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와 세계 농식품 무역 및 가치사슬 변화와 시사점
국제기구·연구 동향∙ 147
148 ∙ 세계농업 2020. 11월호
WTO
는 코로나19
로 말미암아2020
년의 세계 상품무역이 전년 대비9.2%
하락하고 실질GDP
가4.8%
감소할 것으로 전망하였다<
표1>. 2019
년4
분기부터2020
년2
분기까지 무역의 마이너스(-)
성장률이 확대되고 있으나,
그나마 농식품의 감소 폭이 다른 상품에 비해 작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림3>.
이는 봉쇄 등의 엄격한 제한 조치에서도 필수재인 농식품을 계속 생산하고 유통하였기 때문이다.
<표 1> 상품무역과 실질 GDP 연간 변화율
2015 2016 2017 2018 2019 2020 (전망치)
2021 (전망치)
상품무역 2.3 1.4 4.7 2.9 -0.1 -9.2 7.2
실질 GDP 2.8 2.4 3.1 2.8 2.2 -4.8 4.9
자료: WTO(2020a; p.3).
<그림 3> 상품무역의 연간 변화율: 2019년 4분기~2020년 2분기
2019년 4분기 2020년 1분기 2020년 2분기 자료: WTO(2020b), p.7.
국가 그룹별로 살펴보면
,
고소득(high income)
국가가 농식품 무역을 주도하는 가운데 신흥국과 개도국의 무역 참여도가 증가하고 있다.
2) 곧 중상 및 중·
저소득 국가 그룹이 세계 농식품 무역에서 차지하는 비중은2001
년에25%
에서2018
년에36%
로 커졌다.
그러나 같은코로나19와 세계 농식품 무역 및 가치사슬 변화와 시사점
국제기구·연구 동향∙ 149 기간에 저소득 국가의 비중은
1.1%
로 거의 변하지 않았다.
이는 저소득 국가가 주로 고소득 국가 시장에 수출하는 상황에서 고소득 국가의 수요 정체 및 농식품 가격의 약세에 따른 결과이다.
농식품 무역을 농산물과 식품으로 세분하면 가공한 농산물인 식품이 더 큰 비중을 차지함 을 알 수 있다
<
그림4>. 1995~2000
년에 전체 농식품 무역에서 식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안정세를 보이다가 상승하였는데,
그 비중이2000
년에70%
에서2018
년에76%
로 증가하였 다. 1995~2018
년에 식품 수출의 연평균 증가율은3.4%
로 농산물의1.9%
보다 높았다.
<그림 4> 농산물과 식품 수출 추이: 2015년 가격 기준
자료: FAO(2020), p.4.
1995~2018
년에 식품군별 수출입 변화율을 살펴보면,
모든 식품의 무역이 증가하였다<
그 림5>.
이 기간에 과일과 채소 수출의 경우 중저소득 국가는4
배,
저소득 국가는3
배만큼 늘었다.
가공식품 수출은 중저소득 국가가3
배,
저소득 국가가6
배 정도 증가하였다.
유제품 과 달걀 수출은 중소득 및 저소득 국가 모두5
배가량 늘어났다.
중상소득 국가 그룹에서도 유제품과 달걀 수출이5
배,
곡물 수출이4
배가량 상승하였다.
2) 세계은행(World Bank)은 1인당 소득(GNI) 기준으로 국가를 분류하고 있다. 2020년 7월 1일 기준에 따르면, 저소득(low income) 국가는 1인당 소득이 1,036 달러 미만으로 총 29개국, 중저소득(lower-middle income) 국가는 1,036~4,045 달러로 총 50개국, 중상소득(upper-middle income) 국가는 4,046~12,535 달러로 총 56개국, 고소득(high income) 국가는 12,535 달러 이상으로 총 83개국이다(World Bank, 2020). 인도는 중저소득 국가, 브라질과 중국은 각각 중상소득 국가, 한국은 고소득 국가로 분류되어 있음.
150 ∙ 세계농업 2020. 11월호
<그림 5> 식품군별 무역의 변화율(%): 1995~2018년
고소득국 중상소득국 중저소득국가 저소득국가 자료: FAO(2020), p.7.
중
·
저소득 국가 그룹은 육류와 수산물,
과일과 채소,
가공식품 등과 같이 고부가가치 식품의 수입을 큰 폭으로 늘려왔다.
이를 베넷의 법칙(Bennett’s law)
으로 설명할 수 있다.
곧,
소득이 증가하면 사람들이 상대적으로 열량이 높은 탄수화물 기반의 식품인 곡류나 구근류를 덜 소비하고 고영양의 육류나 기름,
설탕,
과일과 채소 등을 더 소비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소비행태의 변화는 엥겔의 법칙(Engel’s law)
을 원용하여 소득이 증가할수록 총지 출에서 식품이 차지하는 비율이 감소한다고 설명할 수 있다.
만약 식품을 탄수화물 기반과 영양 기반의 형태로 세분하면,
저소득 국가는 상대적으로 탄수화물 기반 식품을 더 많이 소비하고 다양하지 않은 식품군을 섭취한다고 해석할 수 있다.
또한, Clements and Si(2018)
는 소득이 증가하면,
① 식품 소비의 중요도가 감소하고,
② 지출의 형태가 다양화되며,
③ 고품질 식품의 수요가 늘어난다고 밝혔다
.
코로나19와 세계 농식품 무역 및 가치사슬 변화와 시사점
국제기구·연구 동향∙ 151
2020
년 노벨 평화상을 수상한 유엔 세계식량계획(World Food Program: WFP)
이 산출한“
한 그릇의 음식비용(The Cost of a Plate of Food)”
에 따르면,
수프나 고깃국과 같은 한 그릇의 비용이 미국 뉴욕 주(New York)
에 사는 사람에겐 소득의0.6%
에 불과하나 남수단(South Sudan)
사람에겐 그 소득의186%
에 해당한다.
이러한 소득 비중을 금액으로 환산하 면 뉴욕 주 사람에겐1.26
달러인 음식 한 그릇 값이 남수단 사람에겐392.82
달러에 이를 정도로 차이가 난다<
그림6>.
음식비용이 높은 상위20
개국 가운데17
개국이 사하라이남 아프리카(SSA)
로 주로 식품 수입의존도와 비공식 부문(informal sector)
의 노동에 의존하는 정도가 큰 지역이다.
3)<그림 6> 미국 뉴욕주 사람과 같은 소득 비중으로 환산한 한 그릇 음식 값
달러 자료: WFP(2020).
3) 특히, 농촌부문에 편만한 비공식경제(informal economy)로 인해 중국의 지속 가능한 성장이 위협을 받고 있다고 경고한 Rozelle and Hell(2020)은 비공식부문이 경제발전에서 시사하는 바를 정리해 제시함.
152 ∙ 세계농업 2020. 11월호
소득 불평등과 빈곤의 주된 원인은 무엇보다 갈등
(
내전)
과 기후변화가 초래하는 토지와 생계의 위협 및 식량 접근의 한계이다.
4) 최근에는 코로나19
로 인해 실직이 늘고 송금액이 감소하였으며 열악한 경제 상황이 지속하면서 가장 취약한 계층이 상대적으로 더 큰 어려움 에 부닥쳐 있다. WFP
는 심각한 식량안보 위험에 처한 인구가2020
년에2
억7,000
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하였다.
<그림 7> 연평균 GDP 성장률 (1995-2018)
1995~2007 2008~18 자료: FAO(2020), p.12.
2.2. 세계 농식품 무역의 결정 요인
농식품 무역 추이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다양하다
.
첫째
,
소득 증가율이다.
무역은 소득에 의해 영향을 받지만,
효율과 기술 전파를 촉진함으 로써 경제성장에 이바지한다.
그러나 무역과 소득의 관계는 여전히 쟁점이다.
시장 개방도와 무역이 모두 증가했던1995~2018
년에 세계화는 국가 간 소득 성장의 수렴에 일부만 이바지 했다고 평가한다.
중저 및 중상소득 국가의 소득 증가율은 고소득 국가의 경우보다 훨씬 높았으나 저소득 국가는 이에 미치지 못하였기 때문이다<
그림8>.
4) WFP가 노벨 평화상을 받은 일면에는 식량안보와 평화 간 밀접한 연계가 존재한다. 기아와 싸우는 WFP 사업이 곧 인류의 평화를 증진하는 것이기 때문임.
코로나19와 세계 농식품 무역 및 가치사슬 변화와 시사점
국제기구·연구 동향∙ 153
<그림 8> 소득과 열량 소비 증가율의 관계: 1995~2017년
고소득국가 중상소득국가 중저소득국가
▲
저소득국가 자료: FAO(2020), p.12.소득 증가율과 연계한 사회 경제적 변화는 식품소비 행태를 크게 변화시켰는데 이를 영양 전환
(nutrition transition)
의 관점에서 살펴볼 수 있다.
영양 전환의 초기 단계에서는 소득 증가가 식품 섭취량의 증가와 식량 불안정의 감소와 연계한다.
상대적으로 탄수화물이 높은 주식과 다양하지 못한 음식을 섭취하는 것이다.
이후 열량 섭취가 급속하게 증가하는 단계에서 단백질과 비타민 및 무기질의 섭취 증가에 힘입어 더 나은 영양과 건강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와 동시에 혹은 그다음 단계로 높은 비율의 지방과 설탕 및 가공식품을 섭취하는 식생활 변화가 나타난다
.
영양 전환의 마지막 단계는 소득이 증가하면서1
인당 열량 소비 증가율이 둔화하고 식생활은 고품질 지방,
더 많은 과일과 채소의 섭취,
통곡물 소비의 증대로 이어지는 상태이다.
5)이와 같은 영양 전환은
2
차 자료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그림9>.
저소득 국가에서1
인당 소득의 증가는 열량 소비의 증가와 연동하고 있다.
소득 증가율이 이보다 높은 중저소득 국가에서는 그 효과가 더욱 뚜렷하다.
그러나 중상소득 국가의 열량 소비 증가율은 둔화하고 고소득 국가에서는 소득 증가율이 열량 소비 증가율과 약하게 연동하고 있다.
5) 한국이 경험한 영양 전환에 관해서는 서성희 등(2008)을 참조 바람.
154 ∙ 세계농업 2020. 11월호
소득 증가와 식생활 변화는 베넷의 법칙에 반영되어 있다
. 1995~2017
년에 저소득 및 중간소득 국가에서 소득이 증가하면서1
인당 식품 소비에서 곡물이 차지하는 비중은 감소하 였다.
고소득 국가는 그 영양 전환을 완성하여 곡물 소비의 변화가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림 9> 1인당 열량 소비에서 식품별 비중의 평균 변화(%): 1995~2017년
고소득국가 중상소득국가 중저소득국가 저소득국가 자료: FAO(2020), p.13.
둘째
,
인구 증가율과 인구 구조의 변화이다.
이러한 인구요인은 농식품 수요와 무역 및 시장에 여러모로 영향을 미친다.
인구 증가는 수요와 무역을 촉진하지만 인구 구조의 변화는 농식품의 구성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
지역에 따른 인구 증가율의 차이가 무역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데,
예를 들면,
무역은 인구 증가율이 상대적으로 낮은 지역에서 높은 지역으로 식품을 이동시키는 경향을 나타낸다. 1
인당 농업 생산성이 낮으면서도 인구 증가율 속도가 빠른 국가의 경우 수입이 늘어나는 결과가 나타날 수 있다.
도시화의 진전도 소비행태의 변화와 식품체계의 전환을 가져오는 주된 요인이다
.
세계 전체에서 도시에 사는 사람들의 비중은1960
년에34%
에서2017
년55%
로 오름세를 나타냈 는데,
이러한 도시화 현상은 거의 모든 대륙에서 공통으로 나타나고 있다.
같은 기간에 한국의 도시화율은28%
에서82%
로 큰 폭으로 증가하였는데,
한국은 세계에서 도시화가 가장 빠르게 진행된 국가 가운데 하나이다<
그림10>.
코로나19와 세계 농식품 무역 및 가치사슬 변화와 시사점
국제기구·연구 동향∙ 155
<그림 10> 도시에 사는 인구의 비중 변화
1960 2017 자료: Ritchie and Roser(2019).
도시화로 농산물의 생산지와 소비지 간 거리가 늘면서 식품 가공 수요는 늘 수밖에 없고
,
상대적으로 높은 소득을 지닌 도시 소비자들은 더 다양한 식품을 찾게 되었다.
음식준비에 더 짧은 시간을 사용하는 도시인의 생활방식은 가공식품의 소비와 외식 증가의 결과를 가져 온다.
또한,
더 나은 운송방식과 자가용 및 냉장고 소유,
광고에 빈번한 노출 등의 영향으로 도시화는 새롭고 다양한 소매 유통망에 접근할 수 있게 하며 과일과 채소 및 가공식품과 같은 고부가가치 식품에 대한 접근을 향상하는 데 이바지한다.
셋째
,
기술진보와 무역비용 및 정책이다.
기술진보는 하부구조와 물류 개선을 이끌어 운송비용을 낮춘다.
또한,
기술진보는 정보통신 비용을 낮추어 무역과 가치사슬의 통합을 촉진한다.
이밖에도 기술진보는 가치사슬에서 나타난 비효율을 줄임으로써 더욱 지속 가능 한 식품체계의 결과에 이바지할 수 있다.
운송비용과 무역정책의 변화에 의해 결정하는 평균 무역비용은 내림세를 보인다
<
그림11>.
개도국의 경우 운송 하부구조의 개선으로 무역비용이 감소하고 있으나,
이는 세계평균보다 더딘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