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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 교육공약 고찰

2. 대학입시 공약

문재인 대통령의 대학입시 공약을 정리하면 대략 이렇다.

(1) 대학입시를 학생부교과전형-학생부종합전형-수능전형 셋으로 단순화.

(논술폐지 공약으로 해석 됨) (2) 수시 비중의 단계적 축소

(학생부종합전형의 축소로 해석 됨 – 문재인 후보는 토론 과정에서 아니라고 함) (3) 기회균등전형 의무화.

(4) 수능절대평가

(1) 왜 논술전형 폐지인가?

다른 입시 전형에 비해 이것이 사교육을 제일 크게 유발하기 때문이다. 논술을 폐지하면 사육을 조금이나마 완화할 수 있다. 그리고 논술전형을 폐지함으로써 입시를 조금이나마 단순화할 수 있다.

(2) 왜 학생부종합전형의 축소인가?

첫째, 학생부종합은 입시전형 중 객관성이 제일 부족하다. 즉 공정성이 의심받고 있다. 물론 객관성과 공정성은 서로 다른 것이기도 하다. 하지만 객관성과 공정성은 서로 유사한 측면 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실제로 그 둘을 비슷한 것으로 인식하는 사람들이 우리사회에는 더 많은 것 같다.

둘째, 학생부종합에 대해 학부모들이 매우 큰 부담을 느끼고 있다. 학생부종합은 하나의 전 형이지만 그 자체로서 매우 복잡한 입시다. 학생부종합은 입시종합이라고 부르는 것이 더 정확한 이름이라 할 정도로 존재하는 모든 입시가 종합적으로 활용되는 입시다. 대학별고 사(면접 및 구술고사) + 수능시험 + 교과 성적 + 비교과 스펙 + 자소서 + 추천서 ~ 등이 합쳐 진 복잡한 입시다. 이 중 비교과 스펙은 또 여러 개의 활동(독서, 봉사, 수상, 동아리 등등)이 합쳐진 것이다. 이렇게 복잡하다는 것은 학부모와 학생의 부담이 크다는 것이다.

그러나 학생부종합전형의 축소는 입시의 퇴행을 부를 수도 있다.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

(3) 왜 기회균등전형의 의무화인가?

입시불평등을 완화하는 가장 직접적인 방법이다. 입시에서의 불평등을 분명하게 완화하려 면 할당제적 성격의 전형을 확대할 수밖에 없다. 기회균등전형은 전형적인 할당제적 성격 의 입시다.

사실 서울대 지역균형선발전형도 일종의 할당제적 입시다. 그것은 학교할당제 성격의 입시 라고 봐야 한다. 지역균형선발전형으로 인한 입시불평등 완화효과는 그것의 할당제적 성격 에서 전적으로 기인하는 것이다. 학종의 열렬한 옹호자들이 그것을 학생부종합의 공으로 돌리려는 경향이 있는데 그것은 타당치 못하다. 사실 최상위권 대학의 기회균형선발전형은 대부분 학생부종합전형으로 운영된다. 그렇다고 기회균형선발전형의 장점을 학생부종합의 장점으로 볼 것인가? 서울대 지역균형선발전형도 마찬가지다. 그것이 가진 장점인 입시불 평등 완화효과는 할당제적 성격에서 비롯되는 것이지 학생부종합의 성격에서 비롯되는 것 이 아니다.

입시불평등을 뚜렷하게 완화하려면 할당제적 성격의 입시 비중을 확대해야 한다.

그런데 문재인의 공약은 비중확대라는 표현이 아닌 의무화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의무화는 언뜻 용어는 강렬하지만 실제로는 별로 영양가는 없는 표현이다. 거의 모든 중상위권 대학 에서 이미 기회균형선발전형을 시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입시불평등을 실제적으로 완화하 려면 의무화 조치가 아닌 비중확대 조치를 취해야 한다.

그런데 왜 비중확대라는 분명한 표현을 사용하지 않고 의무화라는 표현을 사용했을까?

비중 확대로 인한 부작용을 경계했기 때문일까? 그래서 겉으로는 강하게 보이지만 실제 내 용은 별 것 아닌 말을 사용했을까? 아니면 의무화란 말을 비중확대라는 의미로 사용했을 까?

그것까지는 잘 모르겠다. 아무튼 입시불평등을 뚜렷하게 완화하려면 할당제적 성격의 입시 비중을 확대해야 한다.

(4) 수능 절대평가는 가능할까?

수능 전체를 절대평가제로 하면 어떤 문제가 생길까? 상당수 대학은 큰 문제가 없을 것이 다. 그러나 항상 그랬듯이 문제가 되는 것은 상위권 대학입시다. 상위권 대학은 상당한 어 려움을 겪을 것이다.

입시란 결국 줄을 세우는 일이다. 줄을 세워야 합격자와 탈락자를 가릴 수 있다. 입시는 상 대평가를 지향할 수밖에 없다. 경쟁이 치열할수록 더 냉혹한 상대평가를 지향할 수밖에 없 다. 수능 전부가 절대평가여서 영역마다 1등급 동점자가 수 만명 나오면 어떻게 될까? 줄 세우기가 어려워진다. 상위권 대학의 경우엔 수능을 활용한 학생선발 자체가 곤란해질 것 이다. 상위권 대학은 대안을 찾을 수밖에 없다. 대학별 본고사가 금지된 상황에서 어떤 대 안이 있을까? 새 정부가 논술고사 폐지를 공약으로 내세운 상황에서 어떤 대안이 있을까?

학생부종합전형의 심층면접이 있다. 상위권 대학의 입시는 학생부종합전형이 대세다. 그런 데 학생부종합전형은 단일한 입시가 아니다. 교과 내신, 비교과 스펙, 수능 최저등급, 심층 면접, 인성면접, 자기소개서 등이 종합된 입시다. 고교 간의 학력격차 때문에 교과 내신을 대안으로 삼지는 못할 것이다. 지금도 상위권 대학은 내신 위주의 입시인 학생부교과전형 을 그다지 선호하지 않는다. 비교과 스펙을 대안으로 삼는 것도 어려울 것이다. 무엇보다

그것으로는 줄을 세우는 것 자체가 너무 어렵다. 그리고 현재로서도 역량에 비해 과중한 역할을 감당하고 있다. 자칫 무리하면 학생부종합전형 자체를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 수능 최저등급, 인성면접, 자기소개서 등은 아예 고려 대상이 되지도 못할 것이다. 결국 남는 것 은 심층면접밖에 없다. 상위권 대학은 심층면접의 역할을 확대할 것이다. 깊은 지식과 사고 력을 요하는 심층면접은 지금도 이미 상위권 대학이 선호하는 입시다.

그런데 심층면접은 사교육 유발효과가 매우 크다. 이것을 감당할 수 있을까? 감당할 수 있 다면 수능 절대평가는 얼마든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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