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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농업정책의 선진화 방향

6. 발제문

○ 환경농업은 UR이후의 경쟁시대에서 우리 농가를 지원하는 전략적인 수 단 중 하나로 시작되었습니다. 중소농가들을 환경농업으로 유도해서 경 쟁력을 갖추기 위해 중소농고품질생산화사업에 정부가 1995년부터 지원 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러한 논의가 12년이 지난 2007년에 FTA가 이슈가 되면서 환경농업, 유기농업에 대한 관심이 다시 높아지고 있습니다.

○ 지난 12년간 환경농업은 비약적인 성장을 했고 이 시점은 환경농업 전반 을 되짚어보고 자기성찰의 시간을 가짐으로써 향후 패러다임을 새롭게 정립할 시점으로 생각합니다.

○ 환경농업이 비약적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원인은 환경적 측면과 소비자 측면으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먼저 국제적인 환경이 리우환경회의 이후 에 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지속가능한 환경보전형, 환경친화 적인 개념과 인식이 확산되었습니다. 또한 우리나라의 경우에 사회운동 적인 요인이 중요하게 작용하여 환경농업에 뜻을 갖고 있는 지도자들이 중심이 되어 농민을 조직화시키는 조직들이 만들어졌고 지난 12년 동안 중요한 역할을 담당해왔습니다. 그러나 이 단체들이 지나치게 영향력을 행사하여 지금에 와서는 오히려 발전의 저해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습니 다. 실제로 이러한 단체들이 자재에 의존한 유기환경농업을 보급하였고 스스로 자재의 보급과 판매까지 담당함으로써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 한편 소비자측면에서 환경농업에 관심을 가진 사람들이 생겨나서 농산물 을 생산하는 산지를 조직화시키는 움직임도 있었습니다. 이를 통해 농민 에게 환경농업에 대한 관심을 제고시키고 농법을 보급하며 지도자를 양 성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였습니다.

○ 정책적으로는 1995년에 WTO체제가 출범하면서 가족농, 중소농가에 대 한 지원책이 부족했다는 비판을 받아왔기 때문에 정부에서 중소농, 가족 농이 하기 적합한 환경농업에 지원하기 시작했습니다. 이후 지방자치제 가 시작되면서 지자체 중에서 지역차별화, 지역농업발전을 위한 차별화 전략으로 유기, 환경농업을 상품화시킨 사례가 생겨났습니다. 이렇게 적 극적이고 의욕적인 지자체의 활동도 환경농업의 발전의 하나의 원인으로 평가할 수 있습니다.

○ 현재 우리나라의 환경농업은 그동안 눈부신 성장을 했지만 그 뒷그늘에서 환경농업단체에 속한 회원들을 중심으로 많은 고민들이 증가하고 있는 시점이라 평가할 수 있습니다.

○ 생산측면에서 고민은 유기환경농산물의 양적인 팽창, 그 중에서도 인증농 가의 팽창으로 인한 생산물의 공급과잉이라고 생각됩니다. 인증기관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신이 인증농가로 확산되고 있는 것이 문제를 더욱 악 화시키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소비자들은 시장에서 인증마크가 크게 증 가함에 따라 불신감이 증폭될 수밖에 없고 최근에 인증제도가 GAP제도 등으로 확산되면서 혼란이 가중되고 있습니다.

○ 환경농업단체 간에 회원확보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전국적 인 환경농업회원들은 늘어나는 추세이지만 단체간 회원확보 경쟁으로 인 해 지역간 통합이 어렵고 시장에서 구매력(Bargaining power)을 가질 수 없는 요인이 되고 있습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최근에는 범단체적인 지

역 단위의 통합 작업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 유기농산물은 현재 지역단위의 통합적 브랜드가 없고 공동물류를 할 수 있는 역량이 부족하며 다품목 소량생산체계이기 때문에 농가를 조직화하 기가 어려울 것으로 생각됩니다.

○ 계속적으로 환경농업을 하는 농가가 늘어나고 관행농법을 하는 농가와 지 역에서 혼재함에 따라 비산효과 등 음의 외부효과에 의해 환경농업의 실 효성이 떨어지는 문제가 있습니다. 따라서 지역별로 집단화가 반드시 필 요할 것입니다.

○ 환경관련 직불제도 지금까지는 원칙이 모호하게 적용되어 왔습니다. 현재 저농약, 무농약, 유기농 등 모든 단계에 직불제를 적용하고 있는데 이렇 게 행정 편의주의적인 직불제는 오히려 유기농업의 확산을 가로막는 장 애요인이라고 생각합니다.

○ 국제적으로 유기환경농업은 확산되는 추세입니다. 그러나 국제기준에 대 해 지금까지 우리나라의 대처는 자의적인 수준에 그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한국의 유기농업에 대한 세계의 신뢰수준을 떨어뜨리기 때문에 지 금까지의 해외기준과 국내기준의 이중 잣대의 간격을 계속적으로 좁혀가 야 할 것으로 봅니다.

○ 소비측면에서 환경농업이 건강하고 잘먹는 식생활 정도로 소비자들에게 인식되고 있는 문제가 있습니다. 본디 환경농업은 파괴된 생태환경을 복 원하려는 노력에 동참한다는 의식화된 소비와 연결된 것이지만 현재는 단지 자기 건강, 비만, 다이어트 등과 관련된 웰빙차원에서 이기적인 동 기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일부 부유층을 더욱 잘 사는데 환경농업 이 뒷바라지 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 유기농산물의 생산이 늘어나면서 공급과잉에 의해 일반시장으로까지 진 출하게 되었습니다. 따라서 앞으로는 수확후관리가 중요한 문제가 될 것 입니다. 지역적으로 다품목소량생산되는 유기농산물을 수집해서 수확후 관리를 통해 상품화하게 되면 비용이 크기 때문에 심지어 일반 관행농산 물과 같은 취급을 받는 상황도 발생하고 있습니다. 또한 파워있는 유기농 산물 브랜드가 없기 때문에 대형유통업체에서 자사 PB제품으로 판매하 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어 환경농업이 소비자에게 직접 접근할 수 있는 경 로가 차단되고 있습니다.

○ 전반적으로 환경농업이 양적으로 팽창했지만 기초인프라는 크게 부족한 상황입니다. 전문적으로 교육, 훈련을 담당하는 기관이나 연구기관이 없 습니다. 더욱이 환경농업의 근간이 될 종자는 우리나라에서 거의 생산이 되고 있지 않기 때문에 보완이 시급합니다.

○ 지금이 우리 유기농업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 할 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저농약, 저투입 농업 등에 대해 소비자에게 인식을 확산시키고 국민들이나 생산자들도 저농약 농법을 사용하는 성과를 이루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환경농업의 저변을 확산시키기 위해 유기농업을 중심으로 한 단계 높은 환견농업으로 전환해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 유기환경농업이라는 새 패러다임으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우선 유기농보 급운동차원의 단체 중심의 유기농 육성정책을 지역 중심으로 전환해서 지역의 생태계 복원과 지역순환체계를 회복하는 유기농업으로의 전환이 시도되어야 합니다. 여기에 지역단위에 맞는 농법을 개발하고 농법을 통 일시키며 공동마케팅을 통해 시장에서의 구매력을 증대시켜야 합니다.

○ 이를 위해 지역단위, 광역단위의 환경유기농업협동조합이나 영농법인의 설립이 자유화되어야 합니다. 특히 유기농자재중심의 관점이 지역생태순

환중심으로 전환되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목록공시제에 의해 지역에서 자율적으로 자재를 선택하도록 해야 합니다.

○ 지역중심의 환경농업이 지역농업으로 자리를 잡기 위해서는 지역단위에 서 생산과 소비의 연대가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 지역에서 소비가 촉진되 고 학교급식 등 단체급식과 연계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앞으로 모든 유 기농산물은 서울의 고소득 백화점에서 고소득소비자들을 상대한다는 인 식은 바뀌어야 합니다. 오히려 우리지역사회의 파괴된 생태계를 복원하 고 ‘밥상의 오염’을 극복하기 위한 환경운동적인 성격을 갖고 지역주민들 이 지원하고 참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를 위해 지역농업클러스터 정 책과 관련하여 정부에서 유기농업클러스터를 구축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 친환경농산물이 직거래에서 일반 시장으로까지 진출하게 되면 인증문제 가 중요하게 됩니다. 이를 위해 정부에서는 인증기관에 대한 감독을 강화 하여 민간인증체제로 전환하되 능력있는 기관을 선별해야 합니다. 또한 앞으로는 저농약, 무농약 단계의 인증은 지양하고 인증과정에서 소비자 들에게 안전성 측면에서 신뢰를 얻기 위해 GAP이나 생산이력추적제 등 도 포함되어야 합니다. 또한 지역단위에서 자율적인 감시체계를 만들기 위해 5호 이상의 지역생산자들이 추천하는 농가에 대해서만 신규인증심 사를 하는 장치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환경관련 직불제도 유기농업을 중심으로 지역농업에 기여하는 농가에 대 해 지불되어야 합니다. 점차 저농약, 무농약 단계의 직불은 폐지하고 유 기농가에 대한 지불금액을 늘려야 합니다.

○ 환경농업의 기초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해 전문연구기관, 교육기관을 설립 하고 농업관련 대학에 유기농관련 학과를 설립하여 한국의 전통농법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