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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노기술이 정보기술(IT)이나 바이오기술(BT)처럼 붐을 일으키며 21세기 세계경제를 주도할 가능성이 있느냐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 다. 2001년 미연방정부가 NNI를 출범시키면서 나노기술이 과학이나 기술로서 만이 아니라 산업에 응용되어 경제발전 및 고용창출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는 가정 하에 세계 각국이 나노기술 개발 및 사업화에 엄청난 재원을 투자하고 있 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NNI를 주도한 학자나 관료, 그리고 산업계 사람들이 나노기술의 사업화 전망을 너무 과장되게 부풀리지 않았나 하는 비판이 제기 되고 있다. 아울러, 많은 투자에도 불구하고 아주 성공적인 나노기술을 응용한 제품이 시장에서 부각되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기술적 진보가 반드시 상업적 성공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콩코드 비행기가 수 많은 첨단기술을 지녔음에도 불구하고 단순한 기술이 내재된 휴대용 기저귀 (diaper) 보다 시장에서 상업적으로 성공하지 못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컴퓨터 운영체제는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시스템이 아니라 가장 많이 보급되 고 가장 많이 시장에서 팔리고 있는 운영체제인 것이다. 나노기술이 빠르고 광 범위하게 발전하고 있지만 이것이 꼭 나노기술이 상업화되어 시장에서 많은 매출을 올릴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나노기술은 이제 막 상업화 초입단계에 진입해 있고 이에 따라 나노기술 산 업은 아직 그 범위가 명확하지 않다. 따라서 산업화 비전에 대한 견해도 다양 하다. 나노기술이 과연 얼마만큼의 파괴력을 지니고 21세기를 주도할 수 있을 지는 아직 미지수이지만 점차 기술의 영역에서 산업으로 영역으로 진입하고 있다는 것만은 분명한 사실이다.

○ 나노기술 산업의 범주

나노기술의 상업화가 진척됨에 따라 나노기술이 하나의 고유산업으로 자리 잡아 가고 있다. 나노기술 산업영역을 가장 좁게 정의할 때 나노기술 고유의 영역으로 탄소나노튜브 같은 나노기술 고유의 제품을 생산하고 판매하는 산업 분야를 들 수 있다. 또한 나노단위의 측정이나 조작에 필요한 도구나 장비를 생산, 판매하는 기업들도 나노기술 고유의 산업영역이라 할 수 있다.

나노기술 산업의 범주를 넓게 보면 나노기술이 기존 제품의 성능을 향상시 키거나 제조공정을 효율화시키는 전자, 화장품, 섬유, 에너지, 그리고 의약품 분야 등을 포함시킬 수 있다. 그런데 이 경우 과연 나노기술이 얼마나 그 분야 를 주도하는 기술인가가 중요한 척도가 될 수 있는데 아직까지 나노기술을 산 업에 응용하는 초기단계로 이에 대한 명쾌한 기준은 정립되고 있지 않다.

나노기술 산업은 자동차 산업이나 반도체 산업과 같이 특정한 산업의 형태 로 존재한다기보다는 현재까지는 기존 산업의 효율을 증가시키는 하나의 산업 기술로 간주되는 경향이 크다. 따라서 나노기술의 시장가치는 나노기술이 기 존 산업의 시장을 얼마나 잠식할 수 있는지를 살펴보아야 할 것이다. 예를 들 어보면 현재 Nano-Tex사의 Nanocare 기술을 채용한 Eddie Bauer사의 남성용 카키 바지의 경우 기존 제품에 비해 26% 정도 비싼 값에 판매되고 있으며, InMat사의 Air D-Fense 기술을 채용한 Wilson 사의 DoubleCore 테니스 공은 기존 제품에 비해 35% 정도 비싼 값에 판매되고 있다.9)

9) Eddie Bauer, Exsellsports.com, AtomWorks, 2002

Ⅲ. 나노기술 비즈니스 전망 37

[그림 3-1] 나노기술 산업화에 따른 제품의 가치 상승효과 예

3 8

4 8

기 존카 키 바 지

N a n o c a re 카 키바 지

남 성 용 의 류

(단 위 : 달 러 )

2 .5 9

3 .4 9

W ils o n U .S . O p e n 테 니 스 공

W ils o n D o u b le C o re

테 니 스 공

운 동 용 품

(단 위 : 달 러 )

+ 2 6 % + 3 5 %

자료: Eddie Bauer, Exsellsports.com, AtomWorks, 2002

아래 [그림 3-2]는 나노기술과 산업의 영역이 어떻게 서로 관계되는지를 간 략히 보여준다. 나노 도구, 소재, 구조, 공정 등의 나노기술의 영역 들이 재료 및 제조, 제약, 전자, 에너지 등 관련 산업들에 적용됨으로써 산업 생산성 및 제품의 부가가치를 높일 뿐만 아니라, 향후 나노기술이 점차 발전하면서 나노 기술이 주도적 기술이 되는 산업분야 및 제품이 나노기술산업 범주로 재분류 될 가능성이 많다 하겠다.

[그림 3-2] 나노기술과 관련 산업

Source : AtomWorks, NNI Workshop, 2002

○ 산업화 촉진요인과 저해요인

나노기술이 또 하나의 붐을 일으키며 사업화에 성공해 세계경제를 주도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견해를 뒷받침 해주는 사실로는 다음과 같은 것을 들 수 있 다. 우선, 앞서 살펴보았듯이 각국 정부가 나노기술 개발 및 사업화에 엄청난 재원을 이미 투자하였으며 앞으로도 투자가 증가할 계획이라는 점이다. 두 번 째로는 이러한 나노기술 개발에 대한 투자결과 이미 과학단계에서 벗어나 산 업에 응용될 수 있는 기술로 발전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나노기술 관련 특허 가 급격히 증가되고 있다는 점이다. 세 번째로는 IT붐 이후 정체되어 왔던 화 학, 소재, 섬유, 에너지 등 전통 제조업 분야에 대한 기술 혁신수요가 나노기술 을 통해 분출되고 있다는 점이다.

<표 3-1> 나노기술 산업화의 촉진요인/저해요인

촉진요인 저해요인

- 각국 정부의 막대한 투자 - 산업에의 응용 및 특허 급증 - 전통산업 주도기술로 부상

- 민간 기업투자 아직까지 부진 - 기반기술로서 산업화 어려움 - 벤처캐피탈 투자 미미한 상태

이러한 산업화 촉진요인에도 불구하고 나노기술 산업화를 저해하는 부정적 측면 또한 만만치 않다. 우선, 정부 주도의 투자로 나노기술이 기초과학 및 공 공재로서의 성격이 강해 기업 투자가 활성화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두 번째 로는 나노기술이 IT나 BT와는 달리 특정 산업을 뒷받침하는 기술이 아니라 여러 학문에 걸친 기반기술로서의 성격이 강해 특정 산업화하기 힘들다는 점 이다. 세 번째로는 현실적으로 나노기술 붐이 조성되기 위해서는 벤처캐피탈 투자가 활성화되어야 하는데 정보기술이나 바이오기술에 비해 벤처캐피탈 시 장에서 나노기술에 대한 투자가 전체 투자의 1% 수준으로 아주 미미한 수준 이라는 점이다.

○ 벤처캐피탈 투자가 나노기술 산업화 좌우

기존의 여러 가지 기술들의 산업화 역사를 볼 때, 나노기술도 벤처캐피탈 투 자가 생존을 좌우하게 될 것이다. 과거의 통신 및 dot-com 거품을 경험 삼아,

Ⅲ. 나노기술 비즈니스 전망 39

벤처 캐피탈은 더 이상 과장된 미래 비전에 의존하는 기업들에 투자하지 않고 있다. 실리콘밸리의 거대한 벤처 자금이 나노기술에 투자될지는 아직까지 미 지수이다.

나노기술 관련 기업들의 경우, 현존하는 산업의 연장선에서 2년에서 5년 이 내에 시장에 제품을 출시할 수 있는 기업들과 보다 장기적인 비전을 가지고 여 러 시장에 응용될 수 있는 지적재산권을 구축하고 있는 기업들로 크게 나뉜다.

전자의 경우 시장의 요구에 따라 특정 기술을 집중적으로 개발하는 것이기 때 문에 투자 위험은 단지 기술 개발의 성공 여부에 달려 있지만, 후자의 경우는 시 장 자체가 불확실하여 벤처 캐피탈이 투자하기 어렵다. 따라서 후자의 기업들은 초기 단계의 투자를 정부나 개인 투자자들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