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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제주도 밭담은 도민들에게 주변에서 항상 접하는 일상적인 경관에서 벗어나 소중한 문화유산으로 인식되고 있다. 그러나 밭담은 이러한 인식과 달 리 다양한 존재형태로 변하고 있다. 그리고 지역의 농업환경은 밭담의 존재형 태와 밭담에 대한 농가인식의 결정적인 차이를 초래하였다. 이점은 제주도 농 업지역에 대한 현지조사를 통해 밝힐 수 있었다.

본 연구에서는 사례지역인 고산리, 하도리, 위미리를 중심으로 1940년대 이 후의 농업환경에 따른 밭담의 존재형태와 이에 대한 농가인식을 규명하고자 하였다.

제주도 농업환경에 따른 밭담의 존재형태는 자연환경과 인문환경으로 구분 하여 살펴보았다. 우선, 자연환경 요인으로는 기후와 지질적 특징이 있다. 겨 울철 북서계절풍, 여름철 폭우와 태풍 등으로 인하여 전체적인 사례로 볼 때 농가들은 해안가 주변에 농작물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밭담을 높게 축조 하였고, 하도리에는 시멘트 밭담을 출현시켰다. 고산리에는 경작과정에서 돌이 산출되지 않는 지질적 특성으로 인하여 제주도에서 보기 드문 무장전 지대가 형성되었고, 이곳에 상대적으로 낮은 밭담이 존재하게 되었다. 또한 무장전 지 대에는 특정 구역에 밭담이 축조되었다.

다음으로 인문환경 요인으로는 지역별 재배작물의 전환, 농업지역의 도로 개설 및 확장, 농촌 환경의 변화, 과학영농의 점진적인 확대, 경지정리사업 등 이 있다. 첫째, 지역별 재배작물에서 위미리에서는 밭농업에서 감귤농업으로 전환되면서 감귤묘목을 강풍 등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서 밭담을 높게 축조되 었고, 이전에 비해 잡굽담의 출현이 높아지는 상황을 맞이하였다. 고산리에서 는 벼농사에서 밭농사로 전환하면서 배수로 주변을 중심으로 방축이 증가하게 되었다. 둘째, 대 도로 주변의 밭담은 지역성이 상실된 채 제주도 전 지역에 걸쳐 획일적으로 존재하는 요소로 자리 잡게 되었다. 셋째, 1970년대 이후 제 주도 농촌 환경의 변화는 밭담이 훼손을 가속화시켰고, 이어서 방치된 상황으 로 지속시키는 환경을 초래하였는데 고령화와 농가인구의 감소 등 농촌 환경 의 변화는 궁극적으로 농가의 토지이용방식을 변화시켜 그에 따른 밭담의 관

리와 관심도를 저하시켰다. 넷째, 과학영농의 점진적인 확대는 밭담의 존재형

곱째, 밭담은 친환경농업에서 이점이 있다. 밭담은 주변에서 자신의 경지로 유

환경 농법, 경관적 가치, 야생동물로부터의 농작물 보호와도 깊게 연관되어 있

이루어진다면 제주도 밭담에 대한 많은 점들을 밝힐 수 있을 뿐 아니라 제주 도 밭담에 대한 자료를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셋째, 지방정부에서 는 밭담과 관련된 정책을 펼침에 있어 반드시 지역의 농가와의 공감대를 형성 하여 실질적으로 농민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방향으로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

한편, 본 연구는 사례지역을 중심으로 밭담의 형태를 살펴보았기 때문에 이 들 지역에 존재하지 않는 밭담인 잣질 등에 대한 내용과 중산간 농업지역에 대한 밭담에 대해서는 다루지 못하였다는 점은 본 연구의 한계로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