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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석영계 석기의 분석은 (재)겨레문화유산연구원에서 발굴 조사한 김포 풍곡리 구석기 유적5)의 석영계 석기에 대한 연구의 일부분이다. 현재 선별된 석기의 일부에 대한 기능 분석만이 이루어졌기 때문에 도구의 기능과 사용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와 유적의 기능에 대한 해석이 아니라 우리나라 석영계 석기에 대한 쓴자국 분석의 가능성과 한계를 살펴보기 위한 쓴자국의 관찰 및 분석 결과에 해당된다고 할 수 있다6).

지금까지 50점의 석기를 관찰하였는데, 이 가운데 9점에서 사용에 의해 명확히 형성된 쓴자국이 관찰되었고, 6점의 석기에서는 흔적이 관찰 되었지만 잘 발달하지 않아 작업재 료 또는 작업 방법 등을 해석할 수 없었다. 이렇듯 관찰되는 모든 흔적이 명확하고 잘 발 달한 것은 아니며, 해석이 어려울 정도로 미세하게 형성된 흔적에서부터 매우 선명하게 형성된 흔적까지 다양하게 나타났다. 이렇게 관찰된 흔적은 앞서 실험 결과를 통해 얻은 흔적과 비교를 통해 작업 재료와 방법에 대한 유추·분석을 하였다.

관찰되는 흔적들 중에는 단단한 동물재료가 주를 이루고 있는데, 이 가운데 뿔작업에 사용된 것으로 생각되는 도구에서는 밝고, 선명하며 기름진 갈림이 관찰된다. 갈림은 발달 정도에 따라 표면이 거친 느낌의 갈림이 관찰되기도 하며(그림 11 - 1, 2), 잘 발달한 갈림 의 경우 밝고 기름지지만 나무에 의한 흔적 보다는 부드러움이 적은 갈림이 관찰된다 (그림 11 - 3). 또한 갈림은 도구가 사용되는 방향을 따라 확장되고 있으며, 확장되는 경계 부분은 도구 표면의 굴곡을 따라 확장되지만, 간혹 자른 듯 명확한 선을 이루며 확장되기 도 한다. 갈림과 함께 가늘지만 선명한 긁힌줄이 쉽게 관찰되며, 잘 발달한 갈림과 함께 형성된 긁힌줄의 경우 도구의 표면이 전체적으로 매끄럽게 변형되어 저배율 보다는 고배율

5)@풍곡리 유적은 경기도 김포시 고촌읍 풍곡리에 위치하는 구석기유적으로 층위는 크게 I층 표토층, II층 암갈색점토층, III층 적 갈색점토층, IV층 암적갈색점토층, V층 각력층 그리고 기반암인 VI층으로 6개의 층으로 구분이 된다. 석기는 II층 전반에 걸 쳐 주로 출토되며(1문화층), III층의 상부(2문화층), V층 각력층 상부에서도 확인된다. 현재 돌감과 석기 제작기술, 석기의 기 능 연구가 함께 이루어지고 있다(박성진 외 2011).

6)@앞으로 김포 풍곡리 유적 석기의 기술-기능에 대한 종합적인 연구는 모든 석기에 대한 쓴자국 관찰과 분석이 이루어진 후, 겨레문화유산연구원에서 박성진 선생님에 의해 연구가 진행 중인 돌감과 석기 제작기술 및 방법과 함께 다른 기회를 통해 발표할 예정이다.

에서 쉽게 관찰할 수 있다. 긁힌줄과 갈림의 확장 방향을 통해 도구의 사용방향을 확인할 수 있는데 주로 날과 수직 방향의 낮은 각도에서 사용되었음을 알 수 있다.

단단한 동물재료 가운데 뼈에 사용된 것으로 보이는 도구에서는 아주@ 밝고 반짝이는

<그림 11> 김포 풍곡리 구석기 유적 유물 쓴자국 관찰 사진(1~3:뿔, 4~6:뼈, 7~8:나무)

광택을 가진 갈림이 도구의 표면을 깍듯이 형성된 것을 관찰할 수 있다. 관찰되는 긁힌 줄 은 깊고 선명하며 비교적 짧게 형성되었다(그림 11 - 6). 도구 표면의 굴곡에서 높은 부분에 서부터 형성되는 흔적은 표면을 깍듯이 형성되기 때문에 확장되는 경계면이 뚜렷한 선을 이 루게 되며, 굴곡의 낮은 부분들이 작업재료와의 접촉이 적어 흔적이 형성된 도구 표면에 작 은 구멍들이 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아주 밝고 반짝이지만 부드러움이 없는 것이 뼈작 업에 의해 형성된 갈림의 특징이라 할 수 있다(그림 11 - 4, 5). 뼈와 뿔 작업에 사용된 날에 서는 공통적으로 날의 둥그러짐은 관찰되지 않았으며, 날의 깨짐은 쉽게 관찰이 되었다.

나무 작업에 사용된 것으로 생각되는 도구에서는 뿔이나 뼈 보다는 광택의 밝기가 약 하지만 비교적 밝고 선명한 광택을 지닌 갈림이 관찰된다. 단단한 동물재료의 갈림보다는 부드러운 느낌의 갈림으로 확장되는 경계가 도구의 굴곡을 따라 부드럽게 형성되는 것을 볼 수 있다(그림 11 - 7, 8). 도구 표면의 굴곡에서 높은 부분을 깍듯이 형성되는 것이 아니 라 굴곡을 따라 흐르듯 형성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표면의 굴곡에 의한 구멍이 메워지 는 듯 흔적이 형성이 된다. 갈림 외의 긁힌 줄은 옅고 길게 형성되었다. 단 시간 사용에 의해 형성되는 흔적의 경우 조금 거친 느낌의 갈림과 짧고 넓은 긁힌줄이 함께 형성되기도 한다.

가죽에 사용된 것으로 보이는 도구에서는 광택이 적고 거친 느낌의 갈림이 사용날 주변 으로 넓게 형성이 되었으며 도구 표면의 높은 지점에서 갈림이 조금씩 점처럼 형성된 것 을 관찰할 수 있었다. 긁힌 줄과 날의 깨짐은 관찰되지 않으며, 날의 둥그러짐 또한 형성 되지 않았다. 석영제 석기의 실험에서 가죽 또는 고기와 같은 부드러운 동물 재료의 사용 에서 쓴자국이 발달하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에 실제 유물에서 관찰되는 경우도 많지 않을 것으로 생각된다.

실제 석영계 석기 유물에서는 비교적 결정체의 크기가 작고 고우며 우유빛 또는 노란 빛을 띠는 석기에서 흔적이 특히 잘 관찰되었다. 반면 결정체의 크기가 크고, 투명한 석영 계 석기에서는 빛의 투과와 반사로 인해 초점을 맞추는 것이 어려웠으며, 유리광택으로 인해 관찰이 어려울 뿐만 아니라 관찰이 되어도 사진 촬영이 어려웠다.

이렇듯 실제 석기에서 관찰되는 흔적들은 실험 석기의 관찰 결과와 비교를 통해 작업재 료를 비롯한 작업 방법에 대해서 고려하게 된다. 그러나 실험 결과 가죽과 뼈의 경우 쓴자 국이 비교적 명확하게 구분되지만 뿔과 나무의 경우 사용 정도에 따라 일부는 유사한 특징 으로 혼동이 되기도 한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서는 돌감과 사용 시간에 따른 좀 더 많은 실 험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며, 다른 석기에 대한 분석결과들도 함께 살펴보아야 할 것이다.

관련 문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