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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시 모형에 대한 이론적 고찰

제2장 거시경제 이론과 모형

거시경제 분석 모형은 오랜 전통과 끊임없이 발전해온 거시경제 이 론을 바탕으로 개발된 모형으로, 그 역사의 길이와 현실의 변화만큼 다양한 모형들이 있다. 본 장은 ‘제3차 에너지기본계획’의 정책 목표를 분석하기 위해 사용된 거시 모형과 분석 결과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 는 수준에서 거시경제 이론을 훑어보고, 에너지 분야에 적용된 주요 모형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따라서, 현실의 복잡성과 더불어 보완 발전 한 거시 이론들과 최근의 모형 개발 동향을 전반적으로 충분히 다루고 있지는 않다는 점을 밝힌다.

수요와 공급의 질서가 이루어진다는 관점을 가진다. 또한, ‘공급이 스 스로 수요를 창출한다’는 세이의 법칙(Say’s law)에 따라, 공급이 증가 할 때 생산자와 노동자의 소득 증가로 수요가 증가하여 공급 과잉 현 상은 발생하지 않고 시장은 자연스럽게 균형을 유지한다. 고전학파는 이러한 관점을 견지하여, 경기 변동에 있어서 공급 측면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또한 임금과 재화 가격은 매우 신축적인 것으로 전제하기 때문에 시장의 가격이 신속히 변하여 수요와 공급이 일치하는 시장 청 산이 이루어지고, 노동 시장에서도 완전 고용이 달성된다.

특히, 고전학파는 투자자가 투자를 결정하는데 있어서 투자에 대한 기회비용인 이자율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한다고 가정한다. 투자의 이 자율 탄력성이 높으면, 정부가 경기 부양을 위해 재정 지출을 확대하 더라도 이자율이 상승하여 민간 소비와 민간 투자가 위축되는 구축 효 과가 발생하고, 장기적으로는 정부의 재정 정책이 아무런 효과가 없게 된다. 따라서 고전학파는 정부의 개입보다는 시장에 맡기는 것이 경제 에 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입장이다.

케인스는 1930년대 높은 실업률과 디플레이션 등 시장 경제의 불안 정성을 해결하기 위해서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이 필요하다고 주장하였 다. 케인스는 가계가 결정하는 저축의 크기가 기업이 결정하는 투자 수요와 항상 일치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총공급과 총수요가 불균형 상태에 있을 수 있고, 특히 총수요의 부족으로 공급 과잉 및 유휴 생산 능력이 발생할 수 있음을 지적하였다. 이러한 경제 상황에 대한 해결

1) 여기서 고전학파는 고전적인 고전학파(classical school)와 한계 효용 이론으로 무장 한 신고전학파(neo-classical school)를 아우르는 용어로 사용했으며, 케인스학파 역 시 케인스학파(Keynesian school)과 신케인스학파(neo-Keynesian school)를 합쳐서 부 르는 용어로 사용했다.

책으로 정부의 지출을 확대하는 인위적인 총수요 증가 정책을 제시하 였고, 이를 유효 수요 이론이라고 한다. 고전학파와는 달리, 케인스학 파는 가격변수를 경직적으로 보고 있기 때문에, 적어도 단기적으로는 초과 공급이나 초과 수요의 상황이 존재할 수 있는 것으로 인식한다.

또한 기업의 투자 결정은 이자율에 근거하기 보다는 미래에 대한 예상 이나 “동물적 감각(animal spirit)”에 의존하기 때문에, 투자의 이자율 탄력성이 낮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경우, 승수 효과로 인해 확대 재정 정책의 경기 부양 효과는 커지게 된다.

초기의 고전학파 이론은 이후 통화주의와 합리적 기대 이론 학파로 이어진다. 케인스 이론에서도 합리적 기대 가설을 포함하여 미시적 기 초를 도입한 새케인즈학파(New Keynesian school)가 나타났다. 2008 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최근에는 IMF를 비롯한 각국 정부가 경기 부 양을 위해 양적 완화 정책을 광범위하게 받아들이면서 불완전한 시장 에서 정부 역할의 중요성이 다시 주목받기는 하지만, 현대 경제학에서 는 두 학파를 엄격하게 구분하지 않고 있다.

“케인스가 통화주의에서 시작하여 케인스주의자가 되었고, 프리드만 이 케인스주의자로 시작해 통화주의자가 되었”(Buchholz, 2007)던 것 처럼, 시대에 따라 현실을 제대로 설명하는 경제 모형은 계속 뒤바뀌 었다. 이는 정부의 정책과 경제 현실이 서로 상호작용을 하기 때문일 수 있다. 현대 거시계량 모형은 단기적으로 (신)케인스주의의 특성을, 장기적으로는 (신)고전학파의 특성을 반영하고 있어서, 경제 주체의 합 리적 기대를 바탕으로 한 행동과 실질 및 명목 가격과 임금에 경직성 을 고려하는 것이 특징이다(이진면 외, 2007).

1.2. 정책의 효과

고전학파와 케인스학파의 논쟁의 핵심 가운데 하나는 승수 효과에 대한 실증에 있었다. 1964년 미국 케네디-존슨 행정부는 경기 둔화 징 후에 대한 처방으로 승수가 2.3이라는 추정 결과에 따라 가계와 기업 에 대한 세금을 인하하였고, 이러한 정책으로 소비와 생산이 다시 늘 어났다(Buchholz, 2007). 반면, 1970년대 미국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 은행에서 통화주의의 원칙에 기초한 계량 모형을 구축하고 분석한 결 과, 승수 효과가 예상만큼 크지 않다는 것을 보고한 사례도 있다 (Fromm and Klein, 1973 인용; Buchholz, 2007 재인용).

에너지 효율을 비롯한 에너지 정책의 거시경제 효과의 차이는 구축 효과에서 비롯한다. 구축 효과는 승수 효과 차이의 출발점이며, 현실과 이론의 경제가 얼마나 다른 상황인지를 알 수 있는 척도이기 때문이 다. 한편, 반등 효과는 에너지 효율 개선이라는 정책의 승수 효과 결과 로 나타난다. 아래는 모형의 결과를 이해하기 위해 필요한 사전 설명 으로 구축 효과와 반등 효과에 대해 간단히 소개한다.

1.2.1. 구축 효과 (crowding-out effect)

고전학파에 기반한 거시경제 모델은 일반적으로 경제 주체가 최적화 된 행동을 한다고 가정한다. 이는 경제의 자원이 비자발적으로 유휴 상태로 남아있지 않음을 의미한다. 새로운 정책으로 정부의 투자가 증 가할 경우 경제의 다른 곳에서 투자가 감소하고, 최적화에 대한 가정 때문에 투자 감소는 국내총생산 감소로 이어진다. 물론 국내총생산의 최종적인 변화는 새로운 투자로 인한 승수 효과와 구축 효과가 유발하 는 승수 효과 중에 어느 것이 더 크게 발생하는가에 달렸다.

구축 효과는 공급 제약에 의해 일어나는 현상으로, 보통 공공 부문 의 투자 증가가 민간 부문의 투자 감소를 야기하는 현상을 지칭하는데 사용되었다. 에너지 정책 효과 분석에서는 생산 제약의 효과를 포괄하 는 의미로 많이 사용된다. 경제가 최대 능력으로 생산을 하고 있는 상 황이라면, 한 부문의 추가적인 생산 활동은 다른 부문의 생산 활동을 대체한다. 이를 노동시장, 자본시장, 재화시장에 적용하면 다음과 같다.

노동시장은 완전 고용에 도달하면 고용을 더 이상 늘릴 수 없다. 자본 시장에서는 사용가능한 모든 자금이 사용되는 경우 은행은 투자 증가 를 위해 새로운 대출을 발행할 수 없다. 기업이 최대 생산 능력으로 생 산하는 경우, 기업은 더 이상 추가 생산을 해서 재화 시장에 공급할 수 없다(EU, 2017).

거시계량 기반 모형은 경제에 유휴 자원의 존재 가능성을 허용한다.

물론, 가용 노동량과 같은 고정된 제약이 존재하지만, 에너지 효율에 대한 추가 투자가 구축 효과로 인해 다른 부문의 투자를 반드시 대체 하는 것은 아니다. Eurostat의 제조업 및 건설업의 설문 조사 데이터를 이용하여 실증 분석한 결과, EU 제조업의 경우 일반적으로 가용 용량 의 80~85%를 이용하며, 경제 주기에 따라 이용률이 다르지만 장기적 인 추세는 매우 안정적이었다(EU, 2016). 이는 EU의 제조 및 건설 회 사가 단기적으로 15~20% 정도의 생산을 늘릴 수 있음을 시사한다.

1.2.2. 반등 효과 (rebound effect)

반등 효과는 에너지 효율 개선 정책의 영향을 평가할 때 중요하게 고려되는 효과이다. 반등 효과는 한 재화의 에너지 효율 개선으로 그 재화를 사용하는데 필요한 에너지의 소비가 줄고, 에너지에 대한 지출

의 감소가 그 재화 또는 다른 재화에 대한 추가 수요를 유발하여 완전 한 에너지 절약이 실현되지 않음을 의미한다.

반등 효과는 직접 효과와 간접 효과로 구분한다(EU, 2017). 어떤 재 화의 에너지 효율 향상으로 인해 에너지 사용 비용이 줄어들면, 그 재 화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여 에너지 절감 효과가 상쇄되는 것을 직접 효과라 한다. 반면, 어떤 재화의 에너지 효율 향상에 따른 에너지 소비 와 지출의 감소가 다른 재화에 대한 수요 증가를 유발하여 에너지 절 감 효과가 상쇄되는 것을 간접 효과라 한다. 에너지 효율 향상이 커질 수록 에너지를 추가 감축하기 위한 한계 투자가 증가하고, 관련 설비 를 제조하여 공급하는 기업과 노동자에게 더 많은 이윤을 제공하여 에 너지 소비 증가를 유발하기 때문에 간접 반등 효과로 인한 손실이 커 진다. 이러한 효과를 결합하면, 에너지 효율 향상에도 불구하고 에너지 소비가 약간 증가하여 초기 에너지 절약이 일부가 상쇄된다.

반등 효과는 경제 및 사회적으로 성과가 있더라도 에너지 소비 및 환경은 악화되어 혜택 간 상충 관계가 존재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 한, 제5장 시나리오 분석 결과 부분에서 설명하겠지만, 반등 효과가 반 드시 부정적인 것은 아니며,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는 역 반등 효과도 발생할 수 있다.

관련 문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