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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출처 보도일자

복소수의 제곱근 _ 복소수 알아보기

네이버캐스트

2010년 10월 11일(월)

오늘의 과학, [복소수의 유용성] 편을 통해 복소수의 덧셈과 곱셈에 대하여 알아본 적이 있다. 덧 셈과 곱셈의 원리를 이용하면 복소수의 뺄셈과 나눗셈도 정의할 수 있다. 이 글에서는 복소수의 제곱근에 대하여 알아보자.

 

제곱근을 정의하려면

양의 실수 a에 대하여 √a(이 글에서 루트 a를 뜻함, 이하 동일)는 “제곱하여 a가 되는 양의 실수”

로 정의된다. 정의되는 대상도 양의 실수이고 결과도 양의 실수이므로, √i와 같은 기호를 곧이곧대 로 쓸 수는 없다. 그러니 복소수의 제곱근은 완전히 새로운 관점에서 정의할 수밖에 없다. 예를 들어, 제곱하여 i가 되는 복소수는 다음의 두 가지가 있다고 하였다.

 

 

두 복소수는 부호만 반대일 뿐이므로, 하나를 √i로 하고 다른 하나를 -√i로 하면 자연스럽다. 그러 면 어느 쪽을 √i로 정해야 할까? 두 복소수 모두 실수가 아니므로, 양수를 고를 수는 없다. 이 경 우는 어쩐지 앞의 복소수를 √i라고 하는 것이 자연스러워 보이기는 하지만 √(-i)의 경우는 어떨까?

제곱하여 –i가 되는 복소수를 구하여 보면 다음의 두 가지가 된다.

 

 

이 경우는 어느 쪽을 골라야 할지 알쏭달쏭하다. 두 복소수 가운데 더 큰 수를 고르면 될까? 그러 려면 어느 쪽이 더 큰 복소수라고 해야 할까?

복소수의 대소 비교

생각해보면 실수의 경우에도 양수라는 것을 어떻게 정의하면 좋을지 조금 막막하다. 우리가 워낙

(2)

다 작다’는 것이 무슨 뜻일까? 이런 것이 명확하게 정의되어야 그 개념을 복소수까지 확장할 수 있다.

 

실수의 경우, 수직선이라는 모델이 있으므로, 기준점인 0보다 오른쪽에 있는 수를 0보다 크다고 하는 식으로 설명할 수 있지만, 복소수의 경우는 직선이 아니라 평면이 모델이 되므로, 0보다 오 른쪽이라고 하는 개념은 어색하다. 예를 들어 i를 0보다 더 오른쪽에 있다고 할 수는 없을 테니 말이다.

 

실수의 어떤 부분집합 P의 원소들끼리 더하거나 곱해도 여전히 P에 속한다고 하자. 만약 임의의 실수에 대해 P에 속하거나 0이거나 아니면 부호를 바꿀 때 P에 속하는 세 가지 경우만 성립한다 면, 우리는 이 집합 P의 원소를 양수라 부른다. 이 교묘한 정의는 부등호를 이용하지 않고 양수를 정의하는 방법이다.

 

이 정의를 복소수로 확장하면 어떻게 될까? 양의 복소수의 집합 P를 어떻게든 만들어냈다고 생각 해 보자. 허수 단위 i는 분명히 0이 아니니까, i 또는 –i는 P 의 원소가 되어야 한다. 그런데 i가 P 의 원소라면, i와 i를 곱한 결과 또한 P의 원소가 되어야 한다. 그러나 i와 i를 곱한 결과는 -1이므 로 P에 속할 수 없다. 그렇다면 –i가 P의 원소라야 한다. 그러나 –i와 –i를 곱한 결과 역시 -1이므 로 P에 속할 수가 없다. 따라서 양의 복소수의 집합 P란 존재할 수가 없고, 바꿔 말하면 복소수 의 경우 대소 관계를 생각할 수가 없다.

 

수직선에는 좌우 두 방향뿐이지만 복소평면에는 무한히 많은 방향이 존재한다.

 

물론 복소수의 집합에 적당한 순서 관계를 주는 것은 얼마든지 가능하다. 예를 들어, 복소평면을 지도라고 생각하고, 동쪽에 있는 복소수가 더 크고, 경도가 같은 경우, 위도를 따져 북쪽에 있는 복소수가 더 크다는 식으로 순서를 정의할 수 있다. 이 순서를 “동쪽 다음 북쪽 순서”라 부르자.

이 순서는 실수의 대소 관계를 보존하면서 복소수의 덧셈에 대해서도 순서 관계를 유지하므로 꽤 그럴 듯하지만, 앞서 설명한 이유로 복소수의 곱셈에 대해서는 순서 관계를 유지하지 못한다. 즉, 0보다 큰 순서끼리 곱하면 항상 0보다 큰 순서가 되면 다행이나 그렇지가 않다. i끼리 곱하면 -1 이 나와버리니 말이다. 복소수에서 대소 관계를 생각할 수 없다는 것은 이처럼 복소수의 연산과 조화를 이루는 순서 관계를 줄 수 없다는 뜻이다.

 

복소평면에서 본 제곱근

양의 복소수는 생각할 수 없지만 순서를 생각할 순 있다면, 이 순서를 이용하여 복소수의 제곱근 에 순서를 정하면 되지 않겠냐는 생각을 하는 사람도 있을 것 같다. 그러나 연산과 조화를 이루어 야 하는 대소 관계와 달리 순서 관계는 여러 가지로 정할 수 있으므로 이런 식으로 제곱근의 순서 를 정의하기도 쉽지 않다. 앞서 예를 들었던 “동쪽 다음 북쪽” 순서는 실수의 대소 관계를 보존하 니 좋다고 하였는데 “북쪽 다음 동쪽”순서도 이는 마찬가지다. 그런데 그에 따라 i와 –i의 제곱근 을 살펴보면 아래와 같이 차이가 난다.

 

(3)

 

이런 혼란을 해결하기 위해 복소수의 제곱근을 복소평면에서 기하학적으로 살펴보자. 지난 회에 설명한 것처럼, 두 복소수의 곱은 다음과 같이 정의된다.

 

 

이 사실을 이용하면 제곱하여 i가 되는 복소수를 복잡한 계산 없이도 구할 수 있다. 복소수 z의 절댓값이 r이고 실수축 양의 방향과 이루는 각도가 θ라면, 다음과 같이 된다.

 

 

따라서 z2=i인 복소수 z는 r2=1인 r를 구하고, 2θ=90° 또는 2θ=(360+90)°인 θ를 구하면 된다. 당 연히 r=1이고 θ=45° 또는 θ=225°이므로 다음 두 복소수를 쉽게 구할 수 있다.

 

 

i의 제곱근(좌) –i의 제곱근(우)  

이렇게 생각하면 복소수의 제곱근을 정의할 때, 실수축과 양의 방향과 이루는 각도를 기준으로 순 서를 정하는 것이 비교적 자연스러워 보인다. 복소수 i가 실수축 양의 방향과 이루는 각도를 90˚

라고 하는 것이 450˚라고 하는 것보다는 자연스러워 보이기 때문이다. 그러면 이제 복소수 a의 제곱근을 구할 때는, 그 복소수가 실수축 양의 방향과 이루는 각도가 0˚보다 크거나 같고 360˚보 다 작은 것으로 생각하여 일단 √a를 구하고 그 다음 부호를 바꾸어 -√a를 구하면 된다. 이때 복 소평면에서 각도의 범위 0˚~360˚의 경계가 되는 실수축 양의 방향을 분지(分枝)라 부른다. 우리말 로는 “갈래” 정도로 부르면 어떨까 싶다. 이렇게 생각하면 복소수의 제곱근을 구하는 과정이 실수 의 제곱근에 대해서도 일관성 있게 성립하여 매우 자연스럽다.

 

제곱근과 분지

(4)

분지 개념을 이용하여 제곱근을 정의하는 것은 아주 멋지지만, 불행히도 분지를 선택하는 방법이 유일하지는 않다. 예를 들어, 각도의 범위를 0˚~360˚로 생각하면, √-i를 다음 복소수로 정하는 것 이 자연스럽다.

 

그런데 각도의 절댓값이 작은 쪽을 선호하여 범위를 -180˚~180˚로 바꾸어 생각하면 이번에는 √-i 를 다음 복소수로 정하는 것이 자연스럽다. 이 경우 분지는 실수축 음의 방향이 된다.

 

 

여기서 음의 각도란 실수축 양의 방향을 기준으로 시계방향으로 각도를 재는 것을 뜻한다. 이 경 우 –i가 실수축 양의 방향과 이루는 각도는 -90˚이다.

 

분지가 달라지면 √-i도 다르게 결정된다.

 

실제로 분지를 선택하는 방법이 무한히 많으므로 일반적으로 임의의 복소수 a에 대하여 √a를 대 응시키는 함수도 무한히 많다고 할 수 있다. 제곱하여 –i가 되는 두 복소수를 구하는 것은 단순 계산일 뿐이지만, 둘 중 어느 것을 √-i로 정할 것인지는 의외로 아주 어려운 셈이다. 이런 이유로 고등학교 과정에서는 복소수의 계산을 다루되 복소수의 제곱근과 같은 것은 철저하게 피하고 있 다. 근호가 섞여 있는 무리방정식의 해를 구할 때 항상 실수 범위에서만 해를 구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이다.

 

곱의 제곱근과 제곱근의 곱

분지가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두 복소수의 곱의 제곱근을 구할 때이다. 고등학교에서 복소수를 배우면서 아주 헷갈리게 하는 다음 부등식이 그 한 예라 할 수 있다.

 

 

(5)

좌변의 제곱근을 구하는 과정을 복소평면에서 생각해보자.

 

             1. 두 실수 a와 b가 모두 음수이므로, 두 실수가 실수축 양의 방향과 이루는 각도 는 둘 다 180˚이다.       

         2. 두 수 a와 b의 곱 ab가 실수축 양의 방향과 이루는 각도는 180˚+180˚=360˚인 데, 분지를 생각하면 이 각도는

              0˚로 고쳐 써야 한다. 

       3. √(ab)가 실수축 양의 방향과 이루는 각도는 0˚의 절반이므로 역시 0˚이다.

이번에는 우변에 있는 제곱근의 곱을 구하는 과정을 복소평면에서 생각해 보자.

 

          1. 두 실수 a와 b가 모두 음수이므로, 두 실수가 실수축 양의 방향과 이루는 각도는 둘 다 180˚이다.

          2. √a와 √b가 실수축 양의 방향과 이루는 각도는 180˚의 절반이므로 90˚이다.

          3. √a와 √b의 곱 √a √b가 실수축 양의 방향과 이루는 각도는 90˚+90˚=180˚이다.

 

좌변과 우변의 절댓값은 같으므로, 결국 두 수는 양의 실수와 음의 실수로 부호가 반대가 된다.

이와 같은 차이가 생긴 이유는 두 각을 더한 다음 360°으로 나눈 나머지를 생각하는 것과, 두 각 을 360°으로 나눈 나머지를 더하는 것이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이것이 달라진 이유가 바로 분지 때문이다. 같은 방법으로 다음 부등식도 설명할 수 있다.

 

 

√x=-1 방정식에 대하여

끝으로 방정식 √x = -1를 생각해보자. √x가 실수축 양의 방향과 이루는 각도를 θ라 하면, 분지를 어떻게 잡든, 0°≤θ<180° 또는 -90°<θ≤90°처럼 0˚를 포함하면서 그 폭이 180˚인 구간에 θ가 속 한다. 그런데 -1이 실수축 양의 방향과 이루는 각도는 180˚이므로, 이 방정식을 만족하는 복소수 해는 존재하지 않음을 알 수 있다. 물론 이 방정식의 좌변은 x에 대한 다항식이 아니므로, 이 방 정식의 해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 대수학의 기본 정리에 모순되지는 않는다. 한편 이 방정식의 해를 생각하여 복소수를 확장하는 것도 당연히 가능하다. 그것이 아무리 괴상해 보일지라도, 수학 의 본질은 그 자유로움에 있기 때문에.

     

글 박부성 / 경남대학교 수학교육과 교수

서울대 수학교육과를 졸업하고, 서울대 수학과에서 석사, 박사 학위를 받았다. 고등과학원 연구원 을 거쳐 현재 경남대학교 수학교육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저서로는 [재미있는 영재들의 수학퍼즐 1,2]와 [천재들의 수학노트]가 있다.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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