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 농축산물 관련 선물이 처음으로 도입된 것은 2008년 7월이다. 돈지육의 대표가격을 기초로 돈육선물을 한국거래소에 상 장하였다. 당초 기초자산의 높은 가격변동성과 현물시장의 규모 등 을 고려할 때 활발한 거래가 예상되었지만, 2013년 6월 이후로 거 래가 전무한 상황이다. 반면, 농축산물 해외선물은 2013년에만 364,160계약, 금액기준으로는 131억 달러에 달한다1). 국내 돈지육 선물시장의 심각한 부진에도 불구하고 농산물 해외선물의 필요성과 역할은 여전히 유효한 것으로 보인다.
농산물 해외선물이 계속 이용되는 데는 두 가지 이유가 있는 것 으로 파악된다. 첫째, 현물의 가격 위험을 관리하기 위한 헤징 (hedging)에 대한 수요가 하나의 이유가 될 수 있다. 식품과 배합사 료를 생산하는 기업은 옥수수, 대두, 밀과 같은 원료를 투입하여 제 품을 생산하는데, 현재 이와 같은 농산물의 국내 생산량은 미미한 수준이며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2). 필연적으로 국제 농산물 가격, 환율, 운임 등과 같은 국제상거래 시 발생하는 위험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 해당 기업은 이들 위험을 관리하게 되는데, 특히 수입 원료 가격변동 위험을 최소화하는 수단으로 수입 원료를 기초자산
1) 한국금융투자협회 자본시장통계(freesis.kofia.or.kr), 국내투자자의 해외파생상 품 거래동향(2013)
2) 한국농촌경제연구원(2013)에 의하면 2012년 기준으로 밀의 자급률은 0.7%이 고, 옥수수는 0.9%, 콩은 9.5%에 그친다.
으로 하는 선물을 이용하는 것이다3). 다만, 윤병삼(2010)에 의하면 헤저의 농산물 선물 활용은 비중이 매우 적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 다.
둘째, 현물 보유와는 무관하게 선물의 시세를 예측하여 방향성 투 자를 실행하는 것이 가능한데, 이러한 성격의 투자는 시세차익거래 (speculation)로 볼 수 있다. 연기금, 생명보험 등과 같은 기관투자 자들은 분산투자 효과를 누리면서, 기대수익을 높이는 방향으로 원 자재 금융상품을 포트폴리오에 편입하는 경향이 강해졌고, 개인투자 자들도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 원자재 가격 상승 또는 하락 기대 등 으로 원자재 금융상품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졌다. 그러나 국내 금융 시장에서 원자재 관련 금융상품은 선택폭이 제한적이어서, 투자자들 이 직접 해외선물시장을 활용하거나 원자재 관련 간접투자 상품을 이용하게 된다.
헤징 또는 시세차익의 목적으로 해외선물시장에 참여하는 정도는 거래량과 거래금액으로 나타난다. 거래량과 거래금액은 시장의 활성 화정도를 나타낼 수 있기 때문에 거래활동성(trading activity)이라 부를 수 있다. 한국금융투자협회의 2008년~2013년 자료에 따르면, 지난 5년간 주요 농산물 해외선물의 거래량은 품목별로 차이가 있 지만, 변동성이 매우 높아진 것으로 나타난다4). 이는 농산물 해외선 물의 수요량이 시점에 따라 변화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거래량 또는 거래금액의 변화가 어떤 요인에 영향을 받을 것인가 는 정책당사자나 선물중개인에게 주요한 관심사가 될 수 있다. 정책 당사자 입장에서는 투자자나 헤저가 어떠한 시장조건에서 선물을
3) 해외 상품선물을 이용한 위험관리 방법과 그 효율성에 관하여 국내에서 다수의 연구가 수행된 바 있다(노재선·김한호, 1997; 노재선·윤원철·김수덕, 1998; 윤 종복·김성훈·윤병삼, 2005; 양승룡·문진영, 1999; 이상학·양승룡, 2001; 윤선희·
윤병삼, 2007 등)
4) 거래금액도 거래량과 유사한 변화를 보인다.
활용하는지를 파악하여 신규시장을 개설하거나 활성화하는 정책을 마련하는데 유용한 정보로 활용할 수 있다. 선물중개인은 수수료 수 익을 예측하여 사업전략을 수립하는 데 반영할 수 있을 것이다.
많은 연구자가 거래량 또는 거래금액에 관심을 두고 연구하였으 며, 혼합분포가설(mixture of distributions hypothesis)과 연속정보도 달가설(sequential information arrival hypothesis)에 기초하여 실증분 석을 수행하였다. 혼합분포가설은 가격과 거래량 간에 동시적인 상 관관계가 존재하여 새로운 정보가 발생하면 동시에 반응한다는 가 설을 말한다 (Clark, 1973; Epps and Epps, 1976; Tauchen and Pitts, 1983; Harris, 1986; Lamoureux and Lastrapes, 1990). 반 면, 연속정보도달가설은 시장정보가 투자자에게 순차적으로 전달되 고, 투자자별로 다양하게 반응하여 거래량이 증가하거나 감소한다는 가설이다 (Copeland, 1976; Morse, 1980; Jennings and Barry, 1983).
이러한 가설을 바탕으로 주식에 대한 현물과 선물에 관한 실증연 구들이 다수 이뤄졌다 (Karpoff, 1987; Bessembinder, 1996; Wang and Huang, 2012; Andersen, 1996; Gallo and Pacini, 2000; Kim and Kon, 1994; Lamoureux and Lastrapes, 1990). 대표적인 연구 를 보면, Karpoff(1987)는 주식시장을 대상으로 일별자료를 사용하 여 기초자산 가격변동성이 선물시장의 거래량과 높은 상관관계가 있다는 것을 보였고, Bessembinder(1996)는 S&P500 지수 선물을 대상으로 거래활동성에 대한 분석을 하였는데, 미결제약정이 커짐에 따라 거래활동성이 높아지는 것을 제시하였다.
상품선물을 대상으로 거래량에 관한 연구도 수행되었다 (Martell and Wolf, 1987; Garcia
et al
, 1986; Herburt, 1995; Alizadeh, 2012). Garciaet al
(1986)은 곡물(옥수수, 대두, 밀) 선물을, Herburt(1995)는 천연가스선물을, Alizadeh(2012)는 해운선물을 대상으로 가격변동성과 거래량 간에 유의미한 상관관계가 있음을 밝 혔다. Martell and Wolf(1987)는 기존의 연구를 확장시켜 분석을 시도하였다. 금속선물시장을 대상으로 시세차익거래자와 헤저 사이 에 균형모형을 설정하고 거래량 결정요인에 대해 파악하였다. 분석 결과를 보면, 시장변수 중 가격변동성과 미결제약정 등이 주요한 영 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거시변수 중 이자율과 인플레이션 도 거래량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Malliaris and Urrutia(1991)은 산업생산, 소비자물가지수, 생산자물가지수, 선물 가격, 선물가격의 분산을 요인변수로 하여 대두, 옥수수 등의 거래 량을 분석한 바 있다.
본 연구의 목적은 국내의 농산물 해외선물 거래량/거래금액의 결 정요인을 분석하는 데 있다. 역내 선물시장의 거래량이 변동성이나 거시변수 등에 영향을 받는지에 대한 연구는 활발하지만, 현재까지 역외 선물시장을 이용한 정도를 분석한 연구는 발견되지 않는다. 따 라서 본 연구는 국내에서 국제 농산물 선물시장을 이용한 정도를 분석하는 최초의 연구라 하겠다.
본 논문은 Martell and Wolf(1987)의 모형을 바탕으로 해외선물 거래 환경에 맞춰 분석하고자 한다. 다만, 기존의 연구와 몇 가지 차별성을 가지고 있다.
첫째, 시세차익 목적으로 해외선물시장을 이용하는 거래자에게 국 내 금융시장은 대체시장(substitution market)으로 볼 수 있다. 따라 서 시세차익거래자는 해외선물시장과 국내 금융시장의 시세차익 우 위에 따라 해외선물거래의 참여 결정을 하게 된다. 본 연구에서는 이러한 특성을 반영하여 KOSPI를 대체상품으로 상정하고, KOSPI 변동성을 분석에 반영하였다. Martell and Wolf(1987)의 연구에서 는 S&P지수를 시장성과(market performance)의 대용치(proxy)로 분석에 반영하였다.
둘째, 현물의 수급 정보와 시세차익거래 경향을 정보 변수로 반영 할 수 있도록 미국상품선물위원회(CFTC)에서 발표하는 투자자별 포지션 현황 보고서(commitment of trader report, COT)를 이용하 여 헤징압력(hedging pressure)과 시세차익압력(speculative pressure) 변수를 생성하고 이를 반영하고자 한다. Martell and Wolf(1987)는 현물시장의 수요와 공급에 대한 정보로 미결제약정(open interest) 을 사용하지만, 미결제약정은 헤징거래와 시세차익거래의 정보를 동 시에 포함하고 있어 현물시장의 수급상황만을 반영한다고 보기 어 렵다. 따라서 시세차익거래 정보를 분리하기 위하여 본 연구에서는 COT에서 ‘생산자/도매인/가공업자/소비자’로 분류된 거래자의 순매 도 비율을 헤징압력 변수로 산출하여 현물시장의 수급정보를 나타 내는 대리변수로 반영하고자 한다. 또한, 분리된 시세차익거래 정보 가 반영될 수 있도록 스왑딜러(Swap Dealer)와 머니매니저 (Managed Money)의 순매수 비율을 시세차익압력(speculator pressure) 변수로 사용하고자 한다.
셋째, 국제상거래를 통하여 현물을 수입하는 경우 환율 이외 수출 입가격, 해상운임은 수입비용으로 작용할 수 있고, 이에 따라 기대 실물포지션(expected physical position)이 결정될 수 있기 때문에 이들 변수를 반영하고자 한다. 또한, 수출입량은 헤징 대상이 되는 잠재 선물 수요량으로 볼 수 있기 때문에 이를 반영한다. 다수의 연 구에 의하면 역외헤징(offshore hedging)에 있어 베이시스(basis), 거래비용 등과 같은 헤징비용은 헤징수요량 또는 헤징효과를 감소 시키는 것으로 나타난다 (Jin and Koo, 2006; Carter and Loyns, 1985 등). 따라서 베이시스로 작용하는 해상운임을 요인변수로 고 려하는 것은 기존 연구와 부합한다.
이 논문의 제Ⅱ장에서는 선물거래량 모형과 패널분석 방법에 대 하여 설명한다. 제Ⅲ장에서는 이용될 자료와 변수에 대하여 설명하
고, 제Ⅳ장에서는 추정결과를 설명한다. 마지막으로 제Ⅴ장에서는 요약하고 결론을 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