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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경협사업의 문제점

지금까지 진행되어 온 남북경협사업의 추진현황을 평가할 때 대체로 다음과 같은

3) 「남북 경협 활성화 조치」의 보다 자세한 내용에 대해서는 <첨부 1>을 참조하기 바람.

제2장 남북경협업의 추진 현황과 정책 15

네가지의 문제점들을 발견할 수 있다.

첫째, 지금까지의 남북경협사업은 오랫동안 지속되어 온 ‘정치우선주의’에 따라 크 게 제한되어 온 것으로 사료된다. 이러한 점은 분단 이후 45년 이상이나 지난 1992년 에 와서야 남북경협사업의 최초 승인이 이루어졌으며, 1998년 중반까지 단 40개 기업 만이 사업자로서, 그리고 총 11개 사업만이 협력사업으로 승인을 받았다는 사실을 통 해서 잘 알 수 있다.

남북경협사업의 추진과정에서 나타난 두 번째 문제점은 남한 정권의 성향에 따라 강온정책이 바뀌는 등 정책의 일관성이 결여되었었다는 점이다. 즉 남북경협사업은 그 동안 때로는 규제정책 기조를 그리고 때로는 개방정책 기조를 채택하는 등 많은 우여곡절을 겪어 왔던 것이다. 물론, 이러한 정책적 혼선이 빚어진 데는 북한의 대남 정책의 도발성과 불확실성이 상존하고 있다는 점도 작용하였지만, 남한 정부가 일관 된 대북 경제정책기조를 견지해 오지 못한 것도 커다란 요인이 된 것으로 편가된다.

최근 남한 정부가 일관되게 추진하고 있는 소위 “햇볕정책”은 이러한 정책의 난맥상 을 어느 정도 해결해 줄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셋째, 1992년 들어 시작되어 지금까지 6년 정도 진행되어 온 남북경협사업의 전개 에 있어서 통일 후 남북한의 산업구조 및 산업입지의 개발과 관련된 정부의 뚜렷한 장기계획이 부재하였다는 점을 문제점으로 지적할 수 있다. 즉, 지금까지는 국내 대기 업과 중소기업들이 자체적으로 사업필요성을 발굴하고 정부에 남북협력사업(자) 승인 을 신청함에 의해 이루어지는 매우 산발적이고 비체계적인 방식으로 남북경협사업이 전개되어 왔다는 것이다. 이러한 민간주도의 남북경협사업의 추진은 한편에서는 타당 성을 인정할 수 있으나, 다른 한편에서는 통일 이후 전개될 한반도 전체를 대상으로 한 통일경제정책의 추진을 고려할 때, 정부의 기획 및 조정역할이 상대적으로 약하지 않았는가 하는 의문을 남기고 있다.

넷째, 이러한 정부의 기획 및 조정 역할 부재는 남한 기업들이 국제경쟁력을 상실 한 섬유, 의목, 가죽제품 등의 경공업 부문이 지나칠 정도로 남북경협사업의 중점분야 로 부상하는 결과를 초래한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물론, 남한 기업들의 입장에서는 단기적인 관점에서 개도국들에게 빼앗긴 경공업 제품의 국내 및 세계시장을 북한의 값싼 노동력을 활용하여 탈환하고자 하는 목표를 추구하는 것이 경제적으로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방안임에는 틀림없다. 그리고, 이렇게 남북한간 산업구조의 보완성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정책이 어느 정도 성공을 거둔 것도 사실인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정책은 어디까지나 통일 이전의 단계에만, 즉 중단기적으로만 설득력이 있는 방안인 것으로 판단된다. 만약 통일 이후 한국경제의 총체적 경쟁력을

염두에 둘 경우 현재시점에서 나타나고 있는 산업구조의 보완성을 활용하는 남북경협 사업은 그 한계를 머지 않아 노정하게 될 것으로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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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6 1957 1960 1975 1987 1990 1994 1995 농림수산업 총계 100.0 100.0 100.0 100.0 100.0 100.0 100.0 100.0 자료: 국토통일원, “북한경제통계집”, 1986 및 한국산업은행, “남북한산업의 구조비교”, 1994.6에서 작성. 한

화경제연구원, “통일대비 기업전략 연구”, 1997.11에서 전재.

<표 3> 2000년대 남한의 산업구조 변화 전망 (%)

1970 1980 1990 2000 2010 2020 농림어업 총계 100.0 100.0 100.0 100.0 100.0 100.0 자료: 한국개발연구원, “21세기 한국경제의 위상”, 1996.5. 한화경제연구원, “통일대비 기업전략 연구”,

1997.11에서 전재.

위의 <표 2> 및 <표 3>에 나타난 지표를 중심으로 남북한간 산업구조를 비교 평가 해 보면 남북한간에는 현재 상당한 정도의 산업구조상 차이가 존재하고 있으며, 이러 한 차이가 향후에도 상당기간 동안 지속되거나 더욱 강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바, 구 체적으로는 다음과 같은 네 가지의 특징을 발견할 수 있다.

우선, 남한의 산업구조는 1970년대 들어 이미 농림어업의 쇠퇴와 광공업의 발전이 이루어져 1980년에는 농림어업이 전체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5% 정도로, 그리 고 1990년대 들어서는 10% 미만으로 낮아졌는 데 반해, 북한의 경우는 아직도 농림어 업 부문이 GDP의 25% 이상을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산업화가 진전되지 못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둘째, 남한의 경우 1980년대 초반 이후부터 광공업의 비중이 지속적으로 낮아지면 서 서비스업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신장되는 등 선진형 산업구조로 이행하고 있는 데 반해, 북한은 1980년대 말까지도 광공업의 비중이 증가한 바 있고, 1990년대 들어서야 비로소 서비스업의 비중 증대가 이루어지는 등 아직도 후진형 산업구조를 나타내고 있다는 점이다.

셋째, 특히 남한경제는 1960년대부터 이미 서비스업이 광공업보다 높은 비중을 나 타내고 있으며, 2000년대 초에 가서는 그 비중도 전체 GDP의 2/3를 차지할 정도로 국민경제의 가장 중요한 부가가치의 원천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북한의 경우 서비스업이 가장 중요한 부가가치의 원천으로 부상한 것은 1994년으로서 극히 최근의 일이며, 이 또한 산업구조의 고도화로 해석하기 보다는 외환부족 등의 경제위기가 가 중되면서 광공업 생산의 절대액이 감소되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넷째, 남한 경제와 북한 경제가 공통점을 보이는 분야도 눈에 띠는데, 특히 광공업 생산에서 경공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중공업이 차지하는 비중에 비해 열위에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공통점에도 불구하고 그 원인은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 다. 남한 경제의 경우 1960-70년대를 통해 경제성장과 발전이 급속하게 이루어지면서 경공업이 경제발전을 주도하였으나, 1970년대 말 이후 비교우위의 변화와 정부의 중 화학공업 육성정책 등에 힘입어 점차 중화학공업 중심의 산업구조로 이행한 반면, 북 한의 경우 해방 전부터 고착되어 있던 중화학공업 위주의 산업구조가 아직도 계속되 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특히, 최근 남북경협사업이 시작되면서 북한지역에는 경공 업 부문을 중심으로 한 남한 기업들의 투자진출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어 향후 남북 경협사업이 활성화될 경우 경공업의 비중이 대폭 확대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사료 된다.

제3장 남북한 산업구조의 비교평가와 북한 산업입지의 특성 잠재력 19

관련 문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