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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야별 적응정책의 한계와 문제점

해양생태계 관련 기후변화 영향에 대한 연구는 해양오염이나 적조, 해 파리, 빈산소, 남획 등 해양관련 현안문제에 관한 연구에 비해 미미한 수준 으로 확인되었다. 이는 장기적 대응이 필요한 기후변화 문제보다 직접적으 로 나타나는 환경문제에 사회적 관심이 더 집중되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당장 피해가 나타나는 문제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 정책담당자의 입장에서

104 해양수산 분야 기후변화 적응정책 방향 연구

보면 이해가 가는 측면이기도 하다. 다만 기후변화의 해양생태계 영향에 대한 평가는 현안으로서 시급성은 떨어지지만 꾸준한 준비와 장기적인 안 목에서 대응이 필요하다는 점은 주지하여야 한다. 지속적인 해양생태계 관 찰과 자료의 축적이 이루어져야 장기간에 걸쳐 나타나는 변화를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 기후변화 관련하여 해양생태계 분야에서 진행된 연구는 장기적이 고 지속적으로 이루어졌다고 보기는 어렵다. 해양생태계 분야에서 가장 자 주 언급되는 산성화에 관한 연구 역시 2014년 이후에는 어느 기관에서도 진행되고 있지 못하며, 연구개발(R&D) 부분에서도 기후변화 관련해서 장 기적으로 지속된 연구가 거의 없다. 그동안 기후변화에 따른 해양생태계 변화를 보려는 연구 과제가 해양수산부에서 직접 발주하는 정책과제에 해 당하는데, 이렇게 시작하는 경우 해당 사업을 장기간 유지하기 어렵다. 기 후변화 연구가 매년 눈에 보이는 연구결과물을 내기 힘든 특성을 갖는데, 매년 유의한 성과를 내지 못하는 정책연구과제의 경우 차년도 연구사업을 선정하는 과정에서 다른 우선순위가 높은 현안과제에 밀리기 쉽기 때문이 다. 해양의 기후변화 중에 하나로 꼽히는 산성화 역시 수년간의 관측으로 는 의미 있는 결과를 보이기 어렵다. 담수의 유입이나 해류의 변화 등 변수 가 많은 상황에서 대기 중 이산화탄소의 증가에 따른 영향을 단기간의 관 측을 통해서 뽑아내기는 매우 어렵기 때문이다. 더욱이 명확하게 결과를 낼 수 없는 상황에서 전 해역에 걸쳐 해양산성화를 관측하기 위한 모니터 링 망을 만들기는 더욱 어려울 수밖에 없다. 소요되는 비용에 비해 기대되 는 결과가 명확하지 않고 더욱이 긴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정책현안으로 서 중요성을 갖기는 어려울 수밖에 없다.

해양산성화와 같이 직접적으로 기후변화에 의해 나타나는 변화는 아니 지만, 외래종 연구 역시 기후변화에 따라 영향을 받는 분야이다. 일반적으 로 해수온도가 높아지고 해류의 흐름이 변하면 외래종의 유입도 늘어날 것

제 4 장 해양수산 분야 기후변화 적응정책의 평가 105

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외래종은 그 범위나 종조성의 변화, 영향 등을 보는 데 있어 많은 변수가 존재한다. 해수온도가 상승해서 나타난 변화보다는 다른 변수에 의한 영향을 더 많이 받을 가능성이 높다. 예를 들어 외래종을 포식하던 종이 남획이나 다른 요인으로 줄거나 늘어나면, 이에 따라 과거 에는 번성하지 못했던 외래종이 갑자기 늘어날 수 있고, 그 피해도 확대될 수도 있다. 즉, 해양생태계에서는 기후변화의 영향만을 독자적으로 보는 연 구를 진행하기 어려운 것이다. 기존에 해양생태계에 대한 연구에서 기후변 화라는 변수를 추가하여 살펴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꾸준한 관측과 모니터링을 통해 기후변화에 따른 해양생태계 변화를 파악한다고는 해도 해양생태계의 변화에 따른 적응정책을 찾기가 쉬운 것 은 아니다. 대상이 해양생태계이기 때문에 변화된 환경과 생태계에 사람이 적응할 수는 있지만, 변화 이전의 상태를 만들기 위해 인위적으로 간섭하 거나 변화 속도를 줄이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다만 해양생태계의 변화에 사람이 맞추어 이용방식을 바꾸는 것이 가능한 적응정책이다. 기후 변화 적응정책이 기본적으로 환경의 변화에 사람이 어떻게 맞추어 가느냐 에 관한 논의인 것처럼, 해양생태계 적응정책은 해양생태계의 변화에 사람 이 어떻게 맞추어 가느냐, 결국 해양생태계를 이용하는 수산업 분야의 적 응정책과 본질적으로 동일하다.

해양수산 분야에서 기후변화를 직접 언급하는 법률이 많은 것은 아니 다. 특히 해양환경이나 해양생태계 관련법에서는 기후변화 자체가 언급되 어 있지 않다. 해양환경을 관리하는 「해양환경관리법」이나 해양생태계 분 야를 관장하는 「해양생태계의 보전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서도 이는 마찬 가지이다. 해양환경이나 해양생태계에 적응정책의 기본이 되는 자료를 생 산하는 것이 법적 의무사항이 아닌 것이다. 그러나 기후변화에 따른 해양 환경과 생태계 변화를 관측하고 꾸준히 모니터링하지 않고서는 이후 변화 를 예측하거나 적응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할 수는 없다. 비록 국가 전체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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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 정책을 천명한 「저탄소 녹색성장 기본법」에서 적응정책을 언급 하고 중앙관계기관도 해당하는 적응정책을 만들기는 하지만 개별법에서 해당 정책을 규정하지 않기 때문에 적응정책 자체는 별도의 작업으로 이해 되기 쉽다. 예를 들어, 앞서 언급한 해양산성화 문제나 해수온도의 변화 등 을 살펴보는 작업이 정부의 정책연구 사업이나 정부연구기관의 산발적 사 업에 머문 것도 이런 이유에서 기인한다.

적어도 해양생태계에 대한 변화 관측은 기존에 해양환경과 생태계를 조사하던 관련 사업에서 수행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국가해양환경측정망”

이나 “해양생태계기본조사”와 같은 기존 국가단위의 해양환경 및 생태계 조사 사업에서 기후변화로 나타나는 변화도 함께 조사할 수 있는 것이다.

적어도 국가해양환경측정망에 해수온도의 변화나 산성화를 확인할 수 있 는 것이며, 해양생태계 조사에서 열대성 어종의 도입과 같은 종 조성의 변 화를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해당하는 연구사업에서 학술적인 필요성만을 가지고 기존의 조사체계에 기후변화 관련 조사항목을 추가할 것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기존에 조사하던 항목과 분야가 정해진 상태일뿐 더러 예산 역시 제한되어 있기 때문에, 기후변화 관련된 조사항목을 추가 하게 되면 다른 조사항목을 빼거나 줄이는 부담을 안게 된다. 따라서 별도 의 사업으로 산성화나 해양생태계를 관찰하려는 사업을 별도로 만들기 보 다는 기존 제도상에서 가능한 분야를 찾아내고 그 안에서 해결할 수 있어 야 한다. 적어도 현재의 해양생태계나 해양환경 분야의 기존 조사사업에 대해 제도적으로나 운영적인 측면에서 보완할 필요가 있다.

(2) 수산 분야

2010년 발표된 “국가기후변화 적응대책” 중 수산분야의 세부과제는 ① 한반도 연근해 어황 및 주요 수산자원 변화 관리방안 마련, ② 미래수산자

제 4 장 해양수산 분야 기후변화 적응정책의 평가 107

원 확보방안 마련, ③ 관측인프라 구축 및 연안어장 관리강화, ④ 수산생물 감염성 질병 대책 수립, ⑤ 해양산성화 대응 어장피해 저감 대책 추진, ⑥ 연근해 수산업 재해 경감 대책 수립 등 6개의 세부과제와 18개 세부시행계 획이 마련되었다. 하지만, 2012년 새로운 기후변화 시나리오 구축 및 적용 을 통한 국가기후변화적응대책 수정 작업이 이루어지면서 수산분야의 세 부과제는 ① 수산자원 및 어장변화 감시· 예측 인프라 구축, ② 수산자원 관리 및 확보기술 개발, ③ 수산생물 감염성 질병대책 수립, ④ 해양산성화 대응 어장피해 저감대책 추진, ⑤ 연근해 수산업 재해 경감대책 수립 등 5 개의 세부과제와 12개 세부시행계획으로 축소되었다

수산분야의 기후변화 적응대책이 2013~2015년 계획에서 축소된 큰 이 유는 기후변화 시나리오를 적응하기 곤란한 점이었다. 기상청에서 개발한 상세 기후변화시나리오 (RCP 시나리오)는 육지의 경우 1km 격자 단위의 상세한 시나리오 구축이 가능한 반면 해양의 시나리오는 항목 및 공간해상 도가 너무 낮아 부문별 기후변화 시나리오를 적용하기 힘든 점이 있었 다.83)따라서 육지와 같이 과수, 식생, 작물 등이 상세 기후변화 시나리오를 적용하여 다양한 기후변화 정책을 수립할 수 있는 것과 비교하여 수산분야 는 개괄적인 적응 정책을 수립할 수 없는 한계가 나타났다. 수산분야 뿐만 아니라 다른 분야도 공통적으로 안고 있는 어려운 점은 예산이 전혀 수반 되지 않는 계획의 수립이다. 각 부처 혹은 각 연구기관의 예산만으로 계획 된 기후변화 세부과제와 세부시행계획을 수행하는데 는 한계가 있으며, 환 경부 또는 타 부처 공동의 대형 사업 마련으로 기후변화 적응 연구가 적극 적으로 추진될 수 있게 해야 한다. 하지만, 국가기후변화 적응대책 수립시 에는 각 부처와 연구기관에서 현재 수행하고 있는 사업 및 과제를 중심으 로 재편하여 만든 계획으로 적극적인 성과 도출을 기대하기 힘들다. 한편,

83) 기상청, 기후변화 시나리오 이해 및 활용사례집, 2012, p.6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