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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사회연대은행이 필요한 또 다른 이유는 한국사회의 심각한 금융소외 를 들 수 있다. 저소득층이 창업을 희망하고 있음에도 안정적인 창업을 하지 못하는 일차적인 이유는 창업자금을 조달할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며, 이는 저소득층에 대한 제도금융권의 배제가 심각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문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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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사회적 현안이 되고 있는 신용불량자 문제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한국사회는 2002년 이후 심각한 수준의 신용불량자 문제에 직면하고 있다(표 5-2 참조). 2003년 4월 현재 신용불량자가 약 309만명에 이르고, 그로 인한 자 살이나 범죄 등이 빈번하게 발생함으로서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기 때문이 다. 그 원인과 관련해 일각에서는 일부 청년층의 주제넘은 과소비를 문제삼고 있지만, 정작 현실은 그렇지 않다. 신용회복지원위원회의 보고서에 따르면, 많 은 사람들이 생계나 신용보증, 창업실패로 인해 신용불량자로 전락하고 있기 때문이다85). 실제로 이들 신용불량자 중 상당수는 저소득층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렇다면 신용불량의 문제는 단순히 개인책임이상의 어떤 의미를 갖고 있는 것 은 아닌가.

〈표 5-2〉 2002년 12월 이후 한국 신용불량자 추이

(단위: %, 만명)

2002.12 2003. 1 2003. 2 2003. 3 2003. 4 신용카드연체율(전업사) 6.6 8.4 10.4 9.6 10.9

신용불량자수(만명) 264 274 284 296 309

자료: 재정경제부, '최근 경제상황과 대응방안', 2003. 6월 13일 보고자료

우리사회의 신용불량문제는 금융소외문제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처럼 보인 다. 앞서 언급하였던 것처럼, 금융소외란 ‘금융서비스로부터의 배제’를 의미하 는데, 대부분의 저소득층은 현재까지도 심각한 수준의 금융소외를 경험하고 있 다. 제도금융권의 수익중심논리는 빈곤층의 접근을 차단함으로서, 그들로 하여 금 사채를 비롯한 비정상적인 형태의 대출이나 카드의 현금서비스 등을 이용하 도록 조장하였던 측면이 있으며, 이 과정에서 본래부터 상환능력이 취약했던 빈곤층을 중심으로 신용불량문제가 확산되었던 것이다.

85) 신용불량자 발생과 관련해서 그 사유를 살펴보면, 가장 큰 이유가 생계문제로 인한 것이었 고, 다음으로 큰 이유가 사업실패 또는 투자실패에 따른 것임을 알 수 있다. 신용회복지원위 원회, 보도자료 참조(2003년 5월 15일).

한국 사회연대은행의 목표와 발전전략 191

얼마 전까지만 해도 담보나 신용보증이 없는 상태에서 급박한 지출요인이 발 생하였을 경우, 이들은 속수무책인 상태에서 매우 제한적으로 사채 등의 고금 리대출을 이용해 왔던 것이 고작이었다. 그 만큼 은행을 통해 소액대출서비스 는 많은 장애가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신용카드의 무분별한 발급은 이들 저소 득층에게 현금서비스를 통한 대출을 용이하게 함으로서 급격한 부채증가의 길 을 열었고, 상환능력 부족으로 인해 대량 신용불량사태가 발생하였던 것이다.

일견 현금서비스는 이들의 대출욕구를 충족시킨 것이고, 상환능력 부족을 고려 하지 않은 대출책임은 각 개인에게 있다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병원비, 주택 자금, 학자금 등과 같이 나름대로 가구의 중차대한 지출요인 앞에서 이들 저소 득층의 인내와 절약을 요구하기란 용이한 일이 아니다. 게다가 이들의 대출은 현금서비스와 사채 등 고금리상품에 국한되어 있고, 상환능력은 일반인에 비해 더욱 취약한 것이다. 바로 이 점이 이들의 신용불량을 앞당겼던 것이다.

그리고 이들의 신용불량은 더욱 심각한 금융소외를 초래할 뿐 아니라, 취업 등 경제활동에도 심각한 지장을 주고, 더 나아가서는 사회적 배제를 심화시키 는 결과를 초래한다. 이것이 최근 신용불량이 자살이나 범죄로 귀결되는 이유 를 말해주는 것이다.

그렇다면 금융소외와 신용불량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해법은 무엇인가.

먼저, 개인의 책임과 의무를 명확히 하는 선에서 신용불량자의 신용회복을 지 원하는 정책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 이것은 이미 발생한 300만명 규모의 신용 불량자의 사회통합을 위해 매우 중요한 일이다. 둘째, 문제의 근본원인으로 빈 곤층의 금융서비스 접근성을 높여야 한다. 바꾸어 말하면, 빈곤층이 안정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금융서비스, 즉, 대출과 관련된 서비스를 활성화하는 조치를 취 해야 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방법 중 하나로 사회연대은행과 같은 소액대출기 관을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 셋째, 금융소외계층이 창업 등을 통해 빈곤으로부 터의 탈출을 꾀하고자 할 때, 이를 적극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창업지원정책을 강화해야 한다. 현실적으로 취업이 힘든 계층의 경우, 창업이 불가피한 선택일 수밖에 없다면, 이를 지원하는 창업대출기금과 창업지원기구를 강화해야 한다.

이 문제와 관련해서 은행이 - 생존을 위해 수익성에 천착하기 때문에 - 적절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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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다면, 대출과 창업지원업무를 통합한 ‘사회연대은행의 민관협력형 모델’을 도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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