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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절 기존 사회보장계획의 한계

1. 비전2030

2006년 ‘함께 가는 희망한국 VISION 2030(이하 비전2030)’이 발표 되기 전까지 사회보장은 장기적 관점의 미래계획의 대상이 되지 못했다.

정부에 의한 장기 발전방향은 대부분 경제개발에 국한되어서 진행이 되 어져왔다. 김대중 정부의 생산적 복지 이후로 복지와 사회보장이 시장경 제와 민주주의와 더불어 중요한 국정과제 중 하나로 부상되었다. 하지만, 저출산/고령화, 저성장, 양극화 등 예상되는 구조적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하여 기획이 되었다(정부민간 합동작업단, 2006)3).

2005년 7월에 한국개발연구원, 한국조세연구원 등 국책연구기관과 대 학교수들, 그리고 삼성경제연구소 등의 민간작업단이 결합되어 본 작업 은 시작되었다. 이후 발표가 되기까지 60여 차례의 토론회와 5차례의 세 미나를 개최하였으며, 전문가 및 일반인을 상대로 한 설문조사도 실시되 었다. 이후 시안을 가지고 정부와 시민단체와의 간담회를 거쳐 최종안이 확정되어 발표되었다. 비전2030은 사회보장 계획만은 아니며, 사회보장 이 중요한 축으로 다루어진 종합 국가발전 계획의 성격을 가진다.

‘비전2030’은 비록 상당한 비판을 받고 당시에는 성공적인 계획으로 지칭을 받지 못하였지만, 앞서 언급한 좋은 사회보장 계획으로서의 다양 한 장점을 가지고 있다. 첫째, 제목이 담고 있듯이 본 계획은 문제 상황에 기반을 하는 동시에 문제 상황을 헤쳐 나가면서 도달하고자 하는 목표를 나타내는 공유된 비전을 잘 제시하고 있다. 사회보장의 차원에서만 평가 하면 여전히 다소 추상적인 측면이 없지 않지만, 성장과 복지의 선순환을 기조로 하는 동반성장의 기조를 비전이 보여주고 있다. 비전2030의 문헌

3) 본 소절의 ‘비전2030’ 주요 세부내용에 대한 설명은 정부민간 합동작업단(2006)에서 인 용한 것임.

은 장기계획이 필요한 맥락에 대한 설명, 비전에 대한 원칙, 그리고 제도 개혁 등에 대해서 상당히 구체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으며, 이론적 차원 에서도 당대의 다양한 담론이나 분석을 잘 담고 있다.

여러 차례의 토론회와 281명의 전문가 조사와 1,036명의 일반국민에 대한 조사를 통해서 가장 우선 해결해야 할 과제나 미래의 바람직한 상을 묻고 이를 반영한 것은 일면이다. 국민들과 전문가들은 현안이 되었던 계 층간 양극화에 대해서는 동시에 우려를 표했지만, ‘문제’로 당장 체감되 지 않았던 저출산 ․ 고령화에 대해서는 전문가의 69%가 ‘매우 심각하다’

는 우려를 표한 반면, 일반인들은 39%에 머물렀다. 이러한 현상은 앞서 제1절에서 논의한 바와 같이 전문가들과 일반인들의 인식을 종합적으로 반영하여 비전을 도출하는 것의 중요성을 보여 준다4).

둘째, 문제 상황에 대한 철저한 진단과 발전방향에 대한 다양한 증거를 기반으로 하여 작성된 계획이다. 장기계획 작성을 위해서 과거부터 현재 까지 대한민국의 변화를 면밀히 검토하였으며, 왜 이 시점에서 성장 중심 의 전략에서 동반성장 중심의 전략으로 수정이 필요한지에 대한 포괄적 인 사회경제적 분석이 동반되고 있다. 최종 비전 2030을 제시하고 있는 문헌뿐 아니라 비전2030의 토대가 되는 연구를 제공하고 있는 한국개발 연구원(2006)의 435페이지의 “국가비전 및 장기재정전략, 선진 복지국 가 모델의 해외비교 분석”이라는 문서는 미래학에 대한 다양한 접근과 해 외의 경험, 해외 복지국가 모델의 장단점에 대한 포괄적인 분석을 담고 있다. 그러한 점에서 합리성을 기반으로 한 증거가 사용된 점은 긍정적 측면으로 평가할 수 있다.

4) 하지만, 미래상에 대해서는 ‘모두가 골고루 잘 사는 사회’에 일반인들이 46% 선호한 데 비해 전문가들은 13%에 그쳤으며, ‘G10 진입’은 전문가들은 21%인데 일반인들은 3%로 나타났다. 이는 전문가의 전문적 견해를 보여주기보다는 전문가들이 일정한 학문이나 성 향을 가지고 있을 가능성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전문가들의 대표성은 어떻게 확보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질문을 제기하게 한다.

이러한 증거는 단순히 과거 경험에 대한 증거나 현재 계획을 정당화하 기 위한 증거를 넘어선다. 비전 2030에서는 미래에 이 계획을 평가할 수 있는 구체적인 성과 평가를 위해 향후 어떠한 증거를 수집해야 하는가에 대한 미래적 관점의 증거 또한 제시하고 있다. 2005년, 2010년, 2020 년, 2030년을 기준 년도로 삼아서 주요 지표들이 어떻게 변화해가야 할 것인가에 대한 성과목표를 해외비교를 통하여 도출하여 동시에 제시하고 있다. 현재와 2030년의 지표를 비교적으로 제시함으로써 비전이 구체적 으로 실현된 형태를 국민들에게 보여준다는 점에서 장점을 가지고 있다.

예로 노인 2/3가 연금을 받는 목표를 2005년 17%에서 30% → 47% → 66%(2030년)로 변화할 것으로 삼고 있다.

또한, 국가의 종합적인 사회경제계획으로 사회적 요인이나 경제적 요 인이 독립적으로 제시되지 않고, 각 요인들이 어떻게 상호관계를 맺고 있 고, 새로운 패러다임 하에서 요인들이 어떻게 작동하는지에 대해 다소 단 순화된 모형이지만 체계론적 시각을 보여주고 있다. 다음 그림이 보여주 는 바와 같이 과거에 양적 성장전략이 복지정책의 미비에 영향을 주었다 면, 이러한 전략이 세계화나 저출산/고령화 및 양극화 시대에 더 이상 가 능하지 않게 되면서 성장과 복지와의 선순환 고리가 필요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또한, 선순환을 창출하기 위해서 인적자본의 고도화나 사회적 자 본 확충이 필요하다고 제안하고 있다.

셋째, 미래에 다가올 상황에 대한 예측과 정책적 혁신이 포함되어 있 다. 본 보고서에서는 비전 달성을 위한 두 가지 실현방안으로 기존의 시 스템에 대한 개혁과 선제적이고 적극적인 사전 투자를 동시에 제시하고 있다. 기존의 제도가 개혁이 되어야 복지체감도 및 재정 건전성이 확보될 수 있다고 보았으며, 단기적이고 소극적인 투자를 넘어서야 성장동력 확 충과 삶의 질 확보가 된다고 보았다. 두 가지 축을 통해서 계획을 현실화

하고 비전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 파악하였다.

〔그림 2-3〕 비전 2030 패러다임의 전환과 요인들 간의 관계

자료: 정부민간 합동작업단(2006), p.2.그림 재인용.

이와 함께 세계화에 대한 전략이나 통일에 대한 고려(충분한 고려는 불 가능하다고 적시하였다), 그리고 다가올 고령화에 대한 대책 등 ‘미래예 측’과 ‘미래대응’은 본 연구가 가장 공을 들인 부분이었다. 이를 위해서 상당히 광범위한 해외사례를 검토한 것이 특징적이다. 해외 미래계획에 대한 광범위한 검토와 함께 아직 한국이 가보지 못한 미래를 해외 복지국 가 모델을 통해서 검토(feedforward)한 것 역시 미래와 혁신에 대한 고 려를 상당 부분 진행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다만, 미래학에서의 시나 리오 기법 등 구체적인 방법을 적용한 것으로 파악되지는 않는다.

하지만, 비전2030이 발표되었던 2006년에는 성공적이거나 유용한 계

획으로 평가받기보다는 ‘실패할’ 장기비전으로 평가를 받았다. 발표 이후

‘비전2030 국회서도 집중포화(머니투데이 2006/08/30)’나 ‘비전2030 실현 불가능한 장밋빛 미래(이데일리 2006/08/30)’ 등 언론에서는 비판 적 기사가 주를 이루었다. 시민단체들 역시 당시 야당인 한나라당과 같이 재원의 주요한 비판점으로는 뚜렷한 재정적 플랜이 존재하지 않으며, 실 현가능성에 대한 비판에 동참하였으며, 구체적인 복지나 환경에 대한 비 판점도 존재하였다5). 실제 뚜렷한 재원조달에 대한 장기적인 계획이 존 재하는 것은 아니지만, 단기적 계획과 추후 사회적 합의를 명시한바 전혀 없었다고 평가하기는 어렵다. 또한, 장기비전 계획에서 재원조달 계획을 세세하게 정해놓는 것은 일반적인 것이라고 평가되지는 않기 때문에 그 것이 본질적 비판이라고 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부족한 점이 있었던 점도 분명하다. 첫째, 증거라는 관점에서 각 정책들의 ‘시간’과 정책투입과 정책성과 사이의 시차에 대한 고려가 거의 되지 않았다. 어느 시점까지 어느 정도의 정책성과를 도출할 것이라 는 것은 제시가 되었지만, 각 정책 영역이 가지고 있는 다양한 성과를 도 출하기 위한 정책노력과 시차가 체계적으로 제시되지 못함으로 인해서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에 직면하게 되었다. 각 영역 간의 체계적 연결 관계를 제시하였지만, 보다 중범위 수준에서 각 영역들이 어떻게 다른 영 역들과 관련이 될 수 있는지에 대한 응집력 있는 설명도 다소 부족하다.

예를 들어 능동적 세계화가 고용이나 복지에 어떠한 연관성을 가지는지 에 대한 설명은 불명확하다.

또한, 비전, 증거, 혁신에 비해서 비전2030이 가장 부족했던 부분은 유 산과 권력에 대한 고려 그리고 이를 대처하는 전략의 부재였던 것으로 평 가된다. 이러한 고려와 전략의 부재는 당시의 정치적인 갈등과 함께 사회

5) ‘시민단체 “비전2030은 장밋빛 청사진에 불과”, (뉴시스. 2006/08/31).

적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한 것으로 귀결되었다. 이는 다시 말해서 과정적 전략의 부재를 뜻한다.

이와 함께 실행 전략 역시 부족했다. 국내 최고의 전문가들이 참여하여 계획들을 만들었지만, 각 전략을 맡고 추진할 각 부처들이 다소 배제된

이와 함께 실행 전략 역시 부족했다. 국내 최고의 전문가들이 참여하여 계획들을 만들었지만, 각 전략을 맡고 추진할 각 부처들이 다소 배제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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