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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서 론

2. 선행연구 검토

간도 문학에 대한 연구는 탈냉전 시대를 맞아 중국이나 러시아 지역으로 왕래가 활발해 지고 싹트는 대지 와 같은 자료가 발굴되면서 한국문학 연구의 관심이 되기 시작했다.

그 간의 연구 경향은 ①한국문학의 연장으로서 민족주의적 성격을 분석하는 방향, ②국책 문학 혹은 친일문학으로서의 성격을 규명하는 방향, ③이주문학으로서 재만조선인 문학만 이 가지고 있는 성격(‘본토 의식’ ‘북향 의식’으로 표현되는 정주 지향)에 주목하는 방향2) 이 큰 줄기를 이루고 있다.

간도 문학에 대해 큰 관심을 보였던 오양호는 학위논문 「한국농민소설 연구」(1981)에 서 이농형 농민소설 작품군을 찾아낸 뒤 이어 한국문학과 간도 3)를 간행하였다. 이는 뒤에 나온 채훈의 일제강점기 재만한국문학 연구 4)와 더불어 간도 유이민 사회의 서지

1) 차성연, 「디아스포라 서사의 윤리」, 국제한인연구 제6호, 국제한인문학회, 2009, 131쪽.

2) 차성연, 「이주문학에 나타난 타자 재현의 문제 -「소금」과 「붉은 산」의 ‘재만 조선인’ 재현을 중심으로」, 한민족문화연구 제38집, 한민족문화학회, 2011, 427쪽.

3) 오양호, 한국문학과 간도 , 문예출판사, 1988.

4) 채훈, 일제강점기 재만한국문학연구 , 깊은샘, 1990.

사료들을 소개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오양호는 다시 일제강점기 만주조선인문학 연구 5)와 만주이민문학연구 6)라는 간도 유이민 연구서를 내놓았다. 그는 “흩어진 혈족 으로부터 어렵게 수집하여 비로소 세보를 정리하는 재리의 보첩 사업 같은 의미를 지닌 다”면서 그동안 대중들이 관심권 밖에 놓여 있던 간도 유이민문학 관련 자료들을 발굴, 정리하여7) 그 실체를 드러내 놓았다. 그러나 간도유이민 문학에 대한 애착으로 유이민문 학의 의미나 가치에 대해 지나치게 평가하고 있음이 흠으로 지적된다.

표언복은 해방전 중국유이민소설 연구 8)라는 단행본을 내면서 중국 유이민 사회를 배 경으로 하고 있거나 중국 유이민 문제를 모티프로 하고 있는 모든 작품들을 찾아내어 그 전모를 드러내고자 하였다. 따라서 가능한 한 많은 작품들을 논의의 대상으로 삼아 분석 하는 작업을 시행하였다. 그는 시대별로 해당 기간에 발표된 소설들을 크게 理念型流移民 小說과 圖生型流移民小說로 구분한 다음, 각 유형의 소설들이 어떠한 양상으로 형상화되 었는가를 살펴보았다. 방대한 연구 대상과 세밀한 작품 분석으로 일제 강점기의 간도 문 학에 대하여 비교적 체계적으로 정리했다는 점은 성과로 꼽힌다. 그러나 연구 범위가 넓 어서 깊이 있는 분석이 다소 부족한 것 같다.

정덕준은 중국조선족 문학의 어제와 오늘 9)에서 중국조선족 문학 자료를 바탕으로 1910년대 이후 1990년대 후반까지 중국조선족 문학이 이루어낸 성과를 ‘이주 ․ 정착사의 재구’라는 관점에서 크게 여덟 시기로 구분하여 그 특성을 살펴보았다. 이를 통해 중국조 선족 문학의 민족문학사적 성격과 그 의의를 규명하였다. 이 연구는 시기별로 전개되었기 때문에 같은 작가가 다른 연대에 발표한 작품들에 대한 분석에 있어서 연구 기준이 일관 되지 않는 것이 문제점이다.

간도 유이민문학을 다룬 학위논문들은 1990년대에 들어 풍부한 성과를 보여주었다. 홍 연실10)은 일제강점기 문학 활동을 한 작가 중 실향의 아픔을 주된 소재로 삼아 작품을 발표한 최서해, 강경애, 안수길의 초기 작품을 중점적 연구 대상으로 삼았다. 그들의 소설

5) 오양호, 일제강점기 만주조선인문학 연구 , 문예출판사, 1996.

6) 오양호, 만주이민문학 연구 , 문예출판사, 2007.

7) 오양호는 한국문학과 간도 , 일제강점기 만주조선인문학 연구 등 저서를 통해 재만조선시인집 , 민주 시인집 , 싹트는 대지 등의 자료를 발굴하였다.

8) 표언복, 해방전 중국 유이민소설 연구 , 한국문학사, 2004.

9) 정덕준, 중국조선족 문학의 어제와 오늘 , 푸른사상, 2006.

10) 홍연실, 「간도소설 연구 -최서해 ‧ 강영애 ‧ 안수길의 작품을 중심으로」, 건국대학교 석사학위논문, 1992.

에 대한 분석을 통해 특별한 시대에 작가와 작품의 문학적 위치와 특성을 살펴보고 작품

의 이미지를 분석하였다. 신소설에서 선과 악이 교차된 중국인 이미지가 한국문학 사상 최초의 중국인 양면적 이미지라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연구 연구대상에 대한 깊이 있는 분석이 이루지 못하고 표면적인 접근에 그친다는 것이 취약점으로 지적된다.

우총총19)은 1920년대부터 1940년대 중반까지 만주체험 문학과 상해, 북경 등 다른 중 국 지역의 체험 문학을 대상으로 선정하여 비교문학적 방법으로 중국인의 이미지를 他者 形象과 自我形象으로 나누어 분석하였다. 그렇지만 의도와는 달리 연구 결과가 명확하게 나타나지 않은 것이 아쉬운 점이다.

연구사를 검토해 보면 한 ․ 중 양국의 문화교류가 활발해지면서 19세기 초, 한국문학의 외연으로 지금 중국의 소수민족인 조선족 문학의 전신인 간도 문학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 었음을 알 수 있다. 이것이 한국 근대소설의 한 장을 보충하기에 충분한 의의를 갖고 있 다. 그러나 위에 살펴본 바와 같이 간도 유이민 문학 연구와 중국인 이미지에 관한 연구 는 통시적으로나 공시적으로 그 영역이 극히 제한되어 있다. 그리고 간도 유이민 문학연 구에서 상대적으로 이미지에 대한 분석이 체계적이지 못할 뿐만 아니라 대부분 작중 인물 의 유형으로 진행되어 왔다. 따라서 이 연구에서는 선행 연구의 문제점을 극복하면서 일 제강점기 간도배경 소설에 나타난 중국인 이미지에 대하여 간도 역사의 체험자이자 간도 문학의 창출자인 작가의 체험적 신분을 중심으로 체계적으로 분석해 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