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Ⅱ. 이론적 배경

3. 가정폭력 피해여성과 길 그림의 활용

가. 길 그림 검사로의 활용

그림이 개인의 정서적 측면과 성격을 나타낸다는 주장이 대두되면서 투사적 은유를 통하여 개인의 무의식을 이해하려는 의도로 1949년 전후하여 Buck과 Machover 등의 지지에 의해 투사적 그림이라는 용어가 제시되고 투사적 그림검사(Projective Drawing Test)가 개발되었다(옥금자, 2007). 투사적 그림검사는 문장완성검사, 로샤검사, 주 제통각검사, 단어연상검사 등을 포함하는 투사적 검사의 한 유형으로 언어성 검사인 객관적 검사에 비해 그 신뢰성과 타당성이 낮음에도 불구하고 실제적인 가치와 효율성이 높아 임상장면에서 소중한 검사로 활용되고 있다. 특히 투사적 그림검 사는 모호한 자극에 개인의 심리적 현실 및 주관적 경험을 드러내며, 피검자의 무의식적 반응이 거의 제한 없이 자유롭게 일어난다. 최지은 외(2010)의 연구에 의하면 가장 실시하기 간편하고 경제적이며 개인에 대한 풍부한 정보를 제공해 주는 검사라고 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집-나무-사람 검사(HTP: House-Tree-Person), 동적 집-나무-사람검사(KHTP: Kinetic House-Tree-Person), 동적 가족화(KFD: Kinetic Family Drawing), 동적 학교생활화(KSD: Kinetic School Drawing), 빗속의 사람 검 사(PITR: Person In The Rain), 풍경구성법(LMT: Landscape Montage Technique), 사과 따는 사람 검사(PPAT: Person Picking an Apple from a Tree), 별-파도 그림 검사(SWT: Star-Wave Test) 등 다양한 투사적 그림검사가 활용되고 있다.

이처럼 상담 및 임상장면에서 다양한 투사적 검사들이 활용되고 있지만, 한 개

인의 삶의 과정에서 억압된 무의식을 의식화시키는 투사적 은유를 통해 자신의 전체적인 삶의 과정을 탐색하게 하여 자신을 이해하고 수용하며, 앞으로의 삶의 방향과 여정들을 자유의지로 선택하는 데 도움을 주고 미래까지 예측할 수 있는 투사적 그림검사는 거의 없는 실정이다.

이에 연구자는 Hanes(1995)에 의해 개발된 길 그림의 투사적 은유를 통해서 참여자의 근원, 인생 여정, 현재까지의 경험 그리고 미래에 대한 의도까지 다양한 정보를 알아낼 수 있다고 여겨졌다. 연구자가 상담 및 미술치료를 하는 과정에서 심리적 외상으로 무기력과 우울을 겪고 있는 가정폭력 피해여성들의 길 그림이 일반여성들과 다르다는 것을 추측할 수 있었다. 이에 길 그림의 회화적 반응특성을 통하여 일반여성과 가정폭력 피해여성의 길 그림의 차이를 규명하고자 하였다.

이 연구를 통하여 일반여성과 가정폭력 피해여성 간 길 그림의 전체분위기, 길의 느낌, 주위 풍경, 길의 원근, 길의 조화, 화지 구조, 화지 활용, 색채 사용, 필압, 계절 표현, 길의 구성, 길의 방향, 길의 모양, 길의 폭, 길의 경사, 방해물, 교차로, 도로표지판, 교량, 자신 표현 등에서 유의미한 차이가 나타난다면 그 반응특성을 근거로 가정폭력 피해여성의 심리정서를 유추해 볼 수 있는 ‘길 그림 검사(RDT:

Road Drawing Test)’로 활용 가능할 것이다.

한편 연구자는 선행연구인 ‘재소자의 길 그림에 나타난 반응특성 연구’(강경숙, 2009)에서 길 그림에 나타난 반응특성을 통하여 삶의 여정과 관련된 무의식의 다 양한 정보를 얻어낼 수 있는 투사적 그림검사로서 활용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하 였다.

나. 자기-자비와 우울에 대한 길 그림의 치료적 활용

가정폭력 피해여성들이 가장 심하게 겪는 정신적 고통인 ‘자신에 대한 실망, 무력감, 자아상실’ 등에서 벗어나려면, 김미선(2014)은 자신이 겪는 고통과 실패에 대해 스스로에게 엄격한 잣대를 적용하여 엄격하게 판단하고 평가하기보다 자기 자신에게 따뜻하고 이해심이 있는 태도로 대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하였다.

이와 관련된 연구로 Leary 외(2007)는 자신에 대해서 친절한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기분이 나빴던 상황, 실패, 상실, 굴욕 등과 불쾌한 대인관계의 상황, 스트

레스를 주는 어색한 상황에서 더 높은 수준으로 평정심을 유지한다고 하였다. 또 한 자신에게 따뜻하고 온정적인 사람은 타인의 수행평가에 좌지우지 되지 않는 동시에 이상적인 기준에 자신을 일치시키지 않으며(Neff, 2003a), 자신에 대해 돌 봄의 마음을 냄으로써 정서적 성장을 촉진시켜 마음의 갈등을 완화시키고 자신 의 관점을 새롭게 조직하는 역할을 한다고 하였다(Gilbert & Iron, 2005). 한편 박채연(2013)의 연구에 의하면 자기-자비는 성격특질이기 보다는 교육과 훈련에 의 해서 향상시킬 수 있는 상태요인으로 볼 수 있다고 하였다. 즉 훈련을 통해 획득 하고 증진시킬 수 있는 기술로서 Mckay와 Fanning(2000)은 훈련과 명상을 통해 단기간에 증진시킬 수 있는 개입방법으로 보고하고 있다. 김경의 외(2008)도 자 기-자비가 개인이 획득하고 증진시킬 수 있는 기술로서 이해하기, 수용하기, 용서하기 등을 통해 훈련될 수 있다고 언급하였다.

김미선(2014)은 상담현장에서 심리적 외상을 강하게 경험한 성인에게 대한 적 절한 개입방법으로 자신의 고통이나 실패를 허용하는 자기-자비의 자세가 도움이 되었다고 하였다. 즉 외상과 관련된 부정적 정서에 대해 자기-자비가 조절 역할을 하는 것으로 밝혀짐으로써 자기-자비가 정서조절의 특징이 잘 드러났다고 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자기-자비의 정서조절 기능을 상담개입 방법으로 적절하게 활용 할 수 있을 것이다. 이에 박채연(2013)도 자기-자비를 증진시킬 수 있는 구체적인 프로그램 개발이 필요하다고 하였다.

Neff와 Germer(2012)는 자기-자비의 함양을 위해 개발한 마음챙김 자기-자비 프로그램(Mindful Self-Compassion: MSC)이 자기-자비 수준을 높이는데 긍정적인 효과를 보인다는 실험연구를 발표하였으며, 한미영(2012)은 사티 수행 프로그램이 자기-자비 향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었다고 보고하고 있다. 따라서 자기-자비가 명료한 자각 상태와 균형 잡힌 마음 상태에서 타인 및 자신의 평가에 좌지우지 되지 않는 동시에 자신을 이해하고, 수용하며, 자신에 대해 돌봄의 마음을 냄으로 써 마음의 갈등을 완화시키고 정서적 성장을 촉진시켜 가정폭력 피해여성의 우 울을 해소시킬 수 있다고 보며, 자기-자비를 향상시킬 수 있는 적절한 프로그램 개발이 필요하다고 여겨진다. 특히 가정폭력 피해여성은 신체적 심리적, 정서적 으로 큰 손상을 받았기 때문에 그들의 치료와 회복을 위한 접근은 단순하지가 않다.

심리적 위기를 극복하고 정서와 행동의 주요 변화가 일어나도록 하기 위해서는 피해

여성들의 매우 다양한 배경과 각각의 독특한 경험들을 치료해야 한다(김혜정, 2005).

이에 김혜정(2005)은 지속적인 폭력에 의해 우울하고 무기력하며, 낮은 자아존 중감으로 억압된 감정을 언어로 표현하는 데에 어려움이 있는 가정폭력 피해여 성들에게 다른 심리치료의 형태보다 미술치료가 유용하다고 하였다. 미술표현은 가정폭력이라는 한 단면에만 초점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피해여성의 전체적인 감정과 경험 모두에 초점을 맞추어 통찰하게 하여 자아의 힘을 강화시키고 문제 상황에 대한 대처 방법을 제공할 수 있다(Malchiodi, 1997). 즉 미술표현은 가정 폭력 피해여성에게 폭력의 영향뿐만 아니라 역기능의 원인이 되는 상황적 요소에 집중하게 하여 현재의 문제와 결부시킬 수 있도록 하며, 가정폭력 피해여성의 전 체적인 감정과 경험 모두에 초점을 맞추어 통찰을 줄 수 있어 자아의 힘을 강화 시키고 문제 상황에 대한 대처 방법을 제공할 수도 있다(강미자, 2010 재인용).이 러한 결과는 정은선(2006)의 ‘미술치료가 가정폭력 피해여성의 심리적 적응회복 효과’, 조영호(2008)의 ‘가정폭력 피해여성의 우울·불안 감소를 위한 가족미술치료 사례연구’, 강미자(2010)의 ‘미술치료가 가정폭력 피해여성의 우울, 불안 및 공격성 감소에 미치는 영향’ 등의 연구에서도 효과가 있음이 보고되고 있다.

한편 길 그림은 ‘길’을 연상하여 그림을 구성하는 과정에서 참여자의 태생, 삶의 과정, 지금까지의 경험, 미래에 대한 의도까지 투사 할 수 있다. 즉 길 그림에 드 러난 투사적 은유의 반응특성을 통하여 한 개인의 삶의 과정에서 억압된 무의식에 접근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줄 수 있다. 신체적 심리적, 정서적으로 큰 손상을 받아 무기력과 우울을 겪고 있는 가정폭력 피해여성들은 자신을 잘 드러내길 꺼 려하기 때문에 길 그림을 통하여 내면의 갈등을 밖으로 드러내어 구체화하고 그 것을 의식적으로 극복하도록 이끌어 줄 수 있다고 여겨진다.

특히 길 그림 프로그램은 가정폭력 피해여성에게 자신을 평가하거나 비판하는 대신 삶의 과정에서 억압된 무의식을 의식화 시켜 자신의 삶의 전 과정을 객관 적으로 탐색하고,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자신을 이해하고 수용하며, 더불어 해 결해야할 당면한 문제나 중요하게 선택해야할 상황을 인식하고, 앞으로의 삶의 방향과 목표를 자유의지로 선택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여겨진다. 연구자는

‘아동기 성학대 피해 여성들의 개인미술치료에서 길 그림 검사 활용 사례 연구’

(강경숙, 2010)에서 아동기 성학대 피해여성들에게 길 그림을 통하여 자신의 삶에 대해 통찰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였으며, 그에 대한 효과를 얻어낼 수 있었다.

다. 투사적 은유 치료를 위한 길 그림 프로그램 구성 원리

길 그림 프로그램 구성은 개인의 삶의 과정에서 억압된 무의식을 의식화하여

길 그림 프로그램 구성은 개인의 삶의 과정에서 억압된 무의식을 의식화하여

관련 문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