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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노우에 유이치의 초험적 경험과 문자 추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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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ademic year: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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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고일_2020.12.10 심사기간_2021.01.01-14 게재확정일_2021.01.21 DOI https://doi.org/10.47294/KSBDA.22.1.23

이노우에 유이치의 초험적 경험과 문자 추상

Inoue Yuichi's Transcendental Experience and Character Abstraction

정경숙, 홍익대학교 일반대학원 / 안병학 (교신저자),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Jung, Kyoung Sook_Graduate School of HongIk University

Ahn, Byung Hak(Corresponding author)_Department of Visual Design, HongIk University

차례 1. 서론

2. 추상의 발원

2.1. 예술적 대기와 초험적 경험 2.2. 예술가의 무의식과 실재계

3. 20세기 초 서양과 일본 화단의 추상에 대한 인식과 전개 3.1. 서양 추상 예술의 태동과 움직임

3.2. 추상 미술 측면에서 미국과 일본의 상호 영향 관계 3.3. 1950년대 일본 서단의 추상서에 대한 인식 3.4. 유이치 문자 추상의 표상 보쿠진 카이 정신

4. 이노우에 유이치의 경험과 추상 4.1. 생애와 정신적 외상

4.2. 무의식의 소환 유이치의 문자 추상 4.3. 유이치의 초험과 예술적 대기

5. 결론

Referenc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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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노우에 유이치의 초험적 경험과 문자 추상

Inoue Yuichi's Transcendental Experience and Character Abstraction

정경숙, 홍익대학교 일반대학원 / 안병학 (교신저자),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Jung, Kyoung Sook_Graduate School of HongIk University

Ahn, Byung Hak(Corresponding author)_Department of Visual Design, HongIk University

요약

중심어 문자 추상 서체 추상 초험적 경험 전위서

이노우에 유이치

이 연구의 목적은 인간의 정신세계 속 무의식을 ‘추상’으로 형상화할 수 있는 근거와 방법에 대한 규 명으로 연구 방법은 이노우에 유이치의 생애, 그의 문자 추상 작업, 그리고 그가 활동했던 보쿠진 카 이(墨人會, Bokujin-kai) 정신으로 규명하고, 이를 바탕으로 예술가의 초험(超驗)적 경험과 그것이 발현된 예술로서 문자 추상의 감응 관계를 탐구한다. 인간 무의식에 의미를 부여하는 추상 예술의 핵 심은 대상의 재현이 아니라 대상에 대한 작가의 불명료하고 모호한 감각적 감응과 그 감응이 대상에 반영된 대기이다. 예술가는 자신이 현실에서 겪는 경험을 감각의 변화를 통해 초험으로 전환하여 표상 안에서 투영함으로써 현실과는 또 다른 세계를 창안한다. 이와 같이 예술가의 창작 동기는 자신의 현 실 경험이 초험화 되는 과정에서 반영된 무의식이다. 예술가는 이 무의식을 문자나 이미지로 추상화하 는데, 그 추상화된 표상은 예술가의 의식에 대한 상징으로 작동하며, 감상자의 감각을 지배한다. 연구 결과는 유이치의 문자 추상을 통해 예술가의 경험이 초험성을 획득하며 문자 추상 안에서 모호한 대 기를 형성할 수 있는 이유를 첫째, 문자의 강박과 법칙에서 벗어난 ‘기운 생동적 회화성’, 둘째, 예술가 의 내적 동기가 작품에 작용되어 대상과 형상을 초월한 ‘사의성(寫意性)’, 셋째, ‘무의식적 행위에 기 반한 서법’으로 인해 드러난 필압의 강약과 완급 · 지속(緩急·遲速)으로 인한 추상적 대기의 고조로 규 정한다. 예술가 개인의 초험화된 경험과 문자 추상의 관계에 관한 이 연구가 모든 예술적 사유의 정점 으로서 ‘추상’의 본질에 대한 역할을 규명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ABSTRACT

Keywords

character abstraction typeface abstraction transcendental -experience

avant-garde calligraphy Inoue Yuichi

The purpose of this study is to identify the basis and method for shaping the unconscious in the human psyche as “abstract”, and to identify the life of Yuichi Inoue, his textual abstract work, and the spirit of Bokujin-kai, where he worked, and explore the artist’s experience and textual sensitivity. The core of abstract art that gives meaning to the human unconscious is not the representation of the object, but the artist's ambiguous and ambiguous sensational response to the object and the atmosphere in which it is reflected. Artists create a world different from reality by converting their experiences in reality into first experiences through change of senses and projecting them into representations. In this way, the artist's motivation for creation is the unconsciousness reflected in the process of becoming a first-experienced experience. The artist abstracts this unconscious as a text or image, and the abstracted representation acts as a symbol of the artist's consciousness and dominates the sensation of the viewer. The researcher stipulates the reasons why the artist's experience acquires the first experience through Yuichi’s letter abstraction and creates an ambiguous atmosphere within the letter abstraction. First,

‘energy and dynamic pictoriality’, which is free from the obsessions and laws of letters, second,

‘Sauisung(寫意性)’, which transcends objects and forms, as the artist’s internal motives are applied to the work, and third, ‘calligraphy based on unconscious actions’. It is the height of the abstract atmosphere due to the strength and weakness of the force pressing the brush and the slow or fast speed. It is hoped that this study on the relationship between the artist’s personal experience and character abstraction can clarify the role of the essence of ‘abstraction’ as the culmination of all artistic think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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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서론

동아시아 예술은 동양 고유의 사고를 예술로 표현하기를 열망해왔다. 그 대표적인 시도가 모필 서법을 사용한 동양의 문자 추상이다. 이 연구는 1950년대 이후 일본 서단에서 전개되었던 서(書)의 조형 실험이자, 제2차 세계 대전 종전과 동시에 미국 화단과의 상호 역학 관계에서 그 외연을 확대한 문자 추상의 조류와 그 배경을 추적한다. 동시에 서구 추상 예술과의 관계에 서 동양의 문자 추상이 서(書)를 재인식하는 방법으로 계승 발전할 수 있었던 계기를 유이치 (Inoue Yuichi)를 통해 검토한다. 그 이유는 유이치가 자신의 생애 속 정신적 외상을 보쿠진 카이(墨人會, Bokujin-kai) 정신을 바탕으로 무의식이라는 강력한 내적 동기에 의해 초험화함 으로써 문자 추상으로 매우 극명하게 드러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가장 먼저 예술가 개인, 유이치의 삶 속에 어떤 경험과 무의식이 형성되어 있었는지를 검토하고, 그 경험과 무의식이 어떤 방식으로 예술가 개인의 내적 동기와 예술적 태도를 만들어냈는지를 확인하고자 한다.

이어 현실에서의 경험이 어떻게 추상으로 표상되어 초험성을 띠게 되는가를 확인하고자 한다.

문자 추상에 대한 단순 형식 검토에 머물지 않고, 창작 과정에 담긴 예술가의 행위적 흔적까지 도 이 연구의 검토 대상이 되어야 하는 이유는 사의성(寫意性)에 있다. 문자 추상은 그 자체가 예술가의 무의식이 발현되는 결과물이고, 추상을 탐구하는 일은 대상의 본질에 접근하는 일이 다. 다시 말해, 우리가 관찰하는 현상, 사물, 사건 너머의 근원을 이해하는 일이다. 우리가 세계 를 이해하기 위해 탐구한 결과로 만들어지는 모든 지식은 그 지식의 층위가 가장 높은 단계로 올라갈수록 ‘추상’이 된다. 그리고 그 정점에 예술이 있다. 예술에서 추상이 모호하고, 불분명한 대기를 형성하는 이유는 예술가의 무의식이 그가 주목하는 문제의 가장 근원으로 자신을 이끌 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가장 사적인 경험의 초험화된 표상 상태이다.

2. 추상의 발원

2.1. 예술적 대기와 초험적 경험

예술 이면에 있는 사유와 지각은 현대 예술의 중요한 관심사다. 예술이 추구하는 창의성의 본질은 예술가 개인의 사적인 경험으로부터 비롯되어 예술적 태도를 만든다. 그 경험은 때로 예술을 통해 의미와 형태가 모호하고 논리적으로 설명될 수 없는 상징들이 질서와 무질서로 혼재하고, 그 속에서 의미를 추구 한다. 최초의 추상 화가 칸딘스키(Wassily Kandinsky)는 정신의 표상이나 개념을 시각 화하는 과정에서 사물의 외적 대상 요소를 제 거하고 정신의 순수개념을 표현하는 순수 추

상을 탄생시켰다. 추상은 예술가 고유의 정신과 개인의 경험에서 발생하는 내적 필연성(inner necessity)이 창작의 출발점으로 대상이나 현상의 대립각에 있는 인간 내면의 욕구와 감정을 부조화의 형태로 시각화한다(Kwon, H., 2017, p. 129). 또한 대상이나 사건, 시공간의 관념으 로부터 분리된 상징들은 환상적이거나 부조화스러운 언케니함(uncanny)으로 모호한 대기를 만든다. 마그리트(R. Magritte)가 인간의 사유적 본질과 표상을 해체하고 사물의 숨겨진 진실 을 폭로했듯이(Figure 1) 예술은 인간 행동의 근원과 현상의 본질을 추구한다. 예술가들은 그 것을 작품에 투영하고자 변화된 감각 체계와 감정 구현을 위해 창조적 상상을 염원하고 실천한 다. 그리고 현실의 경험을 초험으로 전환하고자 무의식을 소환한다. 사물이나 현상의 본질을 작품에 드러내고 현실에서 경험할 수 없는 것을 창안해서 보여주고자 하는 것은 통상의 경험을 뛰어넘는 것이란 의미에서 ‘초험적(transcendental) 경험’이다(Yi, J., 2019). 예술이 추상을

<Figure 1> Le Faux Miroir by R. Magritte (1935), form fr.wahooa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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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해 추구하는 의미는 현상이나 대상 그리고 세계 너머의 근원을 이해하는 일이다. 따라서 추상 예술이 모호한 대기를 형성하는 이유는 예술가가 자신의 예술에 대한 내적 동기를 자극하고, 그 문제의 본질을 건드리는 근원에 가깝게 도달했기 때문이다. 즉, 가장 사적인 경험이 초험화 되고 그 감응으로 획득한 현상은 표상이 된다.

2.2. 예술가의 무의식과 실재계

추상이 낯설고 모호한 대기를 만들어내는 이유는 예술가 자신도 의식하지 못하는 감정이나 표상을 무의식 속 인격의 장(場; field)인 실재계(現實界, real)를 통해 이미지화하기 때문이다.

예술을 통한 초험의 경험은 자기 정체성을 직시하고 자신의 무의식을 들여다보는 본질적 탐구 와 자아실현이다. “인간의 모든 행동은 무의식과 본능의 강한 욕구, 그리고 초자아와 자아가 강요하는 억압과 방어 사이에서 만들어진 충돌의 산물이다(Ellen Winner, 2004/ 1982, p.

43).” 원칙이나 규범에 충실한 삶은 일정 부분 본능적 욕구가 억제되어 무의식에 침잠해 있고, 인간은 그 대안적 통로를 찾아왔다. “규범에 따른 욕구의 해소는 사회적으로 용인되지만, 때로 는 자발적이고 이성적인 의지로 억제되어 자아와 대립하며 신경증으로 나타난다. 인간 무의식 의 욕구에 대해 프로이트(Sigmund Freud)는 행동에 있어 모든 영역을 포함한 꿈의 의미 해석, 종교, 사회를 포함한 신화, 문학, 시각예술의 의미구조를 밝히고 있다(Ellen Winner, 2004/

1982, p.43).” 김미낭(Kim M. N., 2005)은 “예술의 창조는 무의식의 오이디푸스적 욕구, 충족 될 수 없거나 의식적으로 마주할 수 없는 욕구를 모방하는 예술가의 수단”이라고 설명했다.

즉, 예술 창작 활동은 갈등 해소의 대안적 수단으로 생산적 행위에 따르는 자아 성취의 승화와 유사하다. 라캉(Jacques Lacan)은 프로이트의 이론을 소쉬르(Ferdinand de Saussure)의 언어 학과 레비스트로스(Claude Levi Strauss)의 구조주의 관점에서 재해석하여 위상학으로 탈바 꿈하였고, 인간 무의식이 ‘상상계, 상징계, 실재계’로 이루어져 있음을 주장하였다. 프로이트가 인격의 구성을 ‘원초아, 자아, 초자아’로 주장한 반면 라캉은 ‘상상계, 상징계, 실재계’로 인격이 생성되는 장(場)을 정리하였다. 상상계는 생후 6-18개월 사이 자아 형성 후 거울 단계이자 이미지의 장(場)으로 나르시시즘이 형성되고, 이는 성인이 되어서도 무의식에 원형으로 존재 한다. 상징계는 인격에 법과 원칙의 장을 부여하는 지점으로 상상계에서 상징계로 진입하며 사물을 개념화하는 언어의 세계로 들어간다. 이 지점에서 예술가들은 대상이나 경험에 관한 감정을 이미지나 언어로 표현할 수 있지만, 무의식에 존재하는 표상은 포착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이는 노자의 ‘도가도비상도(道可道非常道)’나 칸트의 물자체(物; Ding an sich)와 유사하 다. 칸트는 상징 너머에 있는 사물인 ‘물(物; Ding)’을 ‘대상 a’(objet petit a)라는 욕망의 원인 으로 보았고, 시각적 해석의 물(物)은 관념의 이미지일 뿐 그것 자체로 존재하지 않고, 물(物) 자체가 존재하지 않을 경우 표상을 떠올릴 수 없다(Baek, S. H., 2017, p.61). 이는 ‘실재계의 불확정성’과 같은 개념으로 예술가가 자신의 무의식 속 표상을 구체적 이미지로 표현하지 못하 고 형태의 판별이 쉽지 않고, 모호한 예술적 대기로 추상화하는 까닭이다. 예술가들은 무의식 속 자신의 감정, 상상 혹은 표상을 구체적 이미지나 언어로 표현하는 것이 불가능할 때 이미지 의 장(場)인 상상계와 언어의 장(場)인 상징계 너머에 있는 실재계에서 이미지나 언어를 초월 해 표상화한다. 이때 불명료한 조형성으로 추상적 대기가 만들어지고, 예술가들은 그 과정을 통해 초험을 경험한다.

3. 20세기 초 서양과 일본 화단의 추상에 대한 인식과 전개 3.1. 서양 추상 예술의 태동과 움직임

추상표현주의(abstract expressionism)는 1950년 이후 제2차 세계 대전 종전과 세계적인 사 회 · 경제 · 문화의 변화와 함께 미국 뉴욕을 중심으로 일어났다. 특히 북미와 유럽의 예술계에 는 큰 변화가 전개되는데, 네덜란드의 몬드리안(Piet Mondrian)은 입체주의를 통해 기하학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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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상 작업을 주도한다. 그가 드 스틸(de stijl) 운동을 펼치던 당시 미국은 세계 각지의 이주 민들로 혼란한 사회적 상황에서도 외부에서 유입된 다양한 신문화가 융합했고, 미국 예술 계의 정체성 실현은 가속화되었다(Kang, H.

R., 2006, p.13). 1944년 추상표현주의의 거 장인 폴록(Jackson Pollock)이 “I accept the fact that the important painting of the last hundred years was done in France(H.B.

1984, p.546).”라고 한 것은 당시에도 미국 미술계가 유럽의 영향력 아래에 있었음을 의 미한다. 제2차 세계 대전 후 뉴욕으로 이주한

유럽의 예술가들 중에는 1924년 초현실주의를 최초로 선언한 브르통(André Breton) 외에도 달리(Salvador Dali) 와 마송(André Masson)등 전쟁 이전의 초현실주의를 주도했던 예술가들 이 합류했다(Lucie Smith, E., 1998, p.25). 19세기에 자연의 위대함을 통해 숭고를 표현하고 자 하던 풍경화에 이어, 20세기에는 산업사회를 주제로 한 풍경 위주의 회화로 정체된 미국

예술계는 진보를 염원했다. 유럽에서 이주한 이들 예술가들을 중심으로 인간 내면과 무의 식으로부터의 본능과 충동 표현에 가치를 두 는 추상표현주 미술은 새롭게 시작되었다.

특히 두드러진 경향은 무의식을 강조한 ‘자 동기술법(automatisme)’으로 구상 회화나 기하학적 추상이 갖는 형상성을 초월하고자 하였다. 추상표현주의는 흔히 액션페인팅 (action painting)이나 색면 회화(color field abstract)로 분류된다. 액션페인팅(Figure 2)의 경우 1952년 로젠버그(Harold Rosenberg)가, 색면 회화의 경우는 1955년 그린버그(Clement Greenberg)가 정리한 개 념으로 미술 비평가 로젠버그는 폴록이나 쿠 닝(Williem de Kooning), 골키(Arshile Gorky) 등의 예술가들이 작가의 내면이나 감 정을 직접 표출하여 행위나 동세로 조형성을 탐구하는 것을 ‘액션페인팅’이라고 이름 붙였 다. 폴록은 자동기술법을 강조한 드립 페인팅 (drip painting)을 개발해 완성된 형태보다 작 업 행위 자체에 중점을 두고(Richard Hertz.

1951. pp.546- 547), 캔버스 위에서 행해지 는 동작에 의해 자동적으로 나타나는 형태로 화면을 구성하였다. 반면 색면 회화(Figure 3)는 뉴먼(Barnett Newman), 로스코(Mark Rothko), 스틸(Clyfford Still) 등에 의해 정 착되어 특정 대상을 형태화하지 않고 화면에 채색만 함으로서 관람자들로 하여금 거대함

<Figure 3> Untitled No. 73(1952) by Mark Rothko. (Oil On Canvas, 55 5/16 x 30 5/16 Inches) in High Museum of Art, Atlanta Form

https://dailyrothko.tumblr.com/

<Figure 2> Jackson Pollock Painting in His Studio on Long Island, New York, 1950. from

https://www.britannica.com/biography/Jackson-Pollo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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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내뿜는 색채와 분위기 속에서 감정 교류와 명상을 요구하였다. 앵포르멜은 전통적 형태나 형식의 부정으로부터 전쟁에 대한 기존의 가치관을 대체하고자 했다. 자유롭고 거친 질감의 타시즘(tachism)은 직관과 행위적 붓놀림을 통해 가공되지 않은 질감을 가진다. 반면 액션페인 팅은 신체의 움직임을 이용한 자동기술법을 구사해 형이상학적 성찰을 유도한다는 점에서 두 가지 모두 추상표현주의의 범주에 있다. 추상표현주의는 특히 인간의 무의식에 관심을 둔 초현실주의에서 영향을 받았다. 의식의 흐름대로 화면을 채워나가며 내용성, 지시성, 방향성 을 거부하고 점차 초현실주의와 다른 방향으로 발전해 1960년까지 전성기를 누렸다. 이후 그린버그가 주창한 형식주의(formalism)에 대항하여 네오다다, 팝아트, 미니멀리즘이 등장하 며 점차 쇠퇴하게 된다.

3.2. 추상 미술 측면에서 미국과 일본의 상호 영향 관계 추상표현주의의 액션페인팅과 앵포르멜은 북

미에서 폴록(Jackson Pollock)을 중심으로 토비(Mark Tobey)와 그레이브스(Morris Graves)등에 의해 본격화되었다. 같은 시 기 미국에서 활동하던 사부로(Hasegawa Saburo)는 잡지 󰡔미술수첩(美術手帖)󰡕을 통 해 일본의 전통 미술과 미국 추상 예술의 상 호 영향설에 대해 밝힌다. 그는 추상표현주의 가 동양적 서(書)의 필법과 서화동체론, 문인 화의 사의(寫意) 개념과 다르지 않다는 점을 구체적으로 밝혔다. 내용은 제2차 세계 대전 후 노구치(Isamu Noguchi)에 의해 소개된 뉴 욕 스쿨 예술가들의 회화 경향으로 이들은 색 면회화보다 물감이나 페인트의 우연성을 강 조한 자동적 書(automatic calligraphy)에 관 심이 높고, 백서(白書)나 백선(白線)의 표현 방식은 서법(筆法)이 의식된다는 것이 다.(Park, P. R., 2018. p.259). 이와 같은 사 실은 미국의 추상 표현주의가 동양적 서(書)

의 영향을 받았음을 추측하게 한다. 그리고 1951년 뉴욕 현대 미술관에서 열린 ‘Abstract Painting & Sculpture in America’를 계기로 추상표현주의는 미국 전역과 세계 각국으로 파급 되었다. 박영택(Park, Y. T., 2017)은 “당시 잭슨 폴록을 비롯해 쿠닝, 마더웰, 클라인, 로스코, 토비, 아르퉁 등으로 대표되는 추상표현주의 작가들은 동아시아 서가들의 서법 충동을 자극하 기에 여지가 없었을 것이며 이들은 격렬한 제스처와 행위에 의해 화면 위에 무의식적이거나 우연적 효과로 해방적 감성을 촉발시켰다.”고 설명했다. 무의식적 행위와 흔적에 가치를 두는 추상표현주의 이념은 기운과 역동성이 회화의 성패를 좌우하는 문인화 정신과 유사했다. 동서 양의 예술가들은 동일한 시대 상황에서 기존 예술에 대한 도전 욕구로 자아의 초월과 현상의 본질에 대하여 탐구하고자 했다.

3.3. 1950년대 일본 서단의 추상서에 대한 인식

서도(書道, Shodō)는 고대로부터 이어져 온 일본 전통 예술로 그 기원은 중국 문화와 밀접하다.

한자의 발생지인 중국보다 일본이 문자 추상의 조류가 될 수 있었던 이유는 1966년 중국이 문화 대혁명을 이유로 서법(書法)을 봉건시대의 유산으로 인식하며 그와 관련한 창작 활동을

<Figure 4> Untitled. by Franz Kline(1957), 950mm x 1240mm, Oil on The Paper, from https://www.wikiart.org/en/franz-kl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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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까지 14년 동안 중단한 상황을 들 수 있다. 그 사이 일본은 제2차 세계 대전을 마치 고 다원주의와 개방성의 가치를 바탕으로 서 구 문화와 사상을 대대적으로 도입한다. 이후 서도는 한자서, 가나서, 소자수서, 전위서로 분류되었고, 1950년에 묵상파(墨象派)에 의 해 추상 표현의 발묵이 만들어내는 다양한 조 형성까지 순수 회화로 발전한다(Yoon B. M., 2020. p.437). 이 시기 일본 미술계는 서구에 대한 무조건적 동경을 자제하고 전통의 계승 과 정착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문자 예술이 앞 당겨지는 계기를 맞는다. ‘일찍이 서의 사의 성(寫意性)과 추상표현주의의 공통점을 주장 한 노구치의 주선으로 하세가와 사부로는 뉴 욕 화단의 클라인(Franz Kline, Figure 4), 쿠 닝, 알코플리(L. Alcopley) 등의 추상 작품 사

진을 소큐(Ueda Sokyu), 시류(Morita Shiryu), 유이치(Yuichi Inoue)에게 전달한다(Park, P.

R., 2018, p.350).’ 일본 서가들은 뉴욕 추상 예술의 강렬한 필세와 흑백 단색화에 매료되었고, 서(書)를 새롭게 인식한다. 또한 1954년 요시하라(Jiro Yoshihara)와 시마모토(Shozo Shimamoto)에 의해 창립된 구체 미술협회(具体美術協会; Gutai Group)는 전통의 답습에 저항 했고, 추상표현주의를 수용해 예술의 행위와 재료의 결합에서 오는 우연성까지 예술화하며 일 본 미술계의 변화를 주도했다. 1956년 협회장인 지로는 ‘구체 미술은 물질을 왜곡하지 않는다.

우리는 순수한 창조력 고유의 가능성을 믿기로 했다’는 발표와 동시에 ‘이전에 아무도 하지 않았던 것을 하라!’고 주장하며 미술과 퍼포먼스(Figure 5), 오브제와 창작 과정, 미술과 관람 자의 결합 외에도 일상의 경계를 허물고자 하였다(Open gallery, 2018). 1950년대 일본 서단 은 서구의 추상표현주의와 상호 영향력 아래 추상서를 통한 문자 예술의 범위를 확장해갔다.

3.4. 유이치 문자 추상의 표상 보쿠진 카이 정신

1952년 보쿠진 카이(墨人會, Bokujin- kai)는 전위 잡지 묵미(墨美)의 편집자 시류를 중심으 로 유이치, 소겐(Eguchi Sogen), 기코(Nakamura Kiko), 요시미치(Sekiya Yoshimichi)와 함 께 결성된다. 보쿠진 카이의 창립은 일본 서단이 서와 추상표현주의의 합일점을 찾는 중요한 기점으로 구성원 각자의 개인적 경험에서 비롯된 예술적 태도와 가치관은 보쿠진 카이의 정신

이 되었다. 그 이념은 ‘첫째, 미적 표현과 아 울러 철학적 실천을 통해 서(書)를 연구한 다. 둘째, 서(書)를 인간 삶의 거시적 맥락 으로 본다. 셋째, 현대 미술과 함께 이론적 사상에 기초하여 서(書)를 확립한다. 넷째, 서(書)를 모든 예술의 확장된 시각으로 본 다. 다섯째, 서(書)를 세계적 규모로 확장 한다. 여섯째, 고전을 재조사하고 재발견한 다. 일곱째, 서예의 사회적 위상을 확보한 다’ 이다. (Bloger katsoul 85, 2013, vermillionmedia.blogspot.com). 이 같은 보쿠진 카이의 정신은 대규모의 조직 결성

<Figure 6> Franz Kline's Abstract Works and His Photographs and Letters in The First Issue of The Magazine Bokujin-kai(墨美), Requote from Park P. R., 2018.

<Figure 5> Member of Gutai Group. Saburo Murakami (村上三郎, 1925-1996) First Group Exhibition

Performance, 1955. form https://guitai.wordpres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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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 전시를 자제하고 개별적으로 실험적 서(書)에 몰두하게 했다. 또한 획(劃)에 대한 심도 있는 연구를 위해 골판지, 막대기, 빗자루 크기의 붓을 사용하고, 먹물 대신 광물질 안료, 유성 페인 트, 에나멜 페인트, 래커를 캔버스나 나무 위에 사용하였다. 문자의 제약을 벗어나 서(書)의 조형성을 시대에 맞게 재인식하고 모더니티를 창조하려는 노력은 서화일치(書畵一致)라는 전 통성을 바탕으로 순수 추상회화로서의 추상서를 출현시킨다(Park, P. R., 2018). 보쿠진 카이 의 추상 서에 대한 이념은 1952년부터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이후 유이치와 시류가 해외 전시 에 초대를 받기 시작하며 1954년 뉴욕 근대 미술관에서 개최되었던 '추상 일본 서예전‘과 1955 년부터 진행된 ‘현대 일본의 서, 먹의 예술전' 유럽 순회 전시에 보쿠진 카이가 참여한다. 또한 1956년에 바젤에서 열린 ‘일본 서와 서양의 기호 회화전’에 참여한 서구의 추상 회화 작가 18인의 작품 경향이 전위서 잡지 ‘묵미(Figure 6)’에 소개된다(Park, P. R., 2018, p. 266).

서구의 추상 작품 경향이 동양적 서(書)의 사의성과 유사한 조형성을 가진다는 보도는 이미 추상표현주의와 동양적 서법이 세계적으로 혼융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했다. 보쿠진 카이 정신 은 전통서의 재발견과 함께 자아를 초월하고자 했던 전후(戰後) 일본 서단에 추상 문자 예술을 확고히 자리매김하게 했다.

4. 이노우에 유이치의 경험과 추상 4.1. 생애와 정신적 외상

유이치(Yuichi Inoue, 井上有一, 1916- 1985)는 도쿄에서 태어나 초등학교 교사로 일하며 1941년부터 서도를 시작한다. 소큐 (Ueda Sokyu)의 가르침을 받으며 전통 서도 를 연구하는 동시에 자신만의 실험적 서를 이 어간다. 그는 전쟁의 기억을 소재로 한 전위서 를 잡지 ‘서도의 미’(The Beauty of Calligraphy)에 여러 차례 게재하며 8년간 소 큐의 서도에서 독립한다. 이후 보쿠진 카이 (墨人會, Bokujin- kai) 활동과 정신을 통해 본격적인 추상서를 시작했고, 그 창작의 핵심 은 자신의 경험으로부터 비롯된 무의식에 대

한 탐구였다. 이는 여러 작품으로 확인이 되는데 그중에 ‘아아, 요코가와 초등학교’(Aa Yokogawa kokumin gakkô, 1978. Figure 7)’는 33년 전 기억으로부터의 소환이다. 1945년 미군기 B29의 원자 폭탄 투하로 수천 구의 시체 더미 속에서 살아남은 그는 문자의 해체와 중첩으로 당시의 사건을 시각화한다. 그리고 빈(貧, Hin; Poverty, 1973~) 연작을 통해 30년간 같은 문자를 수없이 다양한 형태로 추상화하였다. 이는 당시 33세였던 그가 아 버지의 급사로 인해 겪었던 정신적 외상으로 부터 비롯된다. 빈(貧, Figure 8)은 밀짚모자 를 쓴 아버지 에이지(Inoue Eiji)가 대나무 지팡이를 짚고 자루를 맨 채 외출하는 모습 이다. 그의 주관적 사색을 담은 첫 번째 그림

‘내 아버지의 초상’과 매우 유사하다. 이와 같 은 작품들은 유이치의 정신적 외상이 수십 년이 지난 후에도 그의 무의식에 존재하고

<Figure 7> Ah Yokokawa Kokumin- Gakkô by Yuichi Inoue. (1978). The Museum of Modern Art, Gunma, Photo by Tokio Ito

<Figure 8> The Splendour of Poverty, by Yuichi Inoue (1955–1985) Azabu Museum, Tôkyô, Japan, from www.yu-ich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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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었음을 드러냈다. 이로서 그는 자신의 사적인 경험이 예술을 통해 초험화 되는 과정을 보여주 었다.

4.2. 무의식의 소환 유이치의 문자 추상

유이치는 자신의 경험 속 무의식에 의해 작동한 강력한 내적 동기를 문자 추상 과정으로 극명하 게 드러내 초험화했다. 그 특징은 첫째, 대자서 위주로 문자를 해체한 ‘기운 생동적 회화성’이 다. ‘기운’은 서예의 필획(筆劃)이 지닌 유기적 생명성으로 기(氣)는 한자 문화권의 자연관, 인간관, 그리고 예술관 속에 이어져 내려온 기본적 관념으로 필획이 지닌 생동성과 관련한다 (Jun, J. J., 2015. p.69). 이는 스스로 무의식 상태에 드는 무위무아(無爲無我)를 의미(Jun, J. J., 2015. p.70)하는 것으로 그의 문자 작업은 생동하는 긴장감을 준다. 삼과 아마(亞麻)를 재료로 만들어진 가로와 세로 1- 2m 크기 종이와 1m가 넘는 큰 붓을 사용함으로서 대담한 화면 구성 또한 가능했다. 둘째, 내적 동기가 발단이 되어 ‘대상과 형상을 초월한 사의성(寫意 性)’이다. 정신 수양을 바탕으로 하는 동양화 정신은 표현의 세계가 심오하고 대상의 형상과 감각을 초월하는 추상의 사의적 감성을 바탕으로 범우주론(汎宇宙論, pancosmism)을 추구한 다(Jun, J. J., 2015). 유이치의 개인적 경험으로부터 비롯된 무의식의 자아 표출은 사의성과 함께 문자 예술에 그대로 드러났다. 셋째, ‘행위에 기반하여 흔적을 드러내는 서법’이다. 이는 탄소 분말과 젤라틴, 수성 접착제가 혼합된

먹물을 사용해서 필압의 강약과 완급·지속 (緩急·遲速)을 반복된 작업의 결과물이다.

먹물은 종이에 스며들지 않고 긴 시간 응축 되어 추출, 타공, 중첩을 만들어냈고 그의 무 의식적 움직임은 그대로 화면에 보여졌다 (Figure 9). 넷째, ‘고전의 재해석을 통한 자 아 성찰’이다. 중국과 일본의 미학은 고전의 답습을 깨달음의 중요한 과정으로 간주하고 그 과정에 적극적 반성을 수반한다. 전통 서 도의 자아 성찰은 무의식적 행위와 함께 우 연적이고 즉흥적인 조형성을 획득할 수 있 었다. 이와 같은 특징들은 무의식의 소환으 로부터 유이치의 문자 추상에 모호한 추상 적 대기를 형성하는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 했다.

4.3. 유이치의 초험과 예술적 대기

유이치의 시기별 개인적 경험에서 비롯된 내적 동기는 문자를 통한 추상 예술로 작동되었다.

그리고 그로 인한 초험의 경험과 무의식 세계의 표출은 추상 고유의 모호한 예술적 대기를 통해 뚜렷하게 드러났다. 평론가인 마사오미(Unagami Masaomi)는 유이치의 창작 일대기를 수련기(1950-1954), 방황기(1955), 환멸기(1956-1959), 혼돈기(1960-1965), 간결기 (1966-1969), 변주기(1970-1981), 은퇴기(1982-1985)로 구분하였다. 유이치는 연대기 별 삶의 경험에서의 내적 갈등과 위기를 예술로 승화하였다. 초년의 가난과 전쟁의 경험으로 인한 외상, 아버지의 급사로 인한 상실감이 의식 아래 침전해 자아와 대립할 수 있었지만 수련 기에 문자 예술에 무의식으로부터 사건들을 불러내고 생산적 승화로 대치한다. 소큐에서 독립 한 후 방황기 동안 본격적으로 문자 추상을 시작하며 자신의 감각을 실천적으로 바꾸고자 하였 다. 이후 보쿠진 카이 활동으로 활발한 실험서 창작과 대외 활동을 하며 환멸기와 혼돈기를

<Figure 9> Yume (dream) by Yuichi Inoue. (1966).

1250x1980mm, Ink on Pper, from www.yu-ich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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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친다. 이 시기에 전통 서단과의 갈등과 전위 서예가로서의 정체성에 대한 그의 심적 위기가 고조된다. 그는 자신이 반(反)전위를 추구한다는 점을 강력하게 주장했는데, 이는 자신의 문자 추상이 전위 예술의 표면적 개념을 넘어 무의식에 가치를 두고 있기 때문이다. 무의식에 기반을 두고 있는 그의 예술적 태도는 모호한 추상적 대기를 만들었고, 국제 추상 예술계의 관심을 고조시킨다. 이후 간결기에 사무카와 고등학교에서 학장을 맡으며 미술 교사이자 학교 서예 클럽의 컨설턴트 마유노(Sato Mayuno)에 대한 흠모와 자신의 딸을 향한 지고한 사랑이 창작 의 소재가 되기도 한다(Figure 10). 은퇴기에 그는 건강이 악화가 되면서도 신체적 한계와 인식 의 범위를 벗어나 작업에 몰두했다. 그의 연대기적 경험과 사건들은 내적 필연성으로 작용해 무의식적 자아 표출의 간접적 통로가 된다. 이는 칸딘스키가 주창한 실천적 예술의 해방으로서 그는 서도의 법칙으로부터의 강박에서 벗어나 그의 문자 예술에 초험의 경험과 예술적 대기를 형성한다.

5. 결론

인간의 정신세계 속 무의식을 추상화할 수 있는 근거를 유이치의 생애, 그의 문자 추상 작업, 그리고 그가 활동했던 보쿠진 카이 정신으로 살펴보았다. 이를 바탕으로 예술의 초험적 경험과 그것이 발현된 예술로서 문자 추상의 관계를 탐구하였다. 인간 무의식에 의미를 부여하는 추상 예술의 핵심은 대상이나 사건에 대한 작가의 불명료하고 모호한 감각적 감응과 그 감응이 대상 에 반영된 모호한 대기이다. 예술가는 자신이 현실에서 경험하는 경험을 초험적 경험으로 전환 한다. 그리고 조형적 표상을 통해 또 다른 세계를 만든다. 이같이 예술의 창작 동기는 현실로부 터 초험화하고자 하는 예술가의 무의식이다. 이 연구는 유이치의 문자 추상을 통해 예술가의 경험이 초험성을 획득하고, 문자 추상 안에서 모호한 대기를 형성할 수 있는 이유를 ‘기운생동 적 회화성, 사의성, 무의식적 행위에 기반한 서법’으로 규정한다. 첫 번째, 유이치의 문자 추상 은 문자의 강박과 법칙에서 벗어나 ‘기운 생동적 회화성’을 갖는다. 이는 무의식 상태에 드는 무위무아(無爲無我)를 의미하며, 문자를 구성하는 획(劃)은 생동하는 긴장감과 대담한 화면 구성으로 사의적 감성의 기초가 되었다. 두 번째, 예술가의 내적 동기가 작품에 작용되어 대상

과 형상을 초월한 ‘사의성(寫意性)’이다. 유 이치는 자신의 경험 속 무의식에 의해 작동 한 강력한 내적 동기를 문자 추상을 통해 극 명하게 드러냈고 초험화시켰다. 세 번째, 유 이치의 ‘무의식적 행위에 기반한 서법’은 필 압의 강약과 완급·지속(緩急·遲速)을 뚜렷 하게 드러냈고, 그 흔적과 흐름은 추상적 대 기를 더욱 고조시켰다. 이 세 가지 결론의 공 통점은 유이치의 문자 예술이 그의 무의식 적 자아로부터 소환되었다는 점이다. 예술 가 개인의 초험화된 경험과 문자의 관계 탐 구라는 이 연구가 모든 예술적 사유의 정점 으로서 ‘추상’의 본질에 대한 역할을 규명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Figure 10> Love by Yuichi Inoue. (1966). Ink on Japanese Paper 126.5 × 198.5cm,

From www.yu-ich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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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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