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 그린뉴딜 관련 수소경제 추진 사례
주요 선진국들의 2050 탄소중립 선언을 시작으로 주요 산업 기반이 탄소인 경제 체계의 새로운 대안으로 수소경제가 거론되고 있다. 수소경제란 수소를 주요 에너지원으로 사용하 는 경제 및 산업 구조를 의미한다.30)
수소경제라는 용어는 존 보크리스(John O’M Bockris)가 처음 사용했다. 그는 “수소가 석유를 대체하여 에너지 수요를 충족시키는 에너지 시스템 및 경제”로 정의하였고, 미래학 자인 제레미 리프킨(Jeremy Rifkin)의 ‘The Hydrogen Economy’를 통해 대중적인 개념 으로 자리 잡았다(김나래, 엄이슬, 임두빈, 2021, pp.2~3).
우리나라의 「수소경제 육성 및 수소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 제2조에서는 ‘수소산업’을
“생산·저장·운송·충전·판매 및 연료전지와 이에 사용되는 제품·부품·소재 및 장비의 제조 등 수소와 관련한 산업”으로 정의하고 있는데, 이는 <그림 3-1>과 같이 모식화 할 수 있다 (김나래, 엄이슬, 임두빈, 2021, p.16). 이처럼 수소경제에서는 석탄, 갈탄, 석유, LPG, 천연가스와 같은 기존의 탄소 기반 연료뿐만 아니라 재생에너지를 이용한 수전해 등을 통해 수소를 생산하고, 수소는 물질 상태에 따라 트레일러, 파이프라인, 탱크로리 등의 충전설비 로 운송되어 발전, 건물, 산업, 수송 부분에서 다양하게 활용된다.
30) 나무위키(2022.3.3), “수소경제”, 검색일: 2022.10.10.
자료: 김나래, 엄이슬, 임두빈(2021), p.16.
<그림 3-1> 수소경제 Value Chain
한편 수소는 생산과 관련된 원료에 따라 부생수소, 추출수소, 수전해 수소 등으로 구분되 며,31) <그림 3-2>와 같이 추출수소를 개질수소로 명명하여 구분하기도 한다. 석유화학을 기반으로 하는 부생수소, 천연가스 및 바이오가스에서 추출한 추출(개질)수소는 그 원료가 탄소를 기반으로 하고 있어 생산 단계의 친환경성에 대한 의문이 존재한다. 반면에 재생에 너지를 기반으로 수전해를 통해 얻는 수전해수소는 그린수소로 구분되어 생산 단계에서부 터 친환경성이 높다고 평가받고 있다. 많은 전문가들은 여전히 탄소 기반의 원료를 사용하 는 부생수소와 추출(개질)수소보다는 그린수소가 탄소중립 사회를 견인할 대안이라고 보고 있으며, 그린수소 생산과 관련한 특허권 및 기술력을 확보하고 생산 단가를 낮추는 것이 미래 수소경제의 주도권을 판가름할 것이라고 전망한다.32)
31) 대한민국 정책브리핑(2020.2.24), “수소경제”, 검색일: 2022.10.9.
32) 매일경제(2022.10.9), “2050년 세계 수소시장 3500조…승부는 특허에서 갈린다”, 검색일: 2022.10.10.
자료: 현대차그룹(2020.6.12), “다가온 수소사회-수소전기차를 움직이는 힘, 수소에너지”, 검색일: 2022.10.9.
<그림 3-2> 수소 생산 방식에 따른 수소 분류
수소경제의 최대 장점은 친환경성이지만, 그 외에도 높은 경제성, 저장과 유통의 용이성, 새로운 산업 기반으로 발전함에 따른 신산업과 새로운 시장 및 고용 창출에 대한 기대 효과 등의 장점이 있다(천강, 김진수, 2022). 그러나 그 이면에는 수소를 생산하는 방식과 생산 단가에 대한 문제가 존재한다. 이른바 그린수소라고 불리는 친환경성이 높은 수소는 기술적 난이도가 높고 현재 기술 수준에서는 경제적으로 비효율적이기에 수소경제를 낙관적으로 평가할 수만은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이처럼 수소경제는 탄소중립 시대를 위한 새로운 산업 부문으로 기대되고 있으나, 기존의 탄소경제에서는 사용하지 않던 물질을 사용하거나 새로운 공정을 도입함에 따라 환경오염 이나 안전관리상의 문제가 발생할 개연성이 존재한다. 수소경제 활성화를 앞두고 수소경제 를 위해 도입되는 인프라나 암모니아와 같은 수소산업 관련 물질 이용에 따른 환경오염이나 안전사고 발생에 대한 문제를 SSC 정책 구상 단계에 함께 고민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의미에서 SSC 정책 추진 사례 중 하나로 세계 각국의 수소경제 관련 정책 현황을 파악할 필요가 있다.
1) 주요 정책 사례 가) 유럽연합
EU의 수소 관련 정책은 2018년 재생수소와 관련한 ‘수소 이니셔티브(Hydrogen Initiative)’를 근간으로 한다. 이후 EU는 그린딜을 발표하면서 그와 연관된 신산업 전략 차원에서 수소경제 관련 정책을 재정비하였다.
유럽 내 에너지 소비량의 2% 미만인 수소는 주로 플라스틱 및 비료와 같은 화학제품을 생산하는 데 사용된다고 알려져 있다. 문제는 사용 중인 수소의 96%가 천연가스로부터 만 들어지므로 상당량의 CO2를 배출하고 있다는 점이다.33) 이에 따라 EU는 운송 및 산업 공정을 위한 화석 기반 수소를 대체하고 녹색비료 및 철강과 같은 새로운 산업 제품을 위한 전략적인 대응의 필요성을 인식하며, 2020년 EU Hydrogen Strategy를 채택하였다.
EU는 수소 전략의 우선순위 에너지로 태양광과 풍력 등 재생에너지를 꼽고 있다. 이를 기반 으로 EU는 <그림 3-3>과 같이 2020년부터 2024년까지 최소 6GW의 재생에너지를 기반으로 수전해 시설을 설치하고 이를 통하여 100만 톤의 그린수소를 생산하려는 계획을 수립하였다.
자료: 현대차그룹(2020.8.6), “수소 사회로 가는 길, 세계는 어떻게 움직이고 있을까?”, 검색일: 2022.10.9.
<그림 3-3> EU 그린수소 생산 계획
33) European Commission: EC, “Hydrogen”, 검색일: 2022.10.8.
2025년부터 2030년에는 최소 40GW의 재생에너지 기반시설로 최대 1,000만 톤의 그린 수소를 생산하기로 계획하였다. 이를 경제 규모로 환산해보면 2020년 20억 유로(2조 7,000억 원)에서 2030년까지 1,400억 유로(188조 8,000억 원)에 이른다.
나) 미국
수소를 포함한 미국의 에너지 관련 정책은 2005년 제정된 「에너지정책법(EPACT:
Energy Policy Act)」을 근간으로 하며, 동법 8장을 기반으로 수소 연료 전비 기술에 대한 투자에 집중되어왔다. 최근의 미국 수소 정책은 2020년 11월 에너지부(DOE: Department of Energy)가 발표한 수소 프로그램 계획(Hydrogen Program Plan)과 2022년 9월의
‘DOE National Clean Hydrogen Strategy and Roadmap(draft)’을 통해 그 방향을 파악할 수 있다.
2020년 11월 발표된 수소 프로그램 계획에 따르면 수소 프로그램의 장기 비전은 “청 정 수소 에너지 기술이 저렴하고 널리 이용 가능하며 신뢰할 수 있고 경제의 여러 부문에서 필수적인 요소가 됨으로써 국가를 번영”하게 하는 데 있다(U.S. Department of Energy, 2020, p.8).
이 계획에 따르면 미국은 2030년까지 수소 자급률 100%를 달성하고, 중장기 목표로 2050년까지 연간 수소 생산량 4,100만 톤을 달성할 예정이며(U.S. Department of Energy, 2020), 수소 생산 비용을 활용 방법에 따라 수송과 산업/발전 부문으로 나누어 목표치를 달리 제시하고 있다. 즉, 수송 부문의 경우 2050년까지 수전해 방식의 수소 생산 과 액화 비용을 kg당 2달러 이내로 절감하고, 산업 및 발전 부문의 경우 2050년까지 수전해 방식의 대용량 수소 생산 비용을 kg당 1달러 이내로 절감하는 것이 목표이다.
한편 2022년 발표된 청정수소 전략 및 로드맵 초안에 따르면, 미국의 청정 수소 정책은 미국의 「인프라법(Title III Subtitle B)」을 근간으로 하는 80억 달러 규모의 수소 허브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집행되고 있다. 이 전략에서 정의하는 청정 수소란 생산 현장을 기준 으로 수소 1kg 생산당 이산화탄소 배출이 2kg 이하인 수소이다(U.S. Department of Energy, 2022).
미국은 <그림 3-4>와 같이 청정 수소 사회를 위해 단기(최대 2년), 중기(최대 7년), 장기 (최대 15년)의 정책 목표를 설정하였다.
자료: U.S. Department of Energy(2022), p.75.
<그림 3-4> 미국의 수소경제 중장기 목표
한편 계획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정책 활동에 대한 로드맵도 수립되었다(그림 3-5 참조).
계획된 조치는 단기 2025년까지, 중기 2029년까지, 장기 2035년까지의 정책 행위 등으로 정리되어 있는데, 이해관계자 피드백을 통해 관련 로드맵을 지속적으로 개선하고 업데이트 할 계획이다.
자료: U.S. Department of Energy(2022), p.85.
<그림 3-5> 미국의 수소경제 이행 로드맵
다) 일본
우리나라와 유사하게 에너지 공급에 대한 국외 의존도가 높은 일본은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 사고 이후 화석연료에 대한 의존도가 증가했다. 이에 에너지 공급을 위해 수소경제 를 집중적으로 육성할 필요성을 근거로 2017년 12월 수소기본전략을 채택하여 2050년까 지의 수소 정책 방향성을 제시한 바 있다(김종우, 이태의, 진귀영, 2021, p.9).
이 전략의 구상에 따르면 수소사회를 위한 일본의 발전은 2025년까지 수소 이용 확대(1 단계), 2030년까지 대규모 수소 공급망 도입(2단계), 2040년대 이후 CO2-free 수소사회 실현(3단계) 등 3단계로 이루어진다. 또한 이를 위한 추진 전략은 수소 공급망의 개발과 재생에너지 자원을 기반으로 한 수소 생산 확대라는 두 개의 축을 기반으로 저비용 수소 이용, 국제 수소 공급망 구축, 재생에너지 활용 수소화 기술, 발전 부문의 수소 발전 이용 확대, 모빌리티 부문의 수소 활용을 위한 FCV(Fuel Cell Vehicle)과 수소 스테이션 확장 등의 목표를 포함한다(김종우, 이태의, 진귀영, 2021, pp.9-10).
이후 일본은 2020년 “수소연료전지 전략 로드맵” 발표를 통해 수소차 판매 가격을 낮추 고 수소 발전 기술을 구체화하며, 수소 충전소 등의 인프라 보급을 확대하겠다는 내용 등을 포함한 정책 방향을 발표하였다(천강, 김진수, 2020, p.635). 2020년 12월 스가 내각이 발표한 2050 탄소중립 선언에 따라, 일본은 2021년 6월 업데이트한 녹색성장전략을 발표 하면서 수소 비중을 더욱 강화했다. 일본에서는 3년마다 전략 에너지 계획을 수립하는데, 현재는 2030년까지 수소와 암모니아를 1차 에너지 믹스 및 전력 공급 믹스의 1%로 구성하 여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에 기여하겠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다.34)
나. 녹색 및 지속가능한 화학 관련 사례
1) 미국 EPA의 녹색화학
‘녹색화학’이라는 용어는 1990년대 초에 처음 사용되었다. 녹색화학은 화학물질을 생산 하는 과정에서 간과된 위험성과 피해에 대한 반성론적 시각에서 대두한 개념으로 친환경
34) CSIS(Center for Strategic and International Studies, 2021.10.21), “Japan’s Hydrogen Industrial Strategy”, 검색일: 2022.10.10.
화학으로 불리기도 한다.
미국 환경보호청(EPA: Environmental Protection Agency)에서는 녹색화학을 “유해 물질의 사용 또는 생성을 줄이거나 제거하는 화학제품 및 프로세스 설계”로 정의하며 화학 제품의 수명주기 전반에 적용되는 친환경적이고 사전 예방적 오염 관리 방식을 강조한다.35) 녹색화학은 오염을 원천적으로 줄임으로써 가장 수준 높은 오염 방지를 달성하고 비용 면에서 경쟁력이 있는 화학제품 및 공정을 설계 및 생산하는 것을 목표로 하며, <표 3-1>과 같이 12개의 원칙을 따른다. 이러한 원칙은 2003년 12가지 녹색 공학 원칙을 통해 보완 과정을 거쳤고, 미국 화학학회(ACS: American Chemical Society)는 12가지 Green Chemistry 원칙에 대한 간단한 설명을 담은 지침을 공개하였다.36)
번호 구분 원칙
1 폐기물 방지 폐기물을 방지하기 위한 화학 합성을 설계하여, 처리하거나 청소 할 폐기물을 발생시키지 않음
2 원자 경제성 극대화 최종 제품이 원료 물질의 최대 비율을 포함하도록 합성하여 원자 를 거의 또는 전혀 낭비하지 않도록 함
3 덜 위험한 화학 합성물 설계 인간이나 환경에 거의 또는 전혀 독성이 없는 물질을 사용하고 생성하도록 합성물을 설계
4 보다 안전한 화학물질 및 제 품 설계
완전히 효과가 있지만 독성이 거의 또는 전혀 없는 화학제품을 설계
5 더 안전한 용매 및 반응 조건 을 사용
용매, 분리제 또는 기타 보조 화학물질의 사용을 피하고, 이것을 사용해야 하는 경우 보다 더 안전한 것으로 사용
6 에너지 효율 증대 화학반응은 가능한 한 상온, 상압에서 진행
7 재생 가능한 공급 원료 사용
고갈되기보다는 재생 가능한 물질(공급 원료라고도 함)을 사용 (재생 가능한 공급 원료의 출처는 종종 농산물 또는 기타 공정의 폐기물, 고갈될 수 있는 원료의 출처는 석유, 천연가스 또는 석탄 같은 화석연료 또는 광산 작업)
8 화학 유도체 사용 금지 차단기, 보호기 사용. 임시 변형은 가능하면 피하고 파생 상품은 추가 시약을 사용하고 폐기물을 생성
<표 3-1> 미국 EPA가 정리한 녹색화학의 12대 원칙
35) U.S. EPA, “Green Chemical”, 검색일: 2022.6.2.
36) American Chemical Society(ACS), “12 Principles of Green Engineering”, 검색일: 2022.10.8.
번호 구분 원칙
9 화학량론적 시약이 아닌 촉 매 사용
촉매반응을 이용하여 낭비를 최소화. 촉매는 소량으로 효과적이 며 단일 반응을 여러 번 수행. 과량으로 사용하고 한 번만 반응을 수행하는 화학량론적 시약보다 바람직
10 화학약품 및 사용 후 열화되는 제품 설계
화학제품은 사용 후 무해한 물질로 분해되어 환경에 축적되지 않도록 설계
11 실시간 분석을 통한 오염 방지
부산물 생성을 최소화하거나 제거하기 위해 합성 중 공정, 실시간 모니터링 및 제어를 포함
12 사고 가능성 최소화 폭발, 화재 및 환경 방출을 포함한 화학사고의 가능성을 최소화하 도록 화학물질 및 물리적 형태(고체, 액체 또는 기체)를 설계 자료: U.S. EPA, “Basics of Green Chemistry”, 검색일: 2022.6.24. 참고하여 저자 재정리.
<표 3-1>의 계속
미국은 매년 ‘Green Chemistry Challenge Awards’를 통하여 화학 설계, 제조 및 사용 에 친환경 화학의 원칙을 통합한 화학 기술로 인정되는 참여 기관이나 참여자를 수상하고 있다. 시행 이래 2021년까지 133개 기술이 수상되었다. 대표 기술로는 살충제, 당뇨병 치 료제, 항우울증 지료제 등의 의약품 개발 등이 있다(Anastas and Eghbali, 2010).
EPA는 Green Chemistry Challenge가 화학물질의 설계, 제조 및 사용과 관련된 위험 을 크게 줄이는 데 기여했다고 본다. 이 가치를 환산하면 매년 8억 3,000만 파운드의 유해 화학물질과 용제가 제거되고 매년 210억 갤런(연간 98만 명이 사용하는 양)의 물이 절약되 며 매년 자동차당 연간 4.6미터 톤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도로 위 자동차 77만 대를 없애는 효과와 같다고 추정한다.37)
2) 지속가능한 화학
가) 지속가능한 화학의 개념
지속가능한 화학(Sustainable chemistry)은 미국의 녹색화학을 기초로 원료 설계를 넘 어 제품에 적용하는 단계로 확장하고, UN의 글로벌 지속가능한 개발 목표(SDGs)를 달성하
37) U.S. EPA, “Information About the Green Chemistry Challenge”, 검색일: 2022.6.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