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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정동(affect) 혹은 느낌(feeling)이 개인적이고 이성적인 것의 반 대라고 가정하지만 그것은 근본적으로 개인적이지 않으며 집단적이다. 감 정이 능력이자 자본이 되는 현대 자본주의 사회에서 그것이 정치적이든

개인적이든 관계가 중요하다. 불평등한 분배로 인한 계급차이는 계속해서 생산되고 변화되는 과정을 겪으며 후기자본주의 사회에서도 여전히 계급 은 존재한다. 서로 다른 계급 혹은 상황적인 관계에서 발생하는 감정 혹은 정동들은 제대로 인식되기도 전에 변형되고 사라지기도 한다. 이때 정동 혹은 느낌은 사고(thinking)에 반대되는 것이 아니라 사고 속의 느낌, 느낌 속의 사고로 이해되어야 한다(Massumi 91). 그것은 이성과 무관하지 않으 며 항상 움직이는 것이어서 사람보다는 사건(event)에 더 관련되어 있다.

따라서 정동은 특정한 대상 혹은 주체 그 자체에 대한 것이 아니라 대상 과 주체사이에 발생하는 어떤 사건과 직접적으로 관련되어 있다. 그것은 관련된 개인들 사이에 지나가는 어떤 것이며 개인들은 무언가로 변화되 는 과정에 있다. 정동은 두 개의 몸이 같은 사건과 관련하여 서로 다른 결과와 역할로 이동하는 것이다. 따라서 누군가의 시기심이 파괴적인 결 과로 드러났다 하더라도 그것은 한 개인의 부족함이나 결핍의 문제라기 보다는 그가 마주한 사건 혹은 사람들과의 관계적 사건 속에서의 반응이 라고 할 수 있다.

최근 개봉한 영화 <해어화>(2016)의 주인공 소율의 시기심은 그것이 시기하는 자와 그 상대방의 관계가 변해가면서 그들 사이에서 발생하는 정동이다. 소율은 기생학교에서 누구보다도 아름다우며, 명창의 딸로서 그 노래실력 또한 인정받는다. 어린 시절부터 가까이 지냈던 절친 연희와 소율은 서로에게 둘도 없는 친구였지만, 당대의 유명한 대중가수 이난영 과 작곡가이자 소율의 애인인 연우가 우연히 연희의 숨겨진 노래실력을 발견하면서부터 둘의 관계는 친구에서 경쟁자로 바뀐다. 서로를 아껴주던 친구였지만 연희에게 가장 소중한 자신의 재능에 대한 인정과 애인을 빼 앗기게 된 소율은 참을 수 없는 배신감과 허탈감에 빠진다. 그녀는 자신에 게 가치 있는 것들을 연희에게 잃음으로써 가진 자에서 결핍을 경험하는 자로 전락하고 질투와 시기심을 동시에 느끼게 된다. 결국 연희가 부르는 대중가요를 흉내 내어 다시 자신이 가졌던 우월자의 자리와 타자의 인정 을 되찾는 길만이 자신의 존재감을 회복하는 길이다. 그러나 연희의 노래 실력은 대중으로부터 점점 더 인정받기 시작했고 연우마저 연희에게로 돌아서게 되자 소율은 일본간부의 정부가 되어 연희와 연우에게 복수를 결심한다. 결국 연희는 일본군의 총에 죽고 연우는 그녀의 뒤를 따르지만,

소율 또한 자기 존재의 가치를 되찾지 못한다.

영화는 여기서 끝나지 않고 50년의 세월이 지난 후 할머니가 된 소율이 방송국에서 발견한 연희의 레코드의 주인공이 자신이라고 거짓으로 고백 하는 에피소드가 추가된다. 소율은 연희의 대중가요를 따라하느라 자신이 진정으로 좋아하고 잘 불렀던 정가에 대한 가치를 스스로 인정하지 못한 채 한 평생을 살았고 몇 십 년이 지난 후에도 여전히 연희이기를 소망한 다. 오랜 세월이 지난 후 방송국 PD가 누구의 노래인지는 모르겠지만 완 벽한 곡이라며 소율이 젊은 시절 녹음했던 정가를 극찬하며 들려준다. 소 율은 그때서야 평생 자신의 재능과 삶에 대한 가치를 제대로 인정하지 못하고 연희와 연우뿐만 아니라 자신의 젊은 시절을 파멸로 이끈 자신의 시기심과 대면하게 된다. 그녀가 연희를 모방하여 그녀의 창법을 따라했 던 것은 결국 그녀와 같아지려는 동일시의 행동이었고, 그녀는 연희가 죽 은 후에도 여전히 그녀이기를 바랄 정도로 평생 그녀를 이상화했지만 결 국 자신의 가치는 다른 곳에 있다는 것을 죽기 직전에야 깨달은 것이다.

이 영화에서 소율의 시기심은 <여교사>에서의 효주와 혜영의 관계에서처 럼 온화한 시기심에서 악의적 시기심으로 이동하며 그녀가 마주한 관계 적 상황 속에서 조율된다. 효주와 소율의 시기심은 누가 봐도 그럴만한 자연스러운 감정이었지만 상대방과의 관계와 사건들을 경험하며 자기자 치를 위한 방어적인 반응으로 드러난다. 각각 연희와 연우, 혜영와 재하와 의 삼각관계 속에서 자신의 인생에서 가치 있게 여기던 것을 지키기 위해 그녀들의 시기심은 분노, 증오, 복수심으로 변주되었지만 그것 또한 자신을 지키기 위한 몸부림이었을 것이다. 그녀들의 시기심은 자신들의 존재를 위협받는 극한 상황에서 스스로의 삶의 가치와 관련된 감정이었고, 비록 스스로를 파괴시키는 파국으로 치달았지만 현실적인 다른 선택이 없었다.

에바 일루즈(Eva Illouz)가 󰡔감정자본주의󰡕에서 정의했듯 이제 인간은

‘호모 센티멘탈리스’(homo sentimentalis)로서 자본주의 사회에서 사적 감 정은 더 이상 개인적인 통제의 대상이 아니다. 욕망과 소비의 시대 시기심 은 어느 때보다 현대인들의 정체성에 중요한 감정이 되었고 자신과 타인 의 감정을 잘 파악하고 소통하는 것이 사회적으로나 개인적으로 성공적 인 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이 되었다. 시기심이 부러움에서 그친다면 본인과 타인 모두에게 해가 되지 않지만 악의를 가진 시기심은 상대방뿐

만 아니라 스스로에게도 치명적이다. 상대방을 부러워한다는 사실은 공개 할 수 있지만 악의를 가진 시기심은 스스로의 열등함을 인정하기 싫어서 감추려는 경향이 있다. 온화한 시기심은 상대의 행복이 정당하다고 인정 하는데서 출발하지만 악의적 시기심에 대한 인정은 곧 수치심이기에 자 신이 겪고 있는 시기심 그 자체에 대해서도 인정하기 어렵다. 그러나 부끄 럽고 죄책감마저 드는 시기심은 누구에게나 자연스러운 인간의 감정이다.

자신이 마주한 불합리한 상황과 시기심이라는 감정을 객관적으로 인정하 고, 타자로부터 그 정당성을 인정받는다면 시기심은 타자에 대한 증오나 폭력이 아니라 또 다른 무언가를 얻을 수 있는 긍정적 정동으로 작용할 것이다.

참고문헌

김영미, 「현대 소비 사회와 시기하는 주체: 패트리셔 하이스미스의 󰡔유능 한 리플리씨󰡕」, 󰡔미국소설󰡕 18권 2호, 2011.

에바 일루즈, 󰡔감정 자본주의: 자본은 감정을 어떻게 활용하는가󰡕, 김정아 옮김, 돌배개, 2010.

Hollinger, Karen, “Backlash: The Anti-Female Friendship Film,” In the Company of Women: Contemporary Female Friendship Films, Minneapolis: University of Minnesota Press, 1998.

Horney, K, The flight from Womanhood. Gender and Envy, New Y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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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meson, Fredric, The Political Unconscious: Narrative as a Socially Symbolic Act, Ithaca: Cornell UP, 1981.

Joffe, W. G., “A Critical Review of the Status of the Envy Concept,”

International Journal of Psycho-Analysis 50, 1969.

Massumi, Brian, Politics of Affect. Cambridge: Polity Press, 2015.

Maguire, M., Living with the Sphinx: Papers from the Women's Therapy Center, London: The Women's Press, 1987.

Ngai, Sianne, Ugly Feelings, Cambridge: Harvard UP, 2005.

Nussbaum, Martha, Upheavals of Thought: The intelligence of emotions, Cambridge: Cambridge UP, 2001.

ABSTRACT

"I Envy, therefore I Am": Justification of Envy - <Single White Female> and

<Female Teacher>

Jun, Soyoung

This essay interprets envy not as a form of conventional conflict between women but as a type of common response of self-preservation focused on envy represented in the American film, Single White Female, and the Korean film, Female Teacher. Although envy is traditionally classified as a feminine emotion, it is an innate human emotion regardless of gender identity.

Especially in the competitive era of neo-liberalism, we recognize only its negative side while overlooking its positive side as envy originates from comparison with others. Hedy's mimicking of Allie in Single White Female is not the same as idealized identification because her envy is aggressive and a self-assertive response while transforming Allie's identity. Likewise, envy of a protagonist in Female Teacher triggers an action of self-preservation against irrational social and personal inequality. Accordingly, a type of resistant and critical power resides in envy between women in these films. Therefore, proper recognition of repressed envy is required in order to prevent its transition towards a violent outcome.

Key Words : <Single White Female>, <Female Teacher>, envy, affect, emotion, emulation

논문접수일 : 2017. 02. 10 심사완료일 : 2017. 03. 01 게재확정일 : 2017. 03. 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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