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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교과 쓰기의 장르 중심 접근

장르 중심 접근에 기댄 쓰기 교육은 학습자들에게 실제로 글을 어떻게 쓰는 것인지에 대하여 좀 더 명확한 방법을 제시해 줄 수 있다.현재 쓰기 교육에 있 어 중심적 역할을 하고 있는 과정 중심 접근은 쓰기의 의미 형성에 영향을 미 치는 담화 공동체를 고려하지 못한 한계를 갖고 있다.쓰기란 개인의 인지적 의 미구성의 과정인 동시에 사회적 의미구성의 과정이기도 하다.따라서 글을 쓸 때에는 글을 쓰는 목적과 독자 혹은 담화공동체에서 요구하고 기대하는 쓰기의 내용과 형식에 맞춰서 글을 쓸 필요가 있다.

장르 중심 접근은 자신이 글을 쓰는 상황과 담화공동체를 고려한 사회적 맥 락에 대하여 강조하고 이들 맥락 속에서 받아들여질 수 있는 텍스트의 내용과 형식을 중요시한다.따라서 내용교과 쓰기에 있어 장르 중심 접근은 쓸 내용에 따라서 어떤 형식으로 필자가 무엇을 쓰게 할 것인지에 대한 분명한 방향을 제 시해 줄 수 있다.

1.장르의 개념

장르의 개념은 굉장히 추상적이고 다양한 맥락 안에서 사용되고 있기에 그 의미를 분명하게 파악하기는 쉽지 않다.그렇지만 일반적인 의미에서 살펴본다 면 ‘장르’라는 개념은 주로 예술 분야에서 각각의 분야에서 어떤 구분과 유형을 만들어 내기 위해 쓰였던 용어라고 할 수 있다.하지만 이 또한 최근에는 그 쓰 임이 영화,게임에 이르기까지 더욱 확장되고 있으며 그 개념이 각 영역에 맞게 다양하게 변주되어 쓰이기 때문에 그 또한 확정적으로 말하기 힘들다.경우에 따라서는 동일 분야의 연구자조차도 서로 다르게 사용하는 경우가 있다(박태호 2000:51)고 한다.

쓰기에 있어서 장르의 개념도 마찬가지여서 장르를 보는 관점에 따라 그 개 념이 사뭇 다르다.장르 중심 쓰기이론에서는 장르에 따라 텍스트에서 독자들이

기대하게 되는 내용과 형식이 존재하며,이를 지키지 않을 경우 의사소통이 제 대로 이루어질 수 없다(정다운 2009:26)는 점을 전제한다.여기서 텍스트의 내용 과 형식을 고정적이고 정형화 된 것으로 볼 것인 지 혹은 내용과 형식을 만들 어내는 구성원들 사이의 사회적 상호작용에 따라 변화하는 역동적인 대상으로 볼 것인 지에 따라서 그 입장이 크게 2가지로 구분되어 진다.전자는 전통적인 쓰기 장르관이며 후자는 현대의 새로운 장르관이라 할 수 있다.

전통적인 장르입장에서 본다면 텍스트의 형식과 내용은 정형화된 틀을 가지 고 있다.이를 기준으로 쓰기 장르를 구분할 수 있으며 각각의 장르들은 '상호 배타적인 범주와 하위범주를 갖게 된다.'(Freedman& Medway,1994:1-4박태 호 2000:52 재인용)이러한 전통적인 장르관에 따른다면 쓰기의 장르는 크게 텍스트의 유형을 설명,논증,서사,기술8)의 4가지 유형으로 구분된다.그리고 이러한 전통적인 장르 연구의 목적은 담화의 분류체계 확립이라고 볼 수 있다.

전통적인 장르 이론에 따른다면,내용교과 쓰기는 하나의 장르로서 받아들 여질 수 없을 것이다.앞서 언급하였듯이 전통적인 개념에서 장르는 그 형식과 규칙이 고정된 실체를 갖기 때문이다.그리고 고정된 실체로서 이러한 장르는 장르 간에 고유한 영역이 있어 서로 간에 구분이 명확하고 각각의 장르 내에서 도 하위 범주를 갖고 있다.따라서 전통적인 쓰기 장르 범주에서는 내용교과 쓰기를 기존의 장르 안에서 범주를 설정하고 장르로서의 위상을 정립할 수 없는 것이다.

하지만 최근 장르를 보는 입장은 변화한다.새로운 장르 이론가들은 기존의 장르 연구에서 소홀이 다루던 장르의 사회적,문화적 맥락을 중시하고 장르를 이런 요소들과 관련지어 파악하고자 한다.이런 입장에서 본다면 내용과 형식은 고정된 실체가 아니게 된다.왜냐하면 텍스트의 형식과 내용상의 규칙은 사회적 행위의 유사성으로부터 발생하기 때문이다.사회적 상황과 맥락은 수많은 유형 이 존재하게 역동적이며 구성원들 간의 상호작용과 다양한 맥락 안에서 수많은 미시 장르들이 생성되고 발전하며 소멸될 수 있다고 본 것이다.이러한 입장에 따른다면 내용교과 쓰기 역시 하나의 장르로서 받아들여질 수 있을 것이다.

8) 전통적인 수사학적 입장에서 쓰기의 양식은 설명하기(Exposition), 기술하기(Description), 서술하기 (Narration), 논증 및 설득하기(Argumentation and persuation)로 구분된다.(Langan 1993, Tribble 2003:127 재인용)

장르를 사회적 상황 맥락과 관련지어 파악하고자 하는 새로운 연구 경향은 수사학과 언어학 분야를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다.(Freedman & Medway 1994:1-4,박태호 2000:53재인용)이러한 새로운 연구경향들은 장르의 사회적 속성을 강조한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보이지만 장르 연구의 강조점과 연구 방식 에서 차이점을 보인다.장르에 대한 새로운 연구 경향을 살펴봄으로서 무엇이 내용교과 쓰기를 장르로 규정지을 수 있게 하는 지,그리고 이러한 내용교과 쓰 기라는 장르에서 가르쳐야하는 장르 지식은 무엇인지에 대한 이론적 근거를 확 립할 수 있을 것이다.

2.장르에 대한 새로운 수사학적 관점

사회 구성주의적 관점에서는 장르를 사회적 행위 유형으로 파악한다.이러한 접근에서의 대표적인 연구자로 Miller(1994a:23-43)를 들 수 있다.Miller는 장르 의 개념을 유사하게 반복되는 상황에 대한 수사학적 반응으로 설명하고 있다.

여기서 ‘유사하게 반복되는 상황(recurringsituation)’의 개념을 명확하게 살펴 볼 필요가 있다.이 개념은 Bitzer(1968:13)가 사용한 말로서 그에 따르면 이간 은 매년,매일 비슷한 상황을 경험하고,이러한 상황에 대하여 비슷한 반응을 보인다는 것이다.예를 들어 아침에 일어나서 부모님께 인사를 하거나,학교에 서 선생님에게 인사하는 것이 이러한 경우에 해당된다.(박태호 2000:64)

여기서 장르를 발생시키는 것은 이러한 상황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의 유사성 이다.이러한 유사함이 반복되어 전형성을 띄게 되면 그것이 하나의 장르로 굳 어진 것으로 볼 수 있다.그렇다면 이렇게 비슷한 상황에 대하여 사람들이 유사 한 반응을 하게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이러한 상황이 어떤 담화 공동체 내에서 일어나는 사건이기 때문일 것이다.앞서 예를 든 것처럼 학교에 갔을 때 선생님을 만나면 인사를 하는 이유는 선생님은 학생을 보았을 때 학생이 인사 를 할 것이라는 기대를 가지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이러한 기대에 부응하기 위 해 학생은 인사를 하게 된 것이다.만약 학생이 선생님을 만나고서도 인사를 하 지 않았다면 이 경우 어떤 문제에 직면하게 될 우려가 크다.선생님은 학생에

대해서 나쁜 인상을 가지게 될 것이고 이 경우 이들 공동체 사이에 올바른 의 사소통이나 관계 형성이 되지 않을 확률이 높아진다.즉 성공적인 의사소통은 의사소통 참여자가 사회적으로 구성된 공통의 전형을 공유할 때에만 가능한 것 이다.(박영목,2008:183)따라서 장르란 사회적 속성을 지닌 것으로 그 사람이 속한 담화 공동체에 의해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그리고 이러한 입장의 장 르 이론가에 따른다면 장르 지식은 이러한 상황에 대한 일상적 인지의 형태를 띠는 것으로 파악한다.그 상황을 인지하고 있다면 그 상황에 알맞은 수사적 반 응을 보일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따라서 이러한 입장에서는 장르 지식은 정 규 교육을 통하여 명시적으로 교육되기 보다는 특정 텍스트 공동체 내에서의 의미 구성 방식에 대한 사회화 연습,즉 문화 적용 연습을 통하여 전이된다(박 영목,2008:184)고 하였다.

이런 맥락에서 새로운 수사학적 연구들은 교육적인 틀을 만드는 것에는 관심 을 덜 보였다.대신에 맥락적인 자질에 대해 학생들의 의식을 고양시키는 것에 초점을 두었으며,수사적 자질과 그들의 효과를 이해하도록 하기 위해서 장르를 사용하는 공동체를 가정하고 공동체의 목적을 인식시키는데 많은 관심을 두었 다.(Bazerman,1988:323,정다운 2009,32에서 재인용)

지금까지 장르가 발생하는 사회적 반응의 유사성에 대하여 살펴보았다.그렇 다면 한번 성립된 장르는 고정되어 변하지 않는 것일까? 언어가 영속성을 가지 는 동시에 변화성을 가지는 것과 마찬가지로 장르는 순환적 상황에 대한 간주 관적 지각을 일정한 유형 속에 담아 둘 뿐만 아니라 일정한 방식의 변화를 허 용한다.(박영목,2008:184)즉 장르가 언어로 이뤄져 있기에 언어에 의해 만 들어지는 상황 역시 물리적인 상황이 아닌 변형 가능한 상황이다.따라서 담화 공동체 내에서 언어 사용에 대한 자각이나 필요성이 바뀌게 된다면 이러한 장 르 역시 변화하게 되는 것이다.박영목(2008)은 이러한 측면에서 장르는 영속 성과 변화성 사이를 연결 짓는 축의 범위 안에 놓이며,시간의 흐름에 따라 점 진적으로 변화하는 역동적인 구조를 갖는다고 하였다.

즉 장르는 역동적으로 변화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이렇게 볼 때 장르는 인간의 사회적 행위 유형만큼이나 다양하게 존재한다.이것은 장르가 사회적 상 호작용의 유형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기 때문이다.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전

통적 장르에서 중시하던 정형화된 내용과 형식보다는 그것을 발생시키게 한 문 화적,사회적 맥락에서 발생하는 장르의 기능과 유형을 탐구할 수 있다.(박태

통적 장르에서 중시하던 정형화된 내용과 형식보다는 그것을 발생시키게 한 문 화적,사회적 맥락에서 발생하는 장르의 기능과 유형을 탐구할 수 있다.(박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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