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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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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 반복조건(반복횟수, 단위반복수)에 따른 말더듬 여부 판단

화자의 말더듬 여부를 선별하기 위해서 중요시 되는 기준 중 하나는 양적 특성인 핵 심행동의 빈도이다(Guitar, 2013; Yairi & Ambrose, 2005). 예를 들어, Yairi &

Ambrose(2005)는 100음절 당 3회의 진성 비유창성 빈도를 말더듬 여부를 선별하기 위 한 하나의 기준으로 제시하였다. 즉, 100음절 당 3회 이상의 진성 비유창성 빈도를 보 일 경우 말더듬이 의심되므로 추가적인 양적, 질적 평가가 필요하다고 하였다. 본 연구 에서는 반복횟수가 증가함에 따라 아동과 성인 화자를 말더듬는 사람으로 판단하는 청 자의 수가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이는 전체낱말반복이나 음절반복의 횟수가 증가함 에 따라 성인 화자를 말더듬는 사람으로 판단하는 청자의 수가 증가했던 선행연구 결 과(Hegde & Hartman, 1979; Sander, 1963)와 일치하는 결과이다.

성인 화자의 경우, 음절반복의 빈도가 청자의 말더듬 여부 판단에 영향을 미치는 주 요 요인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100음절 당 1.5회(200음절 내 3회)의 반복횟수보다 100 음절 당 4.5회(200음절 내 9회)의 경우 많은 청자들이 화자를 말더듬는 사람으로 판단 하였다. 보다 구체적으로 100음절 당 4.5회의 음절반복 빈도를 보였을 때, 대다수의 청 자는 성인 화자가 말더듬는 사람이라고 판단하였으며 단위반복수 1회 조건에서 통계적 으로 유의미하였다. 또한 본 연구에서 기준으로 삼은 말더듬 선별 기준인 100음절 당 3회(200음절 내 6회)의 반복횟수가 포함된 발화 조건에서 청자의 반수 이상인 60-80%

가 화자를 말더듬는 사람이라고 판단하였다. 청자들이 발화를 청취한 후 ‘듣기과제 후 질문지’에 기록한 자신의 응답에 대한 이유로 더듬은 횟수에 대한 언급이 가장 많았는 데 너무 많이 더듬었거나 더듬은 정도가 적었던 것을 이유로 판단하였다고 하였다. 이 는 성인 화자의 경우, 음절반복의 빈도가 말더듬을 판단하는 데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며 임상에서 사용하는 말더듬 선별 기준과 일반 청자의 판단 기준이 유사하였다고 해 석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성인 화자의 경우, 반복의 질적 특성인 단위반복수 역시 말더듬 여부 판단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한 요인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단위반복수가 2회 시 100음절 당 1.5회의 반복조건인 경우는 이미 청자의 73.3%가 화자가 말더듬는 사람이라고 판단하 였기 때문이다. 이 비율은 아동 화자의 반복횟수가 100음절 당 4.5회인 경우에 말더듬

이라고 판단했던 비율과 일치한다. 이 때문에 단위반복수 2회에서는 반복횟수에 따른 말더듬 여부 판단에 유의한 차이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Sander(1963)는 발화 내 음 절반복의 단위반복수가 1회인 경우 반복횟수가 증가함에 따라 말더듬으로 판단하는 청 자의 수가 점차 늘어났으며 단위반복수가 2회인 경우에는 반복횟수가 적어도 말더듬으 로 판단하는 청자의 수가 많았다고 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반복횟수를 말더듬 선별 기 준에 따른 세 가지 빈도만으로 살펴보았으므로 청자가 말더듬으로 판단하는 정확한 반 복횟수를 살펴보지는 못했으나 단위반복수가 2회일 때에는 말더듬 선별 기준보다 낮은 100음절 당 1.5회의 빈도임에도 불구하고 말더듬으로 판단한 청자의 수가 70%를 넘어 선 것으로 보아 Sander(1963)의 연구와 유사한 부분이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아동 화자의 경우 반복횟수가 증가함에 따라 아동을 말더듬는 사람으로 판단하는 청 자의 수가 증가하는 경향은 성인과 동일하였으나 그 정도가 성인과는 다소 다른 양상 을 보였다. 본 연구의 말더듬 선별 기준이 되는 빈도인 100음절 당 3회와 이보다 낮은 빈도인 100음절 당 1.5회의 반복횟수가 포함된 발화에서는 아동을 말더듬는 사람이라 고 판단한 청자보다 말더듬는 사람이 아니라고 판단한 청자의 수가 더 많았거나 비슷 하였다. 말더듬으로 선별되는 기준을 넘어서는 100음절 당 4.5회의 반복횟수를 보이는 발화에서는 아동을 말더듬는 사람으로 판단하는 청자의 수가 증가하였으나 그 비율이 성인보다는 낮은 모습을 보였다. 이로 인하여 반복횟수에 따른 말더듬 여부 판단에 유 의한 차이가 없었던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단위반복수의 영향 또한 성인의 경우와 다른 결과를 보였다. 즉, 단위반복수와 상관 없이 아동의 말더듬 여부를 판단하는 청자의 비율은 반복횟수에 따라 유사한 패턴을 나타내었다. 본 연구에서는 단위반복수가 2회 포함된 발화의 경우에도 반복횟수가 적 을 때는 말더듬는 사람으로 판단한 청자의 비율이 50% 정도에 그쳤으며, 100음절 당 4.5회의 반복횟수를 보이는 경우가 되어서야 73.3%가 말더듬는 사람으로 판단하였고 이는 단위반복수가 1회인 경우에도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이는 아동 화자의 발화에 대한 청자의 말더듬 여부 판단에 단위반복수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음을 시사한다.

아동기에는 의미적, 구문적, 음운적으로 폭발적인 언어 발달이 일어나는 시기이므로 언 어적 비유창성(mazes)이 관찰되기 쉽다(신명선·권도하, 1997; 이수진·황민아, 2001; 이 은미·김정미, 2012; Ambrose & Yairi, 1995; Yairi, 1981). 따라서 청자는 아동의 발화 에 나타난 음절반복을 언어발달 시기에 일어날 수 있는 정상 범주의 비유창성으로 인 식할 수 있으며 이러한 경향이 본 연구에서 드러난 것으로 볼 수 있다. 실제로 청자들 이 응답의 이유를 기술한 내용을 살펴보면, 전체 응답자의 대다수가 음절반복은 아동

이 발달하는 과정에서 일어날 수 있는 특성이라고 하였으며, 이는 말더듬 선별 기준을 넘어서는 반복조건인 단위반복수 2회이며 반복횟수가 9회인 발화에서도 나타났다. 일 반 아동을 대상으로 반복의 질적 특성을 연구한 결과 일반 아동의 단위반복수가 평균 1.16회(SD=0.13)였지만 2회의 단위반복수를 보였던 아동도 있었음을 고려한다면 (Ambrose & Yairi, 1995), 단위반복수 2회의 음절반복은 일반 아동에게서도 나타날 수 있는 특성으로 여겨질 수 있다. 즉, 청자는 아동의 발화를 말더듬으로 판단하는 데 있 어서 아동의 발달적 특성을 고려하였으며, 그로 인해 단위반복수는 말더듬 여부 판단 에 상대적으로 영향을 덜 미쳤다고 할 수 있다.

나. 반복조건(반복횟수, 단위반복수)에 따른 말더듬 중증도 판단

성인과 아동 화자의 경우 공통적으로 말더듬 선별 기준보다 낮은 100음절 당 반복횟 수 1.5회의 조건에는 말더듬 중증도 판단의 중위수가 0 또는 1점이거나 3사분위수의 중증도가 2점으로 ‘약함’ 수준을 벗어나지 않았다. 또한 반복횟수가 증가함에 따라 전 반적인 말더듬 중증도의 사분위수 범위가 넓어지기는 하나 ‘보통’ 수준을 의미하는 3점 이상은 매우 적었다. 본 연구의 반복조건 범위 내에서는 청자가 말더듬 중증도를 심하 지 않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성인 화자는 발화 내 단위반복수가 1회인 발화에서 100음절 당 반복횟수가 1.5회일 때보다 4.5회일 때 청자들이 말더듬 중증도가 심하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는 청자가 말더듬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과 유사하게 말더듬의 중증도를 판단하였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단위반복수가 2회일 때에는 반복횟수에 따른 말더듬 중증도 판단 에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이는 연장이나 막힘과 같은 비운율적 발성(disrhythmic phonation)을 제외한 음절반복만이 포함된 발화를 일반 청자가 심한 말더듬으로는 인 식하지 않았기 때문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론적, 임상적 측면에서도 음절반복은 비운 율적 발성보다 심하지 않은 핵심행동 유형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예를 들어, 외현적 인 말더듬 핵심행동의 양적 특성과 질적 특성을 반영한 중증도를 산출하고자 했던 Yairi & Ambrose(2005)는 가중말더듬지수(Weighted SLD)를 제안하였는데, 연장과 막 힘을 보다 심한 핵심행동으로 보고 이에 가중치를 두어 전반적인 말더듬 중증도를 측 정하고자 하였다. 또한 단위반복수를 낱말보다 작은 언어학적 단위(부분낱말, 음절, 음 소)의 반복 빈도에 곱하여 반복의 질적 특성을 고려하고자 하였다. 따라서 음절반복의

단위반복수를 1회와 2회로 제한한 본 연구에서는 이러한 반복 특성이 청자에게 심한 말더듬으로 인식되지 않은 것이라 해석할 수 있다. 그리고 본 연구에서 청자에게 제공 된 발화자료의 길이가 200음절로 길지 않았으므로 짧은 발화만을 듣고 가장 높은 중증 도 판단 점수인 ‘매우 심함’ 점수를 주는 청자가 매우 적어 중증도 판단 점수 간 큰 차 이가 없었다고도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성인의 발화를 듣고 ‘매우 심함’으로 판단한 청자는 단위반복수가 1회일 때에는 없었으며, 단위반복수가 2회일 때에는 전체 45명 중 3명에 그쳤다.

아동 화자는 반복횟수에 따른 말더듬 중증도 판단에 유의한 차이가 없었으며 단위반 복수 또한 1회인 경우와 2회인 경우의 말더듬 중증도 판단이 유사한 경향을 보였다.

이는 청자의 말더듬 인식에 단위반복수가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라고 한 Curran &

Hood(1977a)의 연구와는 상반된 결과이다. Curran & Hood(1977a)는 전체낱말반복과 부분낱말반복의 단위반복수가 1회인 경우에는 청자들이 정상적인 비유창성으로 인식한 반면, 단위반복수가 2회 포함된 경우에는 약한 정도의 말더듬으로 인식하였다고 하였 다. 본 연구에서 단위반복수에 따라 청자의 말더듬 중증도 판단에 큰 차이가 없는 것 은 성인과 아동 화자의 발화를 들은 청자가 화자가 아동이라는 점을 고려하여 단위반 복수가 2회임에도 성인 화자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심한 말더듬으로 인식하였기 때문 으로 볼 수 있다. 또한 반복횟수에 따른 말더듬 중증도 판단에 유의한 차이가 없는 것 은 말더듬 여부 판단의 결과와 유사한 양상을 보였는데, 아동 화자의 경우에는 100음 절 당 반복횟수가 4.5회이면서 단위반복수가 2회인 가장 심한 수준의 발화자료에 대해 서도 말더듬이 아니라고 판단한 청자가 15명 중 4명으로 성인에 비해 2배가량 높은 반 면 심한 말더듬으로 판단한 청자도 있어 청자 간 인식의 차이가 컸기 때문일 수 있다.

또한 말더듬으로 판단했다고 하더라도 발달적 특성을 고려하여 매우 심한 수준은 아니 라고 생각하는 청자의 응답이 많아 이러한 인식이 판단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추정 된다.

다. 화자에 따른 청자의 말더듬 여부 판단과 말더듬 중증도 판단 비교

동일한 반복조건에서 화자에 따른 청자의 말더듬 여부 판단에 차이가 있는지 살펴본 결과, 성인의 발화를 듣고 말더듬는 사람이라고 판단한 청자의 수가 아동의 발화를 듣 고 말더듬는 사람이라고 판단한 경우보다 많았으나 각각의 반복조건에서 통계적으로

차이를 보이지는 않았다. 그러나 청자들이 응답의 이유를 기술한 내용을 살펴보면, 아 동의 발화에서 나타나는 비유창성에 대하여 아직 언어발달이 완성되지 않은 시기이므 로 이러한 비유창성이 나타날 수 있으며, 성인 화자의 발화와 비교하였을 때 동일한 반복조건임에도 불구하고 아동의 비유창성은 허용 가능한 수준이라는 의견이 많았다.

이는 대다수의 청자가 가지고 있는 말더듬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의 역치가 성인에 비 해 아동의 발화에서 높을 수 있으며, 성인의 경우 말 유창성에 대한 판단이 더욱 보수 적으로 이루어짐을 알 수 있었다.

말더듬 중증도 판단 또한 화자에 따라 청자의 인식에 차이가 있었는데, 전반적으로 청자는 성인 화자에 대한 말더듬 중증도를 아동 화자에 비해 상대적으로 심하게 판단 하는 경향을 보였다. 또한 일부 반복조건에서 화자에 따라 청자의 판단에 유의한 차이 가 나타났다. 단위반복수가 1회이며 반복횟수가 9회인 반복조건과 단위반복수가 2회이 며 반복횟수가 6회인 반복조건에서 청자는 성인 화자의 말더듬 중증도가 아동에 비해 심하다고 판단하였다.

이를 종합해보면, 성인 화자의 경우 말더듬 선별의 임상적 기준과 청자의 인식 기준 이 유사하였으며 말더듬 여부를 판단하는 데 반복횟수와 단위반복수가 모두 영향을 미 치는 요인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러나 아동 화자의 경우 반복횟수에 비해 단위반복 수는 말더듬 여부 판단에 상대적으로 영향을 덜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즉, 말더듬 여 부를 판단할 때 청자는 아동의 발달적 특성을 고려하기 때문에 성인보다는 완화된 기 준을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었으며 동일한 반복조건이라 할지라도 일부 반복조건에서 청자는 성인 화자에 비해 아동 화자의 말더듬을 약하다고 인식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본 연구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말더듬 인식의 경향성을 알아보았다는 점에서 임상적 의의를 갖는다. 일반인 청자의 말더듬 판단 기준은 말더듬이 시작되는 시기의 어린 말 더듬 아동의 진단과 중재 시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적절한 시기에 말더듬을 진단 하고 치료하는 것이 만성적 말더듬 문제로 진전되는 것을 예방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 하였을 때(Gordon & Luper, 1992a, 1992b) 본 연구 결과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아동의 말더듬과 정상적 비유창성 변별에 대한 교육이 필요함을 시사한다. 특히 말더듬이 의 심되는 아동의 부모가 말더듬 진단 평가의 필요성을 파악하고 적절한 시기에 조기 평 가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말더듬 인식 교육을 위한 자료로 사용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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