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 직전인 1990년 5월 18일에 동독과 서독 사이에 체결된 국가조약 (Staatsvertrag)의 핵심은 서독의 사회적 시장경제 체제를 동독에 도입한 다는 것이었다. 동독은 통일 이전에 각 분야에서 사회적 시장경제로의 이 행을 위한 준비에 들어가면서 법률을 정비해나가기 시작했다. 다른 부문 과 마찬가지로 농업 부문에서 동독의 체제전환도 국영농장 및 협동농장 을 사유화하는 것에서 출발했다. 법적 차원에서 농업 구조개편의 기본 틀 을 설정한 법률은 1990년 6월 29일 제정되고 7월 20일 시행된 ‘농업적응 법(Landwirtschaftsanpassungsgesetz : LwAnpG)’12)이었다. 농업적응법 1
12) 이 법의 공식명칭은 “독일민주공화국에서 농업의 사회적․생태적 시장경제로의 구조적 적응에 관한 법률(Gesetz über die strukturelle Anpassung der Landwirt- schaft an die soziale und ökologische Marktwirtschaft in der Deutschen
조는 “토지에 대한 사적 소유권과 이로부터 발생하는 경작권은 농림업에
<표 3-10> 토지관리공사를 통한 장기 임대 농지 현황(1993년 12월 31일) lichen Rechts), 무한책임회사(offene Handelsgesellschaft), 합명회사(Komman- ditgesellschaft)로 구별된다. 자본회사는 출자자가 곧 사업자인 인적회사와는 달 리 소유와 경영이 분리된 형태로서 유한책임회사(Gesellschaft mit beschränkter Haftung)와 주식회사(Aktiengesellschaft)로 나뉘었다(한국농촌경제연구원 편, 1992: 42~44).
가족농보다는 압도적으로 법인 형태를 선택하였다. 1992년 가을까지 약 4,500개 협동농장 가운데 약 3,000개가 법인으로 전환하기로 의결했다. 이 지점에서 서독모델의 이식이라는 동독 체제전환의 전반적 특징이 농업에 서는 특수한 형태로 나타나게 되었다(Lehmbruch & Mayer, 1998: 333, 346~347). 동독에서는 농업 집단화가 숱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강행적으 로 이루어졌지만, 통일 이후 구성원의 자발적 결정에 의해 구동독의 농업 조직 형태가 유지된 것은 “역사의 아이러니”다(Martens, 2010).
제조업, 서비스업 등 여타 산업 부문과는 달리 농업에서는 대체로 동독 의 특징을 유지하는 결정을 내리게 된 데에는 여러 가지 요인이 작용했 다. 첫째, 통일 이전에도 서독의 소규모 가족농 모델의 경쟁력에 대한 문 제가 제기되었다. 특히 유럽통합이 가시화된 상태에서 가족농이 생존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있어 왔다. 둘째, 가족농보다는 대규모 농장이 농 기계 투입의 효율성이나 경작면적당 생산성 측면에서 규모의 경제를 실현 할 가능성이 높다고 인식되었다. 셋째, 마을 공동체에서 협동농장이 가지 고 있었던 의미가 해체되기를 꺼려 했다. 넷째, 협동적 형태가 개별기업 형태보다 노동조건이 유리할 것으로 판단되었다(Lehmbruch & Mayer, 1998: 347~349). 다섯째, 토지 소유자뿐 아니라 소유권이 없는 농민의 처 지도 고려되었다. 이들에게 토지 소유 없는 가족농의 설립 자체는 큰 문 제가 아니었지만 협동농장의 해체는 일자리의 상실을 의미했다(Land, 2000: 211). 여섯째, 구조개편 과정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진 정보부족과 위험관리 측면에서 대규모 기업 형태가 장점을 가진 것으로 인식되었다.
마지막으로 협동농장 구성원들에게는 조합을 빠져나가 농업 이외에 다른 경제활동에 진출할 선택 가능성이 상당히 차단되었다. 물론 노동시장정 책적 조치를 활용할 수 있었으나 대규모 인력방출에 대처할 정도로 충분 하지는 못했다(Clasen, 1997: 413~141).
통일 초기 농업기업의 형태변경이 구동독의 특징을 유지하는 방향으로 흘러갔지만, 그 이후 가족농이 대부분인 개별기업의 형태는 서서히 늘어 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표 3-11>에서 보는 바와 같이 농업기업의 법 률적 형태는 동서독 지역 간에 차이가 여전히 크다. 2010년 현재 서독지역 에서 개별기업은 기업 수에서 93%, 경작면적에서 86.3%를 차지하고 있는
<표 3-11> 동서독 지역 농업기업의 법적 형태별 분포 비교(2010) aufgabe Verbesserung der Agrarstruktur und des Küstenschutzes : GA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