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미래전력 소요를 전망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세 가지 요 인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 첫째는 한국의 미래 안보환경이다. 한 국도 변화하는 21세기 글로벌 안보환경의 일반적 특징으로부터 제 외된 지역이 아니다. 둘째는 동북아의 변화이다. 특히 한국의 미래 안보는 중국과 일본의 국제적 행보 전개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 셋 째는 주한미군 재배치에 따른 안보공백과 소요이다. 이하에서는 이 들을 하나씩 검토해보기로 한다.
1. 한국의 미래 안보환경
21세기는 세계화, 정보화 추세와 더불어 안보 아젠다의 복합화, 변화의 가속화, 예측의 어려움 증가 등이 특징인 유동적 안보환경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안보(security)는 일반적으로 핵심 가치에 대 한 위협이 없는 상태(free from threats to core values), 즉
13) 국방백서 2000 , 앞의 책, p. 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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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주권이나 영토 등과 같이 정치체로서의 국가생존을 위해 양보 불가능한 가치에 대한 위협이 없는 상태라 할 수 있다. 전통적 의미 에서 안보라 함은 곧 국가안보를 의미해왔고, 국가안보는 곧 군사적 의미에서 국가에 대한 위협을 격퇴하기 위해 구비해야 할 군사력을 중심으로 논의되어 왔다. 그리고 국가안보의 전통적인 견해는 국제 체계를 타국의 희생을 바탕으로 자신의 안보를 확보하는 투쟁의 장 으로 인식해 왔다. 그러나 이러한 현실주의적 국가안보 개념은 냉전 의 종식과 더불어 큰 변화의 과정을 겪고 있다. 또한 지구화는 정보 기술혁명과 맞물려서 안보의 새로운 영역을 창출하고 있다. 특히 지 구화 시대 안보개념은 과거에 비해 복합화, 즉 안보 위협의 주체와 범위가 확대된다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즉 21세기 안보환경의 특징은 국제관계에서 다양한 비국가 행위자들의 출현과 더불어 안보 의 의미가 단순히 군사적 내용을 넘어서 비물질적인 영역으로까지 확대되고 있는 점을 지적할 수 있다.14)
한국의 미래전력 소요를 전망하기 위해서도 탈냉전 이후 글로벌 차원의 군사안보 환경 변화를 유념해야 한다. 탈냉전 이후 전쟁의 양상은 급속히 정보·지식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다. 90년대 이후 치 러진 걸프전, 코소보전, 아프가니스탄전, 그리고 이라크전에 대한 분석을 토대로 군사전문가들은 21세기 전쟁 패러다임을 다음과 같 이 정리하고 있다.
첫째, 전장을 정밀하게 감시·정찰할 수 있는 센서체계와 실시간 으로 정보를 공유하고 지휘통제를 자동화할 수 있는 전장관리 네트 워크체계가 전쟁수행의 핵심기반으로서 군사력 발전의 근간이 되고
14) Victor D. Cha, “Globalization and the Study of International Security,"
Journal of Peace Research, Vol. 37, No. 3 (2000), pp. 393-3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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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다. 둘째, 다양한 탄도미사일, 순항미사일 및 JDAM 등 장거리 정밀유도와 스마트탄이 획기적으로 발전되고 있다. 셋째, 정보의 봉 쇄 및 테러와 전파 역이용 등 정보기반체계를 교란·마비시키는 정보 전 수단이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 넷째, 소형 고성능 무인항공기 와 무인 자동화 지상 기동장비 등 로봇전 수단이 가속적으로 개발되 고 있다. 다섯째, 세계 각국은 센서체계와 지휘통제 네트워크 및 정 밀 유도무기가 결합된 시스템 복합체계 형성 개념으로 군사력을 변 환시키고 있다.15)
이러한 전쟁 패러다임의 변화는 불가피하게 군대의 성격과 조 직, 임무를 혁신적으로 바꾸는 군사혁신과 군 변환으로 이어지고 있 다. 군사혁신(Revolution in Military Affairs)은 새로운 기술을 응용하여 새로운 군사체계를 만들 경우, 이와 관련된 작전운용 개념 과 조직편성도 혁신적으로 발전시켜 상호 결합시킴으로써 전쟁의 성 격과 그 수행방식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군사혁신은 군사기술의 혁신, 군사조직의 혁신, 작전운용 개념의 혁 신을 3대 축으로 하여 형성된 개념으로 간주할 수 있다. 미국은 이 러한 군사혁신 개념을 보다 광범위하게 전체시스템을 대상으로 하는
‘시스템 복합체계(system of systems)’의 개념으로 확대·발전시켰 다. 즉, 급속도로 발전하는 첨단과학기술을 바탕으로, 정보‧감시‧정 찰(ISR)과 정밀타격무기(PGM: precision guided munition) 를 첨단 전투지휘 자동화체계(advanced C4I)로 연결하면 새로운 하나의 복합체계(a new system of systems)가 탄생되고, 이들 은 전투력의 승수효과(force multiplier)를 수반한다는 것이다.16)
15) 권태영 외, 동북아 전략균형 2003 (서울: 한국전략문제연구소, 2003), pp.
40-41.
16) 군사혁신의 개념에 관한 개략적 이해는 James R. Blaker, "Understanding th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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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변환(transformation)은 군사혁신을 실제 군사력 재편에 적용시키는 과정으로 적어도 세 가지 의미를 지니는 것으로 정리할 수 있다. 첫째, 군 변환은 새로운 안보환경에 더욱 잘 대처하기 위 해 군을 재구성하고 재정향시키는 적응(adaptation)을 말한다. 미 국방부는 90년대에 들어서야 큰 전쟁 중심에서 다양한 비대칭 위협 등 ‘전쟁 이외의 군사작전(OOTW: Operations Other Than War)’에 눈을 돌리기 시작하였다. 적응으로서의 군 변환은 상당히 미흡하였다. 둘째, 군 변환은 국방개혁(defense reform)으로서, 국방부 조직 간소화, 국방관리 개선, 불필요한 비용 절감 등 주로 운용상의 혁신을 의미한다. 셋째, 군 변환은 새로운 정보기술을 활 용하여 정보화 시대 군대로 탈바꿈하기 위해 군사력을 재구성하는 것을 의미한다. 보다 독립적인 전술 단위 확대, 지휘명령 계통 간소 화, 플랫폼보다는 네트워크의 강조, 군 제대간 협동작전 강화 등이 이에 해당한다. 1990년대를 통해 장거리 정밀타격력이 비약적으로 강화되고 군대의 분산형 속성이 증대된 것은 정보기술이 적극적으로 군 변환에 수용된 결과이다. 이 세 번째 의미의 군 변환은 현재까지 가장 성과를 거두고 있는 분야이다.17)
2003년 미 국방부 연례보고서에서는 군 변환의 목적을 다음과 같이 여섯 가지로 제시하고 있다. 첫째, 미 본토와 해외주둔 군사력 을 보호할 수 있어야 한다. 둘째, 원거리 전역에 전력을 투사하고
Revolution in Military Affairs: A Guide to America's 21st Century Defense", Progressive Policy Institute, Defense Working Paper, No. 3 (January 1997); 노훈, 이상현, 세계적 군사혁신 추진동향과 미래전 양상, 2001년도 국방비 관련 정책과제 연구용역 보고서(2001년 11월) 등 참조. 17) Carl Conetta, "9/11 and the Meaning of Military Transformation",
Project on Defense Alternatives, February 6, 2003 (http://www.comw.- org/pda/0302conetta.html, 검색일: 2003년 11월 26일)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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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 셋째, 적의 어떠한 성역도 거부할 수 있는 능력을 구비하여야 한다. 넷째, 적의 공격으로부터 정보 네트워크를 보호할 수 있어야 한다. 다섯째, 정보기술을 활용하여 여러 가지 유 형의 미군 전력들을 상호 결합시켜 합동으로 작전을 수행할 수 있어 야 한다. 여섯째, 어떠한 방해도 받지 않고 우주공간에 접근할 수 있고 우주능력을 적의 공격으로부터 보호할 수 있어야 한다.18) 최 근의 군 변환 논의는 단순히 더 좋은 무기를 만들어내기 위해 새로 운 기술을 사용하는 좁은 개념이 아니라 훨씬 더 포괄적인 개념으로 확대되는 추세이다. 군 변환의 핵심은 지구 차원의 국방태세 재편이 라 할 수 있다.19) 여기에는 미 군사력의 유형, 소재지 및 수를 조 정하고 군사역량을 강화하는 것이 포함된다.
미국은 물론이고 동북아 지역의 강대국들인 중국, 일본, 러시아 등도 예외없이 20세기 산업문명시대 군사력을 21세기 정보문명시 대 군사력으로 전환시키는 국방변혁을 시도하고 있다. 중국은 2002 년 16전대에서 장쩌민 총서기가 “세계 군사혁신 추세에 맞추어 과 기강군(科技强軍) 전략을 실천해야 한다”고 선언한 이래 첨단기술 조건하의 전쟁전략으로 방향을 설정하였다. 장쩌민의 뒤를 이은 후 진타오도 과학기술형 강군 육성 및 질 위주 군대건설(質量建軍)을 목표로 정예화, 통합화, 고효율화를 추진하고 있다.20) 러시아는 18) Donald H. Rumsfeld, Secretary of Defense, Annual Report to the President and the Congress 2003 (http://www.defenselink.mil/- execsed/adr2003/, 검색일: 2003년 12월 5일), pp. 8-9.
19) "Transforming the U.S. Global Defense Posture", Under Secretary of Defense for Policy Douglas J. Feith, speech to the Center for Strategic and International Studies, Washington, D.C., December 3, 2003 (http://www.defenselink.mil/speeches/2003/sp20031203-0722.html, 검색일: 2004년 4월 29일).
20) 동북아 전략균형 2003 , 앞의 책, pp. 191-1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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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3월 푸틴 정부가 출범하면서 ‘신국가안보개념’을 채택한 데 이어 같은 해 4월 ‘신군사독트린’을 정립하였다. 러시아는 새로운 안 보개념에 따른 군사전략으로서 ‘전방위 기동방어전략’을 채택하고 있 다. 새로운 전략의 핵심은 기존의 핵억지력 유지와 더불어 신속대응 을 위한 전략타격체제와 해외투사능력을 강조하는 점이다. 이에 따 라 전력배치가 기존의 2~3차원 전쟁시의 ‘선 개념’에서 미래 4~5 차원 전쟁을 고려한 ‘거점 개념’으로 전환되었다. 일본은 방위계획대 강을 통해 정보 RMA 강화, 독자적 정보능력 확충을 위한 위성능 력 강화, TMD 공동연구 참여 등 21세기형 유연반응 전략, 위기예 방 전략, 억지 및 대처전략에 중점을 두어 대비하고 있다.
이와 같이 한반도 주변 4강은 한결같이 21세기 안보환경에 대 비하기 위해 나름대로의 군 변환에 주력하고 있다. 세계 주요국들의 움직임에 비해 우리는 한국형 군 변환을 얼마나 준비하고 있는가 하 는 관점에서 우리의 미래전력 소요를 전망해야 할 것이다.
2. 동북아 안보환경의 변화
동북아 안보환경에서도 북핵 위기에 더하여 한국의 미래에 영향 을 미칠 중요한 변화가 진행되고 있다.
첫째, 중국의 군사력 증강 추세를 주목해야 한다. 중국은 90년 대 들어 급격한 경제성장과 더불어 군 현대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해 왔다. 중국의 수출은 1990년에서 2003년 사이에 8배로 증가하여 3천8백억 달러를 상회하고 있다. 최근 정황으로 보아 중국이 조만 간 세계적 경제대국으로 성장하리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으며, 중 국의 위상변화는 동아시아 세력판도에도 중요한 변화를 초래할 것이
다.21)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은 최근 하이난도(海南島)
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지역 경제협력 촉진을 위한 비정부기구 ‘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