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고일_2019.10.10 심사기간_2019.11.01-14 게재확정일_2019.11.30
그림책에 나타난 색채의 알레고리 – 피부색의 표현을 중심으로
A study on the Allegory of Color in Picture book - Focusing on Expression of Skin Color
이현지_홍익대학교 대학원 / 문철(교신저자)_홍익대학교 시각디자인학부 Lee, Hyun Jee_Graduate School of Hongik University /
Moon, Chul(Corresponding author)_Division of Art & Design, Hongik University
차례 1. 서론
2. 인물의 표현과 색채 2.1. 주관적 색채론
2.2. 시각예술에서의 피부색
3. 그림책에 나타난 색채의 알레고리 3.1. 은유의 확장
3.2. 기표와 기의의 편차 3.3. 다의미
4. 결론
참고문헌
그림책에 나타난 색채의 알레고리 – 피부색의 표현을 중심으로
A study on the Allegory of Color in Picture book - Focusing on Expression of Skin Color
이현지_홍익대학교 대학원 / 문철(교신저자)_홍익대학교 시각디자인학부 Lee, Hyun Jee_Graduate School of Hongik University /
Moon, Chul(Corresponding author)_Division of Art & Design, Hongik University
요약 그림책의 색채는 단순히 대상의 특징을 사실적으로 표현하는 데에 그치지 않고 다양한 역할을 가지며 작품의 의미를 보다 깊이 있게 만들어주고 있다. 특히 인물 표현에 사용된 색채는 높은 시각적 주목성을 가지며 작가의 의도를 보다 인상적으로 전달해주고 있다.
색채는 문화적 관습과 연결되어 상징적 의미를 가지기도 한다. 그러나 상징을 통해 색채와 의미를 도식적으로 연결시키는 행위는 자칫 잘못하면 다양한 해석의 가능성을 방해하기도 한다. 이에 본 연구자는 그림책에서 인물 표현에 사용된 색채가 관례적으로 사용되는 데에 그치지 않고 알레고리로 해석할 수 있는 여지를 가지고 있는 사례를 분석하여, 그림책 속 색채의 알레고리가 어떻게 표현될 수 있는지를 살펴보았다.
이를 위해 문학과 예술 전반에서 나타나는 알레고리의 구조적 특성을 은유의 확장, 기표와 기의의 편차, 다의미 등 세 가지 형태로 분류한 다음, 그림책 속 신체색이 가지는 의미를 I.R.I 이미지스케일과 롤랑 바르트의 의미작 용이론을 이용해 분석해 각각의 작품이 알레고리의 구조적 형태 중 어디에 해당되는지를 살펴보았다. 그리고 그 것이 어떤 양상으로 표현되고 있는지를 분석해 보았다. 그 결과 그림책 속 색채의 알레고리는 다음과 같은 형태 로 표현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첫째, 그림책 속 색채는 각각의 색채가 의미를 가지기보다 다양한 색이 사용된 방식 자체가 은유의 확장으로 작 용하며 알레고리적 의미를 가지기도 한다. 둘째, 색채의 일반적인 상징성과 다른 의미로 색이 사용되는 형태로 나타나며 그 간극을 통해 사유의 기회를 제공하기도 한다. 셋째, 색채가 일반적인 색채연상에서 비롯된 의미를 뛰어넘어 보다 깊이 있는 의미를 보여주는 형태로 나타나기도 한다.
이상과 같은 연구 결과를 통해 그림책 속 색채의 알레고리는 다양한 형태로 표현되며 작품에 깊이를 더해준다 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The color of a picture book does not stop simply expressing the characteristics of the object realistically. It has various roles and makes the meaning of the work more deeply. In particular, the colors used in body of person expression have high visual attention and convey the artist 's intention more impressively. Colors have symbolic meanings connected with cultural customs.
However, the act of linking color and meaning schematically through symbolism may interfere with the possibility of various interpretations. Therefore, I analyzed the cases where the colors used in the picture expression are not only conventionally used but also interpreted as allegory, looked at how the color allegory in the picture book can be expressed.
The structural characteristics of allegory in literature and arts are classified into three types:
metaphorical expansion, deviations of signs and meanings, and multiple meanings. And I analyzed the body color with Semiotic Analysis of Roland Barthes and I.R.I image scale. As a result, it was found that the allegory of the color in the picture book is expressed in the following form. First, the colors in the picture book are not the meaning of each color, but the various colors are used as an extension of the metaphor itself and have allegorical meaning.
Second, colors are used in a different meaning from the general symbolism of colors, and they provide opportunities for thought through the gap. Third, colors may appear beyond the meaning derived from general color associations and show deeper meaning.
Through these research results, we have learned that the allegory of color in the picture book is expressed in various forms and adds depth to the work.
중심어
색채 알레고리 그림책
ABSTRACT Keyword
color allegory picturebook
1. 서론
본 연구자는 선행연구를 통해 그림책의 일러스트레이션 표현이 양가적인 의미를 가질 수 있으 며, 양가적인 속성을 가진 소재의 사용, 자의적인 색채의 사용 등을 통해 양가성을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본 연구자가 이 논문을 통해 보다 심도 있게 다루고자 하는 것은 대상의 실재를 묘사하는 도구가 아니라 상징으로써 사용된 색채의 알레고리인데 양가성은 알 레고리의 주된 특징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그림책에 있어 색채는 대상의 성질을 사실적으로 묘사하기도 하지만, 때로는 일종의 상징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고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많은 학자들이 색채의 본질에 대해 연구해 왔 다. 그 중에서도 특히 괴테는 경험과 실험을 바탕으로 인간이 색을 어떻게 느끼며, 색에서 어떤 이미지를 연상시키며, 색에 따라 어떤 정신적 작용을 일으키는지에 대해 탐구했다. 그는 색채가 감성과 도덕성을 내포하고 있으며, 언어와 같은 상징성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괴테의 영향을 받아 주관적 색채론을 전개한 슈타이너는 색채가 상상력을 통해 대상의 이면에 있는 실체를 파악할 수 있는 매개체라 주장했다. 이들의 주관적 색채론은 인상미술과 추상미술에서의 색채 사용에 대한 이론적 근거를 마련했다.
색채 연상이 전통과 결부되어 하나의 관습으로 굳어지면 상징성을 띄곤 하는데, 글과 그림의 상호작용을 통해 메시지를 전달하는 그림책에도 색채가 상징적 의미로 사용되곤 한다. 그림책 속 색채의 상징성에 대한 연구는 이미 여러 연구자들에 의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유동관 (2001)은 색채의 상징성과 색채 감성을 잘 활용해 내용을 보다 잘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했고, 김희현, 이하경(2011)은 색채표현을 객관적으로 수치화시킨 연구를 통해 유아용 그림책에는 전체 분위기와 내용 흐름을 고려한 색채가 사용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연구가 단순히 색채의 연상이 가지는 상징성에 그림책의 색채를 대입하는 정도에 머물고 있어, 그림책에서 색채가 가지는 상징성을 심도 있게 다룬 경우를 찾아볼 수 없다. 이에 본 연구자는 그림책의 색채가 단순히 연상에서 비롯된 상징을 통해 분위기나 감정 을 표현하는 수준을 넘어서, 표면적인 그림 속에 감추어진 작가의 의도와 생각을 보여주는 장치로서 사용된 사례를 찾아보고자 한다. 이러한 시도는 현대미술에서는 이미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마티스와 같은 야수파 화가들은 색채를 강렬한 개성을 표현하는 수단으로 활용해 인간의 피부색을 파랑, 보라 등 실제와 다른 색으로 표현했으며, 스페인의 사진작가 Angelica Dass는 다양한 인종, 연령, 국적의 사람들을 촬영하여 그들의 피부색과 동일한 팬톤 색을 찾는
‘Humanæ’ 시리즈를 통해, 인종과 피부에 대한 고정관념과 사회의 차별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 을 제기했다.
이를 위한 분석의 도구로 사용된 것이 알레고리다. 알레고리는 겉으로 드러난 비유와 숨겨진 뜻 사이의 차이를 유추와 상상을 통해 인식하게 함으로써 의미체계를 형성시키는 특징을 가지 고 있는 수사법이다. 그렇기 때문에 단순히 사회적인 통념에서 비롯된 상징을 넘어서 그 이상 의 복잡한 관념을 표현하고자 하는 색채를 분석하기에 적절한 개념이라고 할 수 있다.
본 연구자는 그림책 속에서 색채의 알레고리가 표현되고 있는 양상을 살펴보기 위해, 문학과 예술 전반에서 알레고리가 활용되는 유형이 그림책의 색채에 어떻게 작동될 수 있는지를 살펴 보고자 한다. 그림책은 낱장의 그림을 모은 책이기에 앞서 일종의 문학이고, 특히 그림책에서 의 알레고리는 그림책의 문학적인 특성과 떼어놓을 수 없는 개념이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색채 라는 수단을 통해 그림책에 다양하고 복잡한 의미를 담을 수 있는 방법들을 모색해 보고자 한다.
본 논문에서 연구자가 특히 주목하는 것은 그림책 속 색채 중에서도 인간의 신체를 표현하는 색이다. 인간의 신체는 다양한 시각예술분야에서 작가의 사상과 철학을 드러내는 장치, 다양한 조형적 실험의 무대로 사용되며 다양한 의미를 전달해왔다. 이에 색채의 알레고리를 표현하기 에 가장 적합한 소재이기에 인간 신체의 색채 표현에 주목하였다.
2. 인물의 표현과 색채 2.1. 주관적 색채론
색채의 알레고리적 특징을 살펴보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색채의 주관적 특징에 대해 고찰할 필요가 있다. 오늘날 색의 주관적, 심리적 특성에 관한 규명은 괴테(Johann Wolfgang von Goethe, 1749-1832)에서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다. 그는 색의 본질을 과학적으로만 증명한 뉴턴에 반해, 관찰과 실험을 통해 색채가 자연, 인간, 물질의 통합적 유기체임을 주장함으로써 색채를 지각하는 필수조건이 관찰자의 감각이라는 것1)을 강조했다. 색을 실증적 존재가 아니 라 상징적 존재로 본 괴테의 색채관은 쉔마커스, 슈타이너 등으로 이어졌으며, 이들의 연구는 인상미술과 추상미술의 이론적 근거2)를 제시했다.
슈타이너(Rudolf Steiner, 1861-1925)는 색채를 눈의 현상으로 인식한 괴테의 색채론에 바탕을 두고 색채 인식이 인간의 본질과 어떤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지에 대해 고찰했다. 슈타이너에게 있어 색채는 상상력을 통해 숨겨져 있는 실체를 인식할 수 있는 매개체라 볼 수 있다.3) 이러한 슈타이너의 색채관은 색채가 상징, 알레고리와 같은 정신작용과 연결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다.
또한 쉔마커스(Schoenmaekers,1875-1944)는 슈타이너의 색채관을 보편적인 진리로 연결 시키는 작업을 했다. 그는 삼원색인 빨강, 파랑, 노랑만이 존재하는 색채라고 생각했고, 노랑은 빛, 파랑은 어둠, 그리고 빨강은 노랑과 파랑의 결합4)이라고 생각했다.
지금까지 살펴본 색채의 정신적 작용에 대한 이론은 색채 조화 이론에도 영향을 주었다. 쉐브 릴(M.E.Chevreul, 1786-1889)은 색채 조화의 명확한 원리를 최초로 정립한 인물 중 한 사람 이다. 그는 잔상과 계속대비, 동시대비의 해설을 통해 추상미술과 옵아트에 영향을 미쳤고, 병치 혼합에 관한 연구를 통해 인상주의, 신인상주의에 영감을 주기도 했다.
그는 색채의 대비 현상을 연구하여 72조각의 색상환으로 구성된 색채 시스템을 만들었는데, 이것은 색채가 우리 머릿속에 창조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것5)을 보여준다.
프랑크 만케(Frank H. Mahnke, 1947-)는 그의 저서 『색채, 환경, 그리고 인간의 반응』에 서 색채의 경험을 개인적 관계, 시대사조 및 패션, 스타일의 영향, 문화적 영향과 매너리즘, 의식적 상징화, 색 자극에 대한 생물학적 반응 등 반응의 6단계 피라미드로 설명6)했다. 그는 이 이론을 바탕으로 색채의 심리적 효과를 주장했다.
요제프 알베르스(Josef Albers, 1888-1976)는 의식적인 선택보다 시각적인 경험이 우리의 색채 지각 방식을 결정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구조적이거나 지적인 고려보다 시각 경험의 탁월 함을 처음으로 강력히 주장하였다.7)
지금까지 살펴본, 색채의 정신적 작용에 대한 여러 학자들의 주장과, 그들의 주장 중 색채의 상징성과 연관된 부분을 표로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
핵심 이론 색채의 상징성
슈타이너 색채는 인간의 초감각적 인식의 결과라고 주장. 색채는 상상력을 통해 그 이면에 있는 실체를 인식할 수 있는 매개체라고 주장.
쉔마커즈 삼원색에 근거한 조형적 질서 주장. 삼원색이 진리를 담고 있다고 주장.
쉐브릴 색채대비의 명확한 원리를 정립. 색채가뇌에 창조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것을 확인.
만케 반응의 6단계 피라미드로 색채의 경험을 설명. 색채의 심리적 효과 중시.
알베르스 시각 경험의 중요성 강조. 색채는 객관적인 이론이 아니라 경험으로 설명되어야 함.
<표 1> 학자들의 색채 이론 정리
1) 이윤민, 「시각문화와 괴테의 색채론」, 한국색채학회 학술대회, 2007, p.54
2) 이혜경, 「괴테의 색채이론으로 본 바우하우스 이론가들의 색채 성향 분석」, 한국과학예술포럼 10, 2012, p.160 3) 조관용, 「블라봐츠키와 르돌프 스타이너의 색채론의 비교」, 예술과 미디어 13권 1호, 2014, p.131
4) 황연숙, 「색채이론을 바탕으로 본 근현대건축의 색채 경향에 관한 분석」, 이화여자대학교 과학기술대학원 석사학위 청구논문, 2001, p.41
5) 박현일, 최재영 지음, 『색채학사전』, 도서출판 국제, 2006, p.117 6) Linda Holtzsche, 『색채의 이해』, 시그마프레스, 2015, p.55 7) 위의 책, p.136
괴테, 슈타이너 등이 주장한 색채의 주관성은 색채의 상징성에 대한 이론적 근거를 마련했다.
칸딘스키(Wassily Kandinsky, 1866-1944)는 괴테의 이론과 신지학 등을 수용하여 감각적 색채는 내면 혼의 울림이며, 존재확인의 한 방식이라 주장하며 주관적 색채를 통해 자아를 표현했다.8) 또한 몬드리안(Peter Mondrian, 1872-1944)은 기호화된 형태와 색채요소들이 보편적이고 완전한 평형을 보장하는 우주와 자연의 핵심이라고 주장하며, 빨강, 파랑, 노랑의 삼원색이 절대적인 객관성을 상징한다9)고 보았다.
특정한 색채가 대다수의 사람에게 공통된 연상 작용을 일으키는 경우에 그 색은 하나의 상징적 기호로써 역할하게 된다. 색의 상징적인 의미는 고정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문화, 시대, 지역에 따라 조금씩 차이를 보인다. 같은 색이라도 지역에 따라 다른 상징성을 가지기도 하고, 시대의 변화에 따라 의미가 변하기도 한다.
색채의 상징적 의미는 한 사회가 지고한 역사를 통해 이룩해 놓은 문화적 코드이므로 근본적으 로 잠재태(Dynamis)적인 것이다. 다시 말해 언제나 인간의 주관 속에서 잠재하고 있는 의미 체계라 할 수 있다. 반면 실제 사용된 색채는 사용자의 특수한 목적과 실제 효과, 유행, 개인의 선호 등이 작용한 개별적 표현이기 때문에 근본적으로 현실태(Energeia)적인 것이다. 그것은 인간 개개인의 자유로운 활동에 의한 결과물이다. 따라서 색채의 의미를 올바르게 이해하고자 한다면, 먼저 인간의 잠재태적, 정신적 규칙으로서 색채의 의미를 바르게 이해하고 나서, 구체 적으로 색채가 사용되는 현실태의 경향을 이해해야 한다.10)
색채의 상징적 의미는 지역, 문화, 시대에 따라 차이가 있다. 그러나 이런 차이에도 불구하고 인류에게 공통적인 연상작용과 상징을 불러일으키기도 하는데, 이는 색채학을 연구하는 많은 연구자들의 연구 대상이 되었고, 중요한 연구 성과를 만들어냈다.
2.2. 시각예술에서의 피부색
다윈은 그의 저서『인류의 유래』에서 “우리는 모든 인종의 사람들이 그들의 아름다움에 있어 서 피부색을 아주 중요한 요소로 여겨 왔음을 알고 있다.”11)고 기술했다. 고대이집트인이 빨자 신들을 묘사하는 데 빨간색을 과하게 사용하고 아시아인은 노란색, 북방계 사람은 흰색, 흑인 은 검은색으로 묘사한 것처럼,12) 피부색은 인종을 구분하는 기준, 미와 추를 가르는 기준으로 사용되며 인종과 민족의 정체성을 표현하는 수단으로 사용되어져 왔다.
예술가들, 특히 시각예술 분야의 작가들은 인간의 피부색이라는 소재를 통해 작가의 사상과 철학을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시도를 꾸준히 지속하고 있다. 인간이라는 소재의 시각적 표현요 소 중 색채는 작가의 미학과 조형관을 투영하는 주된 장치로 사용되었다. 20세기 인상파 화가 들은 얼굴의 음영을 초록이나 파랑으로 표현함으로써 인상의 주관성을 표현하고자 했고, 야수 파 화가들은 부자연스러운 얼굴색을 통해 표현적 의미를 드러내기도 했다.13) 회화 뿐 아니라 영상, 애니메이션에서도 인물의 색상은 다양한 상징성을 가지며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주된 역 할을 한다. 오상민(2005)은 애니메이션에 있어서 캐릭터의 색상은 캐릭터의 성격을 감성적인 연상으로 표현하기도 하며, 관객에게 감정을 전달하기도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색상과 톤의 변화를 통해 캐릭터의 성격을 특징적으로 표현할 수 있다14)고 보았다. 유인하(2010)는 칼 구 스타프 융의 8가지 심리학적 인물유형에 따라 영화 포스터 속 인물캐릭터를 분석하는 연구를 통해 캐릭터에 사용된 색채가 캐릭터의 성격을 더욱 명확하게 해 주고 있다15)고 주장했다.
8) 황연숙, 「색채이론을 바탕으로 본 근현대건축의 색채 경향에 관한 분석」, 이화여자대학교 과학기술대학원 석사학위 청구논문, 2001, p.41
9) 위의 책, 2001, p.44
10) 신항식, 『색채와 문화 그리고 상상력』, 프로네시스, 2012, pp.190-191 11) 재인용, 파버 비렌 지음, 김진한 옮김, 『색채의 영향』, 시공사, 2010, p.12 12) 위의 책, p.13
13) Johannes Itten, 『요하네스 이텐 색채의 예술』, 지구문화사, 2015, p.154
14) 윤정원, 「영화 ‘인사이드 아웃’캐릭터의 성격유형에 따른 색채표현 연구」, (사) 한국일러스트레이션학회학술지-일러스트레이션 포 럼 2015, Vol.44, p.61
15) 유인하, 「영화포스터에 등장한 인물캐릭터의 색채에 의한 성격유형 연구」, 한국색채학회논문집, 2010, p.70
<그림 2> 앙리 마티스, women with the hat, 1905
<그림 1> 반 고흐, The Little Arlesienne, 1890
김중철은 그림책 속의 인물이나 사물은 행복, 기쁨, 사랑, 분노, 슬픔 등의 여러 감정을 담고 있으며, 이와 같은 여러 종류의 감정들은 그에 어울리는 색채 이미지를 갖고 있다16)고 보았다.
이와 관련해 김희현, 이하경은 그림책 일러스트레이션의 색채는 주인공의 감정을 효과적으로 나타내며 그림의 의미를 해석할 수 있는 단서를 제공해준다17)고 주장했다.
3. 그림책에 나타난 색채의 알레고리
알레고리는 ‘다르게 말하기’라는 그리스 합성어로, 상상력을 부추겨서 추상적인 내용, 개념, 그리고 이들 사이의 상관관계 등을 그림처럼 떠올릴 수 있도록 표현한다는 뜻18)이다. 은유, 직유 등이 원관념과 보조관념을 모두 사용하는 것에 비해, 알레고리는 메시지 속에 전달하고자 하는 내면의 진실을 숨겨 두고 보조 관념만을 노출시키는 특징이 있다. 겉으로 드러난 비유와 숨겨진 내포 사이의 편차를 상상과 유추를 통해 인식하게 함으로써 의미체계를 형성시키는 문체인 것이다.19)
그렇기 때문에 알레고리는 그림책에서 색채라는 요소가 단순히 색채연상에 의한 상징적인 의 미로만 사용되는 데에 머물지 않고, 이야기의 내면에 숨어 있는 보다 깊이 있는 메시지를 보여 주고자 할 때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는 수사법이라 할 수 있다.
여러 학자들이 알레고리를 통해 문학을 비평하려 했다. 벤야민은 알레고리의 자의적 특성에서 비롯된 이질성과 우발성이 현대의 파편화된 세계를 보는 데 적합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기표와 기의가 자의적으로 연결된다는 점, 해체와 파편화를 알레고리의 주된 특성으로 보았다.
드 만(de man, 1983)은 문예비평 주요원리로 알레고리를 강조하면서, 알레고리의 수사성은 세부적으로 시간성, 난해성, 오독성을 포함한다고 주장했다. 시간성은 과거에 선행된 기호가 알레고리로 사용되면서 다른 의미를 창조해내는 것을 뜻하고, 난해성은 알레고리 기호를 해석 하는 행위가 난해함을 의미한다. 오독성은 이미지나 기호 해석에 있어서의 오류를 뜻한다.
또한 콜웰(Colwell, 1968)은 알레고리의 구조적 특징을 의미요소의 중복성, 각 구성요소가 오직 하나의 의미만을 가지는 것, 요소 간 관계는 의미적 관계와 평행을 이룬다는 점, 추상적 개념을 언어로 표현한다는 것 등20) 4가지로 분류했다.
여러 학자들의 주장을 종합해 보면, 알레고리는 다음과 같은 특징을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1) 확장된 은유 (2) 기표와 기의의 편차 (3) 다의미
이 장에서는 이상과 같은 알레고리의 구조적 특징 3가지를 이용해 그림책 속 색채의 알레고리 를 분석하고자 한다. 분석대상은 최근 20년 내에 볼로냐 라가치 상을 수상한 그림책 중 피부색 의 알레고리적 표현이 두드러진 작품들로 범위를 한정했다. 분석 방법은 다음과 같다. 분석 대상이 된 그림책에서 피부색의 자의적 표현이 두드러진 장면을 선택해, 작품에 나타난 색채 이미지가 의미하는 바를 분석함으로써 작품에서 피부의 색채가 가지고 있는 알레고리를 알아 본다. 이때 사용하는 분석 모델은 롤랑 바르트의 의미작용이론 분석틀이다. 그런 다음 앞서 살펴 본 알레고리의 특징이 어떤 식으로 표현되고 있는지를 살펴본다.
분석 대상이 된 그림책에서 피부색의 자의적 표현이 두드러진 장면을 선택해, 얼굴 부분을 Adobe Photoshop CS6의 컬러 피커를 통해 색채의 CMYK값을 추출한다. 단일 색조가 아닌 경우에는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색을 추출한다. 색의 상징은 색의 연상과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색채를 감성 형용사로 도출하는 I.R.I 이미지스케일을 활용해 색채에 대한 형용사를 도출했다. I.R.I 이미지스케일은 색의 의미가 아니라 색의 감성을 파악하는 분석도구
16) 김중철, 『그림책론』, 어린이도서연구회, p.59
17) 김희현, 이하경, 「유아용 그림책 ‘소피가 화나면’ 일러스트레이션의 색채 표현 연구」, 2011, p.50 18) 노성두, 『알레고리와 상징 –알레고리의 기원과 역사』, 미술세계, 1997, p.74-79
19) 김동규, 「광고카피에 구현된 알레고리의 유형과 특성에 관한 연구」. 광고PR실학연구 제 5권 2호, 2005, p.8 20) 위의 책, p.11
다. 하지만 앞서 살펴 보았듯 대다수의 사람에게 공통된 연상 작용을 일으키는 경우에 그 색은 하나의 상징적 기호로써 역할하게 되며, 연상은 색채 감성에서 비롯되기 때문에 I.R.I 이미지스 케일로 색의 감성형용사를 도출하는 것이 색의 일반적인 상징을 알아보는 데에 적합하다고 판단했다. 도출한 형용사와 색의 일반적인 상징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살펴본 색의 일반적 상징 을 살펴본 다음, 색의 상징적 의미와 알레고리적 의미를 비교해본다. 색채의 일반적인 상징은 다구치의 분류를 기준으로 삼았다.
색채의 알레고리적 요소를 읽기 위해서는 겉으로 드러나는 비유 속에 숨겨진 의미를 이끌어내 야 하기 때문에, 롤랑 바르트(Roland Barthes)의 의미작용이론을 사용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 이를 토대로 그림책의 색채분석에 적합한 모형을 만들면 다음과 같다.
2차적 의미 그림책에서 색이 가지는 의미 →
3차적 의미 (알레고리) 색채의 의미 변화
알레고리적 의미
일반적 상징이 알레고리로 어떻게
변화했는지 기술 1차적 의미
(피부색채)
먼셀색상표 에의거한 색채 표기
일반적 상징 특수한 상징
<표 2> 분석틀
이와 같은 분석틀을 통해 6개의 작품을 분석하고 각각의 작품들을 앞서 도출한 알레고리의 3가지 구조적 특징으로 분류해보았다.
3.1. 확장된 은유
알레고리의 가장 중요한 특징 중 하나는 비유적 범위가 은유나 직유보다 넓다는 것이다. 르불 (O. Reboul)은 은유들이 이야기의 일관된 연쇄 형태를 이루어 어떤 추상적 개념이나 진리 전달에 활용되는 것이 알레고리라는 주장을 펼쳤다. 이러한 관점에서 봤을 때 알레고리는 내러 티브의 구조적 틀21)이라는 의미를 지닐 수 있다. 예를 들어 단테의 『신곡』, 번연의 『천로역 정』과 같은 작품들을 알레고리라고 한다면, 이 명칭은 단순한 수사법이 아니라 내러티브의 구조적 틀을 지칭하는 것으로 이해되어야 한다.
즉 알레고리는 확장된 비유법이라고 볼 수 있다. 이는 스토리텔링 전체를 통해 개념이나 주장 을 암시하는 우의에서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특징이다. 이를 그림책의 색채에 적용하면, 개별적인 색채 자체가 아니라 색을 사용하는 방식에서 메시지를 전달하는 방식을 통해 알레고 리가 드러난다고 할 수 있다.
(1) 주앙 고메스 드 아브레우 글, 야라 코누 그림, 임은숙 역, 『섬』
<그림 1>에서 섬 주민들의 얼굴색은 빨강, 연두, 청록 등 다양한 색으로 묘사된다. 얼굴에 사용된 다양한 색들은 이야기의 전체 맥락을 통해 섬에 사는 인물들이 다양한 개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리고 다양한 개성들이 탐욕에 의해 짓밟힐 수도 있다는 것을 보여준 다. 이 이야기에서 피부색은 개별적으로 해석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니라 이야기 전체의 맥락 속에서 전체적으로 해석되어야 한다. 이는 알레고리의 특징 중 하나인 비유의 확장이 잘 드러 난 사례라 볼 수 있다.
<그림 3> 섬
<그림 4> 이미지스케일
21) 이일환, 『알레고리와 아이러니 사이』, 한신문화사, 1999, p.62
형용사 상징
쾌활한 새로운 감성적인
깔끔한
열정 소극 차가움
신비
<표 3> 형용사와 상징
2차적 의미 섬에 다양한 사람들이 살고 있다.
→
3차적 의미
(알레고리적 의미) 색채의 의미 변화
1차적 의미 (색채)
다양한 특색
다양한 개성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탐욕에 의해 개성을 버리고 동일한 목표를 추구할
수 있다.
다양한 상징성 >
다양한 개성 섬에 사는
인물들의 다양한 개성
<표 4> 분석
(2) 가에탕 도레뮈스 글 그림, 『텅 빈 냉장고』
<그림 2>는 아파트에 사는 주민들이 마음을 열고 서로가 만든 음식을 나누며 파티를 즐기는 장면이다. 서로에게 관심이 없던 주민들은 재료를 모으고 음식을 만드는 과정에서 서로를 도우 며 마음을 열게 된다. 이 장면에서 각각의 인물을 표현하는 데에 사용된 다채로운 색상들은, 같은 공동체에 속한 사람들끼리 서로 돕고 사랑하는 훈훈한 분위기를 표현하는 데에 사용되고 있다. 이 장면에 사용된 다채로운 색상들은 그 자체로써 나누는 기쁨의 알레고리로 작용한다.
작가는 초반에는 인물들을 무채색으로 표현하다가 이야기의 절정부터 피부와 의상을 동일한 색채로 채색하는데, 이를 통해 색채가 나눔의 기쁨을 표현하는 수단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피부와 의상이 동일한 색채로 표현되어 있어 인물의 색을 피부색으로만 특정하기 힘들 수도 있지만, 인물을 표현한 색이 인물의 인상을 결정하는 데에 압도적인 역할을 하기에 피부색의 범주에 넣었다.
<그림 5> 텅 빈 냉장고 <그림 6> 이미지스케일
형용사 상징
감성적인 포근한
밝은 싱싱한 쾌활한
창조 열정 안식 평화 이지
<표 5> 형용사와 상징
2차적 의미 함께 나누는 즐거움
→
3차적 의미
(알레고리적 의미) 색채의 의미 변화 1차적 의미
(피부색에 사용된
색채)
밝고 쾌활한 분위기
같은 공동체에 속한 사람들끼리 서로 음식을
나누는 일은 축제처럼 즐거운 일이다.
다양한 상징성 >
나누는 기쁨 서로 돕는
훈훈한 분위기의
표현
<표 6> 분석
3.2. 기표와 기의의 편차
상징은 내용과 형식, 즉 기표와 기의가 유사성, 연관성을 가지는 데에 비해 알레고리는 기표와 기의가 일치하지 않거나 전혀 반대되는 의미를 가진다. 사물이나 사건 등을 내세워 개념을 전달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숨겨진 의미’와 ‘드러난 외형’ 사이의 편차를 창출하는 것이 알레고 리 문채 효과의 일차적 원천이다.
그림책에서는 색의 일반적인 상징과 작가가 표현하고자 하는 메시지의 차이를 통해 이러한 편차가 드러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3) 볼프 에를브루흐 글 그림, 『커다란 질문』
<그림 3>은 뚱뚱한 아저씨가 ‘나는 왜 태어났는가?’라는 질문에 “잘 먹기 위해서지! 내 배를 좀 보렴.”이라고 대답하는 장면이다. 이 그림에서 뚱뚱한 아저씨의 피부는 7.02R, 즉 주황이 약간 섞인 빨강으로 표현되어 있다. 빨강은 일반적으로 열정, 위험, 분노 등을 상징하는 색인 데, 뚱뚱한 아저씨의 느긋한 표정과 대사는 빨강이 일반적으로 상징하는 바와 거리가 있다.
여기에서 빨강은 색이 가진 일반적인 상징성을 전달하기 위해 사용된 것이 아니라, 뚱뚱한 아저씨가 스스로 정의하는 존재 이유인 자기 만족과 여유로운 태도를 보여주기 위해 사용되었 다. 독자는 이러한 편차를 통해 낙천성과 안일함의 경계에 대해 사유하며 스스로 자기 삶의 존재 이유에 대해 생각할 수 있게 된다.
<그림 7> 커다란 질문 <그림 8> 이미지스케일
형용사 상징
돋보이는 선명한
열정 위험 분노
<표 7> 형용사와 상징
2차적 의미 아저씨는 먹는 행위 자체를 좋아한다.
→
3차적 의미
(알레고리적 의미 ) 색채의 의미 변화 1차적 의미
(색채)
열정 사람마다 각기 다른 삶의
방식과 생각, 행복을 느끼는 방식을 가지고 있다.
열정 >
각기 다른 삶의 방식 먹는 행위에
대한 열정
<표 8> 분석
(4) 올리버 제퍼스, 샘 윈스턴 저,『책의 아이』
이야기 속에서 하늘색으로 표현되는 책의 아이는 독서의 즐거움을 보여주는 가상의 인물이다.
<그림 4>는 주인공과 책의 아이가 옛이야기의 숲에서 즐겁게 노는 모습을 표현한 그림이다.
얼굴에 사용된 명도가 높은 9.56G, 즉 옅은 파랑은 일반적으로 우울, 냉담, 고독을 상징하는 색으로 알려져 있으며 동적이기보다는 정적이고 연약한 느낌을 불러일으키는 색상이지만, 옅은 파랑으로 표현된 책의 아이는 마냥 즐겁고 행복한 모습으로 표현되어 있다. 작가는 옅은 파랑을 일반적인 상징과 다른 의미로 사용함으로써, 책의 아이가 가진 신비로움을 부각시키며 독자를 책 속 세계의 즐거움으로 끌어들이고 있다.
<그림 9> 책의 아이
<그림 10> 이미지스케일
형용사 상징
자연적인 전원적인
우울 냉담 고독
<표 9> 형용사와 상징
2차적 의미 상상 속의 친구와 노는 일은 즐겁다.
→
3차적 의미
(알레고리적 의미 ) 색채의 의미 변화 1차적 의미
(색채)
냉담, 고독
책 속 세계에는 우리의 경험을 넓혀주는
경이로운 존재가 있다.
고독 >
상상 속 즐거움 상상 속의 친구
<표 10> 분석
3.3. 다의미
형상과 의미의 불일치는 하나의 해석이 절대적일 수 없는, 다양한 해석의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는 것이며 이는 또한 알레고리 자체의 특징이다. 알레고리의 애매성은 수용자의 능동적 해석에 의해 발생하기도 한다. 알레고리는 이중어적 모호성과 풍부한 암시를 통해 수용자의 능동적 해석 참여22)를 이끌어낸다. 즉 메시지수용자가 자발적 노력과 개입을 통해 내포의미를 읽어 내야만 하는 전형적 부족코딩 메시지23)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다른 수사법에 비해 상대적으로 가장 심화된 해석적 노력을 요구한다.
(5) 가브리엘라 미스트랄 글, 팔로마 발디비아 그림, 『빨간 모자』
미스트랄의 『빨간 모자』는 여러 판본 중 상대적으로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샤를 페로의 판본 을 토대로 삼아 각색한 이야기다. 이 이야기에 등장하는 빨간 모자는 널리 알려진 그림형제의 판본과는 달리 결국 늑대에게 잡아먹히고 만다. 작가는 어린이에게 다소 냉정할 수도 있는 전개를 통해 인간의 악한 본성, 현실 세계의 잔혹함을 표현하려 했다.
<그림5>은 빨간 모자가 늑대에게 잡아 먹히기 직전의 상황을 표현한 그림으로, 빨간 모자가 늑대의 큰 눈을 보고 어딘가가 이상하다는 것을 깨닫고 직감하고 두려움에 떠는 상황이다.
이 장면에서 빨간 모자와 늑대의 피부는 모두 3.21G, 즉 연두색을 약간 띈 녹색으로 표현되어
22) 김동규, 「광고카피에 구현된 알레고리의 유형과 특성에 관한 연구」. 2005, p.9 23) 위의 책, p.11
있다. 녹색은 다구치의 분류에 의하면 안정, 평화를 상징하는 색이다. 또한 향기롭고 친근한 인상을 주는 색이기도 하다. 이런 관점에서 살펴보자면 빨간 모자의 피부에 사용된 녹색은 일반적인 색채 상징과는 완전히 다른 의미로 사용되었다고 볼 수 있다. 여기서 녹색은 단순히 불안한 심리를 보여주는 데에 그치지 않는다. 실제 피부색과 거리가 있는 피부색은, 단순히 사람들이 듣고 싶어 하는 이야기를 하는 것이 아니라 보다 명확한 교훈을 주고자 했던 작가의 의도를 보여주는 색이라 할 수 있다.
<그림 11> 빨간모자
<그림 12> 이미지스케일
형용사 상징
향기로운 친근한
안정 평화
<표 11> 형용사와 상징
2차적 의미 할머니가 이상하다는 것을 깨닫는 데에서 오는 불안함
→
3차적 의미 (알레고리적 의미 )
색채의 의미 변화 현실의 냉혹함을 있는
그대로 보여 주려는 의지
안정 > 불안 1차적 의미
(색채)
친근함, 안정 불안
<표 12> 분석
(6) 안효림,『너는 누굴까』
안효림의 『너는 누굴까』에서 인물(빗방울)의 색은 청색으로 불리는 5.90B로 표현된다. 청 색은 차가움, 명상, 냉정을 상징하는 색으로, 넉넉하고 성숙한 느낌을 주는 색이다. 차가운 비나 물을 연상시키기 때문에 비나 물을 상징하는 색으로 쓰이는 경우도 많다. 이 그림책에서 청색은 일차적으로 이 책의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비를 상징하는 색으로 사용되었다. 그러나 여기서 5.90B는 단순히 비를 상징하는 색으로만 사용되는 것이 아니다. 인간의 원래 피부색과 는 거리가 있는 색인 5.90B는 단순히 그림책 속 인물의 정체가 비라는 것을 암시하는 역할만 하는 것이 아니라, 인물이 실존 인물이 아니라 작가의 자유로운 상상력이 만들어낸 상상 속 존재라는 것을 보여주는 역할을 한다. 이러한 역할은 인물이 아닌 것을 인물로 빗대어 상상하 는 데에서 오는 물활론적 즐거움을 상기시켜 준다. 즉 청색이라는 색채는 이야기 속에서 비의 연상, 상상 속 인물, 물활론적 사고의 즐거움 등 다양한 의미로 해석될 수 있는 여지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그림 13> 너는 누굴까
<그림 14> 이미지스케일
형용사 상징
넉넉한 성숙한
물 차가움
명상 냉정
<표13> 형용사와 상징
2차적 의미 작가의 상상력이 만들어낸 상상 속 존재
→
3차적 의미
(알레고리적 의미 ) 색채의 의미 변화
1차적 의미(색채)
물, 차가움, 성숙
비의 의인화된 표현
어린이의 물활론적인 시각에서 자연현상을 바라보면 그 속에서 색다른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물 > 상상 속 존재
<표 14> 분석
4. 결론
지금까지 알레고리의 구조적 특징인 확장된 은유, 기표와 기의의 편차, 다의미성이 그림책 일러스트레이션 속 신체의 색채에서 어떻게 나타나고 있는지에 대해 살펴보았다. 작품을 통해 이를 분석한 결과 다음과 같은 결론을 얻을 수 있었다.
문학에서 알레고리가 단편적인 은유가 아니라 계속적이고 총체적인 은유로서 기능했던 것처 럼, 그림책 일러스트레이션에서 색채는 확장된 은유로 활용되기도 한다. 『섬』과 『텅 빈 냉장고』에서 불특정다수의 신체색은 각각의 색이 각각의 특정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기보다 는, 다양한 인물들을 각기 다른 색으로 표현했다는 것 자체가 의미를 가지고 있다. 즉 색 자체 가 아니라 색을 사용하는 방식 자체가 의미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이를 통해 알레고리의 특징 중 하나인 ‘확장된 은유’는 색을 사용하고 배치하는 방법 자체를 통해 드러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기표와 기의의 편차’는 『커다란 질문』, 『책의 아이』에서와 같이, 색채가 해당 색채의 일반 적인 상징과 다른 의미로 사용되는 형태로 드러난다. 특히 실제 피부색은 두 작품에서 표현된 색과 거리가 있기 때문에, 두 작품에서 표현된 색은 큰 위화감을 불러일으킨다. 독자는 색채가 가진 일반적인 상징성과, 작가가 의도한 의미의 편차가 주는 충격 속에서 깊이 있는 사유의 기회를 얻게 된다.
‘다의미’는 『너는 누굴까』, 『빨간 모자』에서 표현된 것처럼, 실제 피부색과 완전히 다른 피부색을 통해 일반적인 색채연상에서 비롯된 의미를 뛰어넘어 하나로 해석될 수 없는 다양한 의미를 보여주는 형태로 나타난다.
알레고리 확장된 은유 기표와 기의의 편차 다의미
작품 섬 텅빈냉장고 커다란 질문 책의 아이 빨간 모자 너는 누굴까
알레고리가 표현된 방식
다양한 색으로 얼굴을 표현하는 방식
일반적 상징, 정서와 동떨어진 색의 사용
실제피부색과 완전히 다른 피부색의 사용
<표 15> 분석 결과
문학과 회화 등 다양한 예술 장르에서 겉의 이야기와는 다른 뜻을 밑에 감추는 수법으로 사용 된 알레고리는 그림책에서도 작품에 깊이를 더해주는 표현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다. 본 연구를 통해 상징성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주관적으로 해석될 여지가 충분한 색채는 다양한 색의 표현 을 통해 확장된 은유를 보여줄 수 있고, 일반적인 상징과 동떨어진 색의 사용으로 기표와 기의 의 편차를 보여줄 수 있으며, 실제와 다른 색의 사용을 통해 다의미를 표현할 수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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