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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념 학습의 측면에서 이념형이 갖는 의의와 한계

된다. 베버는 이념형의 형성과 관련하여 ‘종합’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을 제시하지는 않지만, 이념형이 종합적인 구성물이라는 점을 여러 차례 언급한다(Drysdale, 1996: 84). Weber(1904)는 중세의 특정 시기 사람들 의 정신생활을 구성하는 요소를 토대로 ‘기독교적 신앙’이라는 이념상을 만들 경우, 이 이념상은 신앙교의, 교회법적 규범, 관습적 규범, 생활신 조 및 그 외에 수많은 개별적 연관성들의 결합으로서, 이 결합을 우리 가 하나의 ‘이념’으로 연결하는 것이 종합이라고 설명한다. 즉, 하나의 이념으로 연결되는 수많은 개별적 연관성들이 모순되지 않고, 순수하게 논리적인 의미에서 완벽하도록 체계화하는 것을 종합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념형 구성의 핵심 과정이 대상의 중요한 특성을 선별하여 ‘추상화’하 고 ‘종합’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속성 모형이 전제하는 개념 정의와 유사 하다고 볼 수도 있다. 그러나 속성 모형은 본질적이고 결정적인 속성과 그렇지 않은 속성이 있다고 전제한 반면 베버가 강조하고 선택한 특성은 본질적, 절대적이라기보다 그 사회의 문화적 맥락에서 의의와 가치를 가 지는 것이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또한 속성 모형은 종종 ‘규칙 모형’

이라고 불릴 만큼 개념의 속성인 규칙을 배우고 그 속성을 대상에 적용 하여 개념에 속하는지 여부를 분류하는 것에 가장 큰 주안점을 두었으나 (구정화, 2001: 207), 베버는 다양한 이념형의 구성 가능성을 열어둠으로 써 이념의 구성을 통해 드러나는 독특한 의미를 강조할 뿐, 현상의 분류 자체를 중요한 목적으로 삼지 않는다.

체로서 학습자의 능동성과 주체성을 장려할 뿐 아니라, 개념의 다원성과 주관성을 인정하면서도 객관성을 모색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함으로써 사회과의 개념 학습에 다양한 의의를 갖는다.

첫째, 베버는 “이념형이 목표로 하는 것은 분류 혹은 평균적 속성을 규명하려는 것이 아니고 바로 문화 현상의 독특한 개별적 특징을 늘 규 명하는 것(Weber, 1904; 김광기, 2014: 65에서 재인용).”이라고 주장하며 사회과학적 개념의 목표를 명확히 하였다. 베버는 개념을 습득하고 그에 따라 분류하는 것이 일반화에 대한 관심을 토대로 하므로 개별적이고 특 수한 현상의 사회문화적 의의와 복잡한 연관맥락을 포착하지 못할 위험 이 있다고 비판하며, 사회과학에서 개념의 궁극적 목적은 ‘분류’에 있지 않음을 강조하였다. 본 연구자는 베버의 이념형이 개념 학습에 갖는 중 요한 의의 중 하나가 바로 여기에 있다고 본다. 베버의 이러한 개념관은 개념을 중심으로 실재를 재단하고 이분법적 분류 경향을 심화시킬 우려 가 있는 상황에서 ‘개념’이 필요한 진정한 이유가 무엇인가, 개념 학습의 궁극적인 목적이 무엇인가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때 문이다.

한 현상의 개별성이 주된 관심의 대상이 되는 경우에서의 인과 문제는 법칙의 문제가 아니라 구체적 인과적 연관맥락의 문제이며, 어떤 공식 속으로 이 현상을 하나의 범례로서 수렴시킬 것인가라는 문제가 아니라, 어떤 개별적인 상황 구도의 결과에 이 현상이 기인하는가 하는 문제이다

…… 규칙성의 설정은 인식의 목적이 아니라 수단이다. 따라서 가령 우리의 일상 경험 세계에서 확인될 수 있는 인과적 연관관계의 규칙성을 하나의 ‘법칙’으로 공식화할 것인지 여부는 개개의 경우에 따라 결정되어 야 할 유용성의 문제이다(Weber, 1904; 전성우(역), 2011: 72-74).

개념의 주된 기능을 일반화와 분류로 생각하는 입장, 즉 개념이 범주 화를 통해 많은 대상을 효율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해준다는 측면에 중

점을 두는 사람들에게 베버의 주장은 이상하게 여겨질 수도 있다. 그래 서 “특정한 개별 현상을 설명하는 것만으로 과연 개념이라고 불릴 수 있 는가? 개념이라는 자체가 일반화의 산물이자, 분류를 위한 수단 아닌 가?”라는 문제를 제기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베버는 유형 적(類型的)인 것과 유적(類的)인 것을 구분하며 어떤 유(類) 개념도 그 자체로 ‘유형적’ 성격을 갖지 않는다고 말한다.

경험적 현상들에 공통되는 것을 종합한 것에 불과한 단순한 유(類) 개념 과 유적인 이념형 간의 경계선은 경우에 따라 유동적이다. 그러나 어떤 유(類) 개념도 그 자체로서 ‘유형적’ 성격을 가지고 있지는 않으며, 순수하 게 유적인 ‘평균치’ 유형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어디서든 - 가령 통계학에 서 - ‘유형적’ 크기가 논의될 경우, 이 크기는 단순히 평균치 이상을 내포 하고 있는 것이다. 현실에서 집단 현상으로 일어나는 과정들의 단순한 분 류가 문제가 되면 될수록, 이 분류는 한층 더 유(類)개념적 성격을 띠며, 이에 반해 복잡한 역사적 연관 맥락을 이 연관 맥락에 고유한 문화 의의 를 내포하고 있는 구성 요소를 중심으로 하여 개념화해야 하면 할수록, 이 개념은 더욱더 이념형적 성격을 띠게 된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이 념형적 개념 구성의 목적은 항상 문화 현상들의 유적인 것이 아니라 오 히려 정반대로 그들의 특수성을 명료하게 표출시키는 것이기 때문이다 (Weber, 1904; 전성우(역), 2011: 103-104).

그러나 베버가 특수성을 중시했다고 해서 일반적인 것이 불필요하다거 나 일반적인 것의 의미를 간과한 것은 결코 아니다. 오히려 정반대로 베 버는 추상적인 유(類) 개념의 구성과 같은 일반적인 것에 대한 인식이 전혀 없다면 개별적인 것에 대한 인식도 불가능하다고 본다. 그렇다면 그는 특수한 것이 아니라 일반적인 것을 더욱 중시한 것인가? 그렇지 않 다. 베버는 인식의 목적이 아니라 수단으로서 일반적인 법칙이나 규칙성 의 의미를 수용할 뿐이다.

개념이나 법칙이 인식의 수단이 된다는 의미를 명확히 하기 위해 개념

의 일반성에 대한 듀이의 설명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본다. 듀이는

How we think

』(1910)에서 개념이 그 용도와 적용 때문에 일반적인 것이지 개념을 구성하는 내용 요소 때문에 일반적인 것은 아니라고 주장 한다.

어떤 의미가 획득되는 순간 그것은 이해를 넓히는 작업 도구, 다른 사 물을 이해하는 도구가 된다. 따라서 의미는 다른 사물을 포함하기 위 해 ‘확장된다.’ 일반성은 새로운 사례를 이해하기 위한 적용 속에 있지, 그것을 구성하는 요소에 있지 않다. 수많은 대상의 공통 잔여물, 증류 찌꺼기로 남은 특성의 집합은 단지 수집, 재고, 합계된 것이지, ‘일반적인 아이디어’는 아니다. 어떤 한 가지 경험에서 강조된 두드러진 특성이 다른 경험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었다면, 그 특성은 적용에 기여를 했기 때 문에 거기까지의 일반화가 된다(Dewey, 1910; 정회욱(역), 2011: 148).

듀이의 설명에 따르면, 개념이 일반성을 가진다는 것은 해당 개념의 내용이 모든 현상에 적용될 수 있을 정도로 보편적이고 본질적이라거나 혹은 그래야 함을 의미하지 않는다. 개념은 특정한 현상을 통해 얻은 경 험이 다른 경험이나 대상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에 일반성을 갖는 것이다. 그렇게 본다면 개념은 일반화의 산물이라기보다 일반화의 도구라고 보는 것이 적절할 것이다. 그러나 개념이 일반화의 도구가 된 다고 해서 일반화나 법칙 그 자체가 개념의 목적이라고 할 수는 없다.

또 한 가지 중요한 것은 모든 대상에 대해서가 아니라 개념의 적용을 통 해 이해에 도움을 준 대상 범위까지만 일반화가 되는 것이라는 점에서 일반화의 범위에 있어서 한계를 가진다는 점이다.

베버가 비판한 일반화는 듀이의 주장과 반대로 개념을 구성하는 요소, 즉 특정 개념의 내용 그 자체에서 일반성을 찾는 입장으로 보인다. 개념 의 내용 그 자체에서 일반성을 찾게 된다면, 해당 개념의 범주에 속하는 것과 아닌 것을 분류하는 것이 중요해지고, 결국 특수한 현상의 의미는

놓쳐버리는 결과를 초래한다. 게다가 현실의 다양한 사례나 현상을 포섭 하기 위해 ‘일반성’에 집착할 경우 개념은 지나치게 추상화되어 빈약해지 고 무의미한 것이 되기 쉽다(Weber, 1904; 전성우(역), 2011: 74-75). 연 구할 의미가 있는 중요한 사실, 현상의 특수한 의미는 그것이 다른 것과 공통적으로 갖는 관점이나 특징에서는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둘째, 이념형은 학습자가 능동적인 주체로서 새로운 개념을 구성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며, 개념의 다원성을 사실로서 인정할 뿐 아니라 당위로서 지향함으로써 현실을 이해할 수 있는 다양한 관점을 긍정한다.

이는 개념 학습에 있어서 현재의 이론, 개념에 대해 비판적인 태도를 지 니고 새로운 상(像)을 그려볼 것을 요구함으로써 학습자를 수동적인 수 용자가 아니라 능동적인 창조자로 자리매김하게 한다는 의의가 있다. 이 념형으로서 개념은 개념의 습득 과정에서도 과거의 어느 시대 누군가가 만들어 놓은 것, 일반적이고 보편적인 것으로 개념을 습득하는 것이 아 니라, 어떤 사회문화적 맥락 속에서 그러한 개념이 탄생했는지를 이해함 으로써 구체적인 연관맥락 속에서 해당 개념을 수용한다. 그리고 현재의 사회문화적 맥락 속에서 그러한 개념이 유의미한지 아닌지를 판단함으로 써 현재 사회에서의 가치와 문화적 의의를 토대로 새로운 이념형을 구성 해볼 것을 요구하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이는 어떤 현상과 이를 설명하 는 개념에 대해 더욱 깊이 이해할 수 있도록, 즉 기존의 개념에 대한 폭 넓고 깊이 있는 이해를 가능하게 해준다. 개념이 탄생한 특정한 맥락을 이해하는 것은 개념을 하나의 추상적인 사고(思考)의 산물 - 물론 실제 개념은 그렇게 만들어진다. - 로서만이 아니라, 실제적이고 사회적 산물 로서 더욱 생생하게 학습자에게 다가오게 만든다. 또한 학습자에게 개념 구성이라는, 하나의 이념으로서 개념과 실재를 연결하려는 노력을 요구 함으로써 현상에 대한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 다. 게다가 베버는 실재의 복잡성, 변화가능성이라는 사실의 측면에서도 다양한 이념형의 존재를 인정하지만, 사회과학이 영원히 젊음을 유지해 야 하는 학문이라는 점을 언급하며 새로운 개념을 구성하려는 시도가 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