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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연구 자료의 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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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연단상

석 현 호 한국사회과학자료원 이사장

기존 연구 자료의 활용

연구자들은 어떤 연구를 시작하든 연 구에 필요한 자료를 일차적으로 데이 터 아카이브에서 찾아보아야 한다. 데 이터 아카이브는 폐기 또는 사장될 수 있는 자료의 영구보존뿐만 아니라 보 존된 자료가 연구와 교육에 잘 활용될 수 있도록 서비스하는 일을 하는 공익 기관이다. 연구 자료를 수집하는 데에 는 통상적으로 많은 비용을 투자해야 하고 노력과 시간도 들어간다. 따라서 연구를 시작할 때 우선적으로 해야 할 일은 문헌 검토뿐만이 아니라 데이터 아카이브에서 연구 주제와 관련된 자 료가 있는지부터 철저하게 탐색해볼 필요가 있다. 데이터 아카이브에서 이 용 가능한 자료를 찾아낼 수 있다면 그만큼 자료 수집을 위한 비용과 노력 은 물론 시간도 절감할 수 있을 것이 기 때문이다.

연구보고서, 특히 정책 관련 연구보고서를 쓰는 데 결정적인 것은 자료 이다. 그러나 우리는 연구를 시작할 때 이용 가능한 자료보다는 기존 연 구 문헌만 열심히 찾아보는 경향이 있다. 기존 자료만 이용해서 충분히 연구할 수도 있고 부분적으로 이용할 수도 있는데도 기존 자료를 잘 찾아 보지 않는다는 말이다. 그 주된 이유는 연구 관행 때문일 수도 있으나 그 보다는 이용 가능한 자료를 찾아내기가 매우 어렵거나 불가능하기 때문인 것 같다.

연구에 참고할 문헌들을 찾아내는 일은 서점들과 도서관들의 네트워크 가 잘 발달해있기 때문에 그리 어렵지가 않다. 그러나 연구에 필요한 자 료를 구하는 일은 쉽지가 않다. 자료를 수집해서 제공해주는 데이터 아카 이브가 발달해있지 않은 나라의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 우리나라에는 아 직 사회과학 분야의 데이터 아카이브가 잘 발달해있지 않다. 따라서 자료 를 구하기가 매우 어려울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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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과학은 자연과학과 마찬가지로 가치판단 지향적인 종교나 이데올로기와는 다르게 경험적 사실 또는 현실에 근거해서 발전하는 지식의 체계이다. 따라서 자료의 축적이 없이 발전할 수 없다. 여러 가지 종류의 기록물들이 연구 자료로 이용될 수 있다. 그러나 오늘 날 사회과학자들이 이용하는 대부분의 자료는 사회조사, 관찰, 면접, 실험 등 여러 가지 방 법으로 측정된 것들이다. 어떤 방법으로 수집된 자료이든 과학적 절차에 따라 제대로 측정 되지 않은 자료를 이용하게 되면 그것은 오류의 지식만 산출해낼 것이다. 자료수집자가 자 료수집방법을 잘 지켜야 하는 것은 시민이 법규범을 지켜야 하는 것과 다를 바가 없는 규 범적 명령이다. 따라서 법이 잘 지켜지지 않으면 살기 좋은 사회가 될 수 없듯이 자료수집 방법이 잘 지켜지지 않으면 사회과학이 발전할 수가 없다.

그러나 좋은 자료를 많이 산출해낸다고 사회과학이 저절로 발전하는 것은 아니다. 좋은 자료의 산출은 사회과학 발전의 필요조건이나 이것만으로는 충분하지가 않다. 자료는 효 용가치를 거의 무한정 창출해낼 수 있는 내구소비재라고 할 수 있는데, 자료산출자들이 자 료를 자신만 이용하고 폐기하거나 다른 사람들은 이용하지 못하게 한다면 그 자료는 그만 큼 효용가치를 상실하는 것이다. 반면에 많은 연구자들이 이용할 수 있게 해준다면 이용할 수 있게 해주는 만큼 가치를 창출해낼 수 있다. 따라서 자료공유제도가 잘 확립되어야 사 회과학이 발전할 수 있다.

과학은 과학자를 구속하는 규범이 잘 제도화되어야 발전할 수 있다. 미국의 저명한 사회 학자 로버트 머튼은 청교도 교리로부터 형성된 과학의 에토스가 18세기 영국에서 과학이 발전하기 시작한 중요한 원인의 하나였다는 것을 많은 기록 자료로 검증해주고 있다. 그 에토스에는 과학 발전에 기반이 되는 규범들인 보편주의(과학은 사실에 기반하고 객관적 이어야 한다는 규범), 회의주의(과학에서는 기존의 신념과 가치에 의문을 제기하는 것이 방법론적 규준이 되어야 한다는 규범), 이해중립성(과학 연구는 이해관계로부터 벗어나야 한다는 규범), 그리고 공산주의(과학의 산물은 공동체의 소유이어야 한다는 규범)가 포함되 어 있다는 것이다. 이 4가지 규범, 특히 공산주의 규범이 잘 제도화되지 않으면 과학은 발 전할 수가 없다. 이 규범의 대표적 제도화는 학술지의 창간이다. 머튼에 의하면 신이 세상 을 어떻게 창조하였는지를 밝혀내는 일은 신에게 영광을 돌리는 일이기 때문에 반드시 모 든 사람에게 알려주어야 한다는 청교도의 정신이 과학적 발견은 공유되어야 한다는 규범 을 자리 잡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연구 자료도 공유되어야 한다는 규범은 과학 지식에 대한 공산주의 규범에 내포되어 있 는 것이다. 과학 지식의 기반은 자료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규범은 과학 지식의 공유 규범보다 2~3세기나 늦은 1960년대에 와서야 본격적으로 제도화되기 시작하였다. 과학 적 연구 결과의 공유 의식은 인쇄술과 학술지의 발전과 더불어 수세기 전부터 빠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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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산될 수 있었으나 자료 공유 의식의 확산은 디지털 데이터베이스의 구축과 온라인 서 비스를 가능하게 만든 IT 산업의 발전을 기다려야 했던 것이다. IT 산업의 발전과 더불어 구미 선진국들에서는 비교적 일찍부터 사회과학 데이터 아카이브가 발전하기 시작하였다.

데이터 아카이브의 주된 기능은 자료의 수집과 보존 그리고 보급이다. 따라서 데이터 아 카이브는 훼손 또는 사장될 수 있는 자료의 영구 보존을 가능하게 해줄 뿐만 아니라 보존 된 자료가 연구와 교육에 잘 활용될 수 있도록 서비스해줌으로써 자료의 중복 수집을 막아 준다. 데이터 아카이브는 자료의 중복 수집으로 인한 비용과 시간 및 노력의 낭비를 막아 줄 뿐만 아니라 후속 연구도 활성화해주고 이차분석 방법과 자료수집 방법을 발전시켜주는 기능도 한다. 여기에 부가해서 어떤 자료가 왜 부실하게 만들어졌는지를 밝혀낼 수 있어서 양질의 자료를 생산할 수 있는 자료수집의 방법론과 규범을 강화시켜주는 역할도 한다.

데이터 아카이브는 이처럼 여러 가지 기능을 수행한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기능은 두말 할 것도 없이 연구의 활성화이다. 사회과학 데이터 아카이브에 보존되어 있는 자료는 학술 적 연구뿐만 아니라 정부와 공공기관의 정책 연구 자료로도 긴요하게 이용될 수 있다. 데 이터 아카이브는 정부나 공공기관들에서 수집된 자료뿐만 아니라 대학의 연구자들이나 기 업이나 (또는) 조사업체와 같은 민간 부문에서 수집된 자료도 많기 때문이다.

구미 선진국들에서는 이와 같은 역할을 하는 대규모의 사회과학 데이터 아카이브가 1960년대 초부터 발전하기 시작하였다. 가장 먼저 설립된 아카이브는 독일의 ZA(Zentralarchiv fur Empirische Sozialforschung, 1960년 설립)이고, 가장 큰 아카이브 는 미국의 ICPSR (Inter-university Consortium for Political and Social Research, 1962년 설립)이며, 세 번째로 큰 아카이브는 영국의 UK Archive(1967년 설립)이다. 이들 은 모두 IT 산업의 발전과 더불어 설립된 조사자료 중심의 데이터 아카이브였다. 그러나 최근에 와서 사회과학 자료 서비스 기관들은 자료와 함께 자료 이용 문헌정보도 제공하고 방법론 교육도 시행하는 종합적 정보 서비스 기관으로 발전하기 시작했다. 독일에서는 ZA 를 중심으로 도서관과 연구소를 연계시켜 연구문헌도 제공하고 방법론 서비스도 수행하는 GESIS(German Social Science Infrastructure)라는 기구가 발전하였고, 영국에서는 UK Archive와 다른 3개의 자료기관들을 연합시켜 조사 및 통계자료와 역사자료를 통합 제공 하는 ESDS(Economic and Social Data Service)가 발전하였으며, 미국의 ICPSR은 자 료 이용 문헌정보 데이터베이스와 방법론 교육 프로그램을 크게 확대하여 왔다.

한국을 대표하는 사회과학 데이터 아카이브는 한국사회과학자료원(KOSSDA: Korea Social Science Data Archive)이다. KOSSDA는 1983년부터 25년간 운영되어 왔던 한국 사회과학도서관의 기반 위에 설립된 비영리 학술정보 서비스기관이다. KOSSDA는 ICPSR, GESIS 그리고 ESDS를 벤치마킹하여 설립되었다. 그러나 KOSSDA는 이들과는 다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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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 아카이브와 도서관을 결합시킨 획기적인 형태의 학술정보기관으로 세워졌다.

오늘날의 큰 도서관들은 연구 자료의 데이터베이스도 구입하여 서비스하나 직접 자료를 수집하여 제공하지는 않는다. 반면에 데이터 아카이브들은 소장 자료를 이용한 연구 문헌 의 정보는 제공하나 문헌 그 자체를 수집하여 제공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KOSSDA는 한 국을 연구하는 데 이용될 수 있는 자료와 문헌이라면 모두 수집하여 통합 데이터베이스로 구축하여 제공하고 있다. 자료와 문헌의 통합 데이터베이스를 제공한다는 것은 자료와 문 헌을 모두 메타데이터와 함께 디지타이즈해서 단일의 데이터베이스 시스템에 업로드하여 동시에 검색할 수 있게 하고 온라인상에서 이용할 수 있게 해준다는 말이다. 따라서 예컨 대, 부패 연구를 위하여 KOSSDA 웹사이트 초기 화면의 자료 검색 칸에 ‘부패’라는 주제 어를 입력하면 부패에 관한 모든 종류의 자료와 문헌을 원하는 대로 다운로드하여 이용할 수 있다. 다시 말해서 KOSSDA의 웹사이트에서는 부패에 관한 조사자료, 통계자료, 기록 문서, 면접자료, 학술지에 게재된 논문, 연구기관에서 발간한 연구보고서, 출판사에서 간행 한 연구단행본 등 모든 종류의 자료와 문헌을 찾아내어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KOSSDA의 데이터베이스는 연구자들, 특히 한정된 시간 내에 보고서를 내야 하는 정책 기관의 연구자들에게는 마치 잘 차려 놓은 밥상과 같다고 할 수 있다. 두 가지 이유에서 그렇다. 첫째는 어떤 주제의 연구이든 연구에 참고할 문헌은 물론이고 조사 및 통계자료와 질적 자료도 쉽게 다운로드하여 이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인쇄 문헌의 경우에는 이용 자가 요청하면 복사우송서비스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둘째는 KOSSDA가 우리나라에 서는 가장 많은 정책 관련 연구 자료와 문헌을 소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KOSSDA는 국무 총리실 산하 주요 국책연구기관들을 포함하여 거의 모든 중앙 및 지방 정부 산하 연구기 관들과 자료공유협약을 맺고 이들이 산출하는 자료와 연구보고서를 기탁 받아 데이터베이 스로 구축하여 이들 기관의 소속원 모두에게 무상으로 제공해주고 있다.

KOSSDA는 주식회사 에스콰이아의 창립자인 고 이인표 회장이 사재를 헌납하여 설립 한 비영리 재단법인으로 한국 사회과학 발전에 지대한 기여를 해왔다. 학술문헌이 부실하 여 어려웠던 시기에 사회과학도서관을 설립해서 연구의 길을 열어주었고 대학 도서관들이 발전하자 도서관보다 훨씬 더 어려운 데이터 아카이브 사업을 새롭게 시작했다. 데이터 아 카이브 사업이 더 어려운 이유는 책은 돈으로 살 수도 있고 기증도 받을 수 있으나 자료 는 돈으로도 살 수 없고 기증받기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는 아직 자료의 공유 의식이 잘 확립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초창기에는 이 사업을 하기가 매우 어려웠다. 그러 나 유수한 연구기관들의 협조가 이루어지면서 자료 기탁이 급속도로 증가하기 시작했다.

이제는 자료 수집보다 자료 처리, 즉 데이터베이스의 구축에 들어가는 예산을 걱정할 지경 에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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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조

관련 문서

보디츠코의 작품을 분석하면서, 공공미술이 비가시적인 것을 가시화하는 시각 예술을 통해 사 회적 이슈를 드러낼 뿐만 아니라 작품 제작을 위한 논의 과정을 통해서도

그러나 OFDM 시스템은 급격한 채널변화에 따라 인접 부채널에 의한 채널 간 간섭이 크게 발생할 뿐만 아니라 많은 부반송파를 이용한 병렬 데이터 전 송과정에서 OFDM 신호의 평균전력에 비하여 순간 피크 전력이 매우 크게 되 어 PAPR도 커지게 된다.이러한 피크치들의 존재는 실제 OFDM 시스템의 구 현에 큰 장애가 될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