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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개별 어휘의 변화 양상

2.2.1. 소비자

「소비자 기본법」에 따르면 소비자란 “사업자가 제공하는 물품 또는 용역 (시설물)을 소비생활을 위하여 사용(이용)하는 자”이다. 소비자에 대한 정 의가 법에 규정되어 있다는 것은 소비자가 소비행위에 관련된 모든 과정 에서 법적⋅제도적 보호를 받는 지위를 갖는 존재임을 의미하며 동시에 기업들이 상품의 판매 전⋅후 과정에 법적인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을 의 미한다. 이러한 소비자의 사회제도 속의 지위는 소비자를 추상적인 층위의

408

5657 4637

361 244 122 24 679

188

7406

3511

486 281 137 108 1522

0

3

5

3 0 0 3 1

0 2000 4000 6000 8000 10000 12000 14000

정치 경제 사회 생활/문화 IT/과학 연예 스포츠 광고 소비자 고객 애용자

규범적이고 동질적인 행위자로 개념화시키며, ‘소비자’라는 어휘가 광고 속 에서 다양한 대체어로 실현되는 양상을 보이는 이유이기도 하다. 따라서 이러한 소비자의 지위변화는 모든 ‘소비자 지칭 어휘’의 지위변화를 동시 에 내포한다.

‘소비자’가 신문에서 기사 영역별로 사용된 비율은 다음과 같다.

[표6] ‘소비자’의 영역별 사용 비율 년대 정치 경제 사회 생활/

문화

IT/과

학 연예 스포

츠 광고 계

1920s 11% 59% 28% 2% 0% 0% 0% 0% 2%

1930s 6% 64% 28% 2% 0% 0% 0% 0% 5%

1940s 10% 45% 45% 0% 0% 0% 0% 0% 2%

1950s 18% 61% 19% 2% 0% 0% 0% 0% 1%

1960s 9% 70% 18% 2% 0% 0% 0% 1% 4%

1970s 6% 59% 30% 2% 1% 0% 9% 2% 16%

1980s 5% 46% 41% 3% 1% 1% 0% 3% 22%

1990s 3% 47% 38% 3% 2% 1% 0% 6% 48%

계 5% 51% 36% 2% 1% 1% 0% 4% 100%

‘소비자’는 신문기사에서 경제면에 51%, 사회면에 36%, 정치면에 5%, 그

리고 광고에 4%가 사용되었다. ‘소비자’는 1970년대에 본격적으로 등장하 여 1980년대에 광고 용어로 자리 잡게 된다. 70년대 이전까지 광고에서는 많이 사용되지 않았지만 경제면과 사회면에서 다른 지칭 어휘들보다 압도 적으로 사용되었고 ‘고객’보다는 32% 정도 더 많이 사용되었다. 광고와 기 사를 분리해서 비교해보면 [그림12]와 같다.

[그림12] ‘소비자’의 광고/기사 사용 빈도수 비교

0 2000 4000 6000 8000 10000 12000 14000

1920s 1930s 1940s  1950s 1960s 1970s 1980s 1990s

기사 광고

다음은 1920년 5월 10일 경제면 기사이다.

(3) 생산자와 소비자 間에 그 이해가 공통이 되지 못하고 서로 배 치가 되는 것은 면치 못할 사실이오……

[1920.05.10. 1면/경제]

소비자는 생산자와 대립하고 있는 위치에 있으며 그 대립점은 자본주의 경제체제 하에서는 해소될 수 없는 것이다. 이러한 두 경제주체의 긴장감 이 ‘소비자’가 ‘고객’이나 ‘애용자’와 달리 본격적인 산업화 이전 시기에 광 고용어로 선택되지 못한 이유 중 하나일 것이다. 기업의 이윤추구 행위가 본질적으로 소비자의 이익과 상충한다는 자각을 불러일으키는 어휘는 광 고에 사용할 용어로 적합하지 않기 때문이다.

(4) 압흐로20) 더욱 이것을 발전케 하야 일부분일망정 우리 경제계

20) <동아일보> 자료를 인용할 때 한글의 표기는 원 자료에 있는 대로 전사하는 것을 원

칙으로 하며 한자는 주요 어휘 비교를 위한 가독성을 높이기 위해 한글로 표기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그러나 한글로만 표기했을 때 현재 한국어 화자의 직관으로 이 해하기 어려운 단어는 한자로 표기한다. 띄어쓰기는 가능한 한 현행 맞춤법에 맞춰 적용한다.

를 회복식히는 동시에 자작자급이 거룩한 성신을 일반 소비자 에게 철뎌히 알리기 위하야……

[1929.11.15. 경성방직]

‘소비자’가 사용된 20년대 광고는 당시 국산품 애용, 즉 물산장려 운동을 기반으로 한 경성방직의 국산 면직물 광고였다. 소비자와 생산자의 이익이 대립하는 관계라는 점에 앞서 일본상품 불매와 국산품 장려라는 전 민족 적 이해관계가 일치하였기 때문에 이성적 자각과 판단을 전제로 하는 ‘소 비자’가 선택되었으리라 추정된다. 상품의 직접적 구매 호소가 아니라 민 족적 각성을 호소하는 캠페인을 전면에 내세운 광고라 등장할 수 있었을 것이다.

광고주의 ‘소비자’ 어휘 사용의 기피뿐만 아니라, 본격적인 산업화 시기 에 들어선 60년대와 70년대의 정부의 소비억제 정책으로 인한 사회전반에 자리 잡은 소비는 낭비이며 부패라는 부정적 인식 또한 ‘소비자’가 광고 용어로 사용되는 데에 장애로 작용하였다.21)

(5) 소비자는 낭비가 심하고, 관리는 부정부패를 일삼는 등 이런 모 든 문제들이 혁신적으로 시정돼야 하고 70년대 지속성장을…

[1970.1.1. 8면/경제]

실제로 소득 증가분보다 소비 증가분이 낮았음에도 불구하고 소비에 대 한 금욕적인 거부의식과 부정적인 사회 인식으로 ‘소비자’가 광고에 등장 하기에 힘든 여건이 만들어졌다. 그러나 이런 상황 속에서 생산자 중심의 경제구조에 대한 반성과 비판, 소비자 보호운동의 활성화, 소비자 운동 단 체들의 등장 등 소비자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제도 정비가 전 사회의 문 제로 대두되었다. (6)에서 보면 ‘생산자 보호’가 당시 사회의 저변에 깔려

21) 12절에 있는 [1]의 시대구분 중 중화학 성장기 내용 참조.

“1979년부터는 방송윤리위원회의 활동에 의해 모든 광고는 소비자 계몽을 위한 소비

절약 캠페인 슬로건이나, 정신순화 운동 슬로건을 삽입시켜야 했음.”(박종민 외 2007:

404)

있었던 보편적 관념이었음을 알 수 있고, 생산자(기업)가 국가의 행정적, 제도적 보호를 받는 위치에 있었음을 알 수 있다.

(6) a. 좋은 상품 선택으로 부정식품 몰아내자.

국민보건, 소비자 보호 뿐만 아니라 생활도덕에 토대를 둔 믿는 사회를 건설한다는 면에서도 부정식품의 축출이 시급 히 요청된다…… 소비자는 집중된 조직의 횡포에 기만당하 기 일수다…… 생산자 보호, 수출증대, 경제건설 등 일련의 국가 시책도 중요하겠지만 국가 백년 대계는 국민 바로 소 비자의 어깨에 매여 있는 것이다…… 현명한 소비생활은 부 정식품의 퇴치에 지름길이다. 분산된 상태의 소비자는 연 약한 하나의 개체에 불과하나 뭉쳐진 힘은 강하다. 일찍이 선진국에서는 십구세기 초부터 강력한 소비자보호단체가 결성되어 스스로의 권익옹호에 앞장서왔다.

[1971.9.13. 부정식품 추방 지상 캠페인]

b. 소비자 보호법 제정⋅업자의 경제윤리 앙양 시급. 상의 심 포지움

[1971.12.8. 3면/경제]

소비자를 기업 이윤 창출의 도구로만 여기고 일단 판매만 이루어지면 그 후 어떤 책임도 지지 않았던 기업에 대한 규제 요구가 전사회적으로 수용 되었다. 광고에서도 ‘소비자’가 전체 지칭 어휘들 중에서 가장 높은 빈도수 로 등장하며 이러한 사회적 여건의 변화를 반영하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 은 1980년 「소비자 보호법」의 제정으로 이어졌고, 소비자는 법적⋅제도적 장치의 보호를 받는 권리의 주체가 되었다.

(7) 소비자주권의 확립 무엇이 문제인가

권리선언뿐-구제⋅예방기능 미흡. 소비자보호법 = 기본법 있으 나 시행령 없어……

[1981.3.6. 1면/경제]

소비자 주권이란 소비자가 경제의 주체로서 상품의 생산과 가격 결정에 관여할 권리를 말한다. 대량생산, 대량소비의 사회에서 소비자의 외면은 단순히 기업 이윤의 감소만을 야기 하는 것이 아니라 수요의 감소에 따른 공급의 감소, 그에 따른 경제 전반의 위축을 가져오게 된다. 결국 소비자 주권이란 소비자의 권리인 동시에 대량생산, 대량소비의 단계에 들어선 자 본주의 경제체제의 존립기반이 되기도 하는 것이다. 드디어 우리 경제가 소비가 경제의 흐름을 좌우하는 단계에 들어서게 되었음을 알 수 있다.

(8) 요즘 소비자 단체들은 소비자보호운동이란 피동적 용어 대신 소 비자운동이라는 주체적 표현을 쓰고 있다. 이는 운동이 소비자가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사회운동이어야지 소비자가 누구로부터 보호되고 또 어느 곳으로부터 힘을 받아 움직이는 존재여서는 안 된다는 의미인 것 같다.

[1981.3.17. 3면/사회]

60년대 시작된 소비자 보호운동은 1970년 민간단체인 ‘한국소비자연맹’

이 설립되면서 본격적으로 전개되었고 1980년 소비자보호법 공포로 사회 제도 속에서 정착하게 되었다. (8)에서 보여주는 능동적인 ‘소비자운동’으 로의 전환요구는 기업의 이윤추구 앞에서 절대적으로 약자였던 소비자가 이제 법에 의해 기본권익이 보장되는, 법에 의해 규정받는 존재22)로 기업 과 법적으로 대등한 관계에 들어섰음을 드러낸다.

(9) 금성사서 피해보상위 처음 설치 - 소비자보호에 업계 앞장.

가전제품을 비롯한 공산품의 아프터 서비스가 미흡하다는 소비 자들의 여론이 이는 가운데 국내가전업계에서 제품 보증 수리 강화 등 자발적인 소비자 보호 운동을 펴기 시작했다. 금성사 는 자사 가전제품 무상보증기간을 1년에서 3년으로 연장하고 국내 업계 처음으로 소비자 피해보상 위원회를 설치, 대대적인

22) 소비자의 권익이 법에 의해 규정되었다는 것은 이것을 어겼을 때 기업이 법적인 처 벌을 받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소비자 보호운동을 펴기로 했다.

[1984.1.7. 3면/경제]

이러한 사회의 변화는 광고에 수용되어 다음과 같이 나타난다.

(10) a. 소비자께 드리는 사과의 말씀.

……

2. 이 광고 내용중 냉장실의 높이가 늘어난 것은 사실이나, 냉장고 윗부분 폭은 실제로 줄었음에도 늘어난 것처럼 사 실과 다르게 광고하였고 밑부분 폭은 실제로 늘어난 것보 다 과장되게 표시한 것이라는 공정거래위원회의 의결과 이 에 따른 시정 지시를 접수했습니다.

……

4. 소비자보호에 앞장서야 할 폐사가 광고표현기법의 미숙 으로 잠시나마 소비자 여러분의 심려를 끼쳐드린 점, 지면 을 통하여 사과드리오며 앞으로 제품 개발, 품질 개선, 아 프터 서비스에 가일층 노력을 경주 하여 소비자 여러분의 성원에 보답코저 하오니 더욱 뜨거운 성원과 편달로 이끌 어 주시길 부탁 올립니다.

[1981.7.7. 주식회사 금성사]

b. 창립26주년 금성사 소비자와의 대화합. 금성소비자의 해 선 언.

... 진실로 소비자를 위하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

기 위해 금성사는 올해부터 다각적인 계획을 수립하고 완 벽한 실천을 통해 ‘기업과 소비자와의 대화합’이라는 새로 운 장을 열어 참된 소비자 보호에 앞장설 것을 굳게 다짐 합니다!

1. 소비자 보상위원회 신설, 운영

2. 금성가전제품의 보증기간을 3년으로 연장 3. 당일 써어비스 체제 확립

4. 전국 100만 가구 순회 써어비스 계속 실시

관련 문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