역 사회적기업에 기대되는 역할과 가능성을 검토한다. 특히 지역활성화 등 공익성이 있으면서도 기업 원리의 도입이 바람직한 분야를 제시한다.

둘째, 농촌지역 사회적기업의 경제적 성과와 고용효과 등 파급효과를 분 석하고, 경영의 장점과 문제점, 애로사항을 바탕으로 경제적 지원방향과 과제를 제시한다.

셋째, 농촌지역 사회적기업의 장기발전을 위한 사회적기업가 양성, 전문 경영인력 확보, 교육훈련 등 역량 강화 방향을 제시한다. 특히 농촌지역 사 회적기업을 뒷받침하는 중간조직의 육성방향과 과제를 제시한다.

제2차년도에는 1차년도의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농촌지역 사회적기업이 참조할 수 있는 다양한 사업모델과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사회적기업 육 성 정책의 구체적인 개선방안을 제시할 계획이다.

3 이인재(2010)는 국가의 과도한 지원이 사회적기업의 고유한 정체성을 해칠 수 있으며, 사회적기업의 육성 제도와 규제가 자유로운 혁신활동을 저해하는 결과 를 가져올 수도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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