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의 유희적 현상에 주목하면서 흥미로웠던 부분 중 하나는 어린 동물들의 행동이다. 이들은 끊임없는 호기심과 부모 행동의 모방으로 생존에 필수적인 방법을 스스로 배워 간다. 성인 개체로부터 독립하는 순간 곧바로 위험에 직 면하고 안전을 보장받을 수 없기 때문에, 어린 개체는 의존적일 수밖에 없다.
따라서 그들이 가진 최선의 생존법은 부모에게 철저하게 의지하는 일이며 그 럼으로써 보다 건강한 개체로 성장할 수 있다. 아기새를 예를 들면, 한 둥지 안에 있는 여러 마리의 새끼들은 어떻게든 어미가 물어다주는 먹이를 먹기 위 해 눈도 뜨지 못한 채 몸부림친다. 이들이 할 수 있는 것은 고작 입을 더욱더 크게 벌려 어미새의 눈에 더 잘 띄는 일뿐이다. 생존과 직결되어 있기 때문에 비록 작은 새끼지만 매우 치열하게 경쟁한다. 인간의 삶이 마찬가지로 생존에 만 목적이 있다면 오늘날처럼 번영된 문화를 향유하고 있지 않을 것이다. 우 리가 동물과 다른 이유는 즐거움을 통한 정신적 행복을 추구한다는 것이다.
이 작품에서는, 아기새가 먹이를 찾듯 인간이 갈망하는 유희적 욕구를 해소하 는 것을 상징적으로 표현하고자 하였다.
[작품 4] <작품 4>의 움직임
작품의 형태적 의도는 눈도 뜨지 못한 아기새가 입을 벌린 채 고개를 치켜들 고 먹이를 갈구하는 모습이다. 그렇기 때문에 작품의 비례는 갓 태어난 새끼 처럼 머리가 몸에 비해 상대적으로 크다. 작동원리는 사용자가 새의 부리에
있는 홈에 동전을 맞추어 집어넣으면 부리가 닫히며 동전이 지그재그 모양의 목부분을 지나 몸통부분에 저장되는 방식이다. 이 작품에서는 중력 외에는 다 른 에너지가 투입되지 않기 때문에, 부리가 열리고 닫히는 부분을 세심하게 고안해야 했다. 이 부분에는 시소(seesaw)의 원리를 이용하였는데 이를 위해 동전의 이동에 따른 투입부(a)와 출구부(b)의 무게차를 세밀하게 조정하는 작 업이 필요하였다. 최초의 상태는 부리가 열려있는 모습이기 때문에 중심점을 기준으로 a>b의 무게차를 지니지만 동전을 굴려 내리기위해 경사를 출구부 쪽으로 기울여 설정하였다. 동전(c)이 굴러 출구부 끝으로 이동하게 되면 무게 차는 a<b+c가 되기 때문에(따라서 c>a-b이어야 한다) 시소가 기울게 되고 목 부분의 입구로 동전이 빠져나오게 되면 다시 원상태로 돌아가게 된다.
[작품 4] <작품 4>의 구조
지그재그 모양의 목은 몸통 쪽으로 향하는 동전이 굴러가는 모습을 즐길 수 있도록 개방형으로 제작하였다. 몸통은 다이포밍 기법으로 볼륨감을 주어 동 전이 저장될 공간을 만들었다. 그리고 황동으로 제작된 부리와 다리를 제외한 모든 부분을 백동으로 제작하였는데, 이는 동전에 의해 지속적인 충격을 받는 몸체의 내구성을 높이기 위함이었다.
[작품 4] 아기새 저금통, 백동, 황동, 150×50×300m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