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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의 결과를 바탕으로 연구 1, 2에서 각각 논의를 하였기 때문에 다음에서는 이 연구의 전체적인 논의만을 하였다.

연구 1에서는 일반여성과 가정폭력 피해여성 간 길 그림의 회화적 반응특성의 차이를 비교하여 길 그림이 투사적 그림검사로서 유용한지를 알아보았다. Hanes (1995)는 길 그림을 개발하고 소개하면서 개개인마다 길 그림이 독특하므로 백과 사전적 해석은 지양해야 한다고 하였다. 그러나 길 그림에 드러난 투사적 은유의 의미를 보다 객관화 시켜 일반화 가능성을 높이고, 개인의 더 많은 무의식의 정 보를 얻어낼 수 있는 개연성이 필요했다. 이에 연구자가 2007년부터 재소자, 아동기 성학대 피해여성을 대상으로 연구해 온 길 그림 관련 내용을 바탕으로 길 그림의 4개 주요 영역과 그에 따른 20개 요소의 반응특성을 체계화하여 가정폭력 피해 여성을 대상으로 길 그림이 투사적 그림검사로 유용한지 알아보았다. 그 결과 일 반여성과 가정폭력 피해여성 간 길 그림의 차이를 통하여 길 그림이 투사적 그 림검사로 활용 가능성이 있음이 밝혀졌다.

한편 강경숙(2009)의 ‘재소자의 길 그림에 나타난 반응특성 연구’에서 삶에 대 한 평가에 따라 반응특성 9개의 요소 중 전체분위기, 길의 느낌, 길의 모양 등 3 개 요소에서 유의미한 차이가 있었다. 그에 비해 이 연구에서는 일반여성과 가정 폭력 피해여성 간 길 그림의 회화적 반응특성에서 20개 요소 중 화지구조, 교차 로, 도로표지판, 교량 등 4개 요소를 제외한 16개의 요소에서 유의미한 차이가 나 타났다. 따라서 길 그림은 분노와 불안이 높은 재소자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무기 력과 우울이 높은 가정폭력 피해여성의 길 그림에서 더 유의미한 결과가 나타났 기 때문에 무기력과 우울을 진단하는 투사적 그림검사로서 더 개연성이 높다고 할 수 있다. 이에 길 그림은 상담 및 임상장면에서 가정폭력 피해여성들의 자신의 전체적인 삶의 과정을 탐색하게 하여 자신을 이해하고 수용하며, 앞으로의 삶의 방향과 여정들을 자유의지로 선택하는 데 도움을 주고 미래까지 예측할 수 있는 길 그림 검사로 활용할 수 있다고 본다.

연구 2에서는 길 그림을 매개로 한 투사적 은유 치료 프로그램이 가정폭력 피 해여성의 자기-자비와 우울에 미치는 효과와 그에 따른 길 그림의 변화 양상을 알아보았다. 자기-자비가 낮고 ‘심한 우울’ 수준인 가정폭력 피해여성 3명을 선정 하여 대상자간 중다기초선설계에 기반한 길 그림 프로그램을 투입하였다. 그 결과 사전단계 척도검사에서 자기-자비가 낮고 ‘심한 우울’ 수준이었던 참여자들이 자 기-자비가 향상되었으며 3명 중 2명이 ‘심한 우울’ 수준에서 ‘정상’ 수준으로 회복 되었다. 나머지 한 명도 ‘심한 우울’ 수준에서는 벗어나지 못했지만 사후단계에서 점차 우울이 낮아짐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다만 참여자 A가 변화가 크지 않았던 이유로 다른 두 참여자와 개인적인 배경이 다르기 때문이라고 여겨졌다. 참여자 A는 아동기에 어머니의 부재와 오빠에 의한 가정폭력 피해 경험, 힘들었던 성장과정, 극도의 비만과 직업이 없는 것에서 우울이 고질화되었다고 여겨졌다. 성장기에 가장 중요한 존재인 어머니나 중요한 대상자 들로부터 받은 상처가 우울증을 유발하는 근본적인 원인이 되고 성인기에 상실 이나 좌절을 경험할 때 어린 시절의 상처가 되살아나 무기력, 절망감에 사로잡히게 함으로써 우울증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한 연구들(은옥주, 2000; 황경애 2006; 황 의현, 2000)에서도 입증되었다. 그러나 참여자 A가 사후단계에서 점차 긍정적인 변화를 보인다는 점에서 8회기의 단기 프로그램 보다 회기를 더 늘려 중장기 프 로그램으로 진행한다면 보다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고 여겨진다. 이 연구에서 단기 프로그램으로 실시한 의도는 가정폭력 피해로 쉼터에 입소할 정도의 긴박한 위기 상황에서 가정폭력 피해여성의 심리적인 안정을 돕고 쉼터 생활에 적응할 수 있도록 하며, 더불어 쉼터의 지원 체제 상 입소자를 위해 주로 10회기 정도의 프로그램을 지원하는 실정이었기 때문이었다. 또한 입소자가 개인의 사정 으로 퇴소할 경우 지원되던 프로그램 이 중단되는 경우들이 종종 있다. 따라서 가 정폭력 피해여성의 심리적인 회복을 돕기 위한 프로그램 지원시 입소자의 상황에 따라서 탄력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여겨졌다. 더불어 입소자의 경제적인 자립을 돕기 위해서 직업 선택의 기회를 더 확대할 수 있도록 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여겨진다.

그 다음 가정폭력 피해여성이 길 그림 프로그램을 통하여 자기 이해, 자기 수용이 이루어지자 자기-자비가 향상되고, 우울이 감소되어 자기-자비와 우울은 서로 부적

상관이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는 자기-자비의 부분 매개효과가 통계적으로 검증 된 박채연(2013)의 연구, 외상정서와 용서 간의 관계에서 자기-자비의 조절효과가 있었다는 김미선(2014)의 연구와도 일치한다.

마지막으로 길 그림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가정폭력 피해여성이 자기-자비가 향 상되고 우울이 해소되자 길 그림의 회화적 반응특성에서도 변화가 있었다. 참여 자별 사전·사후 길 그림 변화 분석에서 4개 주요 영역에 따른 20개의 요소에서 일반여성의 길 그림과 비슷한 양상으로 변화하였다.

이상의 논의를 통하여 얻어낸 결과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삶의 과정이 힘들 었던 사람들은 자신의 삶에 대해서 드러내길 꺼려하며, 자기보고식 척도나 그 외의 언어를 이용한 검사에서 회피나 혹은 방어로 거짓으로 보고할 수 있다. 그러나 길 그림은 ‘길’이란 주제가 갖는 투사적 은유를 통하여 개인의 과거, 현재, 미래를 직면하고 통찰할 수 있는 상담 및 치료 등의 개입과 심리평가 및 프로그램 실시 사전·사후 비교 시 투사적 그림검사로 활용될 수 있다. 또한 길 그림 프로그램은 무기력과 우울 등으로 억압된 감정을 표현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정폭력 피해여성들에게 자신의 심리 정서적 문제에 관한 통찰을 통해 자기 이해 및 자기 수용으로 자기-자비 향상과 우울을 해소할 수 있다. 이는 가정폭력 피해여성들의 심리적 상처의 치유와 더불어 새롭게 삶의 의욕을 가지고 건강한 사회인으로 복귀 할 수 있도록 도와 줄 수 있다고 본다. 더불어 길 그림과 길 그림 프로그램은 가 정폭력 피해여성들의 자기 표현과 심리 정서적 안정 및 자기 성장을 도와 여성 또는 어머니로서의 역할을 자각하여 수행하는데 도움을 주는 평생교육 프로그램 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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