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박하다고 표현되는 현대사회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늘 쫓기듯 살아간다.
일에 쫓기고, 학업에 쫓기고, 육아에 쫓기고.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차 한 잔의 여유란 달콤한 휴식이자 마음의 안식이고 다시 출발할 수 있는 활력 충전의 의미를 지닌다.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 도심마다 우후죽순 생겨나는 카 페들이 현대인들에게 삶의 부담을 내려놓고 잠시나마 여유를 즐기라고 손짓한 다. 이처럼 차를 마시는 시간의 중요성이 높아짐에 따라 그 짧은 시간을 보다 즐겁게 보낼 수 있는 작품을 제작하고 싶었다. 작품을 통해 차를 마시는 동안 유희적 경험을 하는 것이다.
초가 연소할 때 데워진 촛불 주변의 공기는 상승하고 식어지면 다시 하강하 는 대류현상이 발생하게 된다. 시중에 이를 응용한 캔들홀더가 있는데 프로펠 러 모양으로 만들어진 가벼운 함석판을 초의 위쪽에 배치하여 상승하는 기류 에 의해 회전하도록 제작된 것이다. 이는 눈에 보이지 않는 순환하는 공기의 흐름을 이용하여 마치 무동력으로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게 함으로써 신기한 재미를 유발한다. 이를 작품에 응용하여 <작품 9>을 제작하였다.
[작품 9] <작품 9>의 구조 [작품 9] <작품 9>의 움직임
이 작품에서 워머는 워머의 기능을 수행하지 않는다. 다만 뚜껑 상단에 있는 티타늄으로 제작된 가벼운 프로펠러를 돌리기 위한 일종의 동력전달부이다.
대류현상에 의해 회전하는 캔들홀더와 마찬가지로 워머에서 데워진 공기는 주 전자 바닥을 관통한 파이프를 통해 수직 상승하여 뚜껑의 프로펠러를 돌린다.
차를 마시는 동안 천천히 돌아가는 프로펠러는 유희적 재미를 유발하여 하나 의 즐길 거리를 제공한다. 이 작품은 차를 따르는 기능에 추가된 유희적 기능 때문에 독특한 형태를 취하는데, 뚜껑부는 원활한 대류를 위해 높게 제작되었 으며 사방으로 공기가 드나드는 창을 내었다. 또한 내부에는 알루미늄으로 제 작된 차거름망을 탈착식으로 제작하여 차주전자로서의 활용성을 높였고 손잡 이는 호두나무를 성형하여 부착하였다. 워머는 알루미늄을 선반 가공한 후 전 면부를 절단 및 개방하여 통기성을 높였으며 마찬가지로 주전자의 굽 둘레에 구멍을 내어 초의 연소에 필요한 공기가 충분히 수급될 수 있도록 고안하였 다.
[작품 9] 회전하는 동주전자, 적동, 알루미늄, 황동, 티타늄, 호두나무, 200×150×280m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