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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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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말
지금 우리의 농어촌은 매우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다. 1990년 초반만 하여도 도시 근로자 가구와 거의 비슷했던 농가소득은 이제 70%대로 떨어지고 말았다. 외국 농산물에 대한 수입개방 확대로 우리 농어촌에 돌아올 소득이 그만큼 줄어든 셈 이다. 문제의 심각성은 농어업의 장래가 여전히 불투명하다는 것이다. FTA로 대 표되는 무역자유화협정은 세계적인 대세를 형성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지금 진행중인 DDA(Doha Development Agenda)농업협상에서는 농산물의 수입관세를 낮추고 수입량을 확대하자는 쪽으로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것 같다. 우리 농업의 상징인 쌀마저 개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닥칠 가능성이 높다.
농어업 소득의 감소는 농어촌지역의 활력을 저하시키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농어촌을 떠나고 있다. 더욱이 급격하게 노령화되고 있다. 농어촌에 어린애 울음 소리가 그친 지 오래며, 여기 저기 빈집만이 늘어나고, 농사를 지어도 빚만 늘어 나고 있는 것이 오늘날 우리 농어촌의 현주소다.
개방화, 자유화의 물결 속에서 농어촌의 문제 상황은 피할 수 없는 것인가? 농 어촌을 회생시킬 새로운 대안은 없는가? 사실 이러한 물음은 새로운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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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수 차례에 걸쳐서 논의된 바 있으며 그 해답 또한 어느 정도 나와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농어촌에 대한 틀에 박힌 인식, 경직된 행정관행 등에 사로잡 혀 그 실행은 쉽지 않았다. 새로운 정부가 탄생한 이 시점에서 이 문제를 다시 거 론하는 것은 매우 의미심장한 일이라 생각한다. 새 정부의 출범과 함께 우리 사회살기 좋은 농어촌을 위한 새 정부의 정책과제
박시현|한국농촌경제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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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변화와 개혁의 기운을 빌어서 새로운 농어촌 개발방안을 실천에 옮길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되기 때문이다. 여기에서는 농업 이외의 관점 에서 농어촌을 활성화시키는 방안을 강구해 보기로 한다. 이 글에서 논의하는 내 용들이 기초가 되어 새 정부의 농어촌 활성화 정책의 밑거름이 되었으면 하는 바 람이다.
농어촌지역의 문제 상황
농어촌지역이 낙후한 이유는 기반산업인 농어업의 쇠퇴에 기인한다. 지역경제성 장 이론에 의하면 어떤 지역의 성장은 기반산업의 성장률과 파급효과의 크기를 나타내는 승수의 크기에 의해서 결정된다고 한다. 이 이론을 농어촌지역에 적용 하면 기반산업(농어업)의 쇠퇴는 비기반산업인 서비스 산업의 쇠퇴를 가져오고 지역경제 전체의 쇠퇴로 이어진다. 지역경제가 쇠퇴한다는 것은 지역 내의 시장 규모가 축소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다시 서비스 산업의 쇠퇴를 가져오고 서 비스 산업의 쇠퇴는 다시 생활의 불편을 초래하여 인구 유출요인으로 작용하게 되며, 인구가 유출되면 다시 시장규모가 줄어드는 악순환이 계속된다.
1960년대 산업화를 시작한 이래 농어촌에서는 이러한 악순환 구조가 끊임없이
반복되어 왔다. 다만 1980년대까지는 우리가 선택한 국가적인 성장전략에 의해 농어촌이 희생되어 왔다면 이제는 세계화의 물결 속에서 우리의 의지와 관계없이 농어촌의 악순환 구조가 가속화되고 있다는 점이 다를 뿐이다. 이러한 악순환의 결과를 한눈에 나타내주는 지표가 농어촌지역의 인구다. 1960년대에 시작된 농어 촌 인구감소는 아직도 그 행진이 멈추지 않고 있다. 그 결과 전국 대비 읍, 면 인구 비중이 20% 수준으로 감소하였다. 농어촌의 인구감소는 자족적인 지역경제 체제 를 무너뜨리고 있다. 2000년 현재 전국의 면 중 32%가 인구 3천 명 이하 규모다.지금과 같은 인구감소 추세가 계속된다면 2010년에 인구가 2천 명 미만으로 줄어 있을 면이 전체의 40%에 해당할 것이다. 1천 명 미만의 면도 전체 면의 9%에 해 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면 단위에서의 자족적인 시장기능이 발휘되기 어렵다. 학교를 비롯하여 상당수의 공공시설물이 유휴화되고 있으며 이 발소, 미장원 등 기초 서비스업도 수지를 맞추지 못하고 문을 닫고 있다.
한편 농업 여건이 어려워지면서 농가는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1990년에 57%
였던 읍·면 지역의 농가비율이 2000년에는 39%로 떨어지고 있어 농촌의 비농업 인구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아짐을 시사하고 있다. 농촌에서의 농가비율 역시 갈수
록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개방화의 영향을 반 영하여 농업부문의 장기 지표를 예측한 한국농 촌경제연구원의 KREI-ASMO 모형에 따르면, 우리나라 농가 호수는 2001년 약 135만 호이던 것이 2011년에는 약 97만 호로 매년 3.5% 가량 씩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농촌주민의 기동성이 급격히 향상되는 반면, 과소화로 인해 최소시장 범위가 넓어져서 농어 촌지역의 생활권은 점차 광역화되고 있으며 상 위중심지로 농어촌지역이 포섭되는 결과를 낳고 있다. 많은 지역에서 중심도시(시·군청 소재 지) - 중심소도읍(읍·면소재지) - 마을로 이어 지는 전통적인 3계층 중심지 체계가 무너지고 개별 가구와 중심도시가 직결되고 있다. 이와 함 께 농어촌 사회의 기반이 되는 마을 공동체의 역 할이 갈수록 퇴조하고 있다.
한편 농어촌의 지역적 차별성이 갈수록 심화 되고 있다. 과거 비교적 유사한 속성들에 따라 평야지대, 산간지대, 근교지대 등으로 구분할 수 있었던 농어촌지역이 보다 다차원적인 특성에 따라 분화되면서 훨씬 다채로운 양상으로 변화 되고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 대도시 근교의 일 부 농어촌에서는 도시민들의 주거 교외화 확산 으로 인해 오히려 인구가 증가하면서 과소문제 와는 전혀 다른 고밀도·난개발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또한 전통적으로 산간오지로 분류되었던 농어촌지역 가운데는 관광객 방문이 늘어나면서 새로운 활력을 되찾는 경우도 있는가 하면 조건 불리성을 극복하지 못한 채 공동화되어 버리는 곳도 발생하고 있다. 이와 같이 농어촌의 분화현 상이 심화됨에 따라 하나의 기준으로 농어촌을 진단하고 개발전략을 세울 수 없게 되었다. 각
지역마다 나름의 자연적, 문화적, 인적 자원을 동원하여 지역 고유의 발전모델을 모색해야 할 단계로 접어든 셈이다.
농어촌의 새로운 역할 및 개발전략
농어촌의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고 새로운 공간 으로서 농어촌이 거듭나기 위해서는, 지금과 같 이 농어업과 농어업인을 주대상으로 하는 개발 전략에서 벗어나 새로운 개발전략을 모색할 필 요가 있다. 이를 위해서는 국민들이 농어촌공간 에서 무엇을 기대하며, 농어촌이 국토공간상에 서 어떠한 역할을 수행해야 하는지가 먼저 정립 되어야 한다.
국민들이 기대하는 농어촌의 역할로서 첫 번 째 들 수 있는 것은 다양한 산업이 병존하는 복 합산업 공간이다. 두 번째는 환경에 대한 국민들 의 의식이 점차 높아지면서 농어촌이 가지고 있 는 어메니티(amenity) 기능의 중시다. 세 번째, 정보화가 진전되고 재택 근무가 확산되며 주5일 근무 등이 실시됨에 따라 쾌적한 주거공간으로 서의 역할이 강조되고 있다. 네 번째, 전국을 반 나절로 묶어주는 고속 교통망이 정비됨에 따라 농어촌 지역에서의 관광 및 여가활동이 더욱 더 증가할 전망이다. 다섯 번째, 은퇴자 또는 노령 자 거주지로서의 역할이 증대될 것이다. 여섯 번 째, 자연 및 농사 체험, 전통문화유산 체험 등 다 양한 체험활동을 통한 교육기능이다.
이러한 역할에 대응하면서 사람이 살 수 있는 정주공간으로서 농어촌이 거듭나기 위해서는 지 금까지와는 다른 개발전략이 모색될 필요가 있 다. 첫째, 농어촌이 도시민에게 열린 공간이 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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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야 한다. 다시 말하면 농어촌 개발정책 대상이 도시민에게로 확대되어야 한다.
지금까지 농어촌 개발정책의 주대상은 농어업인에 맞추어져 왔다. 농사를 짓기에 편한 공간구조, 농어업인이 도시민과 대등한 수준의 생활수준을 누리는 것들이 농어촌 개발정책의 주요 목표였다. 심지어 농촌개발정책의 시행으로 도시민이 이 익을 향유하면 그 정책은 잘못된 정책으로 평가되는 경우도 있었다. 이러한 폐쇄 적인 사고방식에서 벗어나는 것이 중요하다.
둘째, 도시적 편리성 추구보다는 농어촌이 가지고 있는 다양성과 쾌적성을 유 지·발전시켜야 한다. 지금까지 농어촌 개발정책은 도시적인 편리성, 물리적 현 대화, 전국적 획일성 추구가 정책 목표였다고 할 수 있다. 농가주택을 도시형 주 택으로 신·개축하였으며, 도로나 하천을 직강화, 시멘트화하는 것이 농어촌 개 발사업의 주된 내용이었다. 문화마을사업은 전국 어디에서나 비슷한 모습의 마을 을 만들어냈다. 농어촌 고유의 생태환경과 자연경관을 유지·보전하며 개별 지역 이 가지고 있는 다양한 모습을 지키려는 정책적 관심이나 노력은 상대적으로 부 족하였다. 그 결과 농어촌의 다양성은 훼손되고 쾌적성은 저하되었다. 이제는 이 러한 개발전략에서 탈피할 때다.
셋째, 모든 지역에 대한 분산투자보다는 개발의욕이 높고 성장가능성이 높은 지역을 선별하여 육성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이른바 선택과 집중이다. 앞에서 살 펴본 바와 같이 농어촌의 과소화와 기동성의 증진은 어쩔 수 없이 일부 공간의 집중적인 이용을 초래하고 있다. 산간 오지의 일부 마을은 소멸을 눈앞에 두고 있으며, 면소재지의 중심기능이 갈수록 쇠퇴하고 있다. 상황이 이러한 데도 지금 까지의 농어촌 개발사업은 형평성을 중시한 분산투자가 이루어졌다. 중심마을 정비, 소도읍 가꾸기 등 정책적으로는 효율성을 강조한 사업들도 실제로 사업이 집행되는 과정에서는 소위 나눠먹기식 투자가 추진되었다. 과소화가 더욱더 심 각하게 예견되는 마당에서 과거와 같은 지역안배식 농촌개발사업은 지양되어야 할 것이다.
넷째, 주민과 행정과의 파트너십 중시다. 앞으로 농어촌 지역에서 요구되는 사 업은 어메니티 증진, 도농교류를 통한 농촌지역 활성화 등과 같이 연성적(soft-
ware)인 사업이 주가 될 것이다. 이러한 사업들은 물적인 뒷받침보다는 사람의 노
력에 의해 달성될 수 있는 것들로서 주민의 참여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과거의 농어촌 개발사업은 중앙부처에서 하달하는 사업을 지방자치단체나 공기업에서 시행하는 방식이 주류를 이루었다. 이러한 방식에서는 예산 규모에 따라 사업물 량이 사후에 확정되며, 그 결과에 따라 사업대상지가 선정되기 때문에 주민의 의견이 사업추진 과정에 반영될 수 있는 여지가 적 었다. 사업이 추진되는 과정에서 주민은 사업의 참여자(주체)가 아니라 사업의 수혜자(객체)였 던 셈이다. 이러한 개발방식에서 벗어나 주민과 행정이 파트너십을 유지하면서 사업을 추진해가 는 방식이 향후 농어촌 개발방식의 주류를 형성 할 것이다.
농어촌 개발의 주요 과제
1. 안정된 정주기반 구축
1) 공간 선택과 집중 개발
농어촌 개발에서 가장 중요하게 강조해야 할 점 은 안정된 정주기반을 형성하는 것이다. 이는 현 재 살고 있는 사람들이 더 이상 농어촌을 떠나지 않으며 더 나아가서는 도시에서 새로운 사람들 이 이주해와 농어촌에 마음을 붙이고 살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이는 농어촌의 문제만이 아니라 국 토의 균형발전에도 필수적인 것이다.
먼저 농어촌 거점 중심도시를 육성하는 것이 다. 여기에서 중심도시는 통합시와 군청 소재지 또는 성장가능성이 높은 읍 등이 해당한다. 이러 한 지역에 산업시설, 유통·금융·문화·복지·
생활관련 시설 등을 집중적으로 입지시켜 중심 성을 높이며, 배후 농어촌과의 교통·정보망을 구축하여 거점으로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또한 이들 중심지는 농어촌이 가지고 있 는 쾌적성과 풍부한 자연환경을 일상적으로 접 할 수 있는 프론티어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다음으로 농어촌 정주의 기초단위인 마을을 보다 살기 좋게 하기 위한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
여야 한다. 전통적으로 마을은 농어촌 지역사회 를 지탱하는 근간이었다. 과소화, 개인주의화로 인해 마을 공동체가 약화되고 있지만 여전히 마 을은 개발단위로서 유효하다. 특히 그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는 농어촌지역의 공익적 기능을 실 천하기 위해서는 마을이 가장 적합한 개발단위 가 될 수 있다. 예를 들면 일본의 경우와 같이 마 을과의 계약을 통해서 조건불리지역 직불제를 실천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전국의 5만 가까운 마을을 모두 개발 한다는 것은 효율적이지 못하다. 따라서 성장가 능성이 높거나 개발의욕이 높은 마을을 선택하 여 지원함이 바람직하다. 소멸이 예상되는 마을, 공동체로서 기능을 상실하는 마을에 대한 투자 는 그 성과가 크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농어촌의 정주기반을 강화하기 위한 방안으 로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주거지개발이다. 앞으 로의 농어촌은 산업공간보다는 주거지공간으로 서의 수요가 증가할 전망이지만 쾌적한 주거지 를 계획적으로 제공하는 정책수단은 미흡한 실 정이다. 농어촌 주거지 개발을 위해서는 우선 현 재 추진하고 있는 주거환경정비 정책을 보완할 필요가 있다. 주민들의 수요가 많은 주택융자금 지원규모(현재 호당 2천만 원)를 늘리고 이자율 은 하향 조정하며 주택융자금 지원이 가능한 주 택규모 상한(현행 30평)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
또한 관광시범마을, 중심마을, 성장가능성이 높 은 마을 등을 대상으로 하여 마을단위 주거환경 개선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여야 한다. 주거 지 개발은 양질의 택지개발에서 시작된다. 따라 서 농어촌 지역에서도 다양한 형태의 택지개발 사업을 할 수 있도록 제도를 정비할 필요가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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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그 예로서 실버용 주택단지, 농촌형 임대주택, 전원주거단지 등을 정책적으로 조성하고 농지 등의 토지 소유자가 조합을 형성하여 택지개발사업을 추진할 수 있도록 관련 법률을 정비할 필요가 있다.
2) 농어촌 공간의 쾌적성(amenity) 증진
새로운 정부에서는 쾌적성 증진을 농어촌 공간정비의 주요 목표로 설정할 필요가 있다. 농어촌 어메니티의 유지·보존은 국토공간을 아름답게 꾸미는 일이며, 동 시에 농어촌 지역의 장소적 매력을 높여 주어 농어촌 관광 등을 통한 소득 증가에 도 기여할 수 있다. 또한 농어촌 어메니티는 WTO 농업협상 의제 중의 하나인 농 업의 비교역적 사항(NTC)의 주요 요소다. 따라서 협상 결과에 따라서는 농어촌 지역에 대한 지원 근거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농어촌의 쾌적성을 증진하기 위해서는 먼저 환경친화적 관점에서의 농어촌정 비사업이 추진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도로, 하천, 택지개발, 농업기반 정비사업 등에 적용할 수 있는 환경친화적 계획 및 시공기법과 자연재료의 활용 방안을 지속적으로 연구·개발해야 한다. 또한 계획단계에서 환경 및 생태자연 등을 충분히 배려할 수 있도록 환경정책기본법에 규정되어 있는 사전환경성검토 제도, 환경영향평가법의 환경영향평가제도 등이 제대로 작동될 수 있어야 한다.
한편 종합적인 관점에서 농어촌의 자연환경을 보존하고 쾌적성을 증진시킬 수 있 는 다양한 사업을 개발·추진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면 농어촌의 자연생태계(수 변공간, 비오톱 등)를 보호하고 녹지공간(예: 농어촌공원)을 조성하는 사업을 농 업생산기반 및 농어촌생활기반사업과 연계하거나 혹은 독자적으로 추진할(예: 농 어촌자연환경종합정비사업(가칭)) 필요가 있다.
농어촌 어메니티의 핵심요소인 경관보존을 위한 종합적 노력이 요구된다. 농 어촌 경관에 대한 사회적인 관심은 점증하고 있는 반면 농어촌 경관을 체계적으 로 유지·보존·창출하려는 노력은 거의 없었다는 점에 유념하여, 우리 실정에 적합한 농어촌 경관을 창출하고 이를 유지하고 보전하기 위한 종합적인 노력을 기울여 나가야 한다. 우선 농어촌 경관은 주민의 자발적 노력에 의해서 이루어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여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 주민의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할 수 있는 제도적인 장치를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 방안으로 지방자치단체 차 원에서‘경관형성 및 자연경관보전조례’를 작성하여 그 지역의 경관형성계획을 수립하고 주민과 지방자치단체와의‘경관협약’을 체결하여 주민 스스로 경관보전 활동을 수행하도록 한다. 이는 외지인의 무분별한 개발로부터 해당 지역을 지킬
수 있는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경관 조례 및 경관협약 체결은 법적인 강제보다는 조 례나 협약이 체결된 지역 내지 마을에 대해서 시 범사업 지구로 선정하는 등 행정적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방안을 통하여 장려함이 바람직하다.
주민과 지방자치단체의 노력과는 별도로 중앙정 부 차원의 종합대책도 필요하다. 한국형 경관자 원의 발굴, 경관계획수립 방법, 경관을 배려한 사업추진 방안에 관한 연구사업을 추진하는 것 들이다. 예를 들면 시범마을 혹은 지역을 선정하 여, 건축경관, 가로경관, 마을화단 조성 등을 내 용으로 하는‘농어촌경관정비시범사업(가칭)’을 추진하는 것이다.
3) 농어촌 교통여건 개선
농어촌의 생활권이 광역화되고 사람들이 노령화 되면서 중심지와 거주지를 연결하는 대중교통 여건개선이 시급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농어 촌 교통의 가장 큰 문제점은 시장에 의해서는 수 지가 맞지 않는다는 점이다. 현재는 정부가 보조 금을 지급하지만 계속되는 교통수요 감소에 따 라 운행기피 노선이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농어촌 교통서비스를 개선하는 방안으로 공 영제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 즉 기존의 운송회사 가 수지 악화를 이유로 기피하는 노선에 대해서 는 보조금을 통해 유지하기보다는 공영화나 주 민자치조직으로의 운행주체 변화를 유도하는 것 이다. 이와 함께 현재와 같은 고정된 노선과 배 차간격에서 탈피하여 비관행적 노선운영방식을 도입하는 방안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면 영국에서와 같이 지역 중심지에 교통지원센터 등을 두고 다이얼버스나 택스버스제 등을 운행
하거나, 지역 내에 파트너십을 활용하여 통학시 간 외에는 통학버스를 지역 내 순회버스로 활용 하는 방안 등이다.
도서어촌지역에서는 농촌지역보다 대중교통 이 더욱더 취약하기 때문에 각별한 정책이 요구 된다. 특히 연안여객선의 서비스 수준을 높이기 위한 각종 지원 등이 요구된다.
2. 다양한 소득원 창출과 농어촌 경제 활성화
1) 다양한 산업입지 촉진
다양한 소득원을 창출하여 농어촌 경제를 활성 화시키는 것이 새 정부 농어촌 정책의 주요 과제 가 되어야 한다. 앞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농어 업의 쇠퇴는 도시근로자 가구와 농어가의 소득 격차를 갈수록 크게 하고 있다. 그러나 농어업에 만 의지해서는 농가소득 전망이 불투명하기 때 문에 농어업 외의 다양한 산업이 농어촌에 입지 하도록 하여 취업기회를 증대시키는 방안을 적 극적으로 모색해야 한다.
농어촌에 산업을 입지시키는 하나의 방안으 로 지금까지 추진해온 농어촌 공업화 정책을 지 속할 필요가 있다. 농공단지 정책은 1984년 시작 된 이래 적지 않은 문제점도 노출되었다. 예를 들면 대다수 입주업체가 중소기업으로 생산성이 낮고 경기변동에 취약하며, 노임소득 외에 지역 경제에 대한 파급효과가 낮고, 입주업체가 필요 로 하는 인력이 부족하다는 점 등이다. 그러나 농공단지는 고용측면에서 많은 기여를 하는 것 으로 나타나고 있다. 농공단지정책을 지속함에 있어 유의해야 할 것은 농공단지가 입지한 지역 에서 산업 - 생활 - 교육 등이 모두 이루어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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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어촌 중심지로 기능할 수 있도록 입지선정기준을 강화하고 입지 후 연계사업들 이 추진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농산물 가공산업 등 향토산업이 농어촌 지역에 활발하게 입지할 수 있도록 각 종 규제 등을 완화해야 한다. 예를 들면 전통주류의 제조시설 기준을 현행보다 완 화하고 특히 맥주에 대한 생산시설 기준을 완화하는 소규모 맥주제조장 면허제도 의 도입을 검토하거나 농어촌지역 전통식품 가공업에 대해서는 취득세·등록세 등을 면제하며 재산세·종토세·법인세 등은 일정기간 동안 감면하는 것을 검토 하는 것 등이다.
2) 농어촌 관광의 활성화
농어촌 관광을 농어가의 소득증대 및 농어촌 지역경제 활성화 수단으로 자리매김 하여 이를 적극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 농어촌 관광은 농어업과 농어촌의 다 원적 기능을 상품화함으로써 큰 자본을 들이지 않고도 소득을 향상시킬 수 있는 정책수단이다. 농어촌 관광은 환경농업과 체험어장 등과 연계하여 이루어지기 때 문에 농수산물의 직판매를 촉진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 또한 도시민은 농어촌 관 광을 통하여 농어업과 농어촌의 다원적 기능을 체감하며 농어촌을 이해할 수 있 는 기회가 될 수 있다.
농어촌 관광은 이제 막 시작단계에 있기 때문에 앞으로 추진해야 할 과제가 많 다. 가장 먼저 수요자의 농어촌 방문을 촉진하는 정책들이 추진되어야 한다. 도시 민의 의식조사 및 시장조사를 정례화하여 이를 농어촌 관광경영 및 정책 수립의 기초 자료로 활용하며, 도시 주부 등의 농어촌 방문을 알선하거나 청소년들의 농 어촌 체험활동을 장려하는 것 등이다. 한편 농어촌 관광의 물리적 기반이 되는 농 어촌다움(rurality)과 쾌적성을 보존하고 재창조하기 위한 사업을 추진하거나 마 을 단위 농어촌 관광개발 사업을 추진하여 농어촌 관광의 물적 및 인적 기반을 확 충하는 것도 필요하다. 이와 함께 농어촌 관광을 저해하는 각종 규제를 완화하거 나 지원체제를 확립하는 것도 중요하다. 또한 농어촌 관광의 최종 수익이 개별 경 영체의 영업활동을 통해서 발생한다는 점을 중시하여 개별 경영체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는 것도 중요하며 현재 농어촌 관광 관련자가 농어촌 관광에 대한 이해를 넓히고 실무 기술을 습득할 수 있도록 교육·훈련사업을 실시할 필요가 있다. 이 와 함께 농어촌 관광이 독자적인 산업으로 자리잡을 때까지 관련자를 조직하고, 업계의 서비스 수준을 향상시키며, 마케팅 활동을 지원할 수 있는 민간기구를 구 성하는 것도 필요하다.
3) 도시자본의 적극적 유치와 직불제 도입 농어촌 내부의 자생적인 성장이 한계에 달한 상 황에서 농어촌지역의 활성화는 도시와의 관계를 통해서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도시자 본이 농어촌에 자발적으로 투자할 수 있는 환경 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 도시자본의 농어촌 유 입은 농어촌지역의 투자를 활성화하고 도시민의 왕래를 촉진하여 농어촌 지역경제 성장에 기여 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도시자본의 농어촌 유치분야에는 여러 가지 가 있을 수 있으나 농어촌만이 갖고 있는 다원적 기능을 활용하여 1·2·3차 산업이 조화를 이루 는 복합산업 공간으로 개발하되 특히‘전원주 거’, ‘여가·휴양공간’으로서의 농어촌 개발에 중점을 두고 추진한다. 그러나 시장에만 맡겨둘 경우 도시자본의 농어촌 유입에는 한계가 있으 므로 세제 및 금융상의 인센티브를 제공하거나, 규제 완화, 알선, 정보 제공 등 다양한 정책적 노 력이 필요하다. 예를 들면 이농 등으로 유휴화된 농어촌의 주택을 도시민이 은퇴주택 및 주말용 주택 등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하거 나 도시민의 농가주택 보유 또는 구입이 용이하 도록 투기가 우려되는 지역을 제외한 농어촌지 역에서는 1가구 2주택 양도세를 감면 조치해야 한다. 지역경제 파급효과가 큰 관광·체육·위 락시설을 유치하며, 민간기업과 개인이 노인주 택단지나 복지시설에 대한 투자여건을 조성하는 것도 바람직하다.
생활여건과 영농조건이 불리하고 농외소득 기회도 적은 중산간·도서지역에서는 지역을 활 성화하는 마땅한 수단이 제약되어 있다. 이러한 지역은 조건불리지역 직접지불제를 도입하여 농
어촌의 공동화 억제와 지역사회 활성화를 도모 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 즉 기존 의 지역개발정책 추진 위주에서 직접지불방식으 로의 전환을 통해 효과성을 제고하는 방안을 검 토하는 것이다. 다만 직불제가 자칫 주민들의 의 타심을 조장할 염려가 있기 때문에 정부나 지자 체의 일방적 지원에 그치지 않고 지역주민의 의 지와 능력을 개발하는 방향으로 실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농어촌 교육여건 및 의료서비스의 개선
농어촌 인구가 빠르게 감소함에 따라 농어촌 학 교의 학생 수와 학급의 감소로 학교의 통폐합이 진행되는 등 농어촌 교육여건이 계속 악화되고 있다. 이촌향도(離村向都)하는 세대의 상당수는 교육여건이 좋은 대도시에서의 자녀교육을 주목 적으로 하고 있다. 따라서 살기 좋은 농어촌을 만들기 위해서는 교육여건 개선이 시급하다.
농어촌 교육여건 개선의 핵심은 농어촌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하여도 좋은 대학에 진학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현재 일부 대 학에서 도입을 검토하는 지역할당제가 강력한 수단이 될 수 있다. 또한 대학의 농어촌학생 특 별전형 모집비율을 확대하는 방안과 농어촌 출 신 학생들의 도시유학에 따른 경제적 부담을 경 감시켜 주기 위한 대학생 기숙사 건립 등의 지원 방안을 강구한다.
한편 경제성장과 더불어 국민들의 삶의 질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면서 농어촌 주민들의 보 건·의료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특히 전 국민을 대상으로 국민건강보험을 실시한 이후 농어촌지
역 주민들의 의료기관 이용률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보건의료기관의 약
92%, 그리고 병상 수의 약 89%가 도시지역(
洞部)에 분포하기 때문에 농어촌 주 민들의 의료기관 이용이 매우 불편하다.보건의료기관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농어촌지역에서는 공공보건 의료기관의 기능과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농어촌 공공의료의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 는 보건소는 지역보건의료의 중심적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공중보건 한의사 와 공중보건 치과의사의 배치를 확대하고, 이동진료차량 등을 확보하며, 보건지 소 및 보건진료소와 네트워킹 체제를 완비하여 전문의료서비스에 대한 접근성을 보장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보건지소는 1차 보건의료기관으로서의 역할을 충실 히 수행할 수 있도록 1차 의료장비 및 방문보건의료차량 등을 보완하며 공중보건 의사의 숙소 개·보수 등을 지원한다. 노인 및 거동불편자가 손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보건진료소의 장비를 충실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보건지소 또는 보 건진료소를 통폐합하는 경우 지역주민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하도록 하고, 보건 지소가 폐쇄되는 지역은 순회진료를 강화하여 기초적인 보건의료 수요에 대응하 여야 한다.
맺음말
이상에서 제기한 정책들은 새로운 정부에서 우선적으로 시행해야 할 사업내용들 이다.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강조하고 싶은 것은 이러한 사업들을 효율적으로 추 진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는 것도 새로운 정부가 해야 할 중요한 문제라는 점이다.
현재 농어촌 개발사업은 여러 부처가 유사한 사업을 중복하여 추진하는 경향 이 있다. 여러 부처가 유사사업을 수행함으로써 단기간에 정책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농어촌 전체 공간을 대상으로 하는 통일된 비전 제시와 일관 된 사업추진이 어려우며, 부처간의 역할 분담이 분명치 않아 새로운 개발수요를 반영한 사업 추진이 어렵다는 문제점이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먼저 각 부처 모두에게 적용될 수 있는 계획 및 개발제도를 확립할 필요가 있다. 대표적인 것으로 현행‘국토계획및이용에관 한법률’상 도시·군 기본계획 - 도시·군 관리계획 - 지구단위계획이라는 계획체 계가 마련되었으나 이를 농어촌지역에서 실현하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제도 보완 이 요구된다. 예를 들어 동법상의 제2종 지구단위계획이 농어촌의 실정에 맞게 다 양하게 수립될 수 있도록 규정을 보완해야 한다. 이와 관련하여 마을계획의 수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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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정 부 에 바 라 는 국 토 정 책 5
을 장려할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계획에 의거하 여 마을의 난개발을 방지하며, 해당 주민에게 계 획 수립과정은 지역의 미래상 및 필요 사업 등을 구상하는 기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수립된 계획에 대한 법적 구속력을 부여하는 것이 어렵 다면 각종 유인조치를 통한 계획의 실천성을 제 고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계획이 수립된 마 을에 대해서는 공공개발 사업의 우선 시행권을 부여하거나 각종 시범사업 공모시에 가산점을 부여하는 방안 등이다.
다음으로 중앙부처간 농어촌 개발업무를 종 합 조정하여야 한다. 특히 오지면(행자부), 일반 면(농림부), 도서 및 어촌(행자부, 해수부), 산촌 (산림청) 등 유사사업을 공간적으로 분할하여 시행하고 있는 현재의 공간정비 체계를 각 부처 간 기능에 맞추어 재편할 필요가 있다. 과거의 경험을 볼 때 부처간의 업무조정은 단시일 내에 해결되지 않는다. 이에 대비하여 과도기적인 조 치로 농어촌지역 개발사업을 담당하는 부처간의 상설협의체를 구성·운영할 필요가 높다. 상설 협의체에서는 농어촌 관련 개발사업의 조정 및 통합 방안에 대하여 논의하고, ‘농어촌개발사업 통합시행지침’을 작성하여 공동으로 적용할 수 있을 것이다.
농어촌 개발사업비 배분도 조정되어야 할 것 이다. 현재 농어촌 개발사업은 편리성 추구에 많 은 투자재원이 배분되고 있는데 이를 조정하여 농어촌 정주기능 강화, 농어촌의 다원적 기능 제 고를 위한 환경 및 어메니티 관련 사업의 투자 비중을 높여 나갈 필요가 있다.
이상에서 말한 방안 등은 농어촌이 당면하고 있는 어려움에 비하면 사소한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농어촌을 살기 좋게 하 는 획기적인 대안 마련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사 소한 것들의 중요성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이슬 비에 가랑잎 젖는다는 속담처럼 다양한 정책들 을 꾸준하게 추진할 때 우리 농어촌의 미래가 보 장된다고 생각된다.
참고문헌
농어업·농어촌특별대책위원회. 2002. 「농어업·농어촌의 새로운 활로」
박시현 외. 2000. 「환경친화적 농촌마을 정비 시스템 개발에 관한 연구」
한국농촌경제연구원. 2002. 「농업전망 2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