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 개별 어휘의 변화 양상
2.2.5. 수요자 , 수요가
‘수요자’와 ‘수요가’는 “필요해서 사거나 얻고자 하는 사람”33)을 가리키 는 사전상의 동의어이다. 광고에서 사용되는 모습을 살펴보면 두 어휘 모 두 재화나 서비스를 사용 대상으로 하고 있으나 소비행위의 주체로 수요 자는 개인을, 수요가는 개인과 가구 모두를 포괄하고 있다는 점에서 차이 를 보이고 있다.
(26) a. 수요자가 품질을 보증하였습니다.
[1969.7.10. 금성판매주식회사]
b. 맵시-나 하이디럭스의 안전과 품위에 신뢰와 호평을 보내 주신 수요자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1985.6.19. 대우자동차]
c. 만주粟(속)수입개선에 취하야 / 조선 일반 수요자는…고가로 써야하며…
[1929.1.31. 경성 이장노]
d. 자동차 수요자 여러분에게 알려드립니다.
[1966.11.3. 선진자동차]
e. 공공요금의 실질적 인상.
누가 뭐라 해도 수요자의 부담은 무거워지거나……
[1969.2.11. 2면/경제]
f. 아파트 튀어야 팔린다.
실수요자보다는 주택임대사업을 계획중인 투자자들이……
[1999.12.28. 34면/경제]
33)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http://stdweb2.korean.go.kr)
수요자는 상품의 공급자에 반대되는 개념으로 경제학의 기본 개념이다.
1914년 9월 조선총독부에서 제정한 ‘시장규칙’1조를 보면 시장을 “장옥을
설치하거나 또는 설치하지 않았더라도 구획된 지역에서 매일 또는 정기적 으로 다수의 수요자와 공급자가 내집해 화물의 매매 교환을 행하는 장소” 로 규정하고 있다(박은숙 2008: 293). 그러나 경제학의 기본 개념인 소비자 와 달리 수요자는 법적⋅제도적인 지지기반을 갖거나 또는 그에 상응하는 다른 계기가 없었기 때문에 광고용어로 자리 잡지 못하고 세력을 상실한 것 같다. 광고에서는 ‘소비자’와 사용 범위가 가장 일치하는 대체어로 기능 하고 있다.
다음은 ‘수요가’가 사용된 광고들이다.
(27) a. 금강전구는 좌기지점 판매점에서 폐구교환으로 소매하고
있사오니 서울시내 수요가 제위는 만히 이용하시옵.
[1947.2.18. 금강전구주식회사]
b. 삭까링 수요가 제위에 알리는 말씀
[1956.10.31. 제일화학공업주식회사]
c. 목재 수요가에 희소식
[1955.10.31. 동화기업주식회사]
사전에서는 ‘수요가’와 ‘수요자’가 동의어로 기술되어 있으나 광고어휘로 서 ‘수요가’는 ‘수용가’와 마찬가지로 소비의 행위자가 가구일 경우 사용되 는 지칭어로 정의를 할 수 있다.
‘수요자’와 ‘수요가’가 광고에서 보이는 차이에도 불구하고 함께 묶어서 살펴보는 이유는 두 어휘가 광고에서 사용된 빈도가 너무 낮기 때문이기 도 하고 ‘수요’라는 경제학적 기본 개념을 상위어로 공유하고 있는 어휘이 기도하기 때문이다. 이후 ‘수요가’는 ‘수용가’와 어휘비교를 통해 좀 더 살 펴보는 방법을 택하기로 한다.
[그림18] 수요자, 수요가 광고 사용 건수
0 2 4 6 8 10 12 14 16 18
1920s 1930s 1940s 1950s 1960s 1970s 1980s 1990s
수요자 수요가
[그림18]을 보면 ‘수요자’와 ‘수요가’ 두 어휘 모두 자리를 잡지 못하고 세력이 소멸해가는 과정에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수요자’는 [그림19]
에서 알 수 있듯이 경제학의 기본개념인 수요를 상위어로 갖는 어휘이기 때문에 광고에서와는 달리 위축되지 않고 경제학 용어로 사회 여러 분야 에서 지속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그림19] 수요자의 광고 사용 건수와 신문 전체 사용 건수 비교
0 100 200 300 400 500 600 700 800
1920s 1930s 1940s 1950s 1960s 1970s 1980s 1990s
광고 기사
‘수요가’와 ‘수요자’가 동의어로 사용되는 예는 다음과 같다.
(28) a. 경성피혁계근황.
수요자가 장래안가를 선견하야 수요가 감퇴함이라……
[1920.5.4. 2면/경제]
b. 생사폭락으로 견사업자대타격.
생사의 수요가는 현품만 사고 다시 투기하지 안는 고로……
[1926.10.14. 6면/경제]
아래의 사회면 기사에는 ‘수요가’가 수요자의 동의어로 쓰이는 기능과 다른 양상이 나타난다.
(29) a. 전기회사 요금개정.
수요가 사이에 합당한 방법으로 할 수 잇는데까지 갑이 싸 게 할 생각이외다.
[1924.9.17. 3면/사회]
b. 전력부족과 그 책임문제.
국민과 수요가에게 부담과 불편만 가중시키고도 개선책은 고사하고 반성조차 없다면 누가 이해하고 협조할 것인가?
[1977.3.29. 2면/사회]
20년대부터 전기를 비롯한 사회 기반 시설 사용 가구로서, 내구성 소비 재의 소비행위자로서 ‘수요가’는 ‘수용가’와 경쟁한다. 두 어휘 모두 소비 자 지칭어휘로서 광고에서는 세력을 상실하게 되나 일상언어에서는 ‘수요
가’가 ‘수용가’와의 경쟁에서 밀려 세력이 약화되는 모습을 나타낸다. 두
어휘의 경쟁 양상에 대해서는 제3장에서 상세히 비교해보도록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