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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개혁의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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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약이기도 했기 때문에 30조 엔이라는 목표가 국회연설에 들어가 있 었다. 하지만 주세국의 세수예측 실패로 첫해 30조 엔 목표를 달성하 지 못하게 되어 물의를 일으켰다. 나는 지금도 이 점에 대해서는 재무 성의 책임이 크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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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원스런 국회에서의 답변

결코 길지 않았던 첫 국회 연설은 그 외에도 ‘민간이 할 수 있는 것은 민간에게’, ‘지방이 할 수 있는 것은 지방에게’라는 기본방침 을 명확히 하였다. 또한 지금의 고통을 참고 견뎌 좋은 내일을 만든다 는 ‘고메핫표(米百俵) 정신’3_ 등 많은 키워드를 만들어냈다.

그중에서도 압권이었던 것은 이 연설에 대한 중의원의 질문에 대한 총리의 답변이었다. 이 답변에서 나타나듯이 ‘고이즈미 스타일’이라는 것은 처음부터 총리 자신이 공격적으로 논쟁을 벌여 강력하게 정책을 리드해 나가는 것이었다. 그런 만큼 항상 국민과 매스컴으로부터 주목 을 받았다.

국회연설이 있은 지 이틀 뒤인 중의원 본회의에서의 일이었다. 대 표질문에 나선 민주당의 에타노(枝野幸男) 씨는 고이즈미 총리가 오랫 동안 주장해 온 우정 민영화 문제에 대한 견해를 물었다. 총리는 이 질문에 대해 미리 준비한 답변을 읽는 것이 아니라 목소리의 긴장감

3_ 고 메핫표 정신은 1868년 메이지 유신 과정에서 등장 한 고 사로 당시 나가오 카 번(현재 니 가타현 나가오카 시)은 유신파 와의 싸 움에 패 해 초 토화되었다 . 이에 규휼 미가 지급되었 으나 번은 이를 팔아 학 교 설 립 자 금으로 충당했 다. 잠시 의 배부 름보다 훗날을 기약했 다는 점 을 들어 개혁 의 고단 함을 설 명한 것 .

을 높여가며 대담하게 자기 주장을 펴나갔다.

“옛날 우정성의 말도 안 되는 핑계는 고이즈미 내각에서는 통용되 지 않을 것…”

대개 본 회의에서 답변자는(답변자가 총리인 경우에는 더더욱) 준 비해 온 답변서를 숙연히 읽는 것이 일반적이다. 또한 답변에 있어서 어떻게 해서든지 과거의 정책과의 정합성을 염두에 두고 대담하게 현 상을 부정하지는 못한다. 그러나 취임 초기부터 고이즈미 스타일은 완 전히 달랐다. 답변서에는 전혀 신경쓰지 않고 자기 자신의 생각을 직 설적으로 표현해 나갔다. 이른바 대충대충 하는 식의 현상 비판이 아 니라, 나쁜 점은 나쁘다고 용서없이 전면 부정했던 것이다. 아마도 이 러한 답변을 듣고 있었던 옛 우정성의 관료들은 기절할 정도로 놀랐 을 것이다. 나는 장관 좌석에서 이러한 답변을 들으며 너무나도 통쾌 하여 가슴이 뛰었던 기억이 새롭다.

이렇듯 고이즈미 내각은 여러 의미에서 그때까지 일본 정치의 상식 을 완전히 깨는 이변(異例)이 속출하는 가운데 출범했다. 물론 이것은 어디까지나 시작에 불과했지만, 그 후 유례없는 구조개혁을 이끌어 나 가는 데 있어서 아주 좋은 출발이 되었다. 국민은 특이한 총리의 강력 한 지도력에 더욱더 기대감을 높여갔다. 2001년 4월 26일 내각 출범 후 NHK에서 실시한 첫 여론조사에서 내각지지율이 81%라는 높은 수 준을 기록했는데, 이는 역대 내각 중에서도 가장 높은 것이었다. 또한 직전의 모리내각 지지율(7%)과 비교해 보면 획기적인 급상승이었다.

고이즈미 내각이 출범한 지 9개월이 지난 2002년 2월 2일, 나는 세계경제의 지도자들이 모이는 세계경제포럼(World Economic

Forum)의 연차총회인 ‘다보스포럼’에 참석차 뉴욕의 아스토리아호텔

에 있었다. 원래 이 회의는 스위스 알프스 산중에 있는 작은 마을 다 보스에서 열린다. 그러나 2001년의 911 테러를 되새기고, 또 재해복 구와 재건의지를 담아 2002년에는 예외적으로 뉴욕에서 개최하게 되 었다.

아스토리아호텔의 회의장에 모인 세계 각지의 참가자들은 고이즈미 총리라는 이색적인 지도자에 의해 일본이 정말 바뀔 수 있는 것인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었다. 세계 2위의 경제대국이 회생할 것인지, 아 니면 세계경제의 불안요인으로 남을 것인지가 큰 관심사였다. 폴 쿠르

그만(Paul Kurgman) 등의 패널리스트가 참석한 포럼연설에서 나는 다

음과 같이 이야기했다.

“일본이 해야 하는 개혁은 크게 나누어 두 가지입니다. 한 가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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